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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15. 2021

보이스 (On The Line, 2021)

재미보다는 교훈에 가까운

보이스피싱 조직의 덫에 걸려 모든 것을 잃게 된 전직 형사출신 건설회사 작업반장 '서준(변요한)'이 빼앗긴 돈을 되찾기 위해 중국에 있는 본거지에 잠입, 보이스피싱 기획실 총책 '곽프로(김무열)'를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1. 보이스피싱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영화《보이스》는 보이스피싱 사기가 이뤄지는 과정을 치밀하게 재현한다. 중국 선양에 있는 콜센터 보이스피싱범들이 평범한 사람을 어떻게 사기 쳐서 거액을 받아 챙기는지가 매우 치밀하다. 타깃 선정부터 각본 설계와 속이는 연기 연출, 발신번호 조작, 더욱이 한국에 있는 조직원들이 고객의 돈을 재빨리 인출해 중국 위안화로 환치기하는 과정까지 매우 치밀하다. 


콜센터는 마치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2013)>에 증권회사 사무실이 떠오를 만큼 검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그 어떤 시사 고발 프로그램보다 생생해서 범죄 예방 효과가 어마어마하다.



2. 웰메이드 공익 캠페인(?)

영화는 <타짜>, <신의 한 수>, <작전>과 <돈>같이 피해자가 범죄조직에 잠입해서 복수를 한다는 플롯을 차용하면서 소재가 가진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한다. 주인공 혼자서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탓에 현실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복수바보 외에는 다른 성격이 그려지지 않는다. 서스펜스와 미스터리, 문제 해결 방식이 너무나 생략되어 있어 도리어 허술해 보인다. 개연성은 둘째치고, 우리나라 경찰은 허수아비인가? 중국 공안와의 공조수사가 저렇게 쉬울까? 같은 물음이 떠오른다.


게다가 빌런이 약하다. 김무열이 연기한 ‘곽프로’를 제외한 천 본부장(박명훈), 황 사장(손병호) 등 다른 악당이 스토리에 종속되어 기능적으로 존재한다. 이렇듯 인물다운 인물이 없으니 클라이맥스에 올라가도 서준의 복수가 사이다스럽지 못하다. 그 마무리조차 공익광고처럼 직설적으로 관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래서일까? 다 보고 나면 보이스피싱에 대한 경각심만 남는다.



★★ (2.2/5.0)


Good : 보이스피싱이 어떻게 이뤄지는 과정

Caution : 과하게 잘 만든 범죄 예방 공익광고


●김선 김곡 감독은 금융감독원과 사이버범죄 수사팀은 물론 화이트 해커까지 자문을 얻어 보이스피싱 사기를 실감 나게 재현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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