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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n 04. 2021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 리뷰

워렌 부부의 위험한 외출

컨저링 유니버스는 지난 8년 동안 한 편의 속편, 애나벨 3부작, 두 편의 스핀 오프에 이어 다시 <컨저링 3: 악마가 시켰다(이하: 컨저링 3)>로 돌아왔다. 이 프랜차이즈는 유례가 없을 만큼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거의 20억 달러에 달하는 공포영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는 전례가 없는 흥행을 기록했다. 제작자 제임스 완은 <인시디어스(2010)>에서 ‘귀신 들린 집’ 공식에 어드벤처 요소를 수용했던 노하우를 살려 <컨저링 (2013)>에서 탐정물과 가족애를 강조했다. 그럼 <컨저링 3>에서 어떨까?




1. 미국 역사상 최초 악마 빙의 재판을 다루다.

3편도 미국의 가톨릭 퇴마사이자 영매사, 초자연현상조사관인 에드(패트릭 윌슨)와 로레인 워렌(베라 파미가)의 사건 파일에서 1981년 7월에 실제로 있었던 '아르네 존슨(Arne Cheyenne Johnson)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었다. 이 사건은 코네티컷 주의 한 작은 마을 브룩필드에서 193년 마을 역사상 첫 번째 살인사건이었다.


살인사건의 용의자 19세의 ‘아르네 존슨(로우리 오코너)’는 악마가 살해하도록 시켰다고 주장하고, 워렌 부부와 자신의 변호인을 통해 무죄를 입증하려고 한다. 워렌 부부은 그의 여자친구의 동생인 8살 소년 데이비드(줄리안 힐리아드)에게 엑소시즘을 행했고, 소년의 몸에 ‘43위의 악마‘가 빙의했다고 증언했다. 이리하여 미국 역사상 최초 악마 빙의 재판으로 기록된다.





2.워렌 부부 이야기가 전면에 나서다.

영화의 부제와 시놉시스에서 법정 영화적인 요소가 강한 만큼 워렌 부부는 마치 명탐정이 된 것처럼 탐문하러 다닌다. <컨저링3>는 하우스 호러의 틀에서 벗어나 법정, 숲과 바다로 무대를 확장한다. 그러나 이것은 미스터리를 강화하는 수단일 뿐 법리적 쟁송 과정이나, 미국 사법당국과 미디어의 태도는 가볍게 다뤄진다.



제 3의 인물


대신에 워렌 부부가 물리쳐야 할 악마와 더불어 우리가 추리해야 할 범인이 등장한다. 지금까지 피해자 중심에서 사건을 진행시켰던 것을 워렌 부부 중심으로 뒤바꾼 것이다. 흔히 공포영화에서 ‘저주’는 미스터리의 동력이 된다. 특이하게도 <컨저링 3>는 악령과 범인 두 가지 방향으로 영화의 추리과정이 동시에 다뤄진다. 그 범인은 홍보자료에 의하면 로레인과 거울상 관계를 이루며 로레인과 대척점에 서있다. 또, 로레인이 과거에 다른 길을 택했을 때의 모습이라고 한다. 이같이 슈퍼히어로 영화에서 자주 쓰이는 기법을 썼다. 원래 이런 장치는 탐정소설이 원조다. 그래서 워렌 부부의 과거가 등장한다.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 사귀게 되었는지 그들의 연애시절을 조망한다. 제작진은 선역과 악역 양 측면에서 캐릭터를 개발하고 대결 국면을 극적으로 다루려고 노력했다.



엑소시스트 오마주


모든 미스터리물이 그러하듯 범인이 밝혀지는 순간부터 영화가 루즈해지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더불어 미스터리를 투 트랙으로 다루는 바람에 영화 전체에 부담을 가중시켰다. 그래서 서사가 생각보다 탄탄함에도 공포와 추리의 화학적 결합에 이르진 못한다.


그렇지만 <컨저링 3>는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는 데 무리가 없어 보인다. <싸이코>, <엑소시스트>, <샤이닝>의 오마주들, 영안실 장면, 지하터널 장면 등 여러 훌륭한 시퀀스들이 많다. 마이클 차베스 감독은 광각렌즈로 촬영한 클로즈업과 강렬한 음향효과, 빛과 어둠의 대비를 통해 공포를 서서히 키워가다가 관객을 수차례 움츠러들게 한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뮤트(무음)으로 예고한 다음에 점프 스케어를 터트린다는 점이다. 미리 인지하고 있음에도 이 계산이 먹힌다는 점에서 감독의 역량이 드러난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노파심에서 한마디 보태자면, 제임스 완에 비할바는 못 된다.


그리고 패트릭 윌슨과 베라 파미가의 연기가 좋았다. 워렌 부부가 컨저링 시리즈에서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위기를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으로 극복해낸다. 그 따뜻한 위로가 이 공포영화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극장을 나오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 (3.0/5.0)


Good : 패트릭 윌슨과 베라 파미가의 연기

Caution : 호러와 추리의 느슨한 결합


●제작진에 따르면, 워렌 부부가 범죄를 해결하는 상황을 만들고자 데이빗 핀처 감독의 <세븐 (1995)>을 밑그림으로 고전 수사 스릴러를 표방하고, 존 카펜터의 <로라 마스의 눈(1978)>과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데드존(1983)> 같은 영화들로부터 영감을 얻어 로레인의 영매 능력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스트에그가 상당하다. 워렌 부부의 집에 수녀 귀신 ‘발락’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애나벨 인형도 나온다. <컨저링> 사건의 주인공인 페론 가족이 깜짝 언급된다. 빙의된 소년의 아버지 역은 패트릭 윌슨의 남동생인 폴 윌슨이다. 베라 파미가의 여동생은 <더 넌>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바 있다. 워렌 부부와 애나벨을 제외하고 <컨저링> 시리즈에 모두 등장하는 인물로 고든 신부와 워렌 부부의 조수 드류 토머스, 부부의 딸 주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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