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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13. 2021

사극영화 추천 TOP 100 (5)

Historical Movies : -51위 (5)

(역)사극(史劇)은 역사적 사건과 유명 인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 장르이다. 연대기적으로 분류할 때, 근대 이후의 배경으로 한 작품을 ‘시대극(時代物)’으로 따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편의상 사극과 시대극을 통칭하여 ‘사극’으로 쓰겠다. 그리고 사극은 어디까지나 극(劇) 형태의 문학 서사의 일종이므로 고증에 다소 소홀하더라도 전부 포괄하겠다. 


상술하자면, 허구(Fiction)와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자제한 ‘정통사극’, 역사적 사실(Fact)을 중심으로 허구가 가미된 ‘팩션 사극’, 허구와 현대적 감각으로 시대상이나 그 시대의 여러 가지 요소를 차용한 퓨전 사극(트렌디 사극)을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집계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60 : 바빌론 (Babylon·2022) 데미언 셔젤

구약성서의 ‘바빌론’은 흥망성쇠의 대명사다. 1926년부터 1932년까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넘어가는 격변기의 할리우드를 조명한다. 극장산업의 추악한 면을 고발하고 있고, 스타들의 타락과 일탈을 여과 없이 전시한다. 그러나 인간의 유한함과 영화의 불멸성을 대비하며 영화 태동기에도 영화의 위기라는 경고가 있어왔지만, 지금껏 영화는 계속 이어졌다고 우리를 안심시킨다.   



#59 : 악령들 (The Devils·1971) 켄 러셀

1634년에 ‘루됭의 악마들림(Loudun Possessions)’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리슐리외 추기경과 왕당파 귀족들은 한 수녀원의 집단 빙의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든다. 원장수녀 잔느와 수녀들을 고문하고 거짓 증언을 받아낸다. 그것을 빌미로 권력에 순응하지 않는 그랑디에 신부를 화형에 처한다. 이 마녀재판은 정치와 종교(언론)의 결탁을 통해 드레퓌스 사건, 간첩조작사건 등 혐의를 부당하게 씌우는 사례와 매우 흡사하다.


인류학적으로 인간은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종교’를 발명했다. 그중에서 일신교는 일체 비판을 허용하지 ‘절대주의’에 바탕을 뒀다. 중세 신학은 ‘보편 논쟁’을 통해 이 약점을 보완하려 했지만, 도리어 마르틴 루터가 종교개혁을 불러올 만큼 더 쉽게 타락하고 말았다.


그런데 신학을 연구하던 중세보다. ‘합리론’에 의해 과학이 발달하던 근대사회에 더욱 마녀재판이 횡행하게 된 역사적 배경은 무엇일까? 변혁은 언제나 사회불안을 야기한다. 이 혼란상을 잠재우기 위해 희생양을 찾게 된다. <악령들>은 그 광신의 시대상을 온전히 담았다. 




#58 : 퀴즈 쇼 (Quiz Show·1994) 로버트 레드포드  

1956년 NBC에서 ‘트웬티 원’이란 퀴즈쇼를 방영했는데, 이 쇼는 두 명의 참가자가 각기 다른 부쓰 안에 들어가 스물 한 문제를 먼저 맞추면 승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유대인 허비 스템펠(존 터투로)이 14주 연속 우승을 거두다가 여류 변호사에게 패배한다. 이에 허비는 이 프로그램이 미리 짜고하는 사기극이라고 고발한다. 조사결과, 방송 제작자인 댄 앤라이트(데이비드 페이머)가 미리 정답을 알려주었던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막강한 힘과 광고주의 돈에 의해 조작된 비리는 결코 시정되지 않고, 그것은 한때의 사건(happening)으로 남게 된다. 

     

우리가 사는 일상에서 '바로 보고, 바로 세우는 것'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책임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나 법률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잘 지켜져야 그 효력이 발휘된다. 우리가 도덕성을 외면할 때 그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부정부패는 국가와 기업, 그리고 사회구성원 전원에게 손실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57 : 파운더 (THE FOUNDER·2016) 존 리 행콕

인간이 부귀영화를 추구하는 것은 자본주의 이전에도 그러하였다. 그런데 자본주의가 이전의 경제체계와 다른 점은 인간적 가치보다 속도와 효율을 숭상하는 '인간소외'에 기인한다. 그 단적인 면을 보여주는 영화가 <파운더>다. 맥도널드의 창립 설화를 다룬 <파운더>의 초반은 혁신적인 기업가 맥도널드 형제의 빛나는 성공담처럼 보인다. 그러나 주인공은 맥도널드 형제가 아니라 52세의 세일즈맨 레이 크록(마이클 키튼)이다. 그는 이혼을 감수하고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내 몰래 자택을 저당 잡히고, 은인과도 같은 맥도널드 형제의 신의를 배신한다.

