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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l 09. 2021

괴물영화 추천 TOP 50 (5)

Monster Movies Of All Time

괴물(怪物/Monster)이란 무엇일까? 한문을 직역하자면, 괴이한 사물로 보통 괴이한 외형의 생물체를 말한다. 신화와 문학을 포함한 많은 대중매체 속에서 공포의 대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대부분 괴물의 잔인한 행태나 추악한 외모에 의한 것으로 실제로 괴물은 그냥 괴이하고 불가사의한 생물체, 좀 더 엄밀히 들어가자면 제도권 생물학의 법칙을 무시하는 생물체를 말한다. 즉, 상식을 벗어난 생명체, 무기물을 포함한 외계에서 온 미지의 존재도 포함한다.


그러므로 <괴물(괴수)영화는 광의의 선천적인 크리처물을 포괄하되, 사고사를 제외한 후천적 요인으로 괴물이 된 원혼, 좀비, 슬래셔 살인마, 악령을 제외했다. 그럼, 최초의 괴물영화 걸작 <노스페라투(Nosferatu, 1922)> 이후,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괴수(괴물) 영화를 살펴보자!




#10 : 프랑켄슈타인 (Frankenstein·1931)/프랑켄슈타인의 신부 (Bride Of Frankenstein·1935) 제임스 웨일

모든 괴물영화는 <프랑켄슈타인>의 자기장을 벗어날 수 없다. 1930년대 유니버설 호러가 영화사적으로는 큰 영향력을 끼쳤다. 첫째, 괴물영화가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 둘째, ‘프랜차이즈’라 불리는 시리즈영화가 흥행에 유리하다는 기초데이터를 헐리우드에 제공했다.


그럼, 메리 셜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사이버펑크의 효시로 불리는 까닭은 뭘까? 이 소설은 기술적 진보가 가져올 낙관과 비관을 한꺼번에 품고 있다. 인간은 ‘구약성서 창세기 1장 28절’을 명분삼아 자연을 정복하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긍정적인 이점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환경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과학적 혁신이 대두될 때마다 필연적으로 이에 따른 새로운 사회적 제도와 가치관이 생겨났고, 사람들의 사회적 행동 규범과 윤리 의식에도 큰 변화가 생겨났다. 학문적으로 ‘과학기술윤리’라 불리는 것을 <프랑켄슈타인> 2부작은 스크린에 구현해낸 것이다. 문학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은 사실주의, 낭만주의, 고딕소설,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마르크스주의, 탈식민주의, 개인주의, 생명윤리 등 각종 담론의 출발점으로 대접받는다.


이 작품은 미래에도 여전히 선구자로써 높은 위치에 차지할 것이다. 인공지능과 인공장기, 복제인간, 자동화가 본격적으로 도래한다면 그것을 영화적으로 옮길 때 필연적으로 <프랑켄슈타인>의 테마를 공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9 : 고지라 (Godzilla: King Of The Monsters·1954) 혼다 이시로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 괴수는 미국과 일본에서 아직도 제작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것일까? 이 특촬SF물을 왜 헐리우드에서 카이주(거대괴수)의 원형이라느니 크리처 물의 표준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내릴까?


'고지라'는 선사 시대 때부터 존재해오던 거대한 고대생명체인데 수폭실험 때문에 서식지가 파괴되자 일본에 상륙한 것이다. 고지라는 한마디로 걸어 다니는 재앙신이다. 이 불가항력은 인류가 개발한 기술에 대한 위험성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인류가 그렇게 믿고 신뢰하는 과학기술도 통제를 벗어나면 무시무시한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문명 비판을 담고 있다. 거기다 반전사상도 겸한다. 고지라가 격퇴되지 않고 35차례나 일본열도에 상륙하는 이유는 일본인들의 뇌리에 남아있는 잊혀지지 않는 2차 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의 광기와 어두운 역사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고지라>로 인해 괴수 중심으로의 '카이주 장르'가 개창됐다. 그리고 헐리우드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진출한다.



