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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n 25. 2023

인디아나 존스 영화 추천 TOP 5

Indiana Jones Movies Ranked

다섯 번째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모험영화의 대명사가 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를 회고해 볼 적절한 시기이다. 1973년에 조지 루카스는 1930-40년대 시리얼 영화와 펄프 잡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인디아나 스미스의 모험>을 집필했다. 1977년 <미지와의 조우>의 촬영을 마치고 휴가 중이던 그의 친구 스필버그를 만나 다음에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를 물어봤다. 


스필버그는 항상 제임스 본드 영화를 연출하고 싶다고 말했고, 실제 007 제작자에게 먼저 제의하기도 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루카스는 한 고고학자가 성서에 기록된 성궤를 추적하는 내용에 관한 기상천외한 모험을 다룬 <레이더스>의 줄거리를 들려줬다. 가만히 듣고 있던 스필버그는 "이건 하드웨어가 빠진 제임스 본드가 되겠군"라며 흔쾌히 수락한다. 다만 스미스라는 성에 불만을 표시하자 루카스는 즉석에서 '존스'라고 개명한다, 두 사람은 파라마운트 영화사를 찾아간다. 그 결과 오리지널 3부작은 '3연속 전세계 박스오피스 연간 1위'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인디(해리슨 포드)'가 은막에 등장한 이후 블록버스터의 역사가 바뀌었다. 카키색 중절모와 러프한 사파리 셔츠, 워크부츠와 가죽 재킷을 매치한 독특한 스타일이며, 채찍질에 능숙하다. 다만 뱀을 무척 싫어한다. 주인공이 교양인임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재미에 집중하여 머리를 싹 비우고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의 전형적인 예이지만, 영화사적으로 인디아나 존스 1,2편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한다. 이국적인 모험담, 기억에 남는 캐릭터, 스릴 넘치는 액션, 로맨틱 코미디, 보물의 불가사의한 힘을 다룬 초자연주의 영역까지 모든 장르적 재미가 응축된 영화이다. 또 존 윌리암스의 인상적인 음악, 프로덕션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놀라운 장인장신과 창의적인 열정을 확인할 수 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가 왜 그토록 영향력이 있고, 관객에게 사랑받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롤러코스터 영화의 고전으로서의 위대함, 이야기의 깊이나 정합성보다 관객에게 놀이기구를 타는 기분을 선사했다. 극장을 벗어나 액션 어드벤처의 이상적인 형태를 제시하여 TV 시리즈, 코믹스, 게임, 소설, 테마파크 명소로 영역을 확장했다. 수많은 아류작 <미아라>,  <툼 레이더>, <로맨싱 스톤>, <페르시아의 왕자>, <언차티드> , <내셔널 트래져>과 게임, 디즈니 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테마마크, 패러디가 여럿 나오게 했다. 





#5 : 5편 운명의 다이얼 (Dial Of Destiny·2023) 제임스 맨골드

인디의 이야기에 대한 만족스러운 결론은 영화의 나머지 단조로움을 만회하고도 남는다. 1944년으로 돌아가는 스릴 넘치는 오프닝은 1969년 개인적인 비극을 헤쳐나가는 노년의 주인공으로 안내한다. 대녀인 헬레나 쇼(피비 월러-브리지)와 함께 아르키메디스의 다이얼을 찾는 모험의 액션 장면보다 다른 순간이 더 좋은 최초의 인디 영화가 될지도 모르겠다. 특히 해리슨 포드의 나이는 액션 시퀀스에 대한 그의 참여를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클래식 3부작의 매력 포인트였던 모험, 추격전, 아날로그 액션과 슬립스틱 코미디를 재현하려고 했으나 반복되는 추격전 시퀀스는 점점 밋밋해보인다.


어쨌거나 <운명의 다이얼>은 제목대로 운명론에 집중한다. 인디, 헬레나, 러는 모두 과거로부터 얽매이지 않으려고 애쓰지만, 영화는 계속 과거의 유산과 향수, 노스탤지어를 강조한다. 노년의 인디가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지난 모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이 내린 선택에 대해 반성한다. 상징적인 캐릭터에 작별을 고하는 의미로 포드는 최상의 연기를 다한다. 왜 머트가 이 영화에 등장하지 않는지에 대해 감동적인 설명을 더하고, 인디와 함께 하는 마지막 순간은 이 시리즈에서 보기 드문 방식으로 매우 사랑스럽고 뭉클하다.