 

그러나 <파운더>는 레이와 맥도널드 형제 사이의 분쟁을 다룬 기업드라마가 아니다. 극 초반 일리노이 주에 사는 레이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맥도널드 형제의 식당으로 차를 몰 때, 그 이동경로가 66번 국도와 그대로 겹친다. 66번 국도는 미국 최초의 동서횡단 도로로서 19세기 서부개척을 상징하는 교통로다. 결말에서 레이 크록(의 경제)과 레이건(의 정치)을 연결하며 끝을 맺는다. 현대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50년대와 80년대를 한데 묶어내고, 정경유착을 비판하며 간판만 남은 '아메리칸드림'의 허울을 벗겨낸다.




#56 : 에드 우드 (Ed Wood·1994) 팀 버튼

아카데미 남우조연·분장상

할리우드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라 불리는 에드워드 우드 주니어의 전기영화다. '나는 일하는 게 즐거워, 하지만, 이게 과연 생계가 될까?' 혹은 '내가 끝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까?' '나한테 과연 재능이 있을까?' 앞날을 고민하는 분에게 큰 위안이 될 수 있는 영화다. 




#55 : 인 콜드 블러드 (In Cold Blood·1967) 리처드 브룩스/ 카포티 (Capote·2005) 베넷 밀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트루먼 카포티는 1959년 캔자스 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의 범인들과 나눈 대담을 1966년에 출간한다. 『냉혈한』이라는 제목의 책은 ‘논픽션 소설’과 ‘트루 크라임’이라는 두 가지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 콜드 블러드>는 범인의 시점에서 재판과 처형에 집중했다면, <카포티>는 카포티의 행적을 쫓아간다.범죄자들의 감정세계와 무엇이 이들을 살인이라는 극단으로 내몰았는가에 흥미를 보이는 트루디 카포티의 도덕적 파멸을 세밀하게 재구성했다.




#54 : 산쇼다유 (山椒大夫·1954) 미조구치 겐지

베네치아 영화제 은사자상

인신매매가 횡행하는 헤이안 시대(794-1185)를 배경으로 가족애, 메이와쿠(迷惑, 일종의 염치문화) 등의 일본의 인권 경시 문제를 그리고 있다.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풀어가면서 감정적인 동일화보다는 롱테이크를 통한 냉정한 응시를 통해 기어이 ‘파토스’를 이끌어낸다. 단순한 이슈로서의 사회성을 인간 조건의 비극성에까지 끌고 가는 미조구치 특유의 미학은 결코 타협하지 않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기어이 관객들을 굴복시킨다. 




#53 : 빅 쇼트 (The Big Short·2015) 아담 맥케이

아카데미 각색상

네덜란드 튤립 사건부터 암호화폐까지 버블 붕괴는 맬더스나 마르크스의 이론을 빼더라도 경기순환의 일환이다. 이를 간파한 4명의 천재들은 ‘숏(매도) 포지션(정확히는 공매도)’을 취한다. 아담 멕케이는 금융용어를 설명하기 위해 4번째 벽을 깰 정도로 상상력을 풀가동한다.      


그럼에도 <빅 쇼트>는 ‘대박신화’의 이면 너머에 빌 클린턴이 통과시킨 ‘금융서비스현대화법(Gramm-Leach-Bliley Act)’에 있음을 알리고, 주범인 투자은행이 이 금융위기에 대한 책임을 전혀 지지 않았음을 경알못도 진득하게 엉덩이 붙이고 영화를 즐기게 만든다.   




#52 : 벤허 (Ben-Hur·1959) 윌리엄 와일러 

아카데미 작품·감독·남우주조연·미술·촬영·의상·시각효과·편집·음악·음향효과상 

〈벤허〉는 ‘20세기 최고의 종교영화’로 불리는 대작이다. 주인공 ‘유다 벤허(찰턴 헤스턴)’의 고난과 모험을 통해 폭력의 악순환을 설파하고, 기독교적 용서를 대안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지금 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크고 아름다운 스케일 아래서 펼쳐지는 해상 전투 장면과 전차 경주 장면은 지금도 ‘스펙터클의 대명사’로 통한다. 




#51 : 남한산성 (南漢山城·2017) 황동혁

역사는 시대에 따라 관점이 바뀐다. <남한산성>은 기존의 호란과 관련됐던 사극(《광해》, 《최종병기 활》 등에서 문제가 되던 지나친 중립 외교 찬양과 만물 친명원인설을 배제했다. 보통의 사극이 정쟁을 당파싸움으로 폄하하는 경우가 잦은 데 반해 <남한산성>의 최명길(이병헌)과 김상헌(김윤석) 모두 ‘정치철학’이 다를 뿐 서로를 존중하고 국가를 진심으로 위한다. 그리고 기존 사극이 과도하게 무시받던 조총병을 묘사했다.


이 영화는 본의아니게 중국인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청이나 명이나 다 같은 중국인데 조선이 왜 명나라를 섬기고, 청나라랑 싸우려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또 청나라가 북경어가 아닌 처음 듣는 외국어(만주어)를 쓰는 것도 이상하게 여긴다. 또 일본인에게도 왜 자국의 수치를 영화로 만드는지 의아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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