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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04. 2022

힙합 앨범 TOP 100 (2)

-31위까지

힙합(Hip-Hop)은 우리나라 국힙을 비롯한 수많은 스타일을 갖고 있으며 패션산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오늘날 팬들 사이에는 요즘 힙합이 더 이상 진짜가 아니라는 논쟁이 벌어지곤 한다. 팬들 사이에서 힙합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곤경에 항의하는 장르의 뿌리에 충실해야한다면서 (히트곡을 얻기 위해) 랩을 하는 특정 힙합 아티스트들을 인정하기 않는다. 논쟁의 어느 쪽에 있든, 우리는 힙합이 음악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장르 중 하나라는 사실에 모두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60 : 릴 웨인 - Tha Carter III (2008)   

릴 웨인은 차분한 비트로 남부힙합의 선입견을 깬 "Lollipop" 보컬 샘플이 반복되는 비트에서 랩을 쏟아내는 "A Milli", 티 페인의 후크를 활용한 세련된 남부힙합 "Got Money", 산뜻한 기타연주와 R&B 보컬 위에 랩을 한"Mrs. Officer"로 전통적인 랩 발성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발음을 일부러 뭉개고 언어의 의미론적, 음성적 허점을 유머로 활용한다. 2000년대의 크렁크 음악에서 2010년대의 트랩 음악으로 이끈 장본인이며, 랩을 포함한 대중문화를 새로운 맥락으로 끌어들인다.




#59 : DMX - It’s Dark And Hell Is Hot (1998)

가난, 학대, 투옥으로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얼 ‘다크맨 X’ 시몬스는 원초적인 강렬함과 감정적 깊이를 세상에 소개했다. 길거리 삶의 투쟁을 포착한 투박한 현실주의를 공격적으로 전달한다. "Get At Me Dog," "Stop Being Greedy," "The Convo"에서 개가 짖는 울부짖음, 자기모순으로 점철된 고백의 다면적이고, 감정적으로 풍부한 뒤엉킴이 머리카락을 쭈뼛쭈뼛 서게 한다. 90년대 후반의 힙합 풍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DMX의 유산(폭력의 허무주의)을 남겼다.




#58 : 빌리 우즈(billy woods) & 케니 시걸(Kenny Segal) - Maps (2023)

빌리 우드의 〈Aethiopes〉를 고르려다 이 작품을 선정했다. 뉴욕의 MC 빌리 우즈와 LA의 프로듀서 케니 시걸은 근사한 로드 무비를 제작한다. 팬데믹으로 강제 칩거한 그들이 느낀 바는 경유지와 장거리 여행, 새로운 음식과 이상한 풍경으로 가득한 45분짜리 여행기다. 마틴 스콜시지의 <특근>같은 블랙코미디와 초현실주의가 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초반 힙합 황금기를 소환하는 타임머신이 되었다.




#57 : 대니 브라운(Danny Brown) & 제이펙마피아(JPEGMAFIA)- Scaring The Hoes(2023)

디트로이트 출신 대니 브라운과 장르 해체업자 제이펙 마피아가 뭉쳤다. 두 괴짜는 급진적이고 다소 엉뚱한 형태의 정치학을 탐구한다. 힙합을 기반으로 누가 권력을 쟁취할지 궁금하게 할 여러 장르를 해체하고 리빌딩한다. 비주류 래퍼들은 Z세대들이 꿈꾸는 신세계를 음악에 담았다. 종잡을 수 없이 중성자가 튀어나와 핵분열을 이루는 독특한 음악은 괴이하고 변칙적이고 중독적이라 당신을 매료시킬 것이다.




