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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27. 2022

R&B 앨범 추천 TOP 100 (4)

~21위

R&B(리듬 앤 블루스)는 블루스를 춤곡 형태로 변환한 장르로 1940년대부터 상업적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된다기존의 재즈, 블루스에 부기우기(Boogie-woogie), 아프로-쿠바(Afro-cuban) 리듬 등이 결합한 형태로 독립된 음악 장르라기보다는 재즈와 블루스의 일종으로 받아들였다. 1950년대 중반부터는 이복형제인 로큰롤(Rock 'N' Roll)의 태동에 큰 기여를 하며 보다 흑인적인 장르로 차별화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모타운에 의해 K-POP 아이돌의 클리셰들이 이때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흑인 인권운동이 벌어지자 블랙 파워 정신 등 흑인의 정체성을 고취시키는 '소울 음악'으로 사회적 목소리를 담기 시작했다. 현재는 팝, 힙합, 가스펠, Funk, 디스코, EDM, 얼터너티브 록, 라틴 팝, K-POP 등에 R&B 요소가 포함되는 것이 일반적국룰이다.   


흑인 음악답게 즉흥적이며, 그루브(groove)라 불리는 R&B 특유의 리듬감이 흥을 돋운다. 블루스, 부기우기 뿐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서 건너온 리듬이나 로큰롤 특유의 8비트 리듬 패던의 싱코페이션 변주곡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다문화를 수용한다.  그래서 느린 슬로우 템포(발라드)조차 청중들은 리듬에 몸을 맡기며 춤을 출 수 있게 되었다. 이런 특징이 R&B의 생존전략이며, 현대 대중음악이 기존 장르와 융합을 통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비결이다.




#40 : 엘비스 프레슬리, From Elvis In Memphis (1969)

엘비스 프레슬리는 점점 더 형편없는 영화들에 출연하면서 1960년대 대부분을 낭비했다. 그의 재기는 젊은 시절의 R&B를 집중적으로 부른 TV라이브였고, 그 일로 추진력을 얻은 엘비스는 소울 커버 음반을 기획하게 된다. 신곡 ‘In The Ghetto’은 즉시 히트하며 그를 다시 정상에 올려놓았다. ‘Long Black Limousine’, ‘I’m Moving On’, ‘Only The Strong Survive’, ‘Any Day Now’ 등에서 희로애락(喜怒哀樂)을 오가는 소울 보컬이 일품이다. 이런 점이 ‘역사상 가장 훌륭한 화이트 소울 앨범’으로 회자된 배경이다. 




#39 : FKA 트위그스(FKA Twigs), Magdalene (2019)

1집<LP 1(2014)>은 UK 트립합의 몽롱한 기운을 빌린 얼터너티브 R&B 수작이었다. 2집 <Magdalene>은 장르의 모호성으로 가고 있는 현 추세에 발맞춰 아방가르드 팝, 아트 팝에 훨씬 가깝다. 핵심은 모순의 공존이다. 제목부터가 창녀와 신실함의 이미지가 혼재한 마리아 막달레나에서 따왔다. 사운드에서도 R&B와 일렉트로닉, 얼터 팝, 트립합, 오페라, 챔버 팝, 불가리안 포크의 영향이 뒤엉키고, 가사에는 진지함과 조소, 연약함과 단단함의 콘트라스트가 매혹적이다. 가사를 내뱉는 FKA 트위그스의 목소리 역시 섬세함과 강렬함 사이를 자유로이 오간다.     


FKA 트위그스는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 자신을 이야기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보편성을 잊지 않는다. 우울한 자위를 노래하는 'daybed', 고통과 분노에서 서글픔으로 이어지는 'Home with you', 그리고 정제되지 않은 두려움을 드러내는 'cellophane' 까지, 한 사람의 인생에 관한 이야기면서도 사회에게 부여당한 정체성을 직시하는, 정치적인 주체로서의 개인의 서사다. FKA 트위그스는 분노와 자애, 욕망과 신성함을 모두 끌어안아 입체적인 자아를 완성한다. 마리아 막달레나의 입장에 빗대어, 차별받고 소외당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그 어떤 개인도 한 가지 틀로 규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 이건 시대정신이다.

   



#38 : 키드 커디, Man On The Moon: The End Of Day (2009)

갓 태동한 얼터너티브 R&B이 나아가야 할 나침반이 된 앨범이다. 2000년대와 2010년대를 구분하는 가장 큰 키워드는 '얼터너티브' 즉 대안이다.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난 시도를 대안이라고 부른다. 힙합에서 대안이 등장한 것은 전자음악의 사운드와 노래였다. 과거 금기시되었던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고, 샘플링에 기반한 작법은 미디 신호로 옮겨왓다. 키드 커리는 그보다 한 걸음 더 내딪었다. '달 위의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같은 음반을 선보인다.


