Daft Punk TOP 10 Songs
2021년 2월 22일, 프랑스의 상징적인 댄스 듀오 다프트 펑크로 더 잘 알려진 기마뉘엘 드 오망크리스토(Guy-Manuel de Homb-Christo)와 토마 뱅갈테르(Thomas Bangalter)는 그들의 유튜브 채널에 "에필로그(Epilogue)"라는 제목의 8분짜리 비디오를 공개했다. 이 단편 영화는 복면 밴드의 한 멤버가 다른 멤버를 폭발시키는 장면을 묘사했고, 이어서 "1993-2021"이라는 텍스트가 그룹의 질주가 끝났음을 보여준다. 다프트 펑크의 오랜 홍보 담당자인 캐서린 프레이저에 의하면 그룹의 해체 사실을 공표했으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친했던 두 사람은 비치보이스의 노래에서 착안한'달링(Darling)'이라는 밴드 명으로 각자 드럼과 베이스를 연주하며 위대한 록 밴드의 되겠다는 열망에 사로잡힌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1993년 밴드가 해체된 후, 그들은 드럼 머신과 신시사이저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데뷔 앨범 <Homework>는 1997년 버진 레코드에 의해 발매되어 호평을 받았으며, 싱글 〈Around the World〉와 〈Da Funk〉로 당시 비주류였던 하우스를 대중화시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다. 1999년부터 그들은 대부분의 공식석상에서 로봇이라고 소개하며, 화려한 헬멧, 의상, 장갑을 착용하기 시작했고, 인터뷰를 허락하거나 TV에 출연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그들의 두 번째 앨범인 <Discovery>는 히트 싱글 〈One More Time〉, 〈Digital Love〉,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통해 더 큰 성공을 거뒀다. 2005년 3월, 다프트 펑크는 세 번째 앨범 <Human After All>을 발매하여 엇갈린 평가를 받았지만, 싱글 <Robot Rock>과 <Technological>은 영국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다프트 펑크는 2006년과 2007년 내내 순회공연을 했으며 라이브 앨범 <Alive 2007>을 발매했고,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전자/댄스 앨범'을 수상했다. 그들은 2010년에 디즈니 영화 <Tron: Legacy>의 음악을 담당했다.
2013년, 다프트 펑크는 버진에서 컬럼비아 레코드로 떠나 4집 앨범 <Random Access Memories>를 발표하여 호평을 받았고, 리드 싱글 <Get Lucky>는 32개국 차트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Random Access Memories>는 2014년 올해의 레코드를 포함한 5개의 그래미 상을 수상하였다. 2016년, 다프트 펑크는 더 위켄드와 컬래버레이션 한 <Starboy>라는 곡으로 빌보드 핫 100에서 첫 1위를 차지했다. 롤링 스톤은 역대 가장 위대한 듀오 20인 중 12위를 차지했습니다.
다프트 펑크는 28년 간 4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했고, 두 번의 대규모 투어를 가졌다. 그래미 수상 경력만 6차례를 기록하며 현재 EDM씬와 DJ 문화를 일구는데 큰 공헌을 했다. 그러나 28년 동안 대중 앞에 얼굴을 드러내거나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았다. 단지 뮤직비디오나 로봇 의상을 입고 공연했을 뿐이다. 이번 해체와 더불어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지 않은 아쉬움에서 그들의 대표곡을 소개하고자 몇 자 남긴다.
3집에 함께 수록된 <Technologic>의 쌍둥이 곡으로 인터넷 보급 이후 정보화 시대의 사회변화를 다루고 있다. 동시에 그들의 음악적 원류 또는 일렉트로닉의 기원이 ‘록’임을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단순히 드럼과 기타를 연주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그들은 Breakwater의 <Release The Beast(1980)>을 샘플하면서 그들에게 영향을 준 텍스터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반복된 리듬과 신나는 기타 리프와 신시사이저 드럼은 70년대 아레나 록의 향수를 되살리는 동시에 클럽 음악으로써 중독성 또한 보장하고 있다.