#56 : 빈스 스테이플스(Vince Staples)- Summertime 06' (2015)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겪은 어린 시절을 다큐멘터리처럼 건조하게 설명한다. 따뜻한 기후와 거리가 먼 어린 시절은 경찰의 난입, 갱단끼리의 영역다툼 같이 매일 전쟁처럼 참혹한 경험을 토로한다. 흥미로운 건 가사를 관통하는 빈스의 태도다. 보통의 갱스터 랩이 고난과 성공을 극적으로 대비시키지만, 마치 마틴 스콜세지의 갱스터 영화처럼 암울한 현재를 문학적인 장치로 미화하지 않는다. 게토에서 겪는 고난을 웅변하고 동시에 자신의 유약한 면과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 모를 상황에 대한 불안감을 과감히 노출한다. 덧붙여 여성을 남성성의 과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 의지할 대상으로 묘사한 대목도 인상적이다.




#55 : 비스티 보이즈 - Licensed To Ill (1986)

빌보드 200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 첫 번째 랩 LP이다. “Fight For Your Right”, “No Sleep Til Brooklyn”, “She’s Crafty”에서 힙합이 펑크록과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세상에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는 장르임을 천명한다. 동시대의 펑크 록과 메탈의 영향을 받아들여 ‘뉴 스쿨 힙합’을 창시했다. 힙합과 록 양쪽에 모두 만족감을 주는 완전히 새로운 사운드였다. 〈Licensed To Ill의 의의는 뉴메탈, 랩 록의 출현 혹은 래퍼가 록스타 이미지를 대체하는 예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4 : 솔트 앤 페파(Salt-N-Pepa) - Hot, Cool & Vicious (1986)

셰릴 "솔트" 제임스와 산드라 "페파" 덴튼의 데뷔작은 남성 중심적인 장르에 여성이 설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렸다. 여성 랩 레코드 최초의 플래티넘은 듣는 순간 모든 방을 댄스 파티장으로 바뀐다. 재치 있는 운율과 자매애를 자랑하며, 그들이 만났던 추잡한 남자들을 모두 디스하고 힙합 왕족이라고 자칭한다. R&B와 힙합의 결합 뉴 질 스윙(뉴 잭 스윙의 여성형)의 도래를 알린 "Push It"은 오늘날에도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Hot, Cool & Vicious〉은 전설로 칭하기에 전혀 아깝지 않다.




#53 : 모스 데프(Mos Def) - Black On Both Sides (1999) 

오늘날에도 이 앨범을 듣는 이유는, 새천년을 앞두고 힙합을 발전시킨 공로를 기리기 위함이다. 모스 데프는 올드 스쿨의 허세를 뉴 스쿨의 시학과 병합하면서 힙합의 새로운 장을 연다. 수록곡 ‘Ms. Fat Booty, Brooklyn Mathematics’에서 돈과 명성에 영합하지 않는 MC가 어떻게 흑인 사회 문제를 진지하면서도 재치 있게, 열정적이고, 창의적이고 지적으로 다루는지 감상하게 한다. 독일 전자음악 거장인 크라프트베르크부터 스탠리 클락, 빌 에반스 같은 재즈 명장까지 폭넓은 범주에서 참조했고, 그 덕분에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하게 되었다. 그 풍성한 분위기에 맞춰 별의별 이야기를 전염성 있는 비트와 발랄한 운율로 쌓았다.




#52 : 갱스타(Gang Starr) - Moment Of Truth (1998)

갱스타(Gang Starr)의 앨범만큼 일관성 있는 카탈로그를 자랑할 수 있는 아티스트는 거의 없다. 최고작을 묻는다면 팬들마다 모두 다른 앨범을 고를 수 있다. 그것은 그들 작업의 전반적인 우수성을 충분히 말해준다. 〈Step In The Arena (1991)〉, 〈Hard To Earn 1994〉와 비교할 때 가장 응집력 있는 5집을 골랐다. “Take A Rest", "Step In The Arena", "Execution Of A Chump", "Just Get A Rep", "Who's Gonna Take The Weight", "Check The Technic" "Form Of Intelligence"에서 허영과 과시를 쫓기보다는 힙합의 순수한 본질 즉 두 대의 턴테이블과 하나의 마이크로폰에 충실했다. 구루(Guru)와 DJ 프리미어(Premier)은 1집의 공식을 깨지 않았다. 힙합이 상업성에 변질될 무렵, 힙합의 근본에 수절했다. 그것이 오늘날 힙합 아티스트와 프로듀서에게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시대를 초월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51 : 델트론(Deltron) 3030 - Deltron 3030 (2000)

