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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l 11. 2022

엘비스, 불꽃 같은 음악인생

[ELVIS (2022)] 노 스포일러 후기

1. 엘비스의 일대기를 불꽃처럼 다룬다.

매니저 톰 파커 대령의 시점으로 엘비스의 일대기를 조명하다

<엘비스>는 엘비스 프레슬리(오스틴 버틀러)의 삶을 충실히 따라가는 전기 영화다. 영화는 톰 파커 대령(톰 행크스)의 시점으로 프레슬리의 인생을 서술한다. 그는 에미넴처럼 백인 하층민 계급이었던지라 흑인 동네에서 컸다. 그래서 자연스레 흑인 문화에 친숙했다. 톰 파커 대령은 가스펠로 다져진 흑인음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진 백인 가수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계약을 맺는다. 미국 음악계는 레코드 발매와 매니지먼트를 분리하므로, 매니저가 우리나라 기획사가 하는 역할을 상당 부분 담당한다고 이해하는 편이 옳다.


배즈 루어먼는 맥시멀리즘적인 시청각적 자극으로 159분 상영시간을 채운다. 3초 이상 지속하는 샷이 없다고 느껴질 만큼 편집이 빠르고, 파격적인 화면 분할에 만화적인 화면구성도 보여준다. 엘비스 원곡에 테임 임팔라, 도자 캣, 덴젤 커리 같은 현대 아티스트들이 새롭게 리메이크한 곡을 들려준다. 공연보다 일대기에 무게를 두다보니 반대급부로 그의 히트곡은 BGM처럼 사용된다. 



2. 세계 최초의 아이돌

최초의 비디오형 가수

대중문화에서 엘비스의 가장 큰 업적은 10대 청소년을 문화시장에 최초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엘비스의 로큰롤은 더는 아동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소년소녀들에게 대중문화를 주도하는 세력으로 편입시켰다. 그러나 근본주의 개신교 유권자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워싱턴 정치가들을 그의 흑인음악은 퇴폐적이며 음란하다며 ‘미국을 분열시키는 악마’라고 매도한다.


이 비판을 타파하기 위해 톰 파커 대령은 엘비스를 입대시킨다. 그렇게 ‘모범적인 미국 청년’으로 체제 안에 받아들여지게 된다. 그러나 톰 파커 대령은 엘비스를 경제적으로 착취하고 심리적으로 옭아맨다. 파커는 프리실라와의 결혼 같은 엘비스의 사생활에 깊숙이 개입했다.



3. 교회 오빠이자 팬 바보

무대에 중독된 사나이

인류 최초의 록스타인 엘비스는 의외로 '바른 생활 사나이'였다. 그는 가족에게 헌신적이었고, 팬들에게 친절했으며, 심지어 운전기사에게 캐딜락을 마구 뿌리는 독실한 기독교도였다. 다이어트와 변비로 인해 약물 치료를 받긴 했지만, 록스타 특유의 허세나 방탕과는 거리가 멀었다.


무대 위 팬의 사랑에 중독됐다”라는 톰 파커의 대사로 알 수 있듯 그는 공연에 열성적이었다. 감독은 어릴 적 세상을 떠난 쌍둥이 형이나 일찍 세상을 여윈 어머니 등을 통해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다드라마틱한 사건에 집중하지 않는 전기 영화의 약점을 ‘팬 바보’ 엘비스와 악덕 매니저‘의 긴장구도로 보완한다. 



4. 흑인 음악의 개척자이냐? 흑인음악을 강탈했는가?

블루스의 왕 'B.B. 킹'과 함께

엘비스는 백인 컨트리 음악과 흑인 R&B을 통합한 로큰롤로 인종의 크로스오버를 처음으로 성공시켰다. 학교, 개수대, 화장실과 출구가 흑백으로 분리되어 있던 1950년대에 백인이 흑인음악을 한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행동이었다. 1장에서와 같은 사회적 파장은 이러한 정치·사회적 배경이 있었다.


영화는 정치, 사회, 종교적 장벽에 맞서 싸워야 했던 고독한 장르의 개척자로의 면모에 집중한다. 감독은 엘비스가 B. B. 킹(켈빈 해리슨 주니어)과 어울리고 리틀 리처드(엘튼 메이슨)와 함께 즐기는 장면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부각시킨다.


훗날 로큰롤의 창시자, 리틀 리처드는 엘비스를 비롯한 백인 스타들이 R&B, 로큰롤을 대중들에게 소개해 줬기에 흑인음악이 재평가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POP을 포함한 현대 대중음악은 R&B와 록에 의해 발전해왔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흑인음악의 원초적인 관능이 녹아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엘비스는 지금도 위대한 아티스트로 추앙받는 것이다.


엘비스가 시민권 운동을 응원하고 마틴 루터 킹를 추모하기 위해 ‘If I Can Dream’를 노래한 것은 역사적 사실이나, 배즈 루어먼은 흑인음악을 강탈하지 않았다는 변명을 자주 늘어놓는다. 허나 음악산업이 아티스트를 착취하는 것을 열렬히 비난하는 영화에서 이러한 묘사는 명백히 모순된다.


★★★ (3.5/5.0)


Good : 고독한 선구자가 짊어져야 할 고난

Caution : 영화 내내 힘을 줬다.


■오스틴 버틀러의 연기는 놀랍다. 인류사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 중 한 명을 충실하게 재현하면서도 자신만의 느낌을 덧붙인다. 프리실라 프레슬리가 이 영화를 보고 ‘남편도 놀랐을 것이다’라며 칭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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