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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08. 2021

한국영화 추천 TOP 100 [1]

Korean Films : 100위부터-

미리 알려드리지만, 일제강점기 작품들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제 짧은 식견으로 선정 작업이 어려웠지만, 저 스스로에게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국영화의 나이테를 시대별로, 감독별로, 장르별로 꼼꼼히 헤아려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영화 TOP 100>은 준비하면서 과거의 고전을 만나보고 동시대의 영화를 즐기며, 미래의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즐거운 시간여행이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100 : 호피와 차돌바위 (신동헌, 1967)

한국영화 최초의 스핀오프로 <홍길동>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1960년대 작품이라 믿기지 않을 만큼 프레임이 세련되었다. 1년 후, 신동헌 감독은 이성구의 <장군의 수염>에서 '2D 만화와 실사의 혼합 형식'에 시도했다.



#99 : 고래사냥 (배창호, 1984)

배창호 감독은 데뷔작 <꼬방동네 사람들(1982)>부터 떡잎이 달랐다. 군사독재의 감시와 검열을 피해 ‘로드무비’의 형식을 빌려 저항정신을 은밀하고도 코믹하게 표현했다. 암울했던 제5공화국에 대한 진정한 사회적 논평을 제공한다.




#98 :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김태용 민규동, 1999)

신상옥의 <내시(1968)>이후로 제대로 나온 쿼어영화, 여중고생들 사이의 미묘한 동성애적 감수성을 남성 감독들이 감각적이고 섬세하게 다뤘다. 




#97 : 악마를 보았다 (김지운, 2010)

악마를 잡으려면 자기도 악마가 되어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 영화를 즐기며 쾌감을 느끼는 내 안의 악마를 보았다.



#96 : 공공의 적 (강우석, 2002)

당시로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인 ‘깡패 같은 형사’와 ‘겉보기에 멀쩡한 사이코패스 살인마’는 이후 한국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요소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95 : 깊은 밤 갑자기 (고영남, 1981)

그간 충무로가 등한시되던 'K-호러'를 꽤 진지하게 접근한 최초의 사례다. 




#94 : 바보 선언 (이장호, 1983)

<바람 불어 좋은 날>과 더불어 1980년 이후 한국영화사를 결정짓는 전환점으로 작용했다. 검열과 투자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영화문법을 깡그리 무시했다는 감독의 연출 의도 자체가 이미 저항의 몸부림이다. 


포스트 모더니즘을 도입한 이장호는 그렇게 '방화(邦畫)'와 명확하게 선을 긋은 덕분에 오늘날 충무로의 풍토가 다져질 수 있었다.




#93 : 써니 (강형철, 2011) 

코미디에서 제일 중요한 '타이밍'과 '보편적인 정서'를 정확히 판독한다.




#92 : 말죽거리 잔혹사 (유하, 2004)

교실 내의 권력관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아이들은 비겁한 어른들을 닮아가거나 폭력에 호소한다.




#91 : 태극기 휘날리며 (강제규, 2004) 

강제규 감독은 작품에 들어갈 때마다 한국 영화의 규모와 기술 수준을 갱신해나갔다. <은행나무 침대(1996)>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와 디지털 특수효과의 시발점이 되었고, <태극기 휘날리며>는 충무로가 그간 등한시하던 스펙터클과 스케일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 




#90 :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김지운, 2008)

김지운 감독은 장르 도장 깨기에 나선 사람처럼 보인다. 국내에 거의 멸종되다시피한 '만주 웨스턴'을 부활시키는 '놈놈놈' 프로젝트는 액션과 스케일에서는 만족스럽지만, 극본과 짜임새 측면에서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놈놈>은 세계시장에 내놓을 만한 경쟁력을 갖춘 '서부극'이라는 점에서 귀중하다. 감시와 검열로 인해 장르영화 발전에 더딘 국내 환경에서 이런 시도는 <부산행(좀비)>, <신과 함께(판타지)>, <승리호(스페이스 오페라)>, <곡성(오컬트)>로 계승되어 꾸준히 발전 중이다.