이 음반은 ‘The End Of Day', 'Rise Of The Night Terrors', 'Taking A Trip', 'Stuck', 'A New Beginning'으로 5편의 단편소설을 모아놓은 듯 단일하지 않지만, 불안, 우울증, 외로움에 관한 주제로 느슨하게 묶었다. 래핑에 박력이 넘치거나 비트가 굉장히 호화롭지도 않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모호한 태도가 'Trap & B'를 낳은 원동력이 되었다. 필 콜린스(Phil Collins)보다 의식의 흐름대로 표현한 기발한 착상만으로도 감상할 가치가 충분하다.




#37 : 제임스 브라운, Sex Machine (1970)

제임스 브라운을 알기 위해서는 박스세트 <Star Time(1991)>가 최선이겠으나 그가 창작력이 절정이었던 시기는 정확히 1970년이다. 라이브 앨범답게 그와 그의 밴드가 놀라운 재능을 발휘한다. 특히 “Get Up (I Feel Like Being A) Sex Machine"을 11분 동안 진행되는 데도 전혀 지루하지 않는다. 향후 (힙합을 포함한) 소울 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예고하고 있다. 아예 멜로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반복적인 코드와 리듬 위주의 이 곡이 가져다 준 충격은 실로 상당한 것이다.   

   



#36 : 마빈 게이, Let's Get It On (1973)

마빈 게이는 사회적으로 의식이 있는 앨범 《What's Going On(1971)》의 후속편은 반대로 세속주의로 돌아선다. 보수적인 음악산업에 성적 혁명을 일으킨다. "Keep Goting' It On," “You Sure Love To Ball”, "Just To Keep You Afficient" 등에서 들려오는 순수한 관능과 농염한 에너지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빈 게이는 정형화된 모타운 사운드를 탈피하고자 열정적인 리드 보컬과 MTR(멀티 트랙 레코딩), 빈티지한 연주를 배치한다. 이 아이디어는 라이오넬 리치와 릭 제임스 등에 의해 전파된다. 일명 ‘베드송’이라 불리는 스타일은 이십 년 후에 ‘슬로우 잼’이라고 하는 서브장르로 정착된다. 프린스, D'Angelo, 알 켈리, Q-Tip, 에리카 바두, 재즈민 설리번, 배리 화이트 등에 의해 모방되었지만 결코 원조를 복제할 수 없었다.




#35 : 메리 J. 블라이지, My Life (1994) 

메리 J. 블라이지는 1집<What's The 411? (1992)>로 ‘힙합 소울(당시 완전히 새로운 R&B 하위 장르)’을 이끌었고 바로 그 장르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그러나 그녀는 바라던대로 스타가 되었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조데시의 세드릭 "K-Ci" 헤일리와의 떠들썩하고 학대적인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되었고, 그녀는 약물 남용을 통해 치료하려고 했던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그녀는 ‘음악’으로 이겨내기 위해 처키 톰슨과 션 콤스와 함께 매우 개인적인 음반을 제작하게 된다. 그녀가 'You Bring Me Joy'에서 파트너에게 감사를 표할 때, 미묘한 표현이 나타난다.  "Don't Go," "Be With You", "I'm Going Down" 음반을 들으면 들수록 억압받는 관계성이 드러난다. "Mary Jane (All Night Long)", "Be Happy", "I Love You"에서 행복을 바라는 여자의 심정이 사랑스러우면서도 애처롭게 들린다. 커티스 메이필드, 로이 에이어스, 알 그린, 테디 펜더그래스, 마빈 게이, 배리 화이트, 릭 제임스, 메리 제인 걸스 등 7080년대 따스한 소울 음악의 샘플을 채집하여 가상악기로 현대화한다. <My Life>는 힘든 한 해를 연료삼아 (자기 자신을 포함해서) 관계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로한다. 




#34 : 키스 씨 고스츠, KIDS SEE GHOSTS (2018)

신생장르의 선구자들끼리 뭉쳤다. 앨범의 의의는 사이키델릭 소울과 힙합의 결혼이다. 두 사람은 "Freeee (Ghost Town, Pt. 2)"와 "Reborn"은 정서적 위안을 얻기 위해 정신적 두려움과 불안에 맞선다. <KIDS SEE GHOSTS>에서 과거의 성공에 도취되지 않고 현재의 실패를 순순히 인정한다. 단점을 내보이고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 그것이 곧 자유로워질 수 있는 깨달음임을 득도한다.




