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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22. 2022

할로윈 시리즈 영화 순위 TOP 13

할로윈 특집 1: Halloween Series Ranked

악마의 화신인 마이클 마이어스가 감정이 존재하지 않는 별한 이유나 동기, 감정 없는 '순수 악(惡)'을 형상화하고 있다. 정신병원을 탈출한 미치광이는 2달러짜리 윌리엄 샤트너 가면을 쓰고 고향으로 돌아와 무고한 마을 사람과 동물들을 살해한다. 


몇 번의 리메이크 혹은 리부트, 고대 드루이드 종교로의 세계관 확장, SF적인 상상력을 동원한 파격적인 실험 등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코믹스에서 캐릭터나 설정, 강함 등을 뜯어고치는 레트콘이 심하며, 타임라인이 난잡하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경제적인 호러 프랜차이즈이기도 하다. 단순하고 효율적인 스토리라인, 테마곡, 캐릭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마이클 마이어스가 수십 년 동안 호러 장르를 지배해온 권위를 부인하기 힘들다. ①시리즈에 끼친 영향 ②독창성 ③작품성을 기준 삼아 할로윈 프랜차이즈의 최악부터 최고까지 순위를 매겨보았다.

        



#13 : 할로윈: 레저렉션 (Halloween: Resurrection·2002) 릭 로젠탈

모든 프랜차이즈마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속편이 있다. 2편의 감독 릭 로젠탈이 무려 21년 만에 복귀했으나 제작자 밥 와인스타인의 변덕에 따라 바뀌는 각본을 극복할 수 없었다.《블레어 위치》을 다분히 의식한 파운드 푸티지와의 결합은, 당연히 실패로 귀결되었다. 버스타 라임스가 쿵후로 마이클을 제압하는 대목에 다다르면 인내심이 바닥나고 만다.


무엇보다 여주인공인 로리를 이렇게 퇴장시켜서는 안 되었다. 그 책임은 《할로윈4부터 프랜차이즈 판권을 홀로 가지게 된 트랑카스 인터네셔널의 무스파타 아카드에게 있다. 그는 할로윈 영화 가장 중요한 규칙이 "마이클 마이어스"가 죽으면 안 된다고 고집했기에 영화의 방향이 수차례 변경되었다.



#12 : H2: 어느 살인마의 가족 이야기 (Halloween II·2009) 롭 좀비

존 카펜터는 살인마의 마음을 '공허(空虛)'로 남겨놓았고, 덕분에 마이클 마이어스는 전설적인 호러 아이콘이 됐다. 마이클 마이어스는 마음을 읽을 수 없어서 진정으로 무서운 악마다. 그런데 롭 좀비는 신비주의를 범죄심리학으로 해부한다. 폭력에 영향을 받은 사람들, 정확히는 로리 스트로드와 샘 루미스 박사에게 미치는 여파를 탐구하려고 시도한다. 그것은 고귀한 목표이지만, 어머니의 유령이 이야기에 직접 개입을 할 때면 어안이 벙벙해진다.


H2: 어느 살인마의 가족 이야기은 할로윈 시리즈라기보다는 롭 좀비가 연출한 살인마 가족 2》나 《로드 오브 세일럼》이 연상된다. 인상주의적 호러를 표방하면서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모조리 제물로 바친다. 전작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이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하자, 원제작자 무스타파의 아들 말렉 아카드가 롭 좀비에게 전권을 준 것이 패착이었다.



#11 : 할로윈 V (Halloween 5: The Revenge Of Michael Myers·1989) 도미니크 오데닌 지라드

제이미 3부작의 두 번째 속편은 역대 할로윈 시리즈 사상 최악의 흥행성적을 기록한다. 할로윈 V은, 4편에 대한 반동으로 점철되어 있다. 속편을 추가로 제작하기 위해 억지로 이야기를 넣다 보니 시리즈가 정도(正道)를 벗어나게 된다.    

  

전편을 부정하는 속편이 꺼내 든 히든카드는 ‘살인마와의 교감’이다. 어째서인지 심령술을 설명하지 않으며, 레이첼의 친구인 티나, 경찰 2인조, 검은 옷의 사나이 등 쓸데없는 캐릭터들이 자꾸 이야기 흐름을 방해한다. 도미니크 감독이 제대로 된 공포를 못 일으킨 덕분에 샘 루미스 박사(도널드 플레즌스)마저 무너져 내린다. 오로지 제이미 역의 아역배우 다니엘 해리스만이 반짝반짝하게 빛난다.



