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Nov 29. 2021

연애빠진로맨스,롬콤(Rom-Com) vs 현실멜로

《Nothing Serious, 2021》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줄거리] 첫사랑이라고 생각한 남자에게 3년 넘게 섹스 파트너로만 취급받고 이제 막 한 달 만난 남자와도 시시하게 헤어진 스물아홉 ‘함자영(전종서)’은 더 이상 사랑 같은 감정 노동 서비스는 하지 않겠노라고 선언한다. 참을 수 없는 외로움에 못 이겨 최후의 보루인 데이팅 어플을 들여다보게 된다. 한편 소설가를 꿈꿨으나 잡지사에 취직한 서른셋 ‘박우리(손석구)’는 직장 상사와 나눈 사랑이 진짜인 줄만 알았다가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다. 이도 잠시, 편집장으로부터 19금 칼럼을 떠맡게 되고, 데이팅 어플에 반강제로 가입하게 된다.


그렇게 설 명절 아침! 이름, 이유, 마음 다 감추고 만난 자영과 우리. 1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1일 차부터 서로에게 빠져들게 된다. '원나잇'도 불사한 자영의 선택, 두 사람의 첫 만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1. 거침없는 29금 토크

독립영화 <밤치기>, <비치 온더 비치>로 연애와 남녀의 욕망에 대해 거침없이 솔직하게 묘사하며 주목 받은 정가영 감독이 《연애 빠진 로맨스》로 상업영화에 도전한다.


영화는 최근 미국 멜로영화처럼 ‘데이팅 앱’ 소재를 가져왔지만, 《연애 빠진 로맨스》는 고독하고 공허한 도시남녀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이하 롬콤)'가 약속하는 장르적 컨벤션에 착실히 따른다. 《연애 빠진 로맨스》는 연애로 상처받은 남녀가 연애 빼고 연인들이 하는 모든 것을 하며 치유하는 이야기다. 연애를 ‘감정노동’이라 지칭하며 회피하지만, 결국 사랑이라는 교감이자 의사소통이라는 본질과 직면한다.


연애가 두려운 두 남녀가 애정 없는 만남을 거듭하다가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는 진부한 편이다. 그렇게 영화는 롬콤 공식을 차근차근 밞아나간다. 유일한 차이점은 '과감한 대사맛'에 있다. 2장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2. 롬콤(Rom-Com) vs 현실멜로

신체노출은 일절 없지만, 섹스코미디로 맹활약하는 것은 ‘취중토크’다. 낯 뜨거워질 정도로 노골적인 29금 대사의 수위에도 불구하고, 두 남녀의 개인적 상처가 중반 이후 드러나며 정서적 공감을 획득해나간다. 젊은 날 사랑 앞에서 한번쯤 실수하고 자책해본 이라면 누구나 이들의 철없는 로맨스에 응원하게 된다.


전종서는 "수위 높은 대사, 양날의 검이지만 끌렸죠"며, 정가영이 쓴 뜨거운 대사들을 자연스럽게 내뱉는다. 처음 만난 상대에게 “니가 제일 성병 안 걸린 것 같아서” 택했다고 거침없이 날린다. 이런 함자영의 야성적인 대사들을 유연하게 받아내는 손석구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두 배우의 화학작용이 영화의 수위를 적절한 수준으로 중화시킨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점은 실제 경험담을 당사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 칼럼으로 게재한다는 설정이 관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이 지점에서 모순이 발견된다. ‘여자 홍상수’로 불리는 정 감독은 실제 데이팅 어플을 사용해 본 이들의 경험담과 수많은 연애 사연, 그리고 주변을 관찰하며 꾸준히 기록하고 모아뒀다고 한다. 로맨틱 코미디는 태생부터가 대리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장르인데 지극히 현실멜로를 지향하는 감독의 연출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극적인 대사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점점 롬콤 공식에 회귀하고 만다. 이점이 아쉽다



★★☆ (2.5/5.0)


Good : 순한 맛의 전종서와 귀여운 손석구!

Caution : 발칙한 초반과 달리 점점 익숙한 풍광이 펼쳐진다.


●노출 없다고 15세 이상 관람가가 될 수위인지 의문이다.


■왠지 모르게 극중에 포털 사이트 조회수 50만이 나왔다며 언론사에서 보너스를 지급하고 대낮부터 회식을 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매거진의 이전글 엔칸토: 마법의 세계, 세대화합의 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