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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11. 2021

사극영화 추천 TOP 100 (3)

Historical Movies : 80위-71위 (3)

(역)사극(史劇)은 역사적 사건과 유명 인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 장르이다. 연대기적으로 분류할 때, 근대 이후의 배경으로 한 작품을 ‘시대극(時代物)’으로 따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편의상 사극과 시대극을 통칭하여 ‘사극’으로 쓰겠다. 그리고 사극은 어디까지나 극(劇) 형태의 문학 서사의 일종이므로 고증에 다소 소홀하더라도 전부 포괄하겠다. 


상술하자면, 허구(Fiction)와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자제한 ‘정통사극’, 역사적 사실(Fact)을 중심으로 허구가 가미된 ‘팩션 사극’, 허구와 현대적 감각으로 시대상이나 그 시대의 여러 가지 요소를 차용한 퓨전 사극(트렌디 사극)을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집계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80 : 알포인트 (R-Point·2004) 공수창

베트남 전쟁 당시 떠돌던 괴담에 기초를 두고 있다고 언급했던 것처럼 허구에 기초했다. 그러나 포네틱 코드 R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고 월남전 실종자도 진짜로 있었다. 그리고 귀신에 홀리는 수색대원들은 각자가 느낀 죄책감에 짓눌려있다. 즉, 공포를 생성하는 것은 본인들 스스로 전쟁의 참상으로 생긴 PTSD(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라는 이야기다.     


풀이하자면, 아오자이 차림의 귀신은 '라이따이한' 문제를 자연스레 떠올리게 하고, 국군의 월남전 파병 당시 <김종수 소위 사건>, <고자이 마을 학살 조작>, <퐁니-퐁넛 마을 논란> 같은 민간인 희생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79 : 테트리스 (Tetris·2023) 존 S. 베어드

게임의 역사도 빼놓을 수 없다. 테트리스 저작권 공방을 다룬 영화는 탐욕이 자본주의의 윤리를 어지럽히는 광경을 그리고 있다. 소련의 붕괴되는 과정에서 부패한 관료들과 은밀한 뒷거래, 인민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긴장을 유발한다.  그러면서도 8비트 게임 클래식에 대한 예우도 잊지 않는다. 플레이어와 챕터를 레벨로 소개하고, 게임보이가 멋지게 등장한다. 





#78 : 밀정 (The Age Of Shadows·2016) 김지운

1923년 3월 경기도 경찰부 소속 황옥 경부와 의열단이 함께 조선총독부·동양척식회사·경찰서 등 일제 주요 기관을 파괴하기 위해 헝가리 혁명가인 폭탄 제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중국에서 국내로 폭탄 36개를 반입하다가 발각된 사건이 있었다.


황옥을 모티브로한 이정출 역을 연기한 송강호는 의심, 곤혹스러움, 분노, 능청스러움 등 다양한 감정을 이정출의 얼굴에 실어 나르고, 친일 또는 항일의 경계선에 선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를 충실히 전달한다.




#77 :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 (The Last Duel·2021) 리들리 스콧

역사적으로 소거되었던 여성의 외침을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소생시킨다. 14세기 프랑스를 배경으로, 역사상 최후로 공식 인정받았던 ‘결투 재판(Trial By Combat)’에 관한 실화를 다루고 있다. 세 명의 입장차를 순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기사도'로 포장된 중세의 민낯을 까발린다. '인권'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중세의 야만적인 행태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러나 이 '기사도'가 근대의 '신사도'를 거쳐 오늘날의 '매너(에티켓)'으로 정착된다. 




#76 : 베네데타 (Benedetta·2021) 폴 버호벤

인간은 자신이 '정의'라고 생각할때 가장 잔인해질 수 있다. 르네상스시기에 실존했던 레즈비언 수녀 이야기를 통해 인간이 왜 종교를 발명했는지를 탐구한다. 지배를 위한 수단, 지배자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이중적 구조(성과 속)를 형성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덧붙여, 전염병 시퀀스는 펜데믹 대처에 미흡했던 유럽사회에 대한 야유와 조롱처럼 느껴졌다. 