#10 :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 (Halloween·2007) 롭 좀비

롭 좀비의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마이클의 불우한 어린 시절에 공을 들이며 살인의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것은 “마이클은 알 수 없어서 무섭다”라는 원작자 존 카펜터의 가르침을 무시한 처사다. 마이클을 동정적으로 그리면서 ‘불행한 과거를 가진 살인마’라는 영화 속 공식을 그대로 답습한 수준이라 오히려 캐릭터의 매력을 상쇄시켰다. 자기 여동생을 죽이려는 살인마를 이해하라는 것부터 어불성설이다. 아무도 엄마가 어린 마이클을 학대했다는 것을 궁금해 하지 않는다


서스펜스의 긴장으로 공포를 만들었던 오리지널과 달리, 할로윈: 살인마의 탄생은 긴장을 적당히 몰아간 다음 거침없이 터뜨린다. 한 장면씩 따로 떼어놓고 보면 꽤 무섭지만, 이게 단순히 반복되면서 영화는 그저 지루한 슬래셔물이 되고 만다.



#9 : 할로윈 VI (Halloween: The Curse Of Michael Myers·1995) 조 채팰

도널드 플레즌스의 유작이자 제이미 3부작의 완결편인 할로윈 VI은 프랜차이즈의 시그니처 호러를 거의 제공하지 않는 저주에 걸렸다. 영화는 5편에서 마이클을 구해준 종교 집단과 조카인 제이미의 아들과의 연관성을 탐구한다. 1편의 등장인물인 토비 도일(폴 러드)과 카라 스트로드(마리안느 헤이건)를 전작의 오류를 바로잡고자 불러들인다.


할로윈 VI》은 무리하게 프랜차이즈의 명맥을 잇고자 켈트 신앙, 초자연주의, 근친상간, 묵시록 등의 아이디어를 닥치는 대로 끌어모아 스토리가 난잡해졌다. 2014년에 《프로듀서 컷》을 내놓았지만, 제대로 이해하기가 힘들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할로윈 엔드》의 '제2의 마이클 마이어스'아이디어는 할로윈 VI의 카라의 아들 대니에게서 가져왔다.



#8 : 할로윈 엔드 (Halloween Ends·2022) 데이비드 고든 그린

리부트 3부작의 완결편은 프랜차이즈의 최종장이라는 약속을 저버린다. 《할로윈 엔드은 엉뚱하게도 정체성과 폭력적인 충동에 대한 주제를 탐구한다. 1시간 20분 동안 로리의 손녀와 문제가 있는 청년과의 로맨스에 집중한다. 그런데, 앨리슨이나 로리에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작 중요한, 로리 스트로드와 마이클 마이어스의 최종 대결은 뒷전으로 밀려난 셈이다. 44년 간 죽고 살기로 투쟁을 벌이던 두 주인공의 작별 인사라기에는 너무나 싱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부트 3부작은 ‘심리적 상흔을 극복하는 과정’을 정진해왔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로리 스트로드가 진정한 인식을 얻었다는 점이 유일한 성과다.



#7 : 할로윈 킬즈 (Halloween Kills·2021) 데이비드 고든 그린

리부트 2편인 《할로윈 킬즈》는 폭력이 어떻게 또 다른 폭력을 부르는가를 다룬다. 해든필드 주민들이 마이클 마이어스를 사냥하기 위해 일어선다. BLM운동을 의식한 자경주의에 집중하느라 슬래셔 영화로서의 쾌감을 잃어버렸다. 역대 가장 많은 27명의 목숨을 앗아갔음에도 감독의 마이클에 관한 신격화에 공감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등장인물들이 스스로 희생양이 되기를 자처하며 얼간이처럼 굴기 때문이다.


결국 2편은 주인공 로리를 병원에 입원시켜놓고서 3편에 이어주는 징검다리 영화 같은 성격이 강하다. 업계 관행을 쫓아 3부작으로 제작한 터라, 이야기가 실질적으로 진행된 것이 없는 답보상태에 머무른다. 



#6 : 할로윈 2: 저주받은 병실 (Halloween II·1981) 릭 로젠탈

《할로윈 2은 오리지널 못지않게 프랜차이즈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겼다. 존 카펜터가 각본을 쓴 이 작품의 오프닝은 전작의 엔딩에서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리즈의 상·하편 내지 1,2부에 가까운 독특한 구성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후의 모든 속편들이 1, 2편의 토대 위에 축조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슬래셔 살인마의 출생의 비밀이 역사상 최초로 사용된 속편이기도 하다. 그러나 살인마와 파이널 걸을 엮는 반전은 할로윈 프랜차이즈에 커다란 족쇄로 남았다. 후속작들이 살인마의 기원에 둘러싼 미스터리에 집중하는 바람에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사이코 살인마가 젊은이들을 무참히 살육'한다는 단순 명료함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5 : 할로윈 3: 마녀의 계절 (Halloween III: Season Of The Witch·1982) 토미 리 월러스

3편은 13일의 금요일 5-새로운 시작과 주온: 원혼의 부활처럼 살인마 없이 공포 프랜차이즈를 이어가려는 노력에서 시작했다. 마이클 마이어스가 부재함에도 제작비 대비 약 6배의 흥행성적을 거뒀다. 훗날 할로윈 킬즈와 할로윈 엔드에 오마주될 만큼 재평가를 받았다.

