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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05. 2022

힙합 앨범 TOP 100 (3)

-01위까지

힙합은 음악업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 장르 중 하나이다. 이 예술 형식은 1970년대 브롱스 남쪽 빈민가에 거주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라틴계 및 카리브해 출신 미국인 아티스트들에 의해 현재의 경제 및 정치적 좌절감을 표현했다. 하우스 파티나 이웃 불록 파티에서 일어난 문화운동으로 힙합의 창작력은 밴드나 가수가 아니라 MC와 DJ이었다. 힙합 문화를 이루는 요소로는 ‘랩·디제잉·그래피티·브레이크댄싱’이 거론된다.

     

1979년 라디오 방송에 소개되기 시작한 ‘올드 스쿨 힙합’은 디스코의 영향과 파티 지향적인 가수로 특징지어진 장르의 첫 번째 물결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뉴 스쿨 힙합이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특징지어진 두 번째 혁신이 일어났다. ‘앨범 예술’을 통한 수많은 명반이 쏟아지며 장르의 혁신이 크게 일어나 이 시기를 ‘골든 에이지 힙합’이라 불린다.   

  

1980년대 후반에 논쟁의 여지가 있는 예술형식 ‘갱스타 랩’이 인기를 얻었다. 주로 빈민가의 폭력과 마약에 연루된 갱단 생활에 중점을 뒀다. 웨스트 코스트 힙합은 1990 년대 중반에 G-Funk가 지배했으며, 이스트 코스트 힙합은 재즈 랩, 얼터너티브 힙합 및 하드 코어 랩이 지배했다. 이 때 남부 랩과 애틀란타 힙합 등 다른 지역 스타일이 등장하면서 다각화가 계속 일어났다. 힙합은 1990년대 중반에 베스트셀러 장르가 되었고, 1999년에는 가장 상업적인 음악장르가 되었다. 그 인기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져 네오 소울, 뉴메탈, R&B와 같은 다른 음악 장르로 점점 더 많이 진출하였다.      


2000년대 중반 가사보다 비트와 음악을 더 강조한 남부 랩 장르인 ‘크렁크(Crunk)'와 같은 지역 스타일의 성공을 보았고, 얼터너티브 힙합 역시 크로스오버를 통해 주류 문화에 편입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 초반 ’블로그 시대‘동안 소셜 미디어와 블로그와 같은 온라인 음악을 베포하는 클라우드 랩이 출현했다. 주류 힙합은 갱스타 랩의 상업적 쇠퇴와 더불어 보다 서정적인 ’멜로딕 랩(싱잉 랩)‘이 인기를 얻었다. 트랩과 멈블 랩이 2010년대 중반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힙합의 가장 인기 있는 형태가 되었다. 2017년 록 음악은 힙합에 의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장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었다.




#30 : 드레이크 -Take Care (2013)

드레이크는 R&B의 미학과 플랫폼 경제시스템을 끌어들여 힙합의 정체성을 공격한다. 무료믹스테이프를 풀어 인지도를 올리는 클라우드 랩으로 상징되는 ‘블로그 시대(Blog Era)’을 연다. 


힙합은 이제 R&B의 하위 장르인 디스코와 Funk에서 비트만 채취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부터 몸체까지 혼연일체를 이룬 셈이다. 소울 샘플을 채취하는 아니라 힙합이 직접 소울을 제작하는 개혁을 몸소 이끈다. 힙합의 후드정서에서 탈피하여 중산층을 공략하고, 젊은이들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산다.      




#29 : 투팍(2Pac) - All Eyez On Me (1996)  

갱스터 랩의 교과서, 이 더블 앨범은 지금까지 투팍이 왜 힙합아이콘으로 추앙받는지 알 수 있다. 옥중앨범 <Me Against The World  (1995)>이 대박이 나자 데스 로우 레코드의 CEO 슈지 나이트이 보석금을 대신 내고 그와 계약을 맺는다.      