힙합에서도 너바나처럼 새로운 대안이 등장했다. 프로듀서 댄 디 오토메이터(Dan the Automator), 래퍼 델 더 펑키 호모사피엔(Del the Funky Homosapien), DJ 키드 코알라(Kid Koala)이 뭉쳐 SF 랩 오페라를 공연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주로 삶의 영역을 확장한 3030년의 미래 세계는 아이러니하게도 문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처한다. 핵전쟁, 대재앙, 전염병, 식량 부족, 기후 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록, 포크, SF영화 사운드트랙, 라틴 팝 등 시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소스를 끌어와 극적인 묘미를 극대화한다. 이 상상력이 뛰어난 얼터너티브 힙합(Alternative Hip Hop) 앨범은 3030년이 되더라도 힙합이 사라지더라도 인류의 귀중한 유산으로 남을 것이다.




#50 : 지드(J.I.D) - The Forever Story (2022) 

붐뱁 힙합의 구원자는 아이러니하게도 트랩 사운드의 고향인 애틀란타 토박이 출신이다. 그런 특징이 엿보인다. 예를 들어 “Never”, “Underwear”은 트랩과 붐뱁을 넘나드는 하이브리드의 진수를 보여주며, 서정적인 싱잉 랩 “Hereditary”, “All Bad”에서 노래 솜씨를 뽐낸다. 붐뱁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한다. 이야기꾼으로서 그가 행한 실수와 음악적 포부를 꽤 흡입력 있게 전개해나간다. 얼핏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비범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49 : 엠아이에이(M.I.A.) -Arular (2005)

<Arular>는 힙합과 일렉트릭, 댄스홀, 펑크까지 다양한 스타일을 통합하며 괴악한 사운드를 자랑한다. 다양한 문화권에서 영향을 받아 진정한 월드뮤직을 들려준다. 노래와 랩의 경계를 허물고, 신시사이저로 찍은 화성은 듣기 좋은 배열을 위배한다. 그러나 리듬은 소카 음악, 아프리카 악기, 영국의 그라임 사운드 등 댄스 플로어에 적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엠아이에이(M.I.A.) 는 임신 중에 랩을 하거나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가운데 손가락을 치켜들어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다. 수많은 논란을 일으켰더라도 “Sunshowers”와 “Galang”에서 타협하지 않는 저항 의식을 표출했다.





#48 : 즈자(GZA), Liquid Swords (1995)

GZA는 진정한 천재이다. 우탱클랜이 랩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킴으로써 RZA와 GZA는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GZA의 데뷔 앨범은 비타협적이다. 트랙 리스트부터 흥겹다는 느낌을 거의 주지 않는다. 아트워크도 앨범커버라기보다는 그래피티에 더 가까운 모습이다.     


이 음반은 오케스트라를 동원하고, 압도적인 비트와 무술영화의 영향을 짙게 배어있다. 앨범 제목부터 ‘초류향(Legend Of The Liquid Sword)’에서 따와 명명했다. 심지어 아들을 동반한 검객의 대사를 도용한다. 몽환적인 힙합을 추구하지만, 멜로디가 뚜렷하며 GZA의 쿨한 전달력이 돋보인다. 갱스터 랩을 무술, 도교, 문학의 영역에서 깊이를 부여하려 한 공로가 크다. 르자의 전성기 포스와 즈자의 명석함이 잘 담긴 음반이다.    




#47 : 릴 킴(Lil Kim), Hard Core (1996)  

많은 여성 래퍼들이 남성 래퍼의 화법을 답습하던 시절에 그녀는 여성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강렬한 음반 제목처럼 거의 포르노에 맞먹을 섹슈얼리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녀의 멘토인 비기를 포함해 저메인 듀프리, 제이 지, 퍼프 대디가 참여할 만큼 음악적 퀄리티도 뛰어났다. "Crush On You"와 "Not Tonight"에서 읽히는 주체적인 여성 래퍼의 등장은 기존 힙합 시장에 새로운 물결을 가져왔다.  




