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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09. 2021

사극영화 추천 TOP 100 (1)

Historical Movies : ~91위 (1)

(역)사극(史劇)은 역사적 사건과 유명 인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 장르이다. 연대기적으로 분류할 때, 근대 이후의 배경으로 한 작품을 ‘시대극(時代物)’으로 따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편의상 사극과 시대극을 통칭하여 ‘사극’으로 쓰겠다. 그리고 사극은 어디까지나 극(劇) 형태의 문학 서사의 일종이므로 고증에 다소 소홀하더라도 전부 포괄하겠다. 


상술하자면, 허구(Fiction)와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자제한 ‘정통사극’, 역사적 사실(Fact)을 중심으로 허구가 가미된 ‘팩션 사극’, 허구와 현대적 감각으로 시대상이나 그 시대의 여러 가지 요소를 차용한 퓨전 사극(트렌디 사극)을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집계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100 : 암살 (Assassination·2015) 최동훈  

광복 70년을 맞아 제작되어 천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다. <암살>은 여름 대작으로써 볼거리가 훌륭하지만, 최동훈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에 더 방점이 찍혀있는 작품이다. 단적으로 염석진(이정재)의 재판 장면에서 1949년에 반민특위가 엄격한 증거주의와 이승만의 정치적 야욕과 어울려 무력화된 것을 영화적으로 뒤집는다. 그처럼 영화 속에는 수많은 친일파들이 ‘먹고사니즘’을 통해 국가와 민족을 배신한 이적행위를 변호한다. 


전지현이 맡은 신여성 미츠코는 “경성에선 다 이렇게(친일을 하며) 살아”라고 말하거나 강인국(이경영)은 자신의 친일이 가족을 위한 일이자 가난한 조선을 잘살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항변한다. 미츠코처럼 국가가 부재한 상황에서 근대화가 무슨 소용이며, 강인국의 경제개발 논리가 나라 잃은 백성들의 착취와 강제노동, 수탈을 의미함을 알아차리지 못함을 영화는 한탄하고 있다.

    



#99 : 사계절의 사나이 (A Man For All Seasons·1966) 프레드 진네만 

아카데미 작품·남우주연·촬영·의상·감독·각본상

〈유토피아〉의 저자이자 대법관까지 지낸 법률인 ‘토마스 모어(폴 스코필드)’의 전기영화, 16세기 초 영국, ‘헨리 8세(로버트 쇼)’의 권력에 굴하지 않고 소신을 펼치다 처형된 토머스 모어의 일생을 극적으로 다뤘다. 국왕의 측근이자 친구였지만, 종교적 신념을 따라 행동하는 변함없는 성품으로 볼 때, ‘사계절 늘 변치 않는 기개를 가진 사람’이란 뜻으로 제목에 붙인 듯 싶다.  




#98 : 날 용서해줄래요? (Can You Ever Forgive Me?·2018) 마리엘 헬러

자서전 작가 ‘리 이스라엘(멜리사 매카시)’은 1990년부터 릴리언 헬먼, 도로시 파커, 노엘 카워드 등 문학계 인사들의 편지를 위조한 이스라엘의 행적은 이후 박물관과 기록 보관소 등에서 원본 편지를 훔칠 정도로 대담해졌으나 1992년 FBI에 체포되면서 막을 내렸다. 나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부문에 오른 이력도 있건만, 작가로서 고유한 명성은 좀처럼 생기지 않아 애석한 상황에서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무명 예술가들을 남몰래 응원하고 애처로워하게 된다. 



    

#97 :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Judas And The Black Messiah·2021) 샤카 킹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1966년에 설립된 흑표당은 흑백 평등을 추구하고, 공권력에 맞서 무장 방어를 하던 정치정당이자 자경단이다.J 에드가 후버 FBI 국장은 당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던 'Cointelpro프로그램'에 흑표당을 추가한다. 백미는 프레드 햄프턴 암살사건이다. 13년간의 법정투쟁 끝에 미국 정부와 FBI의 과잉적 살인이라는 판결을 받아 유족에게 185만 달러를 지급하게 된다. 사캬 킹 감독은 이것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치범 사건’과 결부 짓는다. 예수 서사를 따라가면서 배신자의 눈으로 본 위인은 불안과 경탄 사이를 종횡무진 활보한다.  


