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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08. 2018

알 파치노 BEST 10 연기

Al Pacino TOP 10 Performance

알 파치노는 미국 배우뿐 아니라 세계 배우 대부분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잣대다. 상당한 미남이었지만 이탈리아계 혈통과 작은 키 때문에 훤칠한 체격을 선호하는 앵글로색슨 중심의 미국 사회에서는 비주얼적으론 주류 스타로 보기엔 힘들었다. 그 이국적인 외모임에도 그런 제한을 뛰어넘어 주류를 재정의하고, 여러 장애에도 큰 성공을 거뒀다. 


1940년 4월 25일 뉴욕 출생. 이태리 이주민의 아들로서 어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힘든 소년 시절을 보냈다. 어린 시절을 고독하게 보내면서 영화로부터 위안을 얻었고, 자연스레 영화배우의 꿈을 키웠다. 1966년에 연기학교인 액터스 스튜디오에 들어가 연기를 배운다. 이듬해부터 무대에 서게 되는데 68년에 오비상, 69년에는 연극계 최고 권위인 토니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71년부터 영화에서 주연을 맞기 시작, 아카데미상 후보에 8번 올랐으며, <여인의 향기>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의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받았다. 58회 골든 글로브에서는 평생 공로상인 '세실 B. 드밀상'을 수상했다. 


수많은 걸작에서 엄청난 명연들을 펼쳐서 이제는 할리우드 역사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대배우로 등극했다. 오로지 연기력과 남긴 명작들만으로 편견을 이기고 레전드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10 : 벤자민 '레프티' 루지에로(Lefty Ruggiero),《도니 브래스코  (Donnie Brasco·1997)》

《도니 브래스코》속의 갱스터 세계는 매력과 흥미가 덜하다. 액션과 스릴보다는 두 남자의 감정선(우정)에 많은 걸 양보하기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레프티 로지에로는 《스카페이스》의 토니 몬타나의 완벽한 해독제이다. 알 파치노가 지질한 갱스터와 노쇠한 중년의 위기를 겹치게 그려낸 탓이다. 





#9 : 윌 도머(Will Dormer), 《인썸니아 (Insomnia·2002)》

크리스토퍼 놀란은 캐릭터의 당위성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 그렇기에 그의 영화가 복잡함에도 이해가 쉽게 되는 것이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윌 도머는 짙은 안갯속에서 실수로 동료 형사를 사살하게 되지만, 자백을 하지 못하는 이유를 내사에 들어간 상태라 오해받기 십상이라는 설정을 부여됐다. 거기에 더해 거의 일주일 가까이 잠을 못 잔 묘사가 더해지는데, 알 파치노는 초췌하고 파리한 묘정 연기로 소화해냄으로써 관객들마저 덩달아 피곤하게 만든다.





#8 : 프랭크 슬레이드 중령(Frank Slade), 《여인의 향기 (Scent Of A Woman·1992)》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프랭크는 늙고 지친 데다 장애가 겹쳐 스스로의 현재 모습을 비관하고 자살을 기도한다. 이때, 가난한 고학생인 찰리가, 장님인 프랭크를 주말 동안 돌봐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그리고 서로의 고민과 아픔을 보듬어 준다. 그러면서 둘은 생의 의지를 함께 회복한다.


파치노는 괴팍한 노인이지만, 속으로는 신념을 포기하지 않는 고결한 영혼을 연기했다.





#7 : 빈센트 한나(Vincent Hanna), 《히트 (Heat·1995)》

1970-80년대 범죄영화의 두 아이콘이 만났다. 조용하고 온화한 닐 매컬리(드니로)는 빈틈없고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르는데 반해 한나 경위(알 파치노)는 강박적인 워커홀릭인 형사로 그를 추적하고 옧죄인다.  이처럼 마이클 만 감독은 한나 경위(알 파치노)와 닐 맥컬리(드니로) 모두 선과 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입체적으로 그렸다.


그중에 LA 경찰국 강력계 수사반장인 빈센트 한나(알 파치노 분)는 일에 중독되어 가정을 등한시한다. 결국 두 번의 이혼 경력에 이어 세 번째 결혼마저 위기에 처함에도 불구하고, 범인을 끝까지 추적한다.