#46 :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 Flower Boy (2017)

〈Goblin 한장으로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이에 머무르지 않고 변화를 추구한다. 그는 자신의 사생활(약점)을 완전히 오픈한다. 그는 〈Flower Boy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 캐릭터, 페르소나, 자아를 내려놓는다. 넵튠스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기존 작법을 발전시켜 악기와 보컬 등 다양한 소스를 추가하며 ‘Garden Shed’, ‘Boredom’ ‘911’ 등에서 우아하게 장르를 넘나들다. 


그의 개인적인 가사는 우리 삶의 공통적인 주제이기에 앨범은 호소력을 지닌다. 단순히 자신의 내면을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세련된 음악과 탄탄한 스토리텔링을 선보이며, 우울증, 외로움, 섹슈얼리티, 사랑, 명성, 부에 이르기까지 누구라도 공감할 노래를 앨범에 가득 실었다.




#45 : 대니 브라운(Danny Brown) - Atrocity Exhibition (2016) 

이 앨범은 대니 브라운의 광기, 우울증, 쾌락주의를 엿볼 수 있는 정신적 연옥으로의 여행이다. 80년대 포스트 펑크(Punk)의 불안, 분절된 테크노 요소, 감성적인 소울 샘플이 약물 중독을 자학하는 참회록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든다. 도시에서 겪은 두려움과 절망, 심적 고통과 환각, 이율배반적인 태도, 저속한 음담패설, 자기 자신마저 희화화하는 블랙 유머가 매혹적인 소설처럼 술술 읽힌다. 디트로이트 래퍼의 실존적인 불안의 본질을 포착하고, 음악으로 구원을 얻으려는 의지가 더욱 진정성 있게 들려온다.




#44 : 칸예 웨스트, Graduation (2007)  

칸예는 뮤지컬, 하우스, 인디 록으로부터 미래의 힙합이 가야 할 길을 계시받는다. 일렉트로닉으로 고전 소울을 벗어나도 감성적인 랩을 구사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힙합의 전환점이 된 음반이다. 50 센트와의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블링 시대를 종결지었다. 이로써 얼터너티브 힙합이 갱스터 랩을 대체하게 되었다. 갱스터 컨벤션에 부합하지 않는 다른 힙합 아티스트들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43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Midnight Marauders (1993)

네이티브 텅즈(Native Tongues) 운동의 정점이라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음반 커버부터 아프리카 중심주의가 물씬 풍긴다. 〈Midnight Marauders은 프로덕션적으로 큰 진보를 이룬 작품이다. 전작들이 리듬에 적당한 샘플이 양념으로 들어간 수준이었다면 본작은 샘플이 메인 멜로디를 이루고 조각조각 들어간 여러 샘플이 조화를 이룬다.   

  

그들은 세 번째 앨범을 만들면서 블랙 파워 정신에 입각하여 보다 흑인의 자긍심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Award Tour", "Electric Relaxation", "Lyrics To Go" 등을 들어보면 R&B, Funk, 비밥 재즈, 소울 샘플의 부드러운 질감이 추가되어 있다. 특히 라이브 악기 연주와 보컬 샘플을 활용해서 힙합에 부족했던 ‘서정성’을 불어넣는다.     



  
#42 : 더 루츠 (The Roots) - Things Fall Apart (1999)

힙합 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든 포맷 중 하나가 바로 '밴드'다. 희귀성으로 말미암아 '더 루츠'는 존재 자체 만으로 상징성을 지니게 되었다. 힙합밴드답게 손쉬운 가상악기보다 실제 악기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공민권 운동을 담은 표지부터, 1,2부로 나눈 정교한 앨범 구성,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치누아 아체베의 소설 제목에서 따온 앨범명까지 음반은 어느 하나 소홀히 만들어진 부분이 없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힙합 프로듀서 스캇 스토치와 제이 딜라가 제작에 함께 한 것도 놀랍고, “Adrenaline!”, “The Next Movement”, “Act Too (The Love Of My Life)”로 창작곡으로도 훌륭한 랩 송을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한다.   




