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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17. 2021

2021 올해의 노래 TOP 30

2부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2021년에도 대중음악을 하나의 사운드나 메시지로 정의될 수 없다. 힙합, 록, 라틴, R&B, 일렉트로 팝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인기를 모았고, 펜데믹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양질의 앨범과 싱글이 꾸준히 발매되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과 갑갑함을 음악은 우리에게 위로와 카타르시스를 건네줬다.




#10 : 디핵, 파테코, “OHAYO MY NIGHT 

올해의 진정성,  2021년 대한민국 20대의 자화상이랄까? “WHUTUF이 결혼한다 하던 날, 진짜 처음으로 걔가 부럽더라“라는 현실의 벽에 주눅 들고 마는 이 프로포즈 송은 비자발적 비혼에 좌절한 MZ세대의 비애가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2020년 6월에 공개된 <OHAYO MY NIGHT>이 해를 넘겨 틱톡, 인스타그랩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디핵과 파테코에게 “일단 음악 포기하지 말아 봐 곧 뜨니까!!!”라는 댓글이 달리게 되었다.        

       


#9 : Olivia Rodrigo, Good 4 U 

올해의 록, 이 노래는 선배들이 남겨놓은 유산을 교묘하게 상속받았다. 코트니 러브, 앨리나스 모리셋의 비판했고, 표절이 의심된 "Misery Business"를 쓴 파라모어가 발매이후에 작곡 크레디트에 슬쩍 올라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노래는 "죽어가는 장르의 최고의 희망이 될 지도 모른다."는 평가와 함께 록 음악의 상업적 복귀를 이끌었다. 노랫말부터 10대의 반항기를 재치 있게 묘사했고, 이별 후 분노를 서정적으로 다루며 (록을 접해본 적 없는) Z세대에게 팝 펑크의 매력을 120% 맛보여준다.     



#8 : CHVRCHES Ft. Robert Smith – “How Not To Drown

올해의 스릴러(?), 스코틀랜드 3인조 처치스는 세 번째 앨범 <Screen Violence>로 돌아왔다. 이 곡은 ‘디지털 감시‘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다루고 있다. 이 곡은 고통과 의심으로 점철된 <올드보이>의 문법을 구사하고 있다.     


박찬욱스러운 음침하면서도 장엄한 팝 누아르는 매우 이중적이다. 조금 더 설명하면 로렌 메이베리의 카랑카랑한 음색과 로버트 스미스의 처량한 보컬연기가 불꽃 튀듯 서스펜스로 몰고 간다. 양면적인 보컬연기에서 한류의 양면성을 발견한다. 마치 K-POP은 핑크핑크하면서 K-Movie는 폭력과 욕설로 점철되어 있냐고 되묻는 것 같이 들린다.     




#7 : 브레이브 걸스, 롤린 (Rollin`)   

올해의 미담, 브레이브 걸스는 2017년의 어두운 컨셉트와 시기성의 오류를 버티며 위문열차 무대 등 국방TV 프로그램에 꾸준히 출연하며 반전을 도모한다. 2021년에 ‘묻히기 아까운 숨겨운 명곡’의 역주행으로 팀 해체 직전까지 갔던 브레이브걸스는 기사회생한다. 이들의 승리 요인은 무엇일까?  

    

따롬림 없이 끈끈한 맴버들간의 우정, 어느 무대에서나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사회적 갈등이 첨예한 대한민국에서 약자의 성공에 대한 전 국민적인 응원을 이끈 것은 아닐까? 젠더 갈등과 세대 차이를 ‘메롱’해주는 트로피칼 하우스에 한 번 빠져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6 : Rauw Alejandro, "Todo De Ti"

올해의 라틴팝, 아마 국내 K-POP기획사들이 이 곡을 벤치마킹하지 않을까 싶다. 롤러스케이트가 등장하는 뮤직비디오에서 알 수 잇듯이 라틴판 ‘응답하라 1988’이다. 라우 알레한드로는 누구나 춤출 수 있는 비트와 화끈한 후렴으로 레게톤 환영파티를 성대하게 연다.     