2집<Discovery>는 샘플로 만들어진 앨범일 수 있지만, 다프트 펑크는 디스코에 의지해 전형적인 하우스 음악을 반복하고 싶지 않음을 이 곡을 통해 천명한다. 그 결과물이 바로 전자음악 역사상 최고의 기타솔로라는 수식어를 낳은 <Aerodynamic>이다. 토마 방갈테르에 의하면 이 노래는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엣지 있는 펑크 빌드업이고, 두 번째는 양손 헤비메탈 태핑이고, 최종적으로 이 둘을 바로크 양식으로 절묘하게 엮었다고 밝혔다.
이런 설명 없이 그냥 들어도 왠지 모르게 에디 반 헤일런이 연상시키는 역대 최고의 기타 독주곡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주장해본다.
그래미 올해의 앨범,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
다프트 펑크에 의하면 4집<Random Access Memories> 레코딩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곡이라고 밝혔다. 그들은 <트론: 레거시>사운드트랙 작업에서 오케스트레이션을 음악에 대입하고 여러 뮤지션들과의 협연했던 경험을 토대로 제작했다. 그렇게 완성된 8분짜리 아트록은 그간의 음반과는 다르게 세션 뮤지션을 모집하고 라이브 연주를 녹음했으며 일렉트로닉 악기를 최소화했다. 이런 전자악기를 배제한 결정이 그들이 추구했던 목표, 즉, 7080년대 올드팝에 대한 헌정에 더욱 가깝게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
토마와 기마뉘엘은 8년 동안 음악적 동료로 밴드를 꾸려나갔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했다. 취약한 프랑스의 록 음악에 희의를 느낀 그들은 당시 즐겨 찾던 댄스 클럽에서 흘러나오는 전자음악에 투신하기로 마음먹는다. 방갈테르는 워렌 G의 <Regulate>의 G-Funk에서 영감을 받아 이 곡을 완성한다. 빌보드 댄스차트에서 1위에 오르며, 대중문화에 발을 내딛게 된다. 물론 메이저 레이블 버진과의 계약은 보너스다.
귀에 쏙쏙 박히는 Roland TB-303 베이스라인에 따라 스파이크 존스가 연출한 뮤직비디오는 절대 해석할 수 없다. 그의 영화들처럼 범상치 않기 때문에 그냥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한다.
이보다 더 나은 러브송이 있을까? 인공적인 느낌의 차가운 1집과 달리 2집 <Discovery>은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가득 차 있다. 조지 듀크의 펑키 재즈 퓨전 트랙<I Love You More>를 샘플링 했고, DJ Sneak가 가사를 썼고, 빈티지한 Wurlitzer 일렉트릭 피아노로 무언의 그리움을 연주한다. 제목처럼 기타 연주는 시퀀서로 연주 데이터를 조합하여 재생한 것이다. 이런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요소와 묘하게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로맨틱한 순간을 빚어낸다.
다프트 펑크가 보코더를 통해 달콤하게 부른 이 노래는 낭만적인 파리의 여름밤을 불러일으킨다. 그런 낭만적인 정서 때문에 GAP 데님 셔츠와 청바지 광고, 노키아 핸드폰 5300 광고에 사용되었다.
다프트 펑크가 프로듀싱한 곡 중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곡을 만나보자! 칸예 웨스트는 <Stronger>에서 다프트 펑크의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를 샘플링한 경험을 살려 그들과 다시 뭉쳤다.
토마 방갈테르는 칸예와의 작업을 ‘매우 생소하다’고 밝히며 웨스트를 위해 드럼과 프로그래밍을 따로 녹음했다고 한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 사운드는 이 듀오가 초기 테크노 프로덕션으로 되돌아갔다. 이것은 전자음악의 분파인 인더스트리얼한 건조한 질감과 애시드 하우스 (Acid House)의 전자음들을 성공적으로 부활시키고, 80년대 올드스쿨 힙합 비트로 빙점을 찍는다. 그렇기 때문에 <Yeezus>는 점점 미니멀해지는 현대 힙합 문법을 정의내린 명반이 될 수 있었다.