#41 : 래퀀(Raekwon) - Only Built 4 Cuban Linx (1995)

이 음반은 훗날 제이-지의 〈Reasonable Doubt (1996)와 노토리어스 B.I.G.의〈Life After Death (1997)에 의해 완성되는 ‘마피오소 랩(Mafioso Rap)’의 기틀을 제공했다. 가상의 마피아 조직이 마약을 팔아 큰 돈을 얻고 (Striving For Perfection), 강도짓을 저지른다(Spot Rusherz), 세력이 커지면서 다른 갱단과 충돌하고 (Can It Be So Simple), 끝내 몰락하여 지난 날을 참회한다. (North Star[Jewels])같은 허구의 갱스터 스토리는 2000년대 힙합, 예를 들면 릭 로스의 〈Deeper Than Rap(2009)나 제이 지의 American Gangster(2007)로 이어지는 유행 사조를 이룩했다.     




#40 : 제이 딜라(J Dilla) - Donuts (2006) 

천재의 안타까운 요절은 언제나 아쉽다. 듣기도 좋고, 투병하며 깨달은 점을 담아 내용도 충실하다. 앨범 발매 3일 후 제이 딜라는 사망하지만, 5년 후 'LA 비트씬'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그의 참신한 음악 센스가 그립다.  




#39 : 켄드릭 라마 - DAMN. (2017)

멈블 랩의 유행을 따르면서도 켄드릭 라마의 작가정신을 투영한다. 기존의 다소 건조하고 미니멀한 사운드에서 벗어나 힙합 팬 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주입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면서도 전작에서 지켜온 톤을 유지하며 일정한 통일감을 가져갔다. 1948년에 제정된 음악부분에 힙합 뮤지션으로 최초로 플리처 상을 수상했다.




#38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 We Got It From Here...Thank You 4 Your Service (2016)

원년 맴버들이 18년 만에 다시 뭉쳐 현재 미국 사회에 일어나는 갈등과 논쟁을 가감 없이 다룬다. 음반은 다소 불친절하지만, 켄드릭 라마와 제이 콜 등 현세대의 지적인 래퍼들에게 ‘원조는 뭔가 다르다’는 걸 확실히 보여준다.  1990년대 재즈 랩 사운드와 Q팁의 통통 튀는 사운드를 엘튼 존, 켄드릭 라마, 앙드레 3000, 칸예 웨스트 등 동료들이 참여해 2010년대에 부활시킨다. 첫 싱글<We The People>에서 현대 사회에 배타적이고 차별적인 태도를 비판하며 컨셔스 랩 뮤지선으로서의 정체성을 다시금 드러냈다.


   


#37 : UGK - Ridin' Dirty (1996)

Ridin' Dirty〉 은 동부와 서부에 이은 제 3의 길을 연 시발점 중 하나다. 남부 힙합, 특히 휴스턴 랩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 있는 앨범 중 하나가 되었다. 그들을 상징하는 비음 섞인 남부 억양과 통통 튀는 그루브에 녹아있는 풍성한 블루스의 기운에 취하게 한다. UGK는 서부 래퍼들처럼 쾌락주의적이고 유물론적이지만, G휭크를 추종하지 않았고, 클럽지향적인 마이애미 베이스를 즐기지 않았다. 일반적인 래퍼들처럼 돈, 마약, 여성 같은 갱들을 다루면서도 활기차고 직설적인 사운드를 통해 색다르게 갱스터 라이프를 찬양한다. 




