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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18. 2021

사극영화 추천 TOP 100 (9)

Historical Movies : -11위 (9)

(역)사극(史劇)은 역사적 사건과 유명 인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영화 장르이다. 연대기적으로 분류할 때, 근대 이후의 배경으로 한 작품을 ‘시대극(時代物)’으로 따로 분류하는 경우가 있다. 편의상 사극과 시대극을 통칭하여 ‘사극’으로 쓰겠다. 그리고 사극은 어디까지나 극(劇) 형태의 문학 서사의 일종이므로 고증에 다소 소홀하더라도 전부 포괄하겠다. 


상술하자면, 허구(Fiction)와 현대적 감각을 최대한 자제한 ‘정통사극’, 역사적 사실(Fact)을 중심으로 허구가 가미된 ‘팩션 사극’, 허구와 현대적 감각으로 시대상이나 그 시대의 여러 가지 요소를 차용한 퓨전 사극(트렌디 사극)을 굳이 구분 짓지 않고 집계했다. 그리고 우리 역사에 가산점을 부여했다.




#20 :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2005) 이준익

우리나라 사극들이 ‘권력투쟁’에 매몰될 때마다 이준익은 민중의 시선에서 역사기록을 반추한다.     


데뷔작 <황산벌>부터 최신작<자산어보>까지 일관된 자세로 영웅서사를 과감히 해체함으로써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기존의 역사가 말하지 않았던 또 다른 진실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19 :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Nameless Gangster: Rules Of Time·2012) 윤종빈

니.. 내 누군지 아나?”로 대표되는 얽히고설킨 혈연·지연·학연 등의 인맥에 쉽사리 좌우되고 서열에 집착하는 당시 기성세대의 민낯을 희극적이면서도 소름 돋을 만큼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18 : 잔 다르크의 수난 (La Passion de Jeanne d'Arc·1928) 칼 테오도르 드레이어

1431년 2월 14일, 프랑스 루앙의 종교재판소에서는 잔 다르크가 ‘마녀인지 성녀인지’를 가늠하는 마지막 공판이 벌어진다. 파리 하원 도서관에 보관되어있는 잔 다르크의 재판기록을 토대로 만들면서 그녀의 배경과 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했다. 


감독은 클로즈업을 통해 잔 다르크(마리아 팔로네티)를 한 인간으로서 극한의 상황과 믿음을 시험당할 때 느끼는 수치심, 불안과 공포, 고독, 두려움 같은 감정과 표정의 변화무쌍함을 기록한다. 카메라는 캐릭터에 입체감과 강렬함을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진정한 울림과 뭉클한 감흥을 자아낸다. 100년 넘는 영화사에서 경이로운 영화적 체험으로서 회자되고 있는 근원적 힘이다. 이것이야 말로 무성영화의 위대한 힘으로 평론가보다 관객들에게 더 호소력을 지니고 있다. 




#17 : 쉰들러 리스트 (Schindler's List·1993)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작품·감독·각색·음악·편집·촬영·미술상

2018년에 재개봉 당시, 스필버그는 이런 인터뷰를 남겼다. 그는 (SNS로) 집단적 증오가 조직화되고 산업화되면 학살이 일어난다고 지금이 (개봉 당시보다) 더욱 위험한 시대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16 :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ALL THE PRESIDENT’S MEN·1976) 알란 J. 파큘라

아카데미 남우조연·각색·음향효과상

기자들은 어떤 면에서는 현대의 역사가들이다. 영화는 1972~1974년에 미국에서 일어난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 보도되기까지 그 험난한 여정을 담았다.


공직자들의 일부는 권력과 기득권으로 사익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사회는 필연적으로 부패할 수밖에 없다. 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은 선출되지 않고 책임지지도 않으며 임기도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언론사는 자사의 이득만을 위해 그냥 허위 사실을 보도하거나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왜냐하면 왜곡과 여론조작과 정보조작함으로써 정치인과 재벌과 유착하는 것이 언론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15 : 안드레이 루블료프 (Andrei Rublev·1966)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칸 영화제 국제영화비평가연맹상   

안드레이 루블료프는 15세기 동방 정교회의 성화와 프레스코를 그리던 러시아 최고의 화가 중 한 명이자 수도사이다. 거대한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통해 종교와 현실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의 도전적인 이념을 전달한다. 즉, 역사의 휩쓸림 앞에서 예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려는 감동적인 논제를 축조한 셈이다.

    

이처럼 억압적인 정권 하에서 일하는 예술가들의 진념을 은밀하게 수사(修辭)로 숨겨 놓았건만, 공개 당시 소련에서는 당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영화를 이유로 1971년까지 5년간 상영금지처분을 내렸다. 그러다 1969년에 칸 영화제에 초청되어서야 비로소 해금되었다.




#14 : 레오파드 (IL GATTOPARDO·1963) 루키노 비스콘티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1860년대의 시칠리아를 배경으로 이탈리아 통일과정에서 황혼이 드리워진 구세계를 그린 화려한 프레스코화 같은 이 영화는, 주제페 토마시 디 람페두사의 소설이 원작으로 선풍적인 인기로 당시 이탈리아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영화의 중심적 은유는 뛰어난 연출과 촬영이 돋보이는 이 부분에서 생명을 얻는다. 주제페 로투노의 경이로운 카메라 워크는 궁전의 화려한 모습을 인상적으로 담아낸다. 그러나 배경과 의상의 광채 뒤편에서는 소멸의 절박함이 있다. 인물의 초상, 예컨대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 살리나 가문 사람들의 창백한 얼굴만 봐도 상징적 의미가 읽힌다. 카메라의 눈은 대조를 통해 새로이 지배층이 된 졸부들의 활기와 무례함을 부각한다. 




#13 : 나라야마 부시코 (楢山節考·1983) 이와무라 쇼헤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노인을 유기하는 '우바스테야마(姥捨て山) 설화'에 기초했다. 요즘 일본에서 빈번히 벌이지는 ‘유령 고령자’ 문제와도 일맥상통한다. 


영화에 등장하는 19세기 말 산촌의 기로 풍습과 원초적인 생활방식이 강렬하고도 사실적이다. 마치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1798)》을 연상시킬 만큼 인구 증가 속도를 식량 생산 증가 속도가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에 인구 증가를 억제해야 한다는 논리에 충실하다. 그렇기에 카메라는 미추선악에 대한 가치판단 없이 인류학적 생생함을 담아낼 수 있었다.




#12 :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PORTRAIT DE LA JEUNE FILLE EN FEU·2019) 셀린 시아마

칸 영화제 각본·퀴어종려상

셀린 시아마는 ‘여성끼리의 연대와 퀴어 로맨스’를 펼치기 위해 ‘가상의 18세기 프랑스’라는 무대에서 ‘고립감’과 ‘억압’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남성 중심의 관습이 작동하지만, 남성이 부재한 섬에서 ‘결혼 초상화’를 그려나가며, 자기 안의 욕망에 눈 뜨는 두 여성의 아이러니한 해방을 물샐틈없이 치밀한 숏과 감각적인 미장센으로 그려낸다.     

 

그 해방의 열쇠는 ‘사랑’이다. 그 어떤 사회적 제약이나 시대적 한계도 함부로 앗아갈 수 없는 심신에 새겨진 강렬한 기억으로서의 사랑이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깊게 새겨져 있다.




#11 : 패왕별희(覇王別姬·1993) 첸 카이거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패왕별희>은 1925년부터 1977년까지 두지와 시투, 두 남자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엇갈리는 인생을 그린 이야기다. 그러는 한편, 영화는 ‘독재’와 ‘이데올로기’라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예술의 존재 의의를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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