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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영화 추천 TOP 100 (8)

사극 영화 Historical Films

by TERU

역사극(歷史劇) 영화는 말그대로 역사적 사건과 유명 인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 장르이다. 연대기적으로 분류할 때, 근대 이후의 배경으로 한 작품을 ‘시대극(時代物)’으로 따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편의상 사극과 시대극을 통칭하여 ‘사극’으로 쓰겠다. 그리고 사극은 어디까지나 극(劇) 형태의 문학 서사의 일종이므로 고증에 다소 소홀하더라도 전부 포괄하겠다.


상술하자면, 허구(Fiction)와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자제한 ‘정통사극’, 역사적 사실(Fact)을 중심으로 허구가 가미된 ‘팩션 사극’, 허구와 현대적 감각으로 시대상이나 그 시대의 여러 가지 요소를 차용한 퓨전 사극(트렌디 사극)을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집계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30 : 1987 (1987: When The Day Comes·2017)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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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독재가 끝난 건 바로 슈퍼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시민들의 용기와 의지 덕분이었다.



#29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Gone With The Wind·1939) 빅터 플레밍

아카데미 작품·감독·여우주연·각본·여우조연·촬영·편집·미술·명예·기술공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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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거릿 미첼이 1936년에 쓴 원작 소설 자체가 노예제도를 바탕으로 한 ‘남부 문화’가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는 주제를 갖고 있으므로 영화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원작 소설이 지니고 있는 시대적 한계라 해야 옳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흑인 배우가 처음 오스카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스칼렛(비비안 리)과 레트(클라크 게이블)의 로맨스는 여러모로 흥미롭고, 논란의 여지가 있다. 나쁜 여자와 나쁜 남자의 애증, 욕망, 의무가 연료가 된다. 그들은 우리에게 감정의 폭풍우를 제공하며 그 웅대한 아름다움은 할리우드 시스템의 정점이라 가히 칭할 만하다.



#28 : 스탈린이 죽었다! (LA MORT DE STALINE·2017) 아르만도 이아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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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공백을 허락하지 않는다. 스탈린 사후 후계 경쟁에서 권력과 자기 생존을 위해 이합집산을 반복하던 지배층의 행태가 우스꽝스럽다. 그 기저에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신랄한 정치풍자가 깔려있다. 스탈린은 1인 독재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프롤레티리아를 위한 사회주의 혁명이념 따윈 내팽겨치고, 전 국민을 감시와 통제 속에 억압하고 귄위적이었다. 누구든 정부를 비판하면 숙청되거나 강제수용소로 끌려가는 소련 사회상을 여과없이 풍자한다.


흠좀무한게, 정작 러시아에서 이 영화는 개봉금지처분을 당했고, 심지어 검색조차 되지 않는다.



#27 : 피닉스 (Phoenix·2014) 크리스티안 페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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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직후, 아우슈비츠에서 얼굴에 총상을 맞고 생존한 유대인 가수 넬리(니나 호스)는 베를린으로 돌아와 성형수술을 받는다. 남편 조니를 찾아 나서는데 조니는 죽은 아내의 유산을 노리고서 ‘넬리와 닮은 넬리’에게 아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연기해달라고 주문한다. 이렇듯 영화는 전후 독일 사회와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담고 있다.



#26 : 오펜하이머 (Oppenheimer·2023) 크리스토퍼 놀란

아카데미 작품·감독·남우주연·남우조연·편집·촬영·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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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은 어떤 점에서 가장 직설적인 영화를 만들었다. 원자 폭탄의 아버지로 널리 알려진 J.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을 되돌아본다. 맨해튼 프로젝트을 다룬 부분은 하이스트 영화 (Heist Film)를 적용했고, 보안 청문회 부분은 법정 드라마로 구성했다. 컬러 화면과 흑백 화면으로 주관적 시점과 객관적 사실을 구분해서 내러티브 곳곳에 끊임없이 핵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오펜하이머이 가진 신념을 완전히 풀리지 않지만, 그가 가진 고뇌의 무게를 실감케한다.



#25 : 잔 다르크의 수난 (La Passion de Jeanne d'Arc·1928)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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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년 2월 14일, 프랑스 루앙의 종교재판소에서는 잔 다르크가 ‘마녀인지 성녀인지’를 가늠하는 마지막 공판이 벌어진다. 파리 하원 도서관에 보관되어있는 잔 다르크의 재판기록을 토대로 만들면서 그녀의 배경과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했다.


감독은 클로즈업을 통해 잔 다르크(마리아 팔로네티)를 한 인간으로서 극한의 상황과 믿음을 시험당할 때 느끼는 수치심, 불안과 공포, 고독, 두려움 같은 감정과 표정의 변화무쌍함을 기록한다. 카메라는 캐릭터에 입체감과 강렬함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진정한 울림과 뭉클한 감흥을 자아낸다. 100년 넘는 영화사에서 경이로운 영화적 체험으로서 회자되고 있는 근원적 힘이다. 이것이야 말로 무성영화의 위대한 힘으로 평론가보다 관객들에게 더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24 : 타이타닉(Titanic·1997) 제임스 카메론

아카데미 작품·감독·주제가·미술·촬영·편집·음향·음향편집·시각효과·극본·의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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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의 최초이자 최후의 항해 때 빙산과 충돌해 침몰한 비운의 여객선.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여객선이자 침몰선일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은 가상의 러브스토리 사이에 정밀한 고증과 재연으로 타이타닉 호의 침몰을 다루는 다큐멘터리의 리얼리즘을 가져왔다. 초반 해저 탐사 장면부터 진짜로 해저에 있는 실물 타이타닉 호에 들어가서 찍었다. 실제 타이타닉 호의 설계 도면을 바탕으로 인테리어, 장식 및 소품들을 철저히 고증에 따라 제작했고, 실존인물과 실제로 했던 행동도 증언에 따라 그대로 재현했다.



#23 : 그을린 사랑 (INCENDIES·2010) 드니 빌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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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명분삼아 벌어진 레바논 내전의 여파를 정치적 논평을 일체 배재한 채 보편적 휴머니즘만 덩그러니 남겼다. 그리하여 <그을린 사랑>은 ‘정치’와 ‘역사’라는 무거운 주제를 짊어진 영화치고는 유연하고 유려하다.



#22 : 나라야마 부시코 (楢山節考·1983) 이와무라 쇼헤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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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을 유기하는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 설화'에 기초했다. 요즘 일본에서 빈번히 벌이지는 ‘유령 고령자’ 문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19세기 말 산촌의 기로 풍습과 원초적인 생활방식이 강렬하고도 사실적이다. 마치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1798)》을 연상시킬 만큼 인구 증가 속도를 식량 생산 증가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인구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충실하다. 그렇기에 카메라는 미추선악에 대한 가치판단 없이 인류학적 생생함을 담아낼 수 있었다.



#21 :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2005) 이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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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극들이 ‘권력투쟁’에 매몰될 때마다 이준익은 민중의 시선에서 역사기록을 반추한다. 이준익 감독은 데뷔작 <황산벌>부터 최신작<자산어보>까지 일관된 자세로 영웅서사를 과감히 해체함으로써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기존의 역사가 말하지 않았던 또 다른 진실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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