#6 : 로웰 버그만 (Lowell Bergman), 《인사이더 (Insider·1999) 》

로웰 버그만은 CBS "60분"의 PD이다. 그는 담배회사의 중역 제프리 와이먼(러셀 크로우)의 내부고발을 취재한다. 외압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끝까지 지켜나가는 언론인을 충실히 연기했다. 특히 해변에서 진지한 통화 장면은 압권이다. 내부자의 고충을 연기해낸 러셀 크로우와 전설적인 기자로 분한 크리스토퍼 플러머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충실히 서포트한다. 


그런 한편, 암울하고, 무거운 극 분위기를 끌고 나가며, 어떤 배우와 있던지 프레임을 지배한다. 





#5 : 리키 로마(Ricky Roma),《글렌게리 글렌 로스 (Glengarry Glen Ross·1992)》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

회사 욕을 하면서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이야기다. 세일즈맨이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냉혹한 현실과 기업문화를 말이다.


세계 3대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모두 연기상을 수상한 잭 레먼을 비롯해서 에드 해리스, 케빈 스페이시, 알렉 볼드윈 등 쟁쟁한 배우들 틈에서 이 분은 단연 빛난다. 사내 에이스, 리키 로마는 실적 1위를 내달리는 이유는 단 한 장면이면 충분하다. 그만큼 화면 장악력이 어마 무시하다. 차근차근 고객을 설득해나가는 독백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마성의 알 파치노'라고 외칠 수밖에 없다.




#4 : 소니 워칙 (Sunny Wortzik), 《뜨거운 오후 (Dog Day Afternoon·1975)》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사회파 감독, 시드니 루멧은 1972년 브루클린에서 발생한 은행털이범 실화를 다뤘다. 한심하고 어이없을 만큼 어설픈 2인조 은행강도로 따분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풍자한다.


파치노는 여기서 즉흥연기로 한 '아티카! 아티카!' 덕분에 단숨에 안티 히어로로 승화된다. 그리고, 70년대에 주류 영화에서 파치노는, 동성애자로 분하는 매우 대담한 결정도 했다. 





#3 : 프랭크 서피코(Frank Serpico), 《형사 서피코 (Serpico·1973)》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실존 인물을 연기함에 있어서 알 파치노는 탁월한 재능을 발휘한다. 프랭크 서피코는 단지 정직하다는 이유로 경찰 조직에 의해 위협받는 뉴욕 경찰관(형사)이다. 


극사실 주의자인 파치노는 조직문화의 피해자로서의 강력한 멘틀과 왕따를 당하면서의 고립감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특히, 굉장한 장면은, 뭣보다 내면의 고통을 제일 미묘한 방식으로 표현한 마지막 순간이다. 





#2 : 토니 몬타나(Tony Montana), 《스카페이스 (Scarface·1983)》

80년대 들어서 잠시 주춤했던 그의 경력을 단숨에 부활시켜준 캐릭터가 있다. 마이클 꼴레오네 이후 2번째로 가장 상징적인 갱스터로, 전 세계 영화배우들에게 영향을 줬다.


'토미 몬타나' 그 자체를 살아 숨 쉬는 존재로 만들어버린 알 파치노의 무시무시한 화면 장악력은, 무분별한 과욕에 대한 반면교사로 오늘날 남아있다.





아차상 (Honorable Mentions)   

Bobby, 《알 파치노의 백색공포 (The Panic In Needle Park·1971)》

Arthur Kirkland,《용감한 변호사(... And Justice For All·1979)》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

Alphonse "Big Boy" Caprice,《딕 트레이시 (Dick Tracy·1990)》

Dectective Frank Keller,《사랑의 파도 (Sea Of Love·1992)》

Carlito Brigante,《칼리토 (Carlito's Way·1993)》

John Milton,《데빌스 애드보킷 (The Devil's Advocate·1997)》

Dr. Jack Kevorkian,《유 돈 노우 잭 (You Don't Know Jack·2010)》

Jimmy Hoffa, 《아이리시맨(The Irishman·2019)






#1 : 마이클 콜레오네(Micheal Corleone),《대부 3부작 (The Godfather Trilogy·1972-1990)》

아카데미 남우조(주)연상 후보

코플라가 로버트 레드포드, 잭 니콜슨, 워렌 비티를 요구하는 제작사의 요청을 거절한 건 신의 한 수가 됐다.


본래 패밀리 일에 관심 없었지만,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서 살인을 저지른 뒤 본격적으로 마피아에 빠져든다. 살인교사 및 형제 살해, 실패한 사랑, 권력의 축적을 배경으로 한 가문에 대한 충성은  '노력하면 다 된다'는 아메리칸드림의 허상과 20세기 이민자들의 경험 전체를 동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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