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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Dec 27. 2021

호크아이, 소시민 영웅전

hawkeye 2021 노 스포일러 후기

1. 원년 어벤저 클린트 바튼의 단독 서사

2012년 어벤저스 창립멤버인 ‘클린트 바튼(제레미 레너)'은 토르, 캡틴 아메리카, 헐크, 아이언맨에 비해 특출날 것이 없는 평범한 인간이다. 호크아이는 어벤저스의 정신적인 지주로 활약하면서 팀 업 무비에서 집중 조명하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그렇다고 단독 영화로 만들자니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조연으로만 등장한 탓에 확립된 캐릭터성이 부족했고, 여타 팀 업 무비에서도 '완다(엘리자베스 올슨)'나 '나타샤(스칼렛 요한슨)'의 상담역으로 분량이 크지 않았다. 원년 어벤저임에도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에도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다 디즈니+ 시리즈인 《호크아이》를 통해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등장한 게 된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는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에 '케이트 비숍(헤일리 스타인펠드)'과 함께 <어벤저스: 엔드게임>의 로닌과 관련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로키>나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같이 시공간 굴절이나 다중우주(멀티버스)를 탐구하지도 않고, <팔콘과 윈터 솔저>나 <블랙 위도우>처럼 퇴장한 영웅의 유산과의 고뇌도 없다. 그래서 《호크아이》는 주제는 소박하지만, 포부는 크다. 두 명의 소시민 영웅이 어떻게 선의를 지켜나는가를 다루고 있다.


코믹스 오마주

《호크아이》의 스토리는 다비드 아하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연재한 동명의 코믹스에 기반했다. 코믹스에서 클린트는 어벤저스 임무에 참여하지 않았을 때 그가 어떻게 지냈는지를 그려냄으로써 캐릭터를 재정립했다. 그는 허리케인이 치는 동안 이웃집 지하실에서 물건을 옮기는 것을 돕는 등 남을 돕는 선의를 잘 그려냈다. 또 부상을 입는 등 일반인 히어로가 겪는 많은 트러블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디즈니+ 드라마 역시 코믹스의 영향이 두드러진다. 피자를 좋아하는 외눈박이 골든 리트리버나 익살맞은 운동복 차림의 갱단 멤버들, 지하철로 이동하는 모습이나, 라이브 액션 롤플레잉 게임(LARP-er) 하는 조력자들(소즈맨의 서커스 단을 연상시킴), 클린트가 상처 난 케이트에게 소독법을 가르쳐주는 장면 등은 소시민 영웅의 인간성을 강조하는 모습은 멀티버스 등 거창한 세계관에 피로를 느끼던 관객들이 편하게 볼 수 있는 ‘쉼표’ 같은 순간을 제공한다.



2. 영 어벤저스를 향한 큰 그림

옐레나의 요리 솜씨는 드라마에서 확인하시길

2대 호크아이 케이트 비숍을 비롯해 페이즈 4에서부터 히어로의 바통을 이어받을 2세대 히어로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2대 블랙 위도우인 옐레나(플로렌스 퓨)와의 톡톡 튀는 화학반응이나 데어 데블의 연인이자 조력자인 마야 로페즈/에코(알라콰 콕스)의 소개에 집중한다.


영 어벤저스 위해 드라마는 케이트를 조명하려고 한다. 결국 클린트는 MCU 영화처럼 멘토 조연, 상담역 혹은 제자를 돌보다가 사태를 수습하는 해결사 역할로 국한된다. 단독 드라마에 어울리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영화에서 보여주는 모습에서 딱히 나아졌다고 할 만한 부분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헤일리 스타인펠드가 연기한 케이트 비숍의 매력은 상당하다. 《호크아이》의 스토리라인은 크게 두 가지 갈래로 뻗어나간다. 케이트 비숍은 엄마의 그늘을 벗어나서 홀로 섰고, 호크아이는 로닌으로 말미암은 죄책감을 벗었다. 옐레나와의 대결 장면에서 그가 내뱉은 대사들에서 그 죄책감이 잘 드러나 있다. 화해하는 과정은 얼렁뚱땅이었지만 말이다.


스포일러 때문에 자세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데어 데블의 캐릭터들도 MCU에 자연스럽게 안착시켰다. 그러나 후속드라마 <에코(2022)>때문에 최종 6회에서 모호하게 처리되었다. 급하게 마무리되었지만, 차기 MCU 작품을 위해 연계 (브리지) 역할을 충분히 해냈다.



3. (대놓고) 디즈니의 강점을 강조하다.

크리스마스를 배경 삼아 디즈니 가족영화의 면모가 빛을 발한다. 《호크아이》는 클린트에게서 어벤저스의 무게에서 벗어나게 함으로써 일반인 소시민이 가지는 취약함이 그의 가장 큰 자산으로 만들었다. 거창한 어벤저가 아니라 세 아이의 아빠, 자상한 남편, 신뢰할 만한 스승(멘토)로서 클린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잘 드러낸다. 보청기 에피소드에서 그런 점이 잘 묘사되었으며 종종 아내 ‘로라 바튼(린다 카델리니)’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사과한다. 화살통보다 더 무거운 가장의 짐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마블 히어로와 다른 매력을 어필한다.


그리고 뮤지컬<로저스>을 통해 슈퍼히어로 장르에서 최초로 뮤지컬을 도입하는 신기원도 이뤘다.



★★★ (3.1/5.0)


Good : 호크아이의 평범함은 그를 흥미롭게 만든다.

Caution : 제목이 호크아이인데 정작 케이트를 더 조명한다.


■한국어 자막의 상태가 엉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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