#89 : 윤희에게 (임대형, 2019)   

헤겔은 사랑에 관해 ‘자아가 개체로서의 자기를 상실하는 동시에 자기를 좀 더 넓은 전체로서의 부분으로서 발견하거나 획득하는 역설적인 과정’이라고 정의 내린 바 있다.  




#88 : 끝까지 간다 (김성훈, 2014)

불운을 은폐하다 오히려 더 큰 불운이 찾아온다는 시나리오가 흥미롭다.  





#87 : 남한산성 (황동혁, 2017)

'대화' 혹은 '토론'을 통해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것이야 말로 갈등과 혐오를 줄일 수 있는 최선책이다.




#86 : 학생부군신위 (장철수, 1996)

임권택의 <축제>와 더불어 전통 장례의식에 관한 인류학적 보고서’라는 평가를 듣을만큼 충실히 기록하면서도 해학을 섞어놓은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85 : 암수살인(김태균, 2018) 

우리나라 영화들이 뜨거운 반면에 <암수살인>은 차분하고, 냉정하다. 신고도, 시체도, 수사도 없어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암수범죄’를 성실하고 집요하게 수사하는 그 과정조차도 인본주의적이다.




#84 : 충녀 (김기영, 1972)

김기영은 장르영화 자체가 드문 시절에 장르적 색채까지 쥐고 자신의 작가주의를 밀어 붙인다. 김기영은 남성은 목적어로 놓고 여성을 주어로 둔다. 그래서 여필종부, 일부종사, 모성희생으로 일관하던 당시 영화의 통념을 완벽하게 깬 여성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었다. 그렇게 <충녀>는 여성의 강렬한 욕망과 중산층 가정의 위선을 전복하며 블랙코미디와 호러 스릴러의 공존을 꾀한다.




#83 : 집으로... (이정향, 2002)

봐도 봐도 또 보아도.....매번 이 영화와 사랑에 빠진다.




#82 : 피아골 (이강천, 1955)

흥미롭게도 이 영화는 2020년대 한국 영화의 3대 화두인 '실화에 근거한 팩션', '시대극', '분단 소재'에 모두 해당한다. 왜냐하면 <피아골>은 '근현대사의 질곡과 치부를 드러낸 최초의 논쟁작'이기 때문이다. <피아골>은 공산주의자들 내면의 인간성의 모순과 본능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빨치산을 괴물이나 악마처럼 묘사하지 않고 '평범한 인간'으로 그렸다 하여 반공법 위반으로 상영 금지 처분이 내려진다. 이렇듯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심도 있게 그려내기까지는 <남부군 (1990)>이 나올 때까지 한참을 더 기다려야 했다.


제작일화를 소개하자면, 6·25직후 공비 토벌작전이 막 완료된 시점에 지리산에서 크랭크인되어 실감나게 생생하다. 촬영 당시 마을 주민이 진짜 공비인줄 착각했다는 일화가 있다. 극본도 소탕된 공비의 일지와 기록에 근거해서 탄탄하다.




#81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기덕, 2003)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사바하 (2019)>처럼 기독교인이 바라본 불교 영화다. 김기덕의 영화를 지배하는 정서는 ‘죄책감’이다. 그래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악행들을 통해 ‘죄인’이라는 영화적 전제를 우선 만든다. (성경에 근거한) 모든 죄악을 다시 반복한다는 '예정론'을 등장시킨다.


그 되풀이되는 원죄를 불교의 윤회사상으로 재해석하고 업의 고리를 끊는 해탈이 아니라 죄인을 참회하고 회개하고 용서하라는 기독교적 구원을 설파한다.  그래서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불교를 서구의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서구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인 영화다. 이런 문화적 포용력이야 말로 한류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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