   

할로윈 시리즈에서 가장 독창적인 속편으로, 장난감 회사 '실버 삼락'이 TV광고를 통한 대학살을 막는 이야기로, 터미네이터(1984)과 에 영감을 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공포영화 역사상 길이 남을 아동 살해 장면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4 : 할로윈 IV : 돌아온 마이클 마이어스 (Halloween 4: The Return Of Michael Myers·1988) 드와이트 H. 리틀

제이미 3부작의 시작, 조카 ‘제이미(다니엘 해리스)’를 죽이기 위해 마이클 마이어스를 소환한 제작사는 시치미를 뚝 떼며 오리지널을 교묘하게 리메이크한다. 로리 스트로드가 작중 시점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상태라는 것은 반발을 샀지만, 할로윈 IV은 단연코 마이클 마이어스에게만 초점을 맞춘 최고의 할로윈 속편이다. 리부트 3부작 이전에 《터미네이터》의 영향을 많이 받은 선구적인 할로윈 속편이다.

   

요즘 유행하는 리퀄(리메이크+시퀄) 보다 훨씬 퀄리티가 우월하다. 드와이트 H. 리틀 감독은 고어보다 서스펜스를 선호하고, 마이클 마이어스의 귀환에 맞서 제이미는 양언니 레이철(엘리 코넬)과의 자매애로 맞선다. 1편 오프닝과 수미상관을 이루는 결말은 향후 프랜차이즈를 위한 흥미로운 경로를 안내한다.



#3 : 할로윈 (Halloween·2018) 데이비드 고든 그린

리부트의 정석, 1978년 오리지널 외에 속편들이 쌓아 올린 복잡한 설정을 구조 조정한다. 40년 만에 다시 만난 마이클과 로리의 관계에 집중해 보다 간결해졌다. 그러나 마이클이 맞상대하는 상대는 로리 개인이 아니다. 3대에 걸친 여성연대, 즉 할머니와 딸 캐런(주디 그리어), 손녀 앨리슨(앤디 마티책)이 똘똘 뭉쳐 세상의 위해와 싸운다. 윗세대가 자신과 비슷한 일을 겪는 아랫세대에게 공포와 맞서 싸우는 법을 가르치는 연대의 의미가 완성된다. 또한 로리의 트라우마, 주변의 따가운 눈총, 소원해진 가족과의 복원에 집중하여 흔히 공포영화에 무시되어왔던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조명한다.


그러나 리부트 3부작이 진행될수록 카렌과 앨리슨은 기능적으로 소비되고, 별 필요도 없는 등장인물들에게 서사를 할애하는 비효율적인 연출로 인해 《할로윈 (2018)》의 성취와 노력은 물거품이 되어 버렸다.  



#2 : 할로윈 H20: 20년 후 (Halloween H20: Twenty Years Later·1998) 스티브 마이너

로리/마이클 사가의 첫 번째 종결작, 20주년 기념작답게 제이미 리 커티스가 다시 로리 스트로드 역을 맡았다.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를 두 편이나 연출한 베테랑 스티브 마이너를 데려왔고, 《스크림》의 케빈 윌리엄슨을 제작자로 앉혔다. 또 제이미 리 커티스의 어머니이자 《싸이코》의 히로인 자넷 리가 특별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다.


H20은 영리하게 '제이미 3부작'을 무시한 채, 수십 년 동안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집중한다. 경제적으로 이야기 볼륨을 줄이고 장대한 결말로 향하기 위해 빌드 업한다. 사립 기숙학교에서 교장으로 일하는 로리는 더 이상 피하지 않는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과거와 직면하여 그동안의 악몽을 끝내려 한다. H20》의 모성애 컨셉은 리부트 3부작에서 더 확대재생산된다.



#1 : 할로윈 (Halloween·1978) 존 카펜터

존 카펜터의 오리지널은 《터미네이터》, 《에이리언》 등 수많은 모방자들을 낳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공포영화의 법칙들을 정립한다. 히치콕의 관음증 테마, 마이클 마이어스의 충격적인 기원담, 제이미 리 커티스의 상징적인 ‘파이널 걸’연기, 존 카펜터가 작곡한 환상적인 주제곡, 마이클을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도날드 플레즌스가 열연한 샘 루미스 박사의 인기도 빠질 수 없다.

 

오리지널의 간결하고 효율적인 '경제성'은, 살인마에 의해 공포에 떨고 있는 해든필드의 풍경에는 사회적·정치적·문화적 함의를 품고 있다. 머지않아 ‘슬래셔’라 명명되는 하위 장르를 잉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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