#36 런 더 주얼스 - Run The Jewels 2 (2014)

런 더 주얼스는 ‘랩의 황금시대(Golden Age)’를 현재 시제로 옮긴다. 그러면서도 최근 대세에 영합하지 않고 전통힙합을 가장 역동적인 형태로 재생한다. 레트로한 사운드 소스, 미니멀한 서던 비트, 트랩, 덥스텝의 기계적인 질감의 소스들을 엘피 특유의 밀어젖히는 느낌의 프로듀싱으로 요리한다. 트렌드와 전혀 동떨어진 방식으로 극한의 청각적 쾌감을 선사한다.




#35 : 제이 지 - Reasonable Doubt (1996)  

제이 지는 그의 음악적 스승인 Jaz-O와 Marcy Avenue에 들르는 J-Z 지하철 노선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그의 예명인 Jay-Z로 지었다. 제이 지는 특유의 건들거리는 랩으로 범죄로 얼룩진 불가피한 사투 속에서 품은 인간적인 감정과 생각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고해상도로 이스트코스트 스타일의 북잡다단한 라이밍을 통해 그 어떤 누아르 영화와 견주어도 손색없을 묘사력을 음악안에 완벽하게 담아냈다. 




#34 : 프레디 깁스(Freddie Gibbs) & 매드립(Madlib) - Piñata (2014)

매드립은 일찍이 MF DOOM 및 J Dilla와의 협업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프레디 깁스와의 작업으로 당대 최고의 프로듀서 중 한 명으로 우뚝 올라선다. 이들을 승리로 이끈 요인은 ‘개방성’에 있다. 모든 서사를 소화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서정성을 제공한다. 깁스가 내뱉는 마디마다 생생한 이야기를 그릴 완벽한 캔버스가 준비되어 있다. 거친 스토리텔링과 기이한 비트가 영화적으로 결합하면서 "Harold's", "Bomb", "Shitsville", "Scarface"에 영혼의 숨결을, 불어넣는다. 매드립이 좋아하는 블랙스플로이테이션(Blaxploitation) 영화 한 편을 감상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33 : DJ 새도우 - Endtroducing... (1996)    

인스트루멘탈 힙합과 턴테이블리즘의 클래식, 당시나 지금이나 모두 주류는 아니었지만, 래퍼들을 위해 백업 뮤지션인 DJ를 힙합 초창기처럼 DJ의 절대적인 지위로 잠시나마 복권시킨다. 6-70년대 LP에서 추출한 샘플링의 결합과 변용을 통해 기존의 음원을 새로운 음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음반은 무엇보다 샘플링이라는 작법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래퍼 아이스-티가 남긴 "힙합은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았다. 단지, 모든 것을 재창조했을 뿐"이라는 명제를 재확인시켜준다. MC뿐 아니라 매시브 어택, 라디오헤드, 비요크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닦아줬다. 애벌랜치스의 <Since I Left You>와 함께 두 대의 턴테이블과 샘플러 한 대로도 여전히 순수한 팝의 기쁨을 창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32 : 디지 라스칼(Dizzee Rascal) - Boy In Da Corner (2003)

힙합 불모지였던 영국에서 ‘그라임(Grame)’이라는 신종 랩 장르가 출현한다. 힙합과 댄스홀(드럼 앤 베이스)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궁금하다면 이 음반에 그 해답이 있다.     


첫 곡 Sittinn Here부터 끝곡 Do It!까지 불규칙한 베이스와 전자음의 향연이 이어진다. R&B를 받아들인 그라임 "Rhythm And Grime"과 인디 록 밴드 'Hadouken'이 대중화한 인디 록을 혼합한 그라임 "Grindie"를 포함한 많은 하위 장르의 발아도 확인할 수 있다.




#31 : 칸예 웨스트 - Yeezus (2013)  

칸예는 힙합을 폄하하는 경멸의 시선들을 혐오한다. 남들이 허세 넘치는 가사로 자신의 위엄을 뽐낼 때 자신을 예수로 자처한 이는 급진적인 복음을 전한다. 랩을 감싸는 텍스트를 미니멀리즘으로 다이어트한다. 인더스트리얼, 시카고 드릴, 애시드 하우스로 대표되는 사운드 질감으로 승부하는 통에 카피캣들이 따라할 시간조차 주지 않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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