#5 : Silk Sonic, “Leave The Door Open

 올해의 콜라보, 브루노 마스는 팝적인 후크와 시원한 고음을 제공하고 앤더슨 팍은 관능적인 무드와 거친 음색으로 서로의 빈틈을 메꾸며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그렇게 70년대 필라 소울의 감성을 오늘날의 기술력으로 완벽하게 복원한다.          


 


#4 : 방탄소년단, "Permission To Dance"

올해의 메시지, 코로나19 ‘대봉쇄’로 서로 간의 교류를 단단히 걸어 잠궜다. 이런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은 인류에게 ‘함께 춤을 추자’고 손을 건넨다.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서부극을 차용해서 놀랐다. 서부극은 미국의 국가이념(개척정신, 청교도주의)을 고찰하는 장르이다. 왜 이랬을까? 현재 미국은 백인 위주의 인구구성이 무너져내리고 있다. 스페인어 사용 인구가 급속도록 늘고 혼혈인구가 전체인구의 10%이상을 차지한다. 방탄소년단이 미국에서 성공한 데에는 이런 타국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사회에 관한 통찰력을 겸비해서이다.   

   

우리나라는 G10에 어울리는 소프트파워를 갖고 있다. 굳이 <오징어게임>을 예시로 들지 않아도 한류는 중국이 탐낼 만큼 세계적인 위상이 공고하다. 이것이 K-POP 사상 최초로 전 지구적인 시각을 드러낸 <Permission To Dance>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다.     


                     


#3 : Cassandra Jenkins, “Hard Drive

올해의 위로, 코로나 블루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고 괴로워할까? 뉴욕 출신 카산드라 젠킨스는 새 앨범 <An Overview On Experimal Nature>의 첫 싱글<Hard Drive>로 그 물음에 대답한다.   

   

 친구, 지인, 낯선 사람들(미술관 경비원과 운전교관) 등 평범한 사람들이 펜데믹 상황에서 살아가는 일상을 구어체로 담백하게 부른다. 한편의 재즈 뮤지컬처럼 마음을 고쳐주려는 선의가 느껴진다. 그것이 생생한 관찰이건 고통에 대한 참회이건 친구에 대한 추억이건 간에 우리 마음을 위안한다. 그렇게 젠킨스는 보통의 것들로부터 풍부함을 채굴한다.     



#2 : Low, “Days Like These    

올해의 노래, <Days Like These>는 ‘디지털 전환’에 의한 정서적 혼란을 상징한다. 데이터로 곱게 빻아 만든 노이즈가 펼쳐진 광야에서 광대하고 미묘한 그리움을 묘사한다. 그것이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이든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길 원하는 소망이건 무엇이건 간에 일종의 초월로 다가온다.   

  

펜데믹 이후 재택근무, 알고리즘, OTT, 배달앱, 인공지능이 보편화되고 전통적인 구조가 바뀌고 있다. 이 변화에서 느끼는 두려움, 상실감, 고독, 그리고 기대와 희망이 모조리 이 한곡에 담겨있다.     



#1 : Self Esteem – "I Do This All The Time"    

미래의 고전, 이 심리스릴러는 나쁜 남자를 만난 자신을 책망하는 내면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메멘토>이 시간을 교차하는 방식으로 플롯을 이중으로 꼬았다면, 이 노래는 자책하는 독백(내레이션)과 그녀자신을 스스로 격려하는 여성합창단의 코러스가 서로 조응하는 방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풍성하게 만든다.

      

화성이 전개될 때마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잔인한 잔소리와 그녀 입장에서 겪은 난처한 입장을 입체적으로 들려준다. 그렇게 나쁜 남자와의 잘못된 만남을 뉘우치는 심리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된다. 그러므로 기꺼이 왕관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며 실로 창의적인 노래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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