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Nov 24. 2021

유체이탈자, 진주가 열 그릇이나 꿰어야 구슬

《Spiritwalker (2020)》노스포 후기

연기가 가장 돋보이는 배우는 행려 역의 박지환이었다. 배역이 소화하기 어려웠는데도 능청스럽게 소화했다.


[줄거리] 교통사고 현장에서 눈을 떴는데 얼굴도 몸도 이름도 낯설다. 시간이 지난 뒤 또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난다. 그는 12시간마다 몸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달을 뿐, 자신이 누구인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자신을 둘러싼 사람의 연결고리를 찾고, 가는 곳마다 나타나는 의문의 여자를 단서 삼아 내린 결론은 그들이 쫓는 사람이 강이안(윤계상)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강이안임을 자각한 그는 자신이 누구인지 찾아나선다. <유체이탈자>는 자신을 추격하는 정체불명의 무리를 따돌리고 자신의 정체를 찾아 나서는 액션영화다.



<1>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남자

'거울'을 이용해 12시간마다 타인의 몸에서 깨어나는 설정을 시각화한다.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에서 깨어나는 남자’라는 컨셉트만으로 흥미를 돋운다. 영화의 관건은 두 가지다. 첫째, 유체이탈을 시각화하는 것이고, 둘째 어떻게 유체이탈자가 되었는지 사건의 실체를 풀어내는 미스터리일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자신을 추적하는 국가정보요원 에이스 '강이안(윤계상)'과 그가 몸이 바뀌게 되는 캐릭터들의 본체를 동시에 담는 식으로 해결한다. 주인공이 몸이 바뀌어도 기억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설정 때문에 설득력을 지닌다. 과거를 쫓는 과정에서 카체이싱부터 맨손 액션, 총격전이 펼쳐지며 액션영화로서의 본분에 충실하다. 좀 박진감이 부족해보이지만 <존윅>에서 힌트를 얻은 '액션 설계' 자체는 나쁘진 않았다. 특히 음악감독 강네네의 스코어(영화음악)가 빈틈을 잘 메워줬다.


두 번째 문제 즉,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에서 <본 시리즈>, <메멘토>, <뷰티 인사이드>같은 여러 영화가 떠올랐다. 뻔한 대사와 익숙한 플롯들 예를 들어 엘리트 집단의 부조리, 마약을 둘러싼 이권 다툼 등으로 특색 있는 영화로 발전하지 못한다.


결국 하이컨셉(기획)이 아무리 좋아도 관객의 흥미를 1시간 50분 동안 붙잡아두는 것은 어렵다는 명제만 확인했다.



★★☆ (2.5/5.0)


Good : 신선한 하이컨셉트(아이디어)

Caution : 기획단계에서 멈춰버린 창의력!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라는 속담은 아무리 훌륭하고 좋은 것이라도 다듬고 정리하여 쓸모 있게 만들어 놓아야 값어치가 있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비슷한 속담으로는 ‘진주가 열 그릇이나 꿰어야 구슬‘이 있다고 한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로키 (Loki·2021)》마블의 다중우주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