#33 : TLC, CrazySexyCool (1994)

스파이스 걸스의 「Spice (1996)」와 더불어 걸그룹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걸작이다. 양현석이 ‘블랙핑크’와 ‘2NE1’을 기획하는 계기가 ‘TLC’ 같은 그룹을 만들고 싶어서였다고 밝혔다.    

  

티오네 "티보즈" 왓킨스의 농염한 저음, 리사 "레프트 아이" 로페스의 톡톡 튀는 래핑, 로존다 "칠리" 토마스의 부드러운 코러스가 섹시한 보컬 하모니를 형성한다. 흥겨운 그루브를 타고 당신을 홀딱 벗겨버린다. 이들의 관능적인 섹스어필은 피동형이 아닌 사동사에 가깝게 표현한다. 남녀모두 남자가 이성관계에서 리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크게 벗어난다. 남성은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여성은 자기 주도적이라 남녀모두 이 앨범에 크게 만족해했다. 

  

  

 

#32 : 니나 시몬, Wild Is The Wind (1966)

니나 시몬은 빌리 홀리데이만큼 블루스를 잘 소화하고 엘라 피츠제럴드만큼 재즈를 잘 표현했다. 클래식의 대위법, 재즈의 즉흥연주, 블루스의 변조 등 어떤 장르와 스타일도 너끈히 소화하는 시몬의 절충주의가 어떻게 하나의 응집된 사운드로 결집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훌륭한 예다. 

     

오프닝 ‘I Love Your Lovin’ Ways’은 절제미를 해제한 니나 모드가 가장 즐겁고 떠들썩하게 불렀고, 다음 곡 ‘Four Women’은 제목그대로 흑인 여성 네 명의 고난을 억누르듯 불러 처절함이 더욱 뼈저리게 만든다. ‘Why Keep On Breaking My Heart’와 ‘Either Way I Lose’는 고요한 정적을 음악적 서스펜스로 극대화하며 독자적인 타이밍에 듣는 이의 허를 찌른다. 훗날 "Wild Is The Wind"은 데이비드 보위가 "Lilac Wine"을, 제프 버클리가 리메이크한다. 




#31 : 리틀 리처드, Here's Little Richard (1957)

대중음악 자체가 다문화의 산물이다. 리틀 리처드는 ‘백인에게 먹힐 R&B’를 개량했다. 1955년 10월 ‘Tutti Frutti’이 차트에 진입했고, 뒤이어 1956년에 ‘Long Tall Sally’, ‘Slippin And Slidin’, ‘Ready Teddy’, ‘Jenny Jenny’이 연달아 히트했다. 이 앨범은 R&B와 로큰롤의 줄기세포라고 할 수 있다. 대중음악의 모든 장르가 이 앨범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0 : 타일러 더 크레이에터 IGOR (2019)

영화<영 프랑켄슈타인>의 곱추 캐릭터에 자신을 비유하면서 전 남자친구와 그의 여자친구 간에 삼각관계를 테마로 삼고 있다. <IGOR>는 랩과 힙합 비트가 쓰이긴 했지만 네오 소울에 가깝다. 그리고 퍼럴 윌리암스 궁극적으로 프린스처럼 R&B, 신스팝, 두왑, 소울 등 다양한 장르를 그만의 색채로 채색한다. 복고적인 분위기, 역동적인 신스 진행, 각종 소스의 활용, 겹겹이 쌓아 올린 멜로디를 통해 변주에 주안점을 둔다.      


그러나 산만하지 않고 통제되어 있어 의도적으로 연출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IGOR>는 멜 브룩스의 코미디영화를 모티브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벼움을 바탕으로 펼치는 다양한 템포를 가미한다. 음향에서 거칠다가도 부드러운 질감을 오가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랑, 이별, 미움, 기억과 향수, 고통 등 여러 감정을 묘사한다. 전에 없던 여유가 느껴져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어 좋았다.




#29 : 아이작 헤이스(Isaac Hayes), Shaft (1971)

<Hot Buttered Soul (1969)>로 아이작 헤이스의 모든 것을 다 함축한 작품이었다. 이렇듯 절정에 오른 창작력으로 영화음악에 도전한다. R&B 아티스트로는 최초로 시도되는 첫 더블 앨범을 제작한다. 헤이스 특유의 드라마틱한 곡 구성과 편곡 능력이 빛을 발했다. 영화음악의 형식과 소울, 재즈, 록의 대중음악의 요소가 만난 역사적인 순간이다. 열정적인 랩 보컬과 의 장엄한 소울 오페라 ‘Theme From Shaft’은 역동적이며, 게토에서의 삶을 노래한 ‘Soulville’은 감미로우며, 19분 30초짜리 대사서시 ‘Do Your Thing’은 영화를 접하지 않은 일반대중에게 귀로만 들어도 되는 한편의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이었다. 

