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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09. 2021

한국영화 추천 TOP 100 [2]

Korean Films : 80위부터-

미리 알려드리지만, 일제강점기 작품들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짧은 식견으로 선정작업이 어려웠지만, 저 스스로에게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국영화의 나이테를 시대별로, 감독별로, 장르별로 꼼꼼히 헤아려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영화 TOP 100>은 준비하면서 과거의 고전을 만나보고 동시대의 영화를 즐기며, 미래의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즐거운 시간여행이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80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박종원, 1992)

불합리와 부조리는, 엄석대가 옳지 못함을 알면서도 대항하기를 포기해버렸던 ‘이름 모를 녀석들’에 의해 유지되었다.



#79 : 건축학개론 (이용주, 2012)

이뤄지지 못한 그때 그 '기억의 습작'을 간직하고 있을 90년대 학번들에게 바치는 연가다.




#78 : 너와 나 (The Dream Songs·2023) 조현철

삶·죽음 엇갈린 여고생들 이야기에서 4·16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와 애정이 담겨 있다. 세월호 당시의 분위기를 영화 곳곳에 데셍해놓고, 죽음과 상실, 초혼의 이미지로 채색했다. 광량이 과하게 담거나 백색 소음을 일부러 지우는 등 시적 리얼리즘을 활용해 그 날의 비극을 위로한다.



#77 : 패스트 라이브즈 (Past Lives·2023) 셀린 송

영화의 핵심은 나영(그레타 리)과 해성(유테오)은 12년 단위로 두 번의 만남과 이별을 한다는 데에 있다. 나영이 십이지를 두 번 겪으며 고국과 이민의 상흔을 딪고 성장하는 과정을 고국에서의 첫사랑에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76 : 충녀 (김기영, 1972)

김기영은 장르영화 자체가 드문 시절에 장르적 색채까지 쥐고 자신의 작가주의를 밀어 붙인다. 김기영은 남성은 목적어로 놓고 여성을 주어로 둔다. 그래서 여필종부, 일부종사, 모성희생으로 일관하던 당시 영화의 통념을 완벽하게 깬 여성 캐릭터를 선보일 수 있었다. 그렇게 <충녀>는 여성의 강렬한 욕망과 중산층 가정의 위선을 전복하며 블랙코미디와 호러 스릴러의 공존을 꾀한다.



#75 : 씨받이 (임권택, 1987)

베니스 영화제 볼피컵(여우주연상)

국내 대중매체에서 수없이 만들어진 양반과 ‘쌍것’ 사이의 넘나들 수 없는 좌절된 신데렐라 스토리 중 하나다.



#74 : 마부 (강대진, 1961)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심사위원 특별상)

전통의 뒤안길에 선 마부 가족을 지켜봄으로써 우리 사회에 내재된 신분상승 욕구를 되짚어 본다.   



#73 : 파주 (박찬옥, 2009)

젠트리피케이션에 내몰리게 된 처제와 형부의 불안과 절망을 노래한다.  



#72 : 스카우트 (Scout·2007) 김현석

역사의 비극을 평범한 일상에 녹여낸 변화구를 던진다. 시대의 폭력이 뒤틀어놓은 평범한 개인의 삶을 '악의 평범성'에 빗대어 유쾌하게 풀어냈다.



#71 : 돼지의 왕 (연상호, 2011)

일진의 횡포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아이들은 ‘돼지’라고 묘사하며 학교 폭력의 구조를 파헤친다.



#70 :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류승완, 2000)

총제작비 6500만 원으로 각각의 단편으로도 완결되면서 전체적으로 유기성을 갖춘 장편을 완성해냈다.



#69 : 이어도 (김기영, 1977)

김기영이 아니라면 나올 수 없는 탄생 불가능한 기이하고도 기괴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68 : 지슬: 끝나지 않은 세월 2 (오멸, 2012)

한국사회에서 어떤 역사적 평가도 온전히 이뤄지지 않은 '제주 4.3사건'에 관해 위령제를 지낸다.



#67 : 파이란 (송해성, 2001)

누군가에게 살아가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데서 오는 위로가 비루한 삶을 이겨낼 용기를 북돋아준다.



#66 : 우묵배미의 사랑 (장선우, 1990)

한국형 리얼리즘의 계보는 60년대에는 유현묵의 <오발탄>이, 70년대에는 이만희의 <삼포 가는 길>이, 80년대에는 이장호의 <바람 불어 좋은 날>으로 계승되어 왔다고 본다면 90년대에는 <초록물고기>와 이 작품이다. 장선우 감독은 훗날 김기덕, 임상수에게 표현의 자유를 준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문제작 <나쁜영화> 등을 만들던 국내에 드문 아방가르드를 추구한 필름메이커였다.



#65 : 타짜 (최동훈, 2006) 

최동훈 특유의 개성적인 캐릭터 구축과 맛깔난 대사는 ‘한국형 범죄 오락물’의 청사진이 되었다.



#64 : 넘버 3 (송능한, 1997)

선구적인 블랙코미디, 대한민국의 온갖 부조리와 불합리를 경쾌하게 비틀고,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유쾌하게 조롱한다.



#63 : 꽃잎 (장선우, 1996)

당시 검열제도가 존속함에도 불구하고, 장선우는 공연윤리위원회와 조금도 타협하지 않았다. 그렇게 저항한 덕분에 <꽃잎>은 1980년 ‘광주’를 다룬 첫 번째 주류 영화가 될 수 있었다.



#62 : 번지점프를 하다 (김대승, 2001)

젠더와 쿼어를 초월한 파격적인 쌍방향 로맨스를 선보인다. 



#61 : 쉬리 (강제규, 1999) 

한국영화 100년史에서 '영화 한 편'이 산업 전체에 끼친 영향을 이야기할 때 <쉬리>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이 영화의 성공을 계기로 대기업과 금융권의 영화계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한국영화 르네상스의 물적 기반이 마련되게 된다. 


영화사적으로도 <쉬리>이후 모든 것이 변했다. 찬반양론이 쏟아졌지만 이후 북한을 다룬 영화에 결정적인 방향을 제공한다.남과 북을 한민족으로 묶어 인간애를 부각시키기 시작했다. 비극적인 분단 현실이 장르적으로 소화되던 1950~60년대로 다시 돌아간 모양새라 해도 크게 틀리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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