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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28. 2022

킹메이커, 목적과 수단

《Kingmaker·2022》

<킹메이커>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책사 엄창록을 모티브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 만들어진 팩션이다. 김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삼은 정치인 ‘김운범(설경구)’와 김대중, 박정희, 노태우 역대 대통령 3명에게 지원 요청을 받은 유례없는 킹메이커 엄창록을 모델로 한 ‘서창대(이선균)’이 주인공이다.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은 김운범과 서창대가 때로는 의기투합하고 때로는 대립하면서 선거의 이면을 다룬다. 6.25당시 북한군 출신인 서창대가 길에서 연설하는 김운범이 이념논쟁을 종식시키겠다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는다. 서창대는 김운범의 선거캠프를 찾아가 그를 대선후보로까지 끌어올린다. 



상대는 '독재자'다. 공무원을 동원할 수 있으며, 재벌에게 거둬들인 비자금으로 돈을 뿌리는 금권선거로 야당을 찍어 눌렀다. 서창대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로 비유한다. 이상주의자 김운범은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을 강조하지만, 현실주의자 서창대는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 브로맨스를 이야기의 축으로 감각적인 연출을 더한다. 60년대 거친 질감을 살린 화면을 더한 것이다.


전반부에 서창대의 지략으로 승리하는 과정은 흥미진진하다. 선거전략을 이벤트 장면처럼 스타일리시하게 처리한다. 반면에 1971년 대통령 선거부터 정치적 논란을 줄이기 위해 깊게 파지 않는다. 왜냐하면 박정희가 ‘지역감정‘이라는 물량전으로 전환했다. 인구수로 서창대의 선거전략을 압도해버렸기 때문이다. 


이렇듯 영화는 여야 어느 편으로도 쏠리지 않고 중립은 지킨다. 영화는 피상적으로 670년대 선거판을 나열한다. 즉 영화는 김운범의 선거를 쫓되 김운범과 서창대의 정치철학적 대립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룬다. 갈등이 약하니까 드라마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생각하면 진지하지도 가볍지도 않아 편안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극대화된다.


★★★ (3.0/5.0)


Good : 정치적 논란이 생길 구석이 1도 없다.

Caution : 목적과 수단의 전도현상은 소재일 뿐


■원제는 '킹메이커: 선거판의 여우'였다고 한다.


●2004년이 되어서야 금권선거가 일정 부분 해소된다.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른바 차떼기 및 대북송금 특검 문제가 터져 나오면서 2004년에 ‘오세훈법’이라 불리는 정치자금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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