#8 : 킹콩 (King Kong·1933) 메리언 C. 쿠퍼, 어니스트 B. 쇼드새크

몬스터 장르는 사전적으로 공포·모험·판타지·SF로 구성되어있다. 이것은 누가 내린 것일까? 아마도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코난 도일의 소설<잃어버린 세계>에 기초했을테지만, 영화장르로 정의내린 작품은 응당 <킹콩>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특수효과가 흥행과 직결된다는 첫 번째 사례일 것이다. 스톱 애니메이션을 담당한 윌리스 오브라이언의 조수로 일한 레이 해리하우젠이다. 이 두 사람이 할리우드 특수효과의 시발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날 블록버스터들이 스토리보다 화려한 볼거리에게 치중하는 기원이라고도 볼 여지가 충분하다.



#7 : 언더 더 스킨 (Under The Skin·2013) 조너선 글레이저

외계인은 <에일리언>, <프레데터> 등 괴물영화에서 흔히 다뤄지는 존재다. 군집형태로 등장하면 '외계인 침공영화'로 따로 분류할 수 있다. 미헬 파버르의 소설 <내막 (Under The Skin)>은 외계인의 신체 강탈을 소재로 한 SF영화다. 동시에 니콜라스 뢰그의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1976)>처럼 외계인의 시선으로 지구를 면밀히 관찰한다. 그 내용은 논리적 근거도 없이 여러 시간과 장소를 오고 간다. 참고로 뢰그의 시공간을 임의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은 <메멘토>나 <멀홀랜드 드라이브>로 계승된다.


보는 이로 하여금 당혹스럽게 만들지만, 외부의 시선에서 진행되는 인간에 관한 생태연구는 적나라하다. 조너선 글레이저는 인간다움을 배제한 생경한 문법을 제시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짧게 설명을 덧붙인다. <언더 더 스킨>은 SF 장르가 주로 쓰는 후설의 ‘현상학적 환원’을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객관적 재료와 주관적 인식을 분리하는 것이다. 여기 다이아몬드가 있다고 치자, 우리가 알고 있는 ‘다이아몬드’라는 개념을 지우면, 보석이 남는다. 재차 ‘보석’을 지우며 ‘하얀 돌’만 남게 된다. 이런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인간의 민낯을 낱낱이 벗겨 낸 것이다.



#6 :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1993)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음향편집·음향효과·시각효과상

고대부터 용과 드래곤은 문화적 보편성을 가진 괴수들이다. 고대인이 용을 상상할 수 있는 기반은 ‘공룡화석’이었다. 공룡은 이 같은 인류 보편적인 호소력을 가지고 있어 <킹콩>, <심해에서 온 괴물> 등 괴수영화에도 단골 출연했다.


그럼 <쥬라기 공원>은 어떤 영화일까?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은 인간이 자연을 제어한다는 것은 '혼돈 효과'에 의해 불가능하다는 것을 쥬라기 공원의 몰락으로 보여주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하드SF(정확히는 카오스 이론)을 무시하고 원작의 50년대 B급 괴수물의 플롯을 남겨뒀다. 거기다 어드벤처 액션을 강화시켰다. 이렇듯 스필버그는 컴퓨터 그래픽의 힘을 빌려 쇠퇴한 장르를 소생시켰다. 그 결과물은 그 어떤 공룡영화도 <쥬라기 공원>의 자기장을 벗어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다.



#5 : 죠스 (Jaws·1975)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음악·음향효과·편집상

역사상 최초의 블록버스터는 몬스터 장르를 주류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걸작이다. 스필버그는 기존의 괴수물의 공식을 180도로 뒤집는다. 첫째, 괴물을 최대한 뜸들이며 감춘다. 즉, 보이지 않는 위협을 통해 긴장감을 서서히 끌어올리는 전략은 현대 슈퍼히어로 영화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둘째, 이제까지 괴물들은 생물학적으로 규명하기 힘든 상상의 산물이었다. 스필버그는 일상에 흔히 접할 수 있는 친숙한 동물이 인간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일종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행한다. 스필버그의 선견지명을 뒤쫓아 피라냐, 거미, 악어, 사자, 고양이(?), 개(?)마저 괴수로 둔갑하게 된다. 이것이 몬스터 장르와 상업 영화 전반에 혁명을 일으킨 원동력이다.