스튜디오에 도착한 투팍은 90년대 ‘G펑크’와 ‘갱스터 랩‘이 집대성한다. 그는 자신의 기구한 팔자를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차분하게 깊이 있는 자아성찰를 담아 영화나 책 못지않은 훌륭한 자서전을 집필한다. 더블 앨범이라는 분량이 전혀 기럭나 지루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곡 하나하나에 힘이 실려있다. 단순히 부정적이지 않아 곱씹게 듣게될 만큼 다양한 이야기를 진득하게 담아냈다. 특히 그는 흑인들에게 자성의 목소리를 높이라고 말한다. 이것이 켄드릭 라마의 미래가 될 줄은 그 당시엔 아무도 몰랐다. 




#28 :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 - Supa Dupa Fly (1997)

21세기 블랙 팝의 핵심 예언이 담겨있다. 랩과 송의 경계를 파괴한 포스트모더니즘의 결정체다. 놀라운 점은 미시 엘리엇과 팀발랜드가 단 2주 만에 앨범을 완성했다는 데에 있다. 팀발랜드 특유의 감각적 신시사이저 운용과 박자를 쪼개는 리듬구주에 바탕을 둔 혁신적인 미니얼리즘은 명곡 "Get Ur Freak On"이 수록된 3집 <Miss E... So Addictive' (2001)>에서 그 포텐셜을 터트린다. 2020년대 힙합·R&B가 가진 대중음악으로서의 확장성을 앞장서서 시사한다. 




#27 : 스눕 독, Doggystyle (1993)

대표곡“Gin And Juice”, “Who Am I (Whats My Name)?”, “Lodi Dodi”에서 펼치는 스눕 독의 느릿느릿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라이밍은 확실히 혁신적인 것이었다. 동부의 강성 랩과는 다른 서부 해안의 따뜻한 햇살처럼 말이다. 레이드백된 휭키한 드럼 라인, 귀를 찌르는 듯한 신스, 멜로디컬하게 소화하는 나긋한 랩, 타이트한 랩으로 보조하며 중독성을 높인다. 웨스트코스트는 ‘G-Funk’를 앞세워 뉴욕과 라이벌리를 형성한다.




#26 : 런 디엠씨(Run DMC) - Raising Hell (1986)  

이 명반은 올드 스쿨에서 뉴 스쿨로 커가는 데 필수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힙합의 기본을 이때 상당부분 발명됐다. “Peter Piper,” “It’s Tricky,” “My Adidas”에서 알 수 있듯이 이들은 직접 신시사이저 기본 루프를 만들고 드럼머신으로 비트를 찍은 다음 턴테이블로 스크래치를 넣는 기본 작법을 제시했다. 또 캉콩 벙거지, 중절모, 아디다스 트레이닝복, 운동화, 티셔츠, 청바지, 가죽 재킷, 커다란 금목걸이 라는 힙합의 기본 패션을 확립했다. 


뭣보다 에어로스미스와의 'Walk This Way'라는 힙합/로큰롤 콜라보레이션은 잊지 못한다. 랩의 사춘기가 알고 싶은 현대 MC에게 〈Raising Hell은 꼭 섭취해야할 기본 메뉴이다.




#25 : 아웃캐스트 - Speakerboxx / The Love Below (2003)

〈Speakerboxx/The Love Below〉 은 힙합 역사상 가장 대담한 순간 중 하나이다. 안드레3000과 빅 보이의 두 솔로 앨범을 합친 더블 앨범은 G-Funk, 팝, 재즈, 서던 소울, 블루스, 일렉트로닉, 사이키델릭 록, 가스펠까지 방대하게 다루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힙합이라는 예술양식이 일종의 문화적 스펀지처럼 대중음악이 제공하는 최상의 품질을 빨아들인다. 


빅 보이의 〈Speakerboxx〉 은 아웃캐스트의 서던 힙합을 한층 더 응축하고 치밀하게 구성했다면 The Love Below〉은 〈Stankonia〉처럼 다양한 장르를 한 곳에 뭉쳤다. 힙합에 인색한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으로 그들의 업적을 기렸고, 힙합 역사상 최다 판매를 기록하며 상업적으로도 대박이 났다.




