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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24. 2022

모리타니안,세계 유일의 관타나모 옥중기

《The Mauritanian, 2020》후기

케빈 맥도널드 감독은 검은 히틀러라 불리는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을 다룬 <라스트 킹(2006)>, 레게의 전선, 밥 말리를 다룬 <말리(2012)>, 세계 3대 디바 중 한 명인 휘트니 휴스턴을 다룬 다큐멘터리 <휘트니(2018)>등 실화를 주로 스크린에 옮겨왔다. 그런 그가 이 영화의 제작자인 베네딕트 컴버배치으로부터 어떤 책을 권유받는다. 그 책은 ‘모하메두 울드 슬라히(타하르 라힘)’가 쓴 옥중기 『관타나모 일기(Guantanamo Diary)』이다. 슬라히는 기밀로 분류된 이 일기를 출간하기 위해 6년간의 법정 투쟁을 거쳤다.


그 사연은 대략 아래와 같다. 슬라히의 사촌이 빈 라덴의 휴대전화로 슬라히에게 연락했다는 이유로 그는 9·11 테러의 주동자로 몰려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다. 한편 낸시 홀랜더(조디 포스터)는 동료 테리 던컨(셰일리 우들리)와 함께 기소도, 재판도 없이 장기간 수감된 그의 변호를 맡는다. 한편 9·11 테러로 절친한 친구를 잃은 군 검찰관 스투 코우치(베네딕트 컴버배치)는 그를 죗값을 받게 하겠다면서 기소를 준비하게 된다.


이지점부터 관객의 예상과 달리 법정영화에서 진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영화의 화법이 바뀐다. 슬라히의 유무죄 여부를 두고 국가기밀을 이유로 진실을 은폐하는 미국정부와 줄다리기하는 현재시점의 과정을 2.35:1의 화면비로, 슬라히가 관타나모에서 겪은 과거시점의 실상을 1.33:1의 화면비로 각각 달리하여 보여준다. 일부러 화면비를 좁힘으로써 슬라히의 억울함을 극대화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변호인(2013)>이 떠올랐다. 슬라히의 옥중 투고는 시대와 국격을 초월하여 어느 시대 어느 나라에서든 국가의 이익을 위해 힘없는 개인을 희생할 수 없다는 인류적 가치로 확장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나라 관객들이 보더라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영화이다.


★★★☆ (3.4/5.0)


Good : 타하르 라힘의 대단한 연기

Caution : 중국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영화!


●밥 딜런의 "The Man In Me"를 따라 부르는 에필로그에서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트라이얼 오브 시카고 7>이 더 좋은 영화이지만, 에필로그 때문에 똑같은 별점을 줬다.


●제목의 ‘모리나티안’은 북서 아프리카에 있는 모니라티 공화국인을 뜻한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이 나라가 말리 옆에, 모로코 밑에 있는 줄 몰랐다.


■놀라운 점은 이것조차 국가기밀이라는 명분하에 순화된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래도 정부의 치부를 고발하는 영화가 만들 수 있다는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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