     

백인 주류층에게 ‘흑인문화‘의 개막을 고했다. 차트와 박스오피스에서 승승장구했고 그래미상마저 휩쓸었다. <샤프트>의 대성공으로 인해 흑인 배우와 유색인종 영화인들이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편 아이작 헤이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음악부분 수상자(주제가상)가 되었다    

 



#28 : 비지스 外, Saturday Night Fever (1977) 

디스코를 대중문화의 정점에 올려놓았다. <토요일 밤의 열기>은 당시 비주류였던 ‘디스코’를 순식간에 1970년대의 춤으로 승격시켰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사운드트랙 중 하나로 그래미 6관왕으로 비평적·상업적 대박을 터뜨렸다. 'Stayin' Alive', 'How Deep Is Your Love', 'Night Fever', 'More Than A Woman'은 영국의 포크 트리오 ‘비지스’를 단숨에 팝스타로 만들었다. 경기침체에 빠진 조국은 섹스 피스톨즈와 클래시에 의해 혁명을 외치고 있었다. 대서양을 두고 미국과 영국의 분위기는 이토록 달랐다.     


무엇보다 R&B 앨범으로는 최초로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했고, 영국 앨범 차트에서도 6위를 기록했다. 백인에게 소울을 안내하는 사전으로 R&B의 과거와 미래의 어휘를 만나볼 수 있다. (마이클 잭슨이 출현하기 전에) 로큰롤에서 소울로 넘어가는 권력 이양이 예고하는 트레일러다.


     


#27 : 레이 찰스, Modern Sounds In Country And Western Music (1962)

1962년 당시에 이 앨범이 일으킨 충격의 강도를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마틴 루터 킹이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고 연설하기 18개월 전, 흑인 가수가 행크 윌리엄스와 돈 깁슨의 곡들을 제멋대로 불렀으니 그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시민권 운동의 절정에 이르렀을 때 대중음악의 인종적 장벽에 도전했다. 음반사의 우려를 뚫고 컨트리, 포크, 가스펠을 포용하며 R&B를 메인스트림 장르로 발돋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컨트리 음악을 R&B 음악 언어로 해석하는 찰스의 방식은 다른 흑인 R&B 크리에이터에게 그들의 창조적 경계를 넓히도록 동기를 부여했다.    

 



#26 : 마이클 잭슨, Bad (1987)

역사상 가장 성공한 앨범 <Thriller> 이후 중압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의 기다림 끝에 발매되어 무려 5곡의 넘버원 히트로 "최다 1위곡을 보유한 앨범”으로 아직도 깨지지 않은 위용만으로도 앨범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감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케이티 페리의 <Teenage Dream (2010)>과 동률이다.) 그렇게 <Thriller>과 함께 단 2장으로 80년대를 완벽히 지배했다.  

   

마이클 잭슨이 본격적으로 팝의 황제로 불리기 시작한 시기이며, 흑인음악이 어떻게 팝/록과 함께 섞일 것인가의 최대치를 보여준 걸작이다. 〈Just Good Friends〉, 〈I Just Can’t Stop Loving You〉를 제외한 곡이 뮤직비디오로 제작되었고 <문워커>라는 영화로 완결되었다. 즉 오늘날 비주얼 앨범 개념은 이 앨범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이로써 대중음악이 본격적으로 종합예술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25 : 팔리아먼트(Parliament), Mothership Connection (1975)

조지 클린턴은 팔리아먼트/펑카델릭을 이끌고 ‘P-Funk’을 전도한다. 펑카델릭의 <Maggot Brain>와 <One Nation Under A Groove>이 펑크(Funk)보다 애시드 록에 가까웠다면 팔리아먼트는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완벽한 R&B를 담은 일곱 개의 트랙을 완성한다.     


색소폰 스타 마세오 파커와 베이스계의 신성 붓시 콜린스, 트롬본 연주자 프레드 웨슬리, 키보디스트 버니 워렐은 여기서 완벽한 편곡을 해냈다. 아트워크, 무대 연출, 의상, 이미지 메이킹에 아프로퓨처리즘을 활용한 선구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이런 노력이 모여 펑크와 R&B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바꿔놓은 것은 오히려 당연한 결과였다. 