#24 : 비스티 보이즈 - Paul’s Boutique (1989) 

‘Sgt. Pepper Of Hip-Hop’이라는 칭호가 붙을 정도로 야심이 어마어마한 걸작이다. 더스트 브라더스가 프로듀싱한 이 음반은 무려 105곡의 샘플을 사용한다. 대표곡인 “Hey Ladies”, “Shake Your Rump”, “The Sounds Of Science”에서 그 풍부한 레이어가 감지된다.     


대다수의 힙합 레코드들이 친숙한 음악(의 표본)을 재배치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비스티 보이즈가 건네는 농담은 문학적인 주제의식,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관찰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익숙한 음악이 재발견되고 강력한 독자성을 띄게 된다. 이 음반이 팝과 랩에 무엇을 남겼던 간에 혹은 어떻게 느껴졌든 그 놀라운 비전과 성숙한 자세, 놀라운 성취는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23 : 리틀 심즈(Little Simz) -Sometimes I Might Be Introvert (2021)

로린 힐의 데뷔 앨범을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여성 힙합 앨범이 아닐까 싶다. 리틀 심즈는 3집<GREY Area(2019)>에서 외부로 향했던 시선을 내면으로 되돌린다. 음반명‘내성적(Introvert)’은 2년간 펜데믹에 시달린 화자의 정신상담이다. 그녀는 아버지와 떠들썩(?)한 관계나 10대 시절 칼에 찔린 사고 등을 개인사를 숨김없이 폭로하면서 흑인여성이 영국사회에서 살아가며 위협에 노출되는 현실을 덤덤하게 나열한다. 프로듀서 ‘인플로(Inflo)’는 뮤지컬 형식을 도입하여 그녀의 스토리텔링을 돕는다.       

  



#22 : 고스트페이스 킬라(Ghostface Killah) - Supreme Clientele (2000)  

귀면살수(鬼面殺手)를 무대명으로 내세운 고스트페이스 킬라는 음악적으로는 고전 소울 샘플링을 두루 사용하여 딱딱한 래핑을 밝게 세탁한다. 주제적인 측면에서 마약과 거리의 부랑자적 삶에서 랩을 해방시킨다. 그의 가르침을 따라 힙합은 듣기에 편한 사랑 얘기나 클러버들을 위한 음악으로 방향을 틀게 된다. 




#21 : 에미넴- The Marshall Mathers LP (2000) 

랩 신의 재림은 거칠고, 분노하고 잔인하게 솔직했다. 자신을 비난 한 자들, 자신과 불화가 있던 자들을 신랄하게 비난하고 높은 언어수위로 공격했다. 무려 친어머니부터 임신한 여자친구, 전처, 대통령, 비평가들을 맹비난한다.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릴 수 있는 컨셉의 음반이지만, 탄탄한 랩실력과 자신만의 음악 세계가 확고하게 자리잡은 아티스트의 작품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백인 소외계층이 빈민가의 흑인과 다름없다며 힙합을 “인종의 음악”에서 “계층의 음악”으로 전환한다.  




#20 : 데스 그립스(Death Grips) - The Money Store (2012) 

참신한 음악이란 이런 종류가 아닐까? MC 라이드(MC Ride), 엔지니어 앤디 모린, 프로듀서 재크 힐(Zach Hill)은 힙합의 고정관념을 뒤엎는다. ‘Get Got’, ‘Hustle Bones’, ‘Punk Weight’은 힙합이 미화하는 폭력성을 노이즈로 표현한다. 동부 힙합에 뿌리를 뒀음에도 인더스트리얼, 메탈, 노이즈 록, 일렉트로닉, 펑크 록 장르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 소음은 리먼 사태 이후 미국인이 겪고 있는 편집증, 불안감, 종말론적 허무주의를 극한으로 밀어붙인다.




