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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15. 2021

첩보영화 추천 TOP 100 (6)

BEST 100 Spy & Secret Agent Films

'첩보 스릴러'라고도 하는 에스피오나지(Espionage) 장르는 가상의 첩보 활동을 소재로 현실적인 방식(존 르 카레가 대표적) 또는 판타지(제임스 본드 영화)를 바탕으로 다루는 영화 장르이다. 존 뷰찬, 존 르 카레, 이안 플레밍, 렌 데이튼 등의 첩보 소설이 영화로 각색되었으며, 알프레드 히치콕, 캐롤 리드 등 영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고, 영국 비밀정보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도 많이 제작되었다.


스파이 영화는 정부 요원의 첩보 활동과 적에게 발각될 위험성을 보여준다. 1940년대의 나치 첩보 스릴러부터 1960년대 제임스 본드 영화, 탈냉전 시기의 테러리즘을 다룬 정치스릴러 그리고 오늘날의 하이테크 블록버스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관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흥미진진한 일탈, 테크노 스릴러, 이국적인 배경이 결합된 첩보 영화는 액션과 SF 장르와 융합하여 관객이 응원할 영웅과 미워할 악당을 명확하게 묘사된다. 또한 정치 스릴러의 요소가 포함되기도 한다. 의외로 코미디 영화도 많이 제작되었다. 





#20 : 007 골드핑거 (Goldfinger·1964) 가이 해밀턴

아카데미 음향편집상

제임스 본드는 스파이 영화 역사의 최고 인기 캐릭터이자 최초의 슈퍼 스파이다. 고로 스파이 세계에서 <007>은 명품 브랜드이다. 첩보물의 어떤 전형이자 역사인 동시에 일종의 상징이다. 우리가 007 하면 떠오른 클리셰들은 ‘본드 포뮬러(공식)’로 불리며, 급기야 액션-어드벤처 블록버스터의 클리셰로 굳어졌다. 조지 루카스가 <골드핑거>를 좋아하는 스티븐 스필버그에게 '미국식 007'을 만들자면서 나온 것이 바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다.


<007 골드핑거>의 성공을 본받아 제작된 일련의 작품들, 제임스 코번의 플린트 2부작, 조지 시걸의 <비밀첩보원 퀼러(1966)>, 딘 마틴의 <맷 헬름(Matt Helm)>시리즈, , 미국의 TV시리즈 <I Spy (1965)>, 영국의 TV시리즈 <위험한 남자>와 <어벤져(The Avengers)>, 맨 프롬 엉클(The Man From U.N.C.L.E.) 등 60년대 첩보물 열풍을 선도했다. 이 흐름은 계속 이어져 오늘날 마블의 <에이전트 오브 실드>, <에이전트 카터>, <완다 비전>, <팔콘 앤 윈터 솔저> 등에서 그 유산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9 : 자칼의 날 (The Day Of The Jackal·1973) 프레드 진네만

1960년대는 알제리 독립을 승인한 샤를 드골 대통령에게 프랑스 군부와 우익집단의 불만이 팽배했던 시기로 여러 차례 암살 기도가 실제로 있었다. 로이터통신 파리주재 특파원으로 이같은 움직임에 흥미를 느낀 포사이스는 이를 소재로 한 소설을 구상, 1970년 단 35일 만에 소설은 완성했다. 이 소설은 청부살인업자의 기본적 이미지를 제시했다. 탐정의 대중적 이미지를 형성한 캐릭터가 ‘셜록 홈즈’와 ‘필립 말로’라면 청부살인업자 캐릭터의 원형이 바로 ‘자칼’이다.    

 

영화는 프랑스의 극우파 테러단체 OAS(Organisation Armée Secrète)의 의뢰를 받아 샤를 드골 대통령을 암살하려는 살인청부업자 자칼과 프랑스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첩보전을 그리고 있다. 액션보다 대업을 이루려는 자칼의 치밀한 준비 묘사에 치중한다. 제작 역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자료를 꼼꼼하게 조합한 다음 거의 다큐멘터리처럼 냉혹하게 전개된다.  특수 사제 라이플을 주문하고 여러 개의 가짜 여권을 만드는 등 철두철미한 자칼의 성품에서 (관객에게) 대통령 저격에 성공할 것 같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쯤해서 작가는 프랑스경시청의 르베르 경감이라는 호적수를 붙인다. 「자칼」이라는 암호가 유일한 정보인 상태에서 그의 위치와 행적을 찾아내는 추격전이 솜에 땀을 쥐게 하고, 두 전문가끼리의 무언의 존경심이 가슴 찡한 감동을 준다.




#18 : 무간도 (Infernal Affairs·2002) 유위강, 맥조휘

영화가 태동할 때부터 '첩보물(에스피오나지)'은 존재했지만, 장르가 구체화된 시점은 1차 대전기로 볼 수 있다. 국제정세가 관심을 갖게 되면서 그 당시 필름 누아르와 정치 스릴러가 애매하게 결합하면서 관객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스파이(간첩) 즉 국제범죄를 다룸으로 자연히 갱스터, 범죄, 어드벤처와도 교류하기 시작했다. 그 증거가 언더커버, 즉 경찰의 수사나 간첩을 목적으로 지역사회 또는 조직 내의 비밀 작업에 관여하거나 관여하는 행위를 다룬 일련의 영화들이다.