영화는 FBI가 심어놓은 내부 첩자(프락치) 오닐의 시선을 따라간다. 언제 자신이 첩자란 걸 들킬까 봐 조마조마하면서도 프레드 햄프턴과 함께 하면서 그에게 동화되고 갈등하는 윌리엄 오닐의 심리묘사는 그 역시 시대의 희생자였다는 점을 납득시킨다.




#96 : 반교: 디텐션 (返校: Detention·2019) 쉬헌창

장제스가 1949년부터 1987년까지 38년 56일간 계엄령을 선포한 '2·28 사건'과 '백색 테러'를 배경삼은 호러 게임을 영화화했다. 대만 사람들에게는 이 사건은 치유해할 집단 트라우마와 같다. 감독은 상흔을 치료하기 전 먼저 역사의 비극을 정면에서 똑바로 쳐다봐야한다고 진단한다.




#95 : 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ies·2009) 마이클 만

현대판 로빈 후드라 불리던 ‘존 딜링거(조니 뎁)’을 체포하기 위해 FBI국장 에드거 후버는 검거율 1위의 수사관 멜빈 퍼비스(크리스천 베일)를 영입하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    

 

대공황으로 경제난이 극심했던 시기, 원흉의 한 축이던 은행을 털어 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그의 수려한 외모와 범죄의 대담성은 대중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고, 소설과 영화로 다뤄지기까지 했다. 




#94 : 가버나움 (Capernaum·2018) 나딘 라바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4년 동안 베이루트의 빈민가 아이들을 조사한 나딘 라비키 감독은 현실을 담아내는데 주력한다. 실제 시리아 난민인 자인 알 라피아에게 주인공을 맡겼고, 불법 체류자 등 비전문 배우로 꾸렸다. 감정을 자극하는 신파가 있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이토록 생생한 리얼리즘이 동시에 존재한다. 계산된 연기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레바논 사태의 본질에 대한 흥미로운 논문을 탈고했다.


   


#93 :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2010) 톰 후퍼

아카데미 작품·감독·각본·남우주연상

앨버트 왕자(콜린 퍼스)는 단점이 있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더듬는다. 형의 갑작스러운 퇴위와 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역사적 순간에, 왕위에 오른 그는 장애를 극복하려고 결심한다.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에 최선을 다하려는 평범한 사람의 노력이 있다. 계급을 넘어선 우정 이야기도 있으니 보편적인 공감을 사기엔 충분해 보인다.




#92 : 볼코노고프 대위는 탈출했다 (Капитан Волконогов бежал·2021) 나탈리야 메르쿨로바, 알렉세이 추포프

민주주의의 반대말은 ‘독재’다. 다수의 민중이 대표를 선출하는 대의제도에 비해 독재정은 최고 존엄의 뜻이 곧 법률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스탈린 시기의 소련은 ‘내무인민위원부(NKVD)’라는 경찰과 검찰, 내무부, 정보기관, 국경수비대 및 해안 경비대를 통합한 강력한 치안기관을 설립한다. NKVD는 치안과 행정 업무를 총괄했기 때문에 정치범, 계급의 적, 소수민족들을 상대로 테러와 대량학살을 저지르며 지배했다.    

 

1938년 대숙청 시대에 대한 우화를 집필한다. 숙청되기 전, 볼코노고프는 한 사람이라도 자신을 용서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자신의 영혼도 구원받을 수 있다고 여긴다. 볼코노고프의 속죄의 여정은 수많은 시체를 마주하게 된다. 너무 많이 등장해 무감각해질 정도다. 가족, 친구, 동료들이 아무 이유 없이 잡혀갔던 피의 대숙청 시기의 인민들은 산송장이나 다름없다. 언제 죽음과 체포와 감금이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피해자 유가족은 볼코노고프의 방문을 사상검증의 절차로 여긴다. 최고 존엄에 반할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국민들끼리의 불신을 조장하여 개개인으로 갈라놓았다. 이러한 현상은 민주국가에서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은 투표로 당선되었지만, 민주주의의 토대를 붕괴시켰다. 독재는 다원성을 핍박한다. 자유를 질식시킨다.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 혹은 남산 중앙정보부 제5별관이 대표적이다.




#91 : 변호인 (辯護人·2013) 양우석

불행하게도 대한민국은 중국 못지않게 검열과 탄압이 심했던 국가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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