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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Feb 01. 2023

애프터썬 아빠를 온전히 이해하기

《Aftersun·2022》정보 결말 줄거리 후기

31살의 생일을 목전에 둔 소피(실리아 라울슨홀)는 어릴 적 아빠와 떠난 여행에서 찍은 영상을 발견한다. 20년 전 당시 11살이었던 소피(프랭키 코리오)는 여름방학을 맞아 31살의 아빠 캘럼(폴 메스칼)과 튀르키예로 휴가를 보냈다. 딸은 아빠와 다닐 때 남매사이로 오해받는다.


아빠가 햇볕에 그을린 자신에게 자외선 차단제(애프터썬)를 발라주었던 그 손길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영상을 지켜보다가 이제 엄마가 된 딸은 가난하지만 자신을 위해 성심성의껏 노력하던 젊은 아빠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성인이 된 딸은 캠코더 영상에서 어릴 적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알아챈다. (돈을 벌기 위해 타지로 떠나야 하는) 아빠의 상황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지만, 온전히 이해하지는 못했던 소피는 여행을 하게 되면서 조금씩 아빠의 처지를 공감하게 된다.     


아빠를 온전히 이해하기

<애프터썬>의 놀라운 점은 촬영과 음악, 편집을 통해 딸이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을 영화적으로 묘사했다는 데에 있다. <Under Pressue> <Up Where We Belong> <Macarena>, <Drinking In L.A.>, <Losing My Religion>, <Tubthumping>, <Never Ever> 등 8090년대를 수놓았던 히트곡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딸이 기억하는 아빠와 영상 속의 아빠가 다르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올리버 코츠 음악감독은 최신 곡을 고르지 않았다. 선곡부터 아빠의 부재를 대외적으로 공표한다.    


그레고리 오크의 촬영과 웰스의 기발한 구성은 이중적이다. 흔들리는 저화질의 캠코더영상과 고화질의 픽스 샷을 교차하고, 클로즈업부터 와이드샷까지 자유자재로 오가며 영상의 아빠와 기억 속의 아빠 사이의 간극을 포착한다. 딸은 어른과 아이의 눈높이를 동시에 아빠를 관찰한다. 특히 촬영을 유심히 지켜보면 재미를 2배 즐길 수 있다. 

  

우리는 타인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샬롯 웰스는 우리 자신을 창조한 아빠조차 이해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가족에게 가졌던 오직 자신만이 느꼈던 그 감정을 상기시킨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 스스로로 하여금 가족에 얽힌 복잡한 마음을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가 가족에 관해 아직 어려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 어른이 되어서야 납득이 갔던 행동들, 그리고 여전히 모르는 것을 갖고 있는 것을 갖고 있듯이 말이다.

     


★★★★☆ (4.6/5.0) 


Good : 가족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에 대한 영화적 대답

Caution : 가족 간에 정답은 없다. 깊은 여운을 온전히 즐기시길


●샬롯 웰스 감독은 ‘감정적으로 자전적인 얘기‘라며 감독이 자신의 아버지와 실제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기억의 질감을 스크린에 포착하는 기법은 린 램지의 <쥐잡이꾼(1999)>에서 영향을 받았고, 마가렛 테이트의 <블루 블랙 퍼머넌트 (1992)>의 그라인딩(색조)을 참조했다.  


■올해의 영화로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 Sound), 더 가디언(The Guardian), 인디와이어(IndieWire), 메타크리틱(Metacritic), 시네유로파(Cineuropa), 더 스키니(The Skinny)에서 1위에 뽑혔고, 타임지(TIME),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애프터썬’을 올해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뽑았다. 칸 국제 영화제를 비롯한 전 세계 영화제에서 131개 부문 후보에 오르고 56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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