#19 : N.W.A.- Straight Outta Compton (1988)  

NWA의 데뷔 LP은 ‘갱스터 랩(Gangsta Rap)’을 개척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백인들에게 겁을 주었다. 랩의 패권은 서부로 옮겨왔으며 범죄이야기로 랩 가사를 물들였다. 욕설과 비속어, "Nigga"가 보편화되었다. FBI로부터 경고서한을 받게 되면서Straight Out Compton은 어떠한 방송출연이나 주요 투어 없이 플래티넘에 도달한 첫 번째 앨범이 된다.




#18 : 칸예 웨스트- Late Registration (2005)

칸예가 거장으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여준 서포모어 작품이다. 미숙한 데뷔작의 밸런스 패치는 훨씬 우아하고 세련되었다. 그동안 힙합 요리에 다루지 않았던 재료들을 첨가하여 풍미를 더했다. 그리고 당시의 랩이 놓치는 감수성을 절묘하게 포착했다. 이 작품의 창의적인 비전, 풍부한 양감, 훌륭한 순간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17 : 에릭 B & 라킴, Paid In Full (1987)

한 분야에서 선구자는 존중받아 마땅하다. 힙합의 첫 황금기는 DJ 에릭 B와 MC 라킴에 의해 시작되었다. 라킴은 당시 불과 19세의 나이에 랩의 판도를 뒤집어 놓았다. 그 어떤 MC라도 랩 작사를 할 때, 「라임」, 「메시지」, 「플로우」라는 라킴의 3원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16 : 제이지, The Blueprint (2003)

The Blueprint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반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안내서이다. 칸예 웨스트와 저스트 블레이즈는 당시 클럽튠과 하드코어로 양분되어 있던 힙합시장에 ‘하이피치 소울 샘플링(칩멍크)'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제목 그대로 밀레니엄 힙합의 청사진을 유행시켰다. 




#15 : 로린 힐, The Miseducation Of Lauryn Hill (1998)

23살의 로린 힐은 푸지스를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걷는다. "Lost Ones", "Ex-Factor", "Doo Wop (That Thing)"를 통해 페미니즘 힙합 스타일을 완성함과 동시에 소울·힙합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여성 래퍼로서 빌보드 차트와 그래미 어워드를 석권함으로써 앨범이 포함된 음악장르를 새로이 재정의한다.




#14 : 아웃캐스트- Aquemini (1998)

이 음반은 켄드릭 라마의 <Good Kid, M.A.A.D City (2012)>에 절대적인 영감을 제공한다. 아웃캐스트는 1집<Southernplayalisticadillacmuzik(1994)>, 2집<ATLiens (1996)>으로 동서 힙합에 지친 리스너들에게 제 3의 길을 제공했었다.      


3집에 이르러서 관악기, 기타, 피아노, 하모니카 등 라이브 악기 연주를 사용함으로써 1970년대 컨트리, 남부 소울, Funk, 사이키델릭 록을 ‘남부 힙합’의 중력 하에 붙잡아 둔다. 그렇게 완성된 "Rosa Parks", "Da Art of Storytellin' (Pt. 1)", “Synthesizer” 트랙 모두 최고의 힙합 앨범에만 있는 클래식의 반열에 올린다.  




#13 : 드 라 소울(De La Soul) - 3 Feet High And Rising (1989)

프린스 폴이 프로듀싱한 이 앨범의 제목은 "Five Feet High And Rising"이라는 조니 캐쉬의 컨트리 노래제목에서 따왔다. 80년대 말은 아직 힙합을 규정하는 명제가 없었기에 개성이 분명하게 드라는 창의적인 음악이 여럿 등장했다.


