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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Oct 23. 2022

나이트메어 시리즈 TOP 9

할로윈 특집 2: A Nightmare On Elm Street

웨스 크레이븐이 별세했을 때, 우리는 현대 공포영화의 창시자 중 한명을 잃었다. 평생을 호러 장르에 공헌한 장인은 메타 호러《뉴 나이트메어》와 《스크림》으로 슬래셔 장르를 재편했다. 공포의 풍경을 변화시킨 크레이븐의 가장 위대한 작품은 《나이트메어》이다. 슬래셔 영화가 죽어가고 있을 때, 공장에서 찍어난 《할로윈》짝퉁들이 1980년대 유혈 사태로 호러 시장을 교란시킨 때, 크레이븐은 초자연적인 요소를 도입하고 액션을 꿈의 세계로 옮김으로써 장르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나이트메어 시리즈》는 ‘판타지 슬래셔 필름’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기념비적인 호러 시리즈다. 웨스 크레이븐은 특이하게도 슬래셔 살인마에 인격을 부여한다. 꿈속의 살인마를 내세운 《나이트메어》는 정통 슬래셔 필름도, 몬스터 영화도 아니었으며 그렇다고 SF나 판타지, 모험 영화는 더더욱 아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바로 〈나이트메어〉의 매력이기도 했다.        

  




#9 : 나이트 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2010) 사무엘 베이어

너바나의 《Smells Like Teen Spirit》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사무엘 베이어는 마이클 베이에 의해 리메이크 작품을 맡게 된다. 분명히 오늘날의 젊은이들을 위한 영화를 제작했지만, 살인마의 어두운 과거, 더 거친 톤, 불필요한 과학적 설명을 의미한다. 불행하게도 그 중 어느 것도 즐겁지 않다. 현실적이지 않은데, 사실주의를 강조한 리메이크 영화는 즉각적으로 원작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간주되었다.  

   

결정적으로, 새로운 프레디 크루거(재키 얼 헤일리)은 로버트 잉글런드의 과시적인 프레디에 비해 너무 피곤해보이고 위축되어 있다. 심심한 괴물이 나오니 영화도 심히 따분해졌다.       

    


#8 : 최후의 나이트메어 (Freddy’s Dead : The Final Nightmare·1991) 레이첼 탈라레이

제작자 로버트 셰이는 ‘시리즈를 끌고 갈 만한 아이디어’가 고갈되자 시리즈를 끝내기로 결심한다. 심리학자 '매기 부록(리사 제인)'가 자신이 프레디의 오랫동안 잃어버린 딸이라는 것을 깨닫고 프레디를 영원히 잠재우기 위해 나선다.

 

《최후의 나이트메어》에서 프레디는 무시무시한 악당에서 슬랩스틱 코미디언으로 전락한다. 조니 뎁, 톰 아놀드, 로잔 바 등 불필요한 카메오를 살리고자 플롯은 꼬이고, 오즈의 마법사 오마주에서 보여준 형편없는 특수효과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다. 참다못한 원작자 웨스 크레이븐이 프랜차이즈로 복귀한다.        

  


#7 : 나이트메어 5-꿈꾸는 아이들 (A Nightmare On Elm Street 5: The Dream Child·1989) 스티븐 홉킨스 

4편의 예상치 못한 성공 이후 급하게 제작하는 바람에 여러 면에서 부족한 구석을 노출한다. 10대의 임신과 낙태를 다루면서 또 한 번 프레디의 기원담을 재탕한다. 《프레데터 2》, 《로스트 인 스페이스》의 스티븐 홉킨스 감독은 슬래셔에 대한 약속조차 지키지 못한다. 3개의 살인 시퀀스가 너무 이상하게 배치되어 영화의 진행 속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망가뜨렸다

 

더 큰 문제는 프레디의 활용이다. 프레디가 코미디와 호러 사이에서 방황하는 사이에, 영화의 톤 앤 매너가 중력에서 멀어진다. 남은 것은 데이비드 린치에게 영향을 받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재현하기 위해 그로테스크함에 의존한다. 그 끔찍한 장면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이 멍청하고 불쾌하고 불필요했다. 


  

#6 : 나이트메어 2 - 프레디의 복수 (A Nightmare On Elm Street 2: Freddy's Revenge·1985) 잭 숄더

속편 제작을 반기지 않았던 크레이븐이 떠나가자 제작자는 ‘꿈을 이용한 살인수법’을 구현할 수 없게 된다. 데이비드 채스킨의 극본은 프레디가 ‘제시 월시(마크 패튼)’의 몸을 빌리기로 결정한다. 프레디가 제시를 소유하며 살인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인간을 아바타로 부려먹는다.     


프레디의 복수극은 LGBTQ+을 긍정한다. 동성애 청소년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받아드리는 우화로 읽힌다. 설령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프레디의 복수》는 '퀴어 호러(Queer Horror)'을 시도한, 슬래셔 장르에서 매우 특이한 이력을 자랑한다.



#5 : 프레디 VS 제이슨 (Freddy vs. Jason·2003) 우인태

80년대 슬래셔 공포영화의 쌍두마차가 조인트 콘서트를 개최했다. 꿈과 현실의 경계를 지워버렸던, 슬래셔 장르적 특징보다 그 환상적인 면모 때문에 암묵적인 공포를 퍼뜨렸던 프레디와, 무시무시한 맷집으로 ‘소외된 이의 분노’를 체현한 제이슨이 격돌한다.    

