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Oct 10. 2021

베놈 2 : 렛 데어 비 카니지,앙상한 버디 코미디

《Venom: Let There Be Carnage (2021)》

1. 심비오트와 숙주 사이의 특별한 관계   

앤디 서키스 감독은 연출에서 심비오트와 숙주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며, "베놈과 에디는 거의 서로를 증오하다시피 하지만 서로를 위해서 둘은 함께 있어야만 한다. 둘은 서로가 없으면 살 수 없는데 그것이 우정이고 사랑이고 관계의 모든 것이다. 그런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먼저 심비오트가 무엇인지부터 간략히 알아보자! 심비오트는 외계 기생 생명체들로 숙주와 완벽히 동화해서 뛰어난 전사가 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그런데 고향행성과 정서적 연결이 끊어지게 되면 불완전 동화가 일어나는데, 베놈, 카니지가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숙주 ‘에디 브록(톰 하디)’과 기생하는 외계 생명체 ‘베놈’은 서로 티격태격하며 전편의 버디 캅 코미디를 한층 업그레이드한다. 한편, 연쇄살인마 ‘클리터스 캐서디(우디 해럴슨)‘에게 심비오트가 기생하게 되면서 ’카니지‘로 각성한다. 캐서디는 연인 ’프랜시스 배리슨(나오미 해리스)‘와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각자 ’앤 웨잉(미셸 윌리엄스)‘과 ’패트릭 멀리건(스티븐 그레이엄)‘ 형사를 납치한다. 에디와 베놈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캐서디와 마주한다. 이렇게 심비오트 간의 골육상잔이 벌어지게 된다.      

     


2. 8090년대 액션영화 플롯 스타일 그러나 성급한 진행  

베놈과 카니지의 대결만으로도 코믹스 팬들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앤디 서키스 감독은 (본인이 많이 해본) 모션 캡처에 대한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우주생명체 블롭>이 연상될만큼 끈적거리는 질감과 빠른 컷 편집으로 동작을 구분할 수 없을만큼 정신없이 빠르게 지나간다. 캐릭터라이징은 에디와 브룩의 버디 캅 코미디. 앤과 댄(레이드 스콧) 그리고 캐서디와 프랜시스의 로맨스 외에 전무하다. 더욱이 카니지의 기원담조차 굉장히 단촐하다. 톰 하디와 작가 켈리 마르셀이 쓴 시나리오는 더 깊고 흥미로운 지점을 이끌 수 있음에도 그 이상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영화 본연의 재미’를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나머지는 평이하다. 성인등급이 아닌 관계로 원작에서의 어벤져스 전원이 달라붙어도 쉽게 제압하기 힘든 카니지의 흉폭함이 자제되어 있다. 1편처럼 혈흔이나 신체훼손 묘사는 전혀 없기 때문에 밋밋해진 캐릭터성과 순화된 수위에 대해서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스토리가 점점 복잡해지고 철학적 깊이가 요구되는 최근 슈퍼히어로 영화 경향에 있어서 소니의 베놈 2부작은 확실히 이질적이다.   

   


★★ (2.2/5.0)     

 

Good : 킬링타임으로는 이만한 게 없다.

Caution : 앙상한 빌드업

  

쿠키 영상을 꼭 보시라!    

  

■앤디 서키스 감은 이번 영화를 “에디 브록과 심비오트 사이의 연애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퀴어 러브 스토리”라고 수식하면서 “베놈의 커밍아웃 파티”(미국 매체 <업록스>)를 보게 될 것이라 귀띔했다. 그래서 인지 올드팝을 활용한 개그가 나온다. Sonny And Cher의 ‘I Got You Babe’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온다. 소니 보노와 셰어는 60년대에 큰 인기를 얻고 결혼까지 하지만, 나중에 이혼하게 된다. 참고로 셰어는 빌보드 Hot100을 포함한 하위차트에서 1960, 1970, 1980, 1990, 2000, 2010년대에 넘버원 히트를 갖고 있고 아카데미와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오스카상을 세 번 수상한 로버트 리처드슨 촬영감독(쿠엔틴 타란티노, 마틴 스콜세지, 올리버 스톤과 주로 작업)이 맡은 것도 신기하다. 또 우디 해럴슨은 <내추럴 본 킬러> 등에서 연쇄살인마 연기를 해봤기 때문인지 원작의 광기어린 카니지 역할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캔디맨, 한국인에게 낯선 정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