뉴욕 출신 3인조 랩 그룹은 갱스터 랩이 대유행하던 시기에 나왔지만, 주제와 사운드에서 매우 차별화되었기 때문에 도리어 많은 관심과 찬사를 받았다. 컬러풀한 커버 자체가 기존 힙합과 달랐다. 그 긍정적인 기운이 가득한 노래들 "Me Myself And I", "The Magic Number", "Buddy", "Eye Know"은 매우 독창적이고 장난스럽다. 고전 소울과 휭크 기존의 완성된 사운드를 샘플링하는 방식은 다소 경직되고 둔탁했던 이전까지의 힙합 사운드와는 다른 질감을 구현했다. 즉 ‘얼터너티브 힙합 (혹은 재즈 랩)’의 출현을 의미한다.




#12 : 켄드릭 라마 - Good Kid, M.A.A.D City (2012) 

이야기꾼, 작가로서의 라마의 천재적인 문학성은 새싹부터 남달랐다. 앨범 표지에 “Short Film By Kendrick Lamar(켄드릭 라마의 단편 영화)"로 소개된 이 콘셉트 앨범은 그가 마약에 감염된 거리에서 겪은 십대 경험과 고향 컴튼의 갱 라이프스타일을 생생하게 그려냈기 때문이다. 금방이라도 폭력과 살인이 일어날 것 같은 살벌한 흐름 속에서 태연하게 뱅거들을 강하게 쾅쾅 울리고, 멋진 멜로디로 Money Trees, Swimpools (Drank)와 Bitch, Don't Kill My Vibe를 신랄한 시어를 읊는다.  


갱스터 테마에 기반을 두고,  돈, 여자, 차, 범죄라는 그간 힙합에 필수불가결해 보였던 요소를 선악 구도 안에서 개과천선, 인과응보라는 주제로 풀어냈다. 이 허구의 스토리에서 게토에 살고 있는 아프리칸 미국인이 처한 현실이라는 사회적 테마로 뻗어나간다. 켄드릭 특유의 타이트한 랩과 짜임새 있는 가사,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스킷까지 기승전결에서 어느 하나 막힘이 없는 극상의 명반이다. 




#11 : 칸예 웨스트- The College Dropout (2004)

게임 체인져의 등장으로 랩의 판도가 완전히 바꿨다. 당시 힙합은 '블링블링 갱스터 시대'라고 불렸다. 그런데 대학 중퇴한 ‘먹물’이 테디 베어를 내세우며, 말끔한 이미지로 등장한다.  그는 그렇게 '길거리의 거친 삶'을 살지 않은 사람은 래퍼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이겨냈고 문화적 상징이 되었다.





#10 :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 - The Low End Theory (1991)

재즈 힙합 불멸의 걸작, 4인조 힙합 그룹 ‘어 트라이브 콜드 퀘스트(A Tribe Called Quest)’는 소꿉친구 큐팁과 파이프 독, 고등학교 동창 알리 샤히드 무하마드, 파이프의 동료 자로비 화이트가 뭉쳐 지적이고 사회의식이 있는 독특한 브랜드의 음악을 만들었다. 그렇게 조합된 결과물인 “Excursions”, “Scenario”등은 힙합 뿐 아니라 네오 소울과 G펑크, 크렁크, 개러지 록, 일렉트로닉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특히 “Jazz (We’ve Got)”는 재즈의 스캣과 흡힙의 프리스타일 랩을 연계시키며 두 장르의 유사성을 강조했다.   




#9 : 닥터 드레 The Chronic (1992)  

닥터 드레(Dr. Dre),는 힙합에 새로운 사운드인 G-Funk를 선보였다. 웨스트 코스트 MC들로 하여금 Nuthin' But A G' Thang," "Let Me Ride," "F**k Wit Dre Day (And Everybody's Celebatin)"의 전철을 따르도록 명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빈민가에서 스타로 올라가는 출세를 보장했다.  




#8 : 나스(Nas) / Illmatic (1994)

〈Illmatic〉은 '완벽에 가까운 앨범'이라는 칭송받는다. 퀸즈브리지 출신 MC는 “N.Y. State Of Mind”, “Life’s A Bitch”, “One Love”을 통해 르포르타주처럼 빅애플에서의 빈민가 생활을 심층 취재한다. 프로듀서 DJ Premier, Large Professor, Q-Tip, Pete Rock 및 L.E.S.이 우탱 클랜이 제시한 하드코어 랩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만인이 공인하는 걸작이 탄생한 배경이다.  