#4 : 괴물 (THE THING·1982) 존 카펜터

인간으로 위장한 미지의 존재와의 사투는 <신체 강탈자의 침입(1955)>를 연상시키고, 외계인과의 밀실공포증을 다룬 <에이리언 (1979)>과 비슷해보여서 <더 씽>은 얼핏 아류작처럼 보인다. 게다가 1951년 작을 리메이크하기도 해서 더 그렇게 오판하기 쉽다.


그러나 <더 씽>은 인간의 정체성과 타인과의 관계를 다룬 ‘실존적 공포’를 극한까지 밀어 붙인 독창적인 작품이다. 수없이 모방되었지만 그를 능가하는 작품은 없었다. 우선 100% 수작업인 <더 씽>의 그 기괴한 초월적 아름다움은 컴퓨터 그래픽으로는 앞으로도 결코 따라올 수 없는 사실적인 질감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답 없는 비관주의를 누가 감히 흉내 낼 수 있으랴! ‘전염병’을 모티브로 한 집단에 퍼져버린 '불신'과 '의심'을 통해 서로를 의심하는 서스펜스는 숨이 절로 턱턱 막힌다. 종국에는 주인공을 편집증적인 패닉 상태로 빠뜨리는 절망적인 분위기로 몰고 가는 어두운 조명배치와 엔니오 모리꼬네의 음악, 남극의 바람소리, 괴물의 괴성 등 음향효과로 연달아 심적으로 압박한다. 총평하자면, 외적으로는 패쇄 공포증을, 내적으로는 실존적 위기를 다루고 있는 획기적인 괴물영화다.



#3 : 에이리언 1,2 (Alien(s)·1979-1986) 리들리 스콧/제임스 카메론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리들리 스콧이 연출한 <에이리언>은 몬스터 장르의 획기적인 순간이다. 특수효과 르네상스가 열린 1980년대에 우주를 핏빛으로 물들인 <SF호러>라는 新장르가 창시되었다.


그 다음주자 제임스 카메론은 리들리 스콧으로부터 여성주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H.R. 기거의 상징적인 디자인’을 상속받고, <에이리언2>을 카이주(괴수) 장르와 밀리터리 SF로 탈바꿈시킨다. 훗날 수많은 액션영화에서 무수히 활용되는 제한시간, 멀티 클라이맥스, 민폐 아역, 관료제와 기업주에 대한 일침을 후대에 물려준다. 한마디로 블록버스터적인 시청각 연출의 교과서다.



#2 : 모노노케 히메 (もののけ姫·1997)/이웃집 토토로 (となりの トトロ·1988) 미야자키 하야오

베니스 영화제 특별상·음악상

여러분, 토토로는 정체가 뭘까요? 도깨비, 트롤, 자연신 그 어느 것으로 봐도 ‘생물학적 범주를 넘어서는 생명체’로 정의되는 괴물의 사전적 정의에 부합한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센과 치히로의 모험>에서 보듯이 괴물의 영화적 활용에 한 획을 그은 거장이다.


그의 작품 중 가장 괴물영화에 가까운 작품은 아무래도 <모노노케 히메>이다. 이 작품은 ‘인간과 자연의 대립’이라는 주제를 미야자키 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면관계상 결론만 간단히 내리자면, 인간은 자연을 파괴하며 문명을 이룩했다. 자연 역시 언제든 인류문명을 파괴시킬 수 있다. 이것은 선악으로 따질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서로가 죽고 사는 문제라는 것이 미야자키의 주장이다. 그래서 <모노노케 히메>는 소년과 소녀가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으로 공존을 모색하는 결말로 매듭짓는다.



#1 : 괴물 (The Host·2006) 봉준호

봉준호는 장르 마스터다. 괴수물의 클리세를 초장부터 어깃장을 놓으면서 '높으신 분들'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다. <괴물>은 시스템이 부재한 가운데 노동계급의 소시민들이 뭉쳐서 이 사태를 수습한다. 특히 돈을 위해서 친구마저 버리는 뚱게바라(임필성), 무책임한 정부, 남 일에는 아무런 관심을 두지 않는 대중은 “과연 누가 괴물인가”라는 의문을 남긴다.


당연히 이것은 비단 영화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다. <청해진해운 세월호 침몰사태>과 <삼성 1호-허베이 스피릿 호 원유 유출 사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버젓이 자행되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단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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