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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25. 2021

영화 파이프라인 리뷰

교체 시급!

[시놉시스] 손만 대면 대박을 터트리는 도유 업계 최고 천공 기술자 ‘핀돌이(서인국)’는 수천억의 기름을 빼돌리기 위해 거대한 판을 짠 대기업 후계자 ‘건우(이수혁)’의 거부할 수 없는 제안에 빠져 위험천만한 도유 작전에 합류한다.


프로 용접공 '접새(음문석)', 땅 속을 장기판처럼 꿰고 있는 '나과장(유승목)', 괴력의 인간 굴착기 '큰삽(태항호)', 이 모든 이들을 감시하는 '카운터(배다빈)'까지! 그러나 저마다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서로를 속고 속이면서 계획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하는데...



영화 후기 '교체 시급'


아마 수많은 후기에서 ‘클리셰’라며 식상한 영화라고 기술될 것 같다. <파이프라인>은 <도굴>이 걸어간 패착을 답습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식상해졌을까? 그 원인을 파악해 보는 것을 어떨까 싶어 후기 방향을 그쪽으로 잡았다.


영화 <파이프라인>는 석유를 훔치는 도유의 세계에 관심이 없다. 비슷한 한국형 케이퍼 무비 <도굴>이 땅파기에 급급했듯이 말이다. 둘 다 의뢰인과의 대결에 포커스가 가있다. 두 작품의 차이점이라면 <파이프라인>은 <도굴>보다 2000년대 조폭영화처럼 연출되어 있다.


둘 다 설령 강탈하는 무언가 즉 ‘소재’를 다른 것으로 바꾼다고 해도 시나리오의 맥락이나 흐름이 크게 바뀔 공산이 그리 많지 않다. 범죄 분야 전문가들이 한탕을 위해 뭉친 뒤 서로 뒤통수치다가 거악에 맞서고 이익도 챙긴다는 얼개에 ‘도유’라는 소재를 제목에 붙였을 뿐이다. 아무래도 인물들이 왜 배신을 하는지 그 동기를 밝히지 않아서 그 선택을 납득할 수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는 ‘도유’라는 직업적 세계를 탐방하는 대신에 ‘반전’을 수시로 일으키는 충격요법에 매달린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매번 어김없이 등장하는 반전에 따라 영화가 무거웠다가 가벼웠다가 하면서 통일성을 상실한다. 또 인물 간의 갈등은 ‘조폭식 욕설과 주먹’으로 해결한다. 이제 이런 방식이 먹혀드는 유통기한은 지났다.


★☆ (1.4/5.0)


Good : 2000년대 레트로 감성

Caution : 또 하나의 재앙 영화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감독이 두 분 계신다. 한 분은 <비트>와 <태양은 없다>의 김성수 감독이시고, 다른 한 분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의 유하 감독이시다.


김성수 감독이 <아수라>로 2010년대에도 통용되는 장르영화를 만든 반면에 유하 감독은 <강남 1970>에 이어 최근 관객들의 눈높이를 쫓아가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 영화가 2019년에 완성되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더더욱 안타깝다. 제 어릴 적 영웅이었던 ‘마이클 베이’처럼 이제 보내드려야 할까 심히 고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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