 

#24 : 솔란지(Solange), A Seat At The Table (2016)

솔란지는 슬라이 스톤이 창시한 사이키델릭 휭크와 소울을 훌륭하게 업데이트한다. 3집을 통해 그녀는 '비욘세의 동생'이 아닌 아티스트로 자신을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21곡이 넘는 음반이지만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표현한 네오 소울’이라는 일관된 톤을 유지하면서도 다채로운 색조들이 우아하게 펼쳐진다. 얼터너티브 R&B, 휭크(Funk)의 요소들이 몽환적이며, 여음을 강조한 창의적인 소리가 탄생했다.     


소울의 장인 라파엘 사딕이 매만진 사운드는 실험적이지만 편안한 명상을 제공한다. 그루브는 유연하고 부드럽지만 결코 들뜨지 않는 독특한 촉감으로 마감되어있다. “Cranes In The Sky”, “Mad”, “Where Do We Go”, "F.U.B.U"등은 시대정신을 담아낸 놀라운 순간이다. 매우 단호한 어조로 미국의 인종과 정체성에 대한 솔직한 성찰을 제공한다. 그녀가 평상시에 겪은 음흉한 경멸을 극복하고 ‘흑인이 아름답다’는 어머니 티나 놀스의 가르침을 노래한다. 이것이야말로 고난 끝에 성취한 예술 혼이 아니겠는가! Kelela, Nao, Moses Sumney, SZA 같은 후학들에게 이 성취를 뒤쫓아 하나의 학파를 형성했다.




#23 : 오티스 레딩, Otis Blue: Otis Redding Sings Soul (1965)

‘소울의 왕(King Of Soul)’은 거친 음색과 자유로운 표현으로 R&B 장르의 새로운 장, 소울 음악의 시대를 연 주역으로 여겨진다. 오티스는 이 혁명적인 음반을 발표하고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26살에 비행기 사고를 당한다. 목사 아들이었던 그에게 가스펠의 피가 흐르고 있었지만, 「Otis Blue」는 소울과 R&B, 팝을 망라한다. 심지어 롤링 스톤즈의 "Satisfaction"을 리메이크하기도 한다.   


 


#22 : 샤데이, Diamond Life (1984) 

80년대 마거릿 대처의 보수적 긴축정책이 영국의 노동계급을 거의 갈기갈기 찢어놓았기에 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Diamond Life」는은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기록한 영국 여성 보컬리스트의 데뷔앨범이 되었다. 한편 미국은 마이클 잭슨, 프린스, 라이오넬 리치, 레이 파커 주니어, 릭 제임스 등에 의해 백인한테 인기를 끌며 흑인음악의 대중화로 이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흑인음악의 변질이라며 환영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나이지리아계 영국인 샤데이는 이렇게 회색으로 변색되던 검은 음악을 아프리카 본연의 무드로 되돌려 놓았다.   

   

따뜻한 보사노바 ‘Smooth Operator’, 이국적인 발라드 ‘Your Love Is King’과 ‘Hang On To Your Love’, 로맨틱한 재즈 "Cherry Pie", 쿠바 스타일의 "When Am I Going to Make A Living?"로 대표되는 그녀의 매끄럽고 절제되고 정교한 사운드에는 월드뮤직의 다양한 비트가 담겨있었다. 미국 흑인음악에 가스펠과 다른 라틴, 캐러비안, 다른 이국적 사운드가 숨 쉬고 있었다. 90년대 네오 소울이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하였고, 라킴, 미시 엘리엇, 드레이크, 칸예 웨스트, 푸샤 T, 릭 로스, 비욘세, 알리야, 브랜디, 자미로콰이 등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21 : 아델, 21 (2011) 

런던 출신 소울 싱어 송라이터 아델은 지난 1집<19>에 이어 앨범을 작업하던 당시의 나이를 타이틀로 내세운다. 두 번째 앨범은 현재 그녀의 삶이 가감 없이 녹아있다. 10대소녀의 풋풋함을 내세워 팝과 레트로 소울 등 다양한 시도를 했던 전작과 달리 듣기 편안하고 컨템포러리 R&B가 주를 이뤘다. 다소 느린 템포의 곡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음반은 집중력을 흐트러뜨리지 않는다. 트랜디한 비트 하나 없이 진솔한 호소력에 담담하게 이별 후 찾아온 쓰디쓴 감정을 노래한다. '영트로(Young+retro)', '뉴트로(New+retro)'라 불리는 아날로그 감성을 풍기는 문화에 신선함을 느껴 그것을 재해석하여 만들어지는 유행을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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