 

두 살인마가 주역임에도 관객이 이입하지 못할까 염려스러워 인간 캐릭터를 부각시켰다. 그로 인해 ‘꿈의 지배자’와 ‘도시전설의 아이콘’은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이지 못하고 분리된다. 즉 《나이트에머》의 재기발랄하고 짓궂은 유희정신도, 《13일의 금요일》의 슬래셔 무비 전통에 대한 애정을 기반으로 한 장르적 이해도,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다. 그렇지만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사다코 대 가야코》에 비해 매우 양호하다. 


       

#4 : 나이트메어 4 - 꿈의 지배자 (A Nightmare On Elm Street 4: The Dream Master·1988) 레니 할린 

《꿈의 지배자》은 슬래셔 호러가 액션 장르와 찰떡궁합인지를 증명한다. 전편의 생존자 크리스틴은 친구 에게 ‘앨리스(리사 윌콕스)’에게 자신의 능력을 물려준다. 소심한 성격의 앨리스는 친구들이 희생당할 때마다 친구들의 힘을 얻어 놀라운 내면적 성장을 거듭해 마침내 프레디와 대적한다. 


스토리의 응집력이 약해졌지만, 《나이트메어 시리즈》가 가져야 할 세가지 덕목을 준수한다. 첫째, 견고한 파이널 걸을 소개한다. 캐릭터의 성장과정이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어 전작과의 연속성을 이어간다.


둘째, 프레디의 매력을 온전히 지켜낸다. 프레디가 끔찍한 악당에서 괴상한 익살꾼으로 전락하는 시작을 알리지만, 여전히 영화의 프리모 우오모(Primo Uomo)로 피의 오페라를 장악한다.


셋째, 창의적인 살인 시퀀스를 자랑한다. 호러 블록버스터답게  눈이 휘둥그레지는 특수효과과 창의적인 프로덕션으로 구현된 프랜차이즈 최상의 악몽 시퀀스를 선사한다. 



#3 : 나이트메어 3 - 꿈의 전사 (A Nightmare On Elm Street 3: Dream Warriors·1987) 척 러셀

프랜차이즈 최고의 속편, 크레이븐이 다시 제작에 참여해 그때까지 나온 시리즈 중 가장 높은 흥행수익을 올렸다. 오리지널을 반복하지 않으면서 오리지널에 버금가는 공포를 구현한다. 장르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극의 밀도가 높고, 훌륭한 미장센을 구현한 수작이다.

 

《꿈의 전사》는 프레디의 신화(백스토리)를 확장하고, 액션을 끌어올린다. 프레디와 낸시(헤더 랭겐캠프) 모두에게 깊이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반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자각몽을 전투 기술로 도입함으로써 ‘크리스틴(패트리샤 아퀘트)’을 중심으로 (슬래셔 영화에서) 매번 당하던 아이들이 오히려 역공을 펼친다. 

   

  

#2 : 뉴 나이트메어 (Wes Craven's New Nightmare·1994) 웨스 크레이븐 

침몰해가는 프랜차이즈를 구원하기 위해 웨스 크레이븐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7편《뉴 나이트메어》은 '메타 호러 영화'라는 신기원을 이뤘다. 불길하고 영리한 《뉴 나이트메어》는 모든 규칙을 어기며, 헤더 랭겐캄프, 웨스 크레이븐, 뉴 라인 시네마 설립자 로버트 셰이, 존 색슨, 로버트 잉글런드 모두 그 자신이자 그가 그 모든 세월 동안 연기했던 캐릭터의 정신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직접 연기한다.  

    

프레디 크루거는 영화 속의 캐릭터지만 그동안 시리즈에서 제멋대로 다뤄지는 것에 분노하여 현실 세계로 나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이런 아이러니는 마치 할리우드 속편 늘리기에 대한 우화처럼 들린다. 진행이 약간 어색하고, 프레디 분량이 부족하지만, 여전히 시대를 훨씬 앞서간 공포영화임이 분명하다. ‘영화에 관한 영화’라는 실험적인 아이디어는 《스크림(1996)》에 그대로 적용되어 할리우드 호러 장르의 중흥기를 연다. 



#1 :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1984) 웨스 크레이븐

《나이트메어 시리즈》의 창시자 웨스 크레이븐은 흥행 실패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어느새 불면증에 시달린 자전적인 경험을 떠올린다. 1970년대 〈LA타임스〉에 실린 기사에서 착안하여 ‘꿈속을 배회하는 연쇄살인마 이야기’를 구상한다. 


다른 슬래셔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딕문학의 모티브와 정신분석학, 세대갈등에 관한 사회적 논평, 영리한 파이널 걸의 추리, 유머와 공포의 결합은 기존 공포영화의 관습을, 파격적으로 혁신하며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말재간 좋고, 꿈을 지배하는 십대 살인마 프레디 크루거를 대중문화에 풀어놓았다. 이 유쾌한 사디즘이 가져온 신선한 지옥은 다른 공포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깊이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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