그래미 올해의 레코드, 최우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다프트 펑크의 최고 히트 넘버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주특기를 버림으로써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7080년대 디스코와 소울 레코드를 오려내고 자르고 재배열하는데 20년을 보냈다. 갑자기 그들은 컴퓨터로부터 멀어져서 진짜 악기를 손에 쥐었다. 디스코의 전설 나일 로저스를 비롯해 베테랑 세션맨 나단 이스트와 오마 하킴까지 지구 방위대 라인업을 구성했다.
6분이 넘는 대곡임에도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태생적인 그루브감에 전세계를 들썩거리게 했다. 한번만 들으면 이 노래를 머릿속에서 지워버리는 것은 불가능했고, 대중음악에 대한 그들의 가장 큰 업적으로 남아있다.
그래미상 최우수 댄스 레코딩 후보
미셸 공드리의 상징적인 뮤직비디오와 블랑카 리의 독창적인 안무로 유명하지만, 이 노래는 굉장히 신비롭다. 이 획기적인 히트곡은 <Da Funk>의 모멘텀을 바탕으로 테크노의 한 획을 그었다. 이 노래 가사는 제목에 있는 단어들뿐이지만, 발매와 동시에 미국과 영국 댄스차트 1위를 차지한다. 어떤 마법이 숨겨져 있을까?
몇 가지 안 되는 최소한의 악기사용, 제목만 144회나 반복하는 단순한 악곡임에도 잊을 수 없는 베이스라인과 유쾌한 분위기는 묘한 중독성을 내포하고 있다. 다프트 펑크는 원곡의 악기 데이터를 편집하고 재배치하는 것만으로도 계속 듣다 보면 매번 색다른 사운드 요소를 발견할 수 있게 하고, 끝없는 흥미를 제공한다. 요약하자면, 매우 간결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오래 들을 수 있다. 이것이 당시에 비주류였던 전자음악에 새로운 혁신을 몰고 오고 현대의 EDM과 DJ 문화가 형성되는 초석을 제공하게 된다.
그래미상 최우수 댄스 레코딩
이 곡은 <Around The World>의 방법론을 한층 더 발전시켰다. 헬멧을 쓴 로봇들은 에드윈 버드송의 1979년 작 <Cola Bottle Baby>의 샘플을 끝없이 보코더를 가지고 장난을 친다. 이 발랄하고 재밌는 사운드는 수백만 가지의 다른 방식으로 음색을 바뀐다. 얼핏 듣기에 단순한 노래처럼 들리지만, 한 곡에 여러 개의 음파 층으로 세분화해놓았다. 더욱이 2007년에 칸예가 이 곡을 샘플링하면서 힙합 팬들에게 전자음을 소개했다. 일렉트로닉의 대중화에 결정적인 공헌을 또 한번 이룩한 것이다.
Burning (Homework·1997)
Teachers (Homework·1997)
Revolution 909 (Homework·1997)
Face To Face (Discovery·2001)
Something About Us (Discovery·2001)
Veridis Quo (Discovery·2001)
Crescendolls (Discovery·2001)
Make Love (Human After All·2005)
Technologic (Human After All·2005)
Derezzed (Tron: Legacy 2010)
Doin’ It Right Ft. Panda Bear (Random Access Memories·2013)
Instant Crush Ft. Julian Casablancas (Random Access Memories·2013)
Lose Yourself To Dance Ft. Pharrell (Random Access Memories·2013)
The Weeknd, I Feel It Coming (Starboy·2016)
고전 소울이나 디스코에서 추출한 선율을 이용한 샘플링 작법이 이토록 아름답게 구현된 곡이 있었던가?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시절부터 로봇에 의해 조종당해온 클러버(Clubber)들은 프랑스 듀오에게 지배당한다. 당신이 체육관에서나, 클럽에서건, 또는 직장에서 집으로 운전할 때도 이 곡은 당신의 모든 시간을 가져갈 것이다. <One More Time>은 3021년, 4021년에도 그 어떤 곡보다 멋지게 들릴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감상하듯 하우스와 EDM을 논하는데 있어 이 곡은 영원불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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