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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11. 2021

한국영화 추천 TOP 100 [3]

Korean Films : 60위부터-

미리 알려드리지만, 일제강점기 작품들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제 짧은 식견으로 선정 작업이 어려웠지만, 저 스스로에게는 의미가 컸습니다. 한국영화의 나이테를 시대별로, 감독별로, 장르별로 꼼꼼히 헤아려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영화 TOP 100>은 준비하면서 과거의 고전을 만나보고 동시대의 영화를 즐기며, 미래의 영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즐거운 시간여행이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가볍게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60 : 엽기적인 그녀 (곽재용, 2001)

K-코미디의 바이블, 아무리 파괴적이고, 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코미디라도 무조건 신파·감동으로 끝내야 한다는 복음을 전도한다. 그 결과, 한반도를 뛰어넘어 유럽과 아시아에 ‘엽기’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59 : 똥파리 (양익준, 2008)

심각한 상황과 무거운 주제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함과 유머를 잃지 않아 놀라웠다.



#58 : 칠수와 만수 (박광수, 1988) 

소위 ‘코리안 뉴웨이브’의 도래를 알린다. 박정희 경제신화에 가려진 노동계층의 분노와 변화의 열망을 시사한다. 



#57 : 꼬방동네 사람들 (배창호, 1982) 

강남 개발과정을 그린 <바람 불어 좋은 날>과 비견될 리얼리즘 걸작, 당시 사전 시나리오 심의와 완성된 필름 검열이라는 이중 검열제도로 인해 수차례의 수정을 거친 이 영화는 소외된 도시 빈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으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있다. 



#56 :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기덕, 2003)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사바하 (2019)>처럼 기독교인이 바라본 불교 영화다. 김기덕의 영화를 지배하는 정서는 ‘죄책감’이다. 그래서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악행들을 통해 ‘죄인’이라는 영화적 전제를 우선 만든다. (성경에 근거한) 모든 죄악을 다시 반복한다는 '예정론'을 등장시킨다.


그 되풀이되는 원죄를 불교의 윤회사상으로 재해석하고 업의 고리를 끊는 해탈이 아니라 죄인을 참회하고 회개하고 용서하라는 기독교적 구원을 설파한다.  그래서 <봄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은 불교를 서구의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서구 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인 영화다. 이런 문화적 포용력이야 말로 한류의 힘이다.



#55 : 장화, 홍련 (김지운, 2003)

흡사 김기영의 <화녀>,<충녀>,<육식동물>,<살인나비를 쫓는 여자>처럼 미술과 영상미로 신경질적인 날카로움을 자극한다.  미장센보다 더 중요한 가르침은 귀신에 얽힌 ‘한 맺힌 사연’과 ‘반전’의 결합이다. 그 교배로 말미암아 <아파트>, <신데렐라>, <분홍신>, <해부학 교실> 같은 직계 후손을 거느리게 되었다.   



#54 : 소름 (윤종찬, 2001)

<올드보이>의 선배격에 해당하는 아트하우스 호러다. 아파트로 상징되는 ‘성장’에 대한 욕망이 좌절되었을 때 겪게되는 '불행의 되물림'에서 공포로 형상화한다. '수저론'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러면서도 한국사회에 만연한 구조적 폭력으로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진단한다.



#53 : 자유부인 (한형모, 1956)  

한국영화사에서 가장 진보한 여성성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최초이자 진짜인 여성 캐릭터라 할 만하다. 오선영(김정림)은 전통적이고 고정화된 ‘아내’ 역할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찾는 과정은 경제(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대변한다.


특히 그녀의 춤바람과 남편의 불륜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다르다는 점은 <82년생 김지영>과는 차원이 다른 사회적 억압을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는 근대화와 전통적 관습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사회적 파장일 것이다. 이것이 아마도 우리가 접하게 되는 '천민자본주의'의 뿌리일 것이다.



#52 : 파수꾼 (윤성현, 2011)

역대급 독립영화를 만든 윤성현마저 메인스트림에 올라서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깝다. '주류 상업 영화'와 '독립영화'사이에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 


이런 영화시장의 양극화에 관해 정성일 평론가는 '한국영화의 뉴웨이브가 홍상수로 시작해서 봉준호에서 끝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누벨바그가 계속된 게 아닌 것처럼.'이라는 불길한 전망이 문득 떠오른다.



#51 : 고양이를 부탁해 (정재은, 2001) 

전세계 어디든 '사회초년생'이라면 누구나 겪을 보편적인 성장통을 들려준다. 



#50 : 왕의 남자 (이준익, 2005)

이준익은 데뷔작 <황산벌>부터 최근작 <자산어보>까지 민중의 시선에서 역사를 재해석해왔다. 



#49 : 김씨 표류기 (이해준, 2009)

이 낭만적인 모험담에는 SNS 인신공격, 자살 충동, 은둔형 폐인, N포 세대, 흙수저, 헬조선 등의 인간관계에서의 어려움이 총망라되어 있다.



#48 : 1987 (장준환, 2017) 

이것이 K-Movie다랄까? 외국인에게 최우선적으로 추천하는 한국영화다.



#47 : 부산행 (연상호, 2016)

K-좀비의 시조새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신파'를 해외로 수출했다.



#46 : 달콤한 인생 (김지운, 2005)

김지운은 아마 충무로에서 장르를 가장 잘 다루는 스타일리스트일 것이다. 영화사에서 액션과 누아르는 따로 떨어져서 제각기 발전해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장르가 섞이지 않을 명분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김지운은 장르 영화답게 개연성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안정되게 누아르 공식을 쌓아 올리며 고도로 양식화된 액션 시퀀스를 적절히 섞어가며 배치해 놨다. 이로써 그동안 장르문화에 인색했던 충무로도 조금씩 장르의 토착화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45 : 만다라 (임권택, 1981)

정일성 촬영감독의 카메라는 두 승려의 만행길을 멀찌감치 지켜본다. 계율을 지키려는 법운(안성기)과 파계를 통한 해탈을 추구하는 지산(전무송)을 관조하고 고찰함으로써 관객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짝코>와 더불어 관조적인 임권택 특유의 작가적 스타일이 확립된 작품이다.



#44 : 우리들 (윤가은, 2015) 

왠지 잘 나가는 그룹에 끼고 싶었던 부끄러운 유년기를 되돌아보게 한다.     



#43 :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2005)

박찬욱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을 통해 한국 영화계 여성주의의 대표적인 창작자로 각인됐다.  



#42 : 옥희의 영화 (홍상수, 2010)

초기의 리얼리즘에서 벗어나 점차 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과도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41 : 북촌방향 (홍상수, 2011)

개연성 있게 서사를 쌓기보다는 '우연'한 여러 시간대로 이야기 다발을 한껏 풀어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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