#7 : 아웃캐스트, Stankonia (2000)

닥터 드레처럼 조지 클린턴에서 유래한 타이틀을 붙인《Stankonia》는 휭크가 랩의 원천임을 재확인시킨다. 이미 아웃캐스트는 전작에서 사이키델릭 록을 완벽히 랩에 입혔다. 이제 그들은  차트에 먹힐 팝, 획기적인 힙합과 일렉의 교배, 가벼운 섹시 코미디, 통찰력 있는 정치성, 건방진 붐뱁, 환상적인 드럼 앤 베이스, 달리는 랩 록, 경건한 가스펠, 재즈의 즉흥성 등 새로운 풍미를 더했다.  강렬한 기타리프와 앙드레3000의 샤우팅으로 시작하는 게 기존 힙합과는 달랐다.

   

결론적으로 《Stankonia》는 그들 자신보다 앞선 상업적인 힙합의 모든 컨벤션을 파괴한다. 이러한 해체작업은 20년 후를 내다보는 복음을 천사로부터 계시 받았다. 랩과 록의 교체기에 이뤄진 이 변화는 힙합이 록과 일렉트로닉의 요소를 흡수함으로써 예술적 가치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즉 힙합이 지배적인 장르가 되는 유연함이다. 또한 미국 교외에서 벌어지는 불평등과 비극을 아웃캐스트 특유의 낙천주의와 에너지로 청춘의 무게를 덜어주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렇게 힙합을 막아설 장벽을 뛰어넘었다.  




#6 : 매드 빌런(Madvillain) - Madvillainy (2004)

이 앨범은 한 세대의 아티스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매들립과 MF Doom의 첫 앨범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랑 얼 스웻셔츠가 속해있는 힙합 크루 오드 퓨처(Odd Future), 대니 브라운, 록밴드 컬트, 톰 요크 등으로부터 마이크 다섯 개를 받았다.

     

심리 스릴러인 Madvillainy은 재즈와 소울, 인도와 브라질 음악, 흑백 영화, 비디오 게임에서 가져온 매들립의 파격적인 비트들로 기믹을 서로 바꿔가며 혼란스러운 내면을 묘사한다. MF Doom의 저음은 유운, 다음절 운율, 내부운 등 문학성을 총동원해 충격적인 펀치라인을 내뱉는다. 매우 건조한 랩 속에는 폭력적인 묘사를 자제하며 비유와 상황 설정, 기원담을 통해 빌런으로써의 정체성을 쌓는다. 


 

 

#5 : 노토리어스 B.I.G. - Ready To Die (1994) 

노토리어스 B.I.G.(The Notorious B.I.G.)는 힙합 세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1987-88년 무렵 '크리스토퍼 월리스'라는 젊은 마약상이 브루클린의 베드포드-스투이브산트 주변 길모퉁이에서 구식 엠프를 두드리며 지역 행인들을 즐겁게 하기 시작했다. 6년 후 그는 동부 힙합을 대표하는 아이콘이 되었다. 그로부터 3년 후 불의의 총격을 받는다.  

    

데뷔 앨범의 제목은 섬뜩한 예언이 되었다. 하드코어 갱스터 랩에 담긴 후드 스토리는 자전적이다. 둔탁한 비트, 화려한 가사, 미친 플로우, 비기의 매혹적인 목소리로 낭독한다. 만약 동서 랩 전쟁이 벌어지지 않았다면 무엇을 성취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 우탱 클랜 - Enter The Wu-Tang (36 Chambers) (1993)

1993년 고스트페이스 킬라와 RZA는 쿵푸영화에 얻은 동양철학, 뉴욕 거리에서 배운 이슬람 설교와 코믹스를 혼합한 힙합 그룹을 만들기로 한다. 그들이 찾을 수 있는 최고의 래퍼들을 영입하여 ‘무당파’ 즉 우-탱 클랜(Wu-Tang Clan)이라고 칭한다.    