<무간도>를 살펴보라! 언더커버 경찰과 삼합회가 심은 조직원 간의 첩보전을 다루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17 :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1965) 마틴 리트

존 르 카레의 1963년 원작 소설은 출간되지 얼마 되지 않아 ‘첩보물에 있어서의 하나의 시금석'이 되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냉전의 산물인) 첩보물의 진정한 재미는 수수께끼 같은 음모와 사건의 해결에 달려있지 않다. 조직에서 쓸모가 다하면 버려지는 유통기한을 가진 소모품들을 다룰 때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긴장감이 극에 달하던 670년대 대다수 영미권 스파이 소설들이 ‘소련’이라는 공공의 적과의 대결을 작품의 주요 테마로 삼았다면 존 르 카레는 이데올로기라는 냉전시대의 유산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개인의 초상을 직시한다. 르 카레의 스파이는 맡은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늘 옳고 그름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그들의 직업에 대해 고뇌하는 회색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스파이 한 개인이 느끼는 윤리적 혼란과 고독감에서 누구나 공감할 진한 페이소스를 선사한다.




#16 : 스파이 브릿지 (Bridge Of Spies·2015)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스필버그의 아버지가 잠시 소련에서 근무했을 때를 들었던 경험을 통해 '이념에 희생당한 일반인'을 고전 영화스러운 터치로 품격 있게 그렸다.




#15 :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Mission: Impossible - Fallout·2018) 크리스토퍼 매쿼리

이 프랜차이즈는 약 30년 가까이 슈퍼스파이 시장의 주역이었으며, 이단 헌트는 스파이계의 유명 브랜드로 제임스 본드와 제이슨 본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어떻게 된 일인지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들은 계속해서 꾸준히 훌륭하다.


영화는 주인공 이단 헌트의 고뇌에 큰 비중을 뒀다. 특히 아내 줄리아와의 인연을 성공리에 매듭지었다. 워낙 부피가 커져서 구성이 약간 허술해졌지만, 6부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는다. 제작자인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몸을 사리지 않는다. 특히 런던 루프탑 장면에서 발목이 부러졌음을 직감했지만, 지붕 위로 기어 올라가 절뚝거리며 연기를 마쳤다. 그런 노고가 고스란히 영화에 담겨있다.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생동감이 숨 쉬고 있다. 일례로 그는 자유 낙하 장면을 찍기 위해 비행기에서 106번이나 뛰어내렸다고 한다.




#14 : 재와 다이아몬드 (Popiół i Diament·1958) 안제이 바이다 

폴란드 역시 좌・우 이념의 갈등 속에서 가슴 아픈 역사를 써야했던 우리들의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제목 ‘재와 다이아몬드’는 19세기 폴란드의 낭만주의 시인인 노르비드의 시에서 따온 것으로, 조국을 위해 자신을 불태워 ‘재’가 될지라도 그 가치는 영원히 ‘다이아몬드’처럼 빛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국 해방이라는 목표가 소멸된 순간 정치적 이념에 따라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되어 갈라선다. 진영의 논리가 절대선으로 등장하고 개인의 선택은 무력해진다. 좌파와 우파 중에 누가 '재'가 되고, 누가 '다이아몬드'로 남았는지 답하지 않는다. 모순과 부조리로 얼룩진 이 세상에서 명쾌한 해답을 요구하는 것이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폴란드는 과거사를 10여 년만에 청산했지만, 우리는 50년이 지난 뒤에야 해방 뒤 이념 갈등 속에 민족상잔의 운명에 놓인 사람들간의 비극을 다룬 <남부군(1990)>과 <태백산맥(1994)>을 제작할 수 있었다. 




#13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inker Tailor Soldier Spy·2011) 토마스 알프레드손

건조하고 차가운 시선으로 이중간첩을 뜻하는 ‘두더지(mole)’을 추적하는 의심의 미로 속에서 스파이의 냉엄한 실상을 목도하게 만든다. 여타 첩보 스릴러가 외적 모험에 내달렸다면,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은 신뢰, 의심, 배신, 내분, 허위로 이뤄진 심리적 층위를 탐방한다.




#12 : 도청 (The Conversation·1974)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자신이 염탐하고 있는 부부가 살인의 표적일지 모른다고 의심하는 도청 전문가가 양심의 위기에 직면한다. 미국 정치의 도덕성이 곤두박질치고, 70년대 불신과 광기가 강하게 반영된 영화는 그가 직면하는 도덕적 딜레마로 인해 자신의 삶이 해체된 것을 발견한다.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는 개봉하고 불과 4달 뒤에 벌어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말미암아) 닉슨 대통령 사퇴와는 우연이라고 해명해야 했다. 그만큼이나 당시 미국 사회의 불안과 소외된 현대인의 고독을 인상적으로 투영해냈다.




#11 : 007 스카이폴 (Skyfall·2012) 샘 멘데스

아카데미 주제가·음향편집상

샘 멘데스가 밝힌 대로 <다크 나이트>를 참조했다. ‘본드 포뮬러‘를 숙제하듯 간단히 해버리거나 생략한다. 그는 제임스 본드 시리즈가 왜 21세기에도 계속 이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나름 흥미로운 답안을 제출한다. 영국 비밀정보부(MI6)을 디지털로 개편하려는 정부와 테니슨의 ’율리시스‘를 인용하며 정통적인 현장요원을 옹호하는 M의 연설은 007시리즈 아니 대영제국의 현재와도 겹친다. 


특히, 샘 멘데스의 영화에서 '집'은 언제나 중요한 상징이 되는데 제목‘스카이폴’은 스코틀랜드의 저택이름이자 추락과 하강의 이미지, 그리고 폭파되는 MI6본부로 한 인물의 노화와 죽음을 예견한다. 이것은 보다 더 나아가 구식의 007시리즈일수도 있고, 쇠락해가는 영국을 빗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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