#75 : 십계 (The Ten Commandments·1956) 세실 B. 드밀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출애굽기를 스크린에 옮기면서 무지막지한 수의 엑스트라와 초대형 이집트 재현 세트, 그리고 당대로써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특수효과가 동원되어 찍어낸 초대작 영화이다. 세실 B. 드밀은 성경에 공백으로 남은 모세의 30년간의 삶을 재구성하며 자신만의 비전을 내세운다. 감독은 ‘인간이 하느님의 법칙에 지배받아야 하는지 아니면 람세스 같은 독재자의 변덕에 놀아나야 하는지’를 당시 냉전 상황에 빗댔다. 마오쩌둥에 기초한 람세스를 해석한 것이 그러하다.  




#74 : 여자 이야기 (Une Affaire De Femmes·1988) 클로드 샤브롤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

친일청산이 이뤄지지 못한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변호사 프란시스 스피네가 쓴 논픽션으로 나치 치하의 프랑스에서 군인으로 징집되거나 포로로 잡혀간 남편 대신 독일군과 정을 통하며 외로움을 달랜 여성들의 원치 않은 임신이 늘어난다. 두 아이의 엄마 마리(이자벨 위페르)는 불법 낙태 시술을 되고 그 때문에 단두대에 보내지는 일을 매우 그럴 듯하게 그러나 감상을 배제하여 보여준다.     


프랑스를 수복한 드골은 총 35만 명 이상의 나치 관련 인사들을 ‘정화(sauvage)’정책의 대상이 되었는데, 독일부역자와 독일인 연인을 둔 프랑스인(특히 여성과 독일혼혈 아이)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역사적 희생양을 관객의 환심을 사거나 비위를 맞추지 않고 인간이 가진 모든 복잡함을 전시한다.




#73 : 스파이의 아내(スパイ の妻·2020) 구로사와 기요시 

베네치아 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일본이 태평양 전쟁을 정면으로 응시한 영화가 있을까? 아마 이치가와 곤의 <들불 (1959)>정도를 제외하면 찾기가 어렵다. 그런데 놀랍게도 NHK가 제작한 TV영화가 태평양전쟁의 무모함을 고발한다.    

  

사건은 당시 대본영의 비합리성과 잔혹성, 국민을 소모품 취급하는 비정한 국가주의가 담긴 ‘필름‘에서 출발한다. 사적인 행복을 바라는 주인공이 행복을 추구하면 할수록 공익에 부합하도록 짜 놓는다. 이런 장치를 한 이유는 일본 우익이 가려놓은 역사왜곡에서 일본인 스스로가 해방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에서 그러하다. 




#72 : 헤일 시저 (Hail, Caesar!·2016) 코엔 형제

<헤일, 시저!>는 5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을 향한 애정으로 가득하다. 캐피틀 영화사의 총괄 제작자 에디 매닉스(조시 브롤린)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해내는 실력자다. 제작과정에 닥친 시련들을 주인공이 해결해나갈 때마다 할리우드 전성기 시절의 꿈의 공장을 안내받는 느낌이 든다. 왜냐하면 당시 유행하던 웨스턴, 뮤지컬, 시대극 등의 인기 장르의 컨벤션을 모범적으로 구현했기 때문이다. 




#71 : 말죽거리 잔혹사 (Once Upon A Time In High School·2004) 유하

40년 넘는 시간이 흘렀어도 바뀌지 않은 교실의 풍경, 교육을 받는 진짜 목적인 '자기계발'은 뒷전이고 오로지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만 교육을 받는 것이다. 동급생 친구마저 경쟁자로 여기는 고립주의적 약육강식의 논리를 설파하는 교육은 엘리트마저 기회주의자로 쉽게 타락하게 만든다.


오로지 계층이동을 위한 교육 속에서, 거짓과 위선을 배우며 자라는 학생들의 표정에서 "대한민국 학교 X까라 그래"라는 분노의 목소리가 전하는 카타르시스는 소름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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