 

RZA는 무술영화의 클립으로 비트를 찍고, 무협용어를 활용해 래퍼들에게 의도적인 설정(기믹)을 부여한다. “C.R.E.A.M”, “Protect Ya Neck”, “Bring Da Ruckus”에서 난해한 샘플과 쿵푸 영화의 대사가 어울려지며 힙합 세계에 다채로운 캐릭터들을 소개한다. 하드코어 힙합을 정립하며 훗날 등장하는 뉴욕을 중심으로 한 동부 힙합 발전의 초석을 쌓는다.  




#3 : 퍼블릭 에너미/ It Takes A Nation Of Millions To Hold Us Back (1988)   

인식의 전환을 가져온 What's Going On의 힙합음악의 CNN, 척 D은 거리의 CNN이라 불리며 랩으로 된 사회운동가을 외친다. 퍼블릭 에너미의 두 번째 앨범은 그들의 혁명선언문이었다. 미국의 여러 가지 병폐를 담음 "Fight The Power", "Bring The Noise", “Don’t Believe The Hype“, “Black Steel In The Hour Of Chaos" 등은 당시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척D는 철학적이거나 어려운 가사를 쓰지 않는다. 공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프로덕션 위에 미국 사회에 속한 이들은 감정이입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던졌다.


빈민가 거리에서 태어난 힙합이 사회모순을 모른 척해야 하지 않느냐고 꾸짖는다. 그렇게 흑인의 분노와 인종적 긴장을 분출한 ‘컨셔스 랩’은 ‘파티용 음악’이라는 편견을 불식시킨다. 골든 에이지의 랩은 이 음반을 통해 로큰롤의 애티튜드, 저항정신, 빅 비트, 섹스, 사회적 논평을 배웠다. 1980년대 후반의 에너지와 상상력의 폭발은 오늘날 랩이 1950년대 로큰롤의 탄생 이후로 대중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2 : 칸예 웨스트 -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 (2010)

고난과 비통으로 가득한 예술가의 내면을 담았다. 본인이 직접 작성한 심리분석 보고서는 '풍부한 사운드 텍스트', '미학적 통일성', '산뜻한 멜로디'로 아트 힙합의 극치를 보여준다. 앨범 제작에 크게 기여한 수많은 프로듀서와 함께 곡을 만드는 소위 '송캠프'라는 방법을 널리 전파했다.

      



#1 : 켄드릭 라마 - To Pimp A Butterfly (2015) 

사회적, 정치적 논평의 진정한 강자의 세 번째 LP는 11개의 그래미 후보 지명을 안겨줬고 역사상 가장 중요한 MC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To Pimp A Butterfly은 힙합이 소울음악에 접속하는 방법을 현 세대에게 소개한다. 컨셔스 힙합(conscious hip-hop)을 부활시키며 랩을 가스펠, 프리 재즈, 블루스 등 흑인음악의 뿌리로 안내한다.      


To Pimp A Butterfly은 문체의 경계를 무너뜨렸을 뿐 아니라 힙합과 R&B 아티스트가 랩과 노래를 수월하게 전환되는 물고를 텄다. 그가 가사를 말하는 속도는 비길 데 없이 바르고 또렷하게 들린다. 그의 스타일은 일렉트로 펑크와 네오소울, 플로우를 결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라임에는 클라우드 랩(멈블 랩)의 유행으로 사라진 운율이 살아있다.     


현실의 문제를 첨예하게 건드리는 작품을 써내다가도 애타는 사랑이야기로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고 고향과 유년기에 대한 끊임없는 향수를 그리다가도 사회의 모순을 날카롭게 찌르는 켄드릭 라마의 종횡무진이야말로 ‘훌륭한 작가’의 전범이다. 특히 “Alright”, “King Kunta”, “The Blacker The Berry”에서 개인의 기억과 내면으로부터 삶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깊이를 체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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