추억과 오마주를 핵심으로 삼다보니 5편은 인디아나 존스를 제외한 캐릭터들의 동기가 지나치게 납작하거나 흐릿하다. 헬레나 쇼는 인디와 머트의 단점만 부풀린 비호감 캐릭터이며, 훌륭한 연기를 해준 매즈 미켈슨마저 이 세계관에서 자주 본 것 같은 것 같은 기시감을 던진다. 그 결과 스필버그의 창의적인 재치와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 1939년으로 돌아간다는 폴러의 계획이 피날레보다 더 흥미진진한 아이디어였는데, 클라이맥스에서 폴러와 인디는 각각 비행기 추락을 맞이하고, 주먹을 맞는 것 외에는 활약할 여지가 없었다. 아르키메데스의 다이얼이 가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로막고 무균질의 안전한 팬픽으로 마무리한다.





#4 :  4편 크리스털 해골의 왕국 (The Kingdom OThe Crystal Skull·2008) 스티븐 스필버그

19년 만에 돌아온 인디아나 존스를 부활시키는 결정은 스필버그와 루카스에게 큰 모험이었다. 제작진은 오리지널 3부작의 마법을 나이 든 출연진, 새로운 유물, 끊임없이 진화하는 CGI 액션 시대에 재현할 수 있을지 관건이었다. 1957년으로 배경을 옮긴 것도 1930년대에 기반한 인디의 정서를 벗어난 파격적인 결정이었다. 핵폭탄, 매카시즘, 로큰롤, KGB의 등장은 이질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냉장고 시퀀스는 당혹스러울 정도로 우스꽝스럽다. 세트피스는 유능하게 만들어졌지만, 특별히 스릴이 있거나 설득력이 없다. 아무래도 해리슨 포드의 나이를 고려해 동작의 난도를 낮춰서 그런 것 같다.


4편은 인디와 1편의 히로인 '마리온(카렌 알렌)'의 재회라는 장치 외에 캐릭터에 소홀하다. 케이트 블란쳇은 초자연적인 것에 집착하는 KGB과학자 이리나 스팔코를 흥미롭게 만들지 못했고, 존 허트는 단서 제공자로 낭비되었으며, 레이 윈스턴의 조지 맥 미첼은 동지인지 배신자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다. 샤이어 라보프는 혼자 다른 영화를 찍은 것처럼 연기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어 겉돈다.


로스웰 UFO 사건을 인용한 시나리오는 1950년대 설정과 어울리지만, 끝으로 갈수록 어리석은 영역에서 표류한다. 1편의 성서의 참신한 재해석, 2편의 인도 철학자 샹카라의 고사를 세포이 항쟁에 결부 짓는 상상력, 3편의 히틀러의 역사관을 부정하고, 원탁의 기사 이야기를 절묘하게 녹여냈던 발상에 비하면, 4편은 인디는 무기력하게 지켜보는 관찰자에 불과하다. 오직 존 윌리암스의 스코어만이 활력이 넘친다. 그럼에도 전 세계 박스오피스 7억 8천만 달러라는 시리즈 최고치를 기록하며 프랜차이즈의 인기가 현재진행형임을 당당히 입증했다.





#3 : 3편 최후의 성전 (The Last Crusade·1989)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음향편집상

나치 일당을 물리치고 성경의 유물을 찾는 이야기는 얼핏 1편에서 파생된 느낌이 든다. 1938년을 배경으로 한 본편에서는 007에 대한 스필버그의 열망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아버지 헨리 역은 원조 007 숀 코네리를 데려와 기존의 스릴과 유머에 감성을 새로이 추가한다. 스페인 타베르나스 사막에서부터 이탈리아 베네치아, 요르단의 페트라 유적 등 세계 곳곳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감행했다.


오프닝에서 인디(리버 피닉스)의 유년시절(1912년)을 발굴하는 한편, 서부극에 대한 그의 애정을 추격 장면에 듬뿍 담아낸다. 그의 삶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으며, 뱀에 대한 트라우마와 아버지와의 불안정한 관계를 소개한다. 영화 내내 포드와 코네리 사이의 떠들썩한 역학 관계로 인해 기억에 남을 순간들을 제공한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말과 기차, 보트, 비행기 추격전에 이어 오토바이 마상 시합, 탱크 위에서 스릴 넘치는 격투 씬이 끊임없이 흥미진진한다. 


3편의 가장 큰 장점은 오리진 스토리라는 점이다. 인디의 다음 모험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관객에게 인디 캐릭터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스필버그는 모두가 추구하는 성배는 소원했던 아버지와 아들 간의 화해를 은유한다고 생각했다. 부자간의 버디물은 여유로우면서도 관객을 즐겁게 매료시킨다.

특히 존 윌리암스는 그의 커리어 최고의 유쾌한 음악을 선사하며 3부작을 종결짓는다.





#2 : 1편 레이더스 (Raiders Of The Lost Ark·1981)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편집·시각효과·미술·음향·음향편집상

1편을 복기하면, 대사와 인물 중심의 블록버스터임을 새삼 깨닫게 한다.  007에서 힌트를 얻은 프롤로그부터 인디에 대해 알아야 할 거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다음 시퀀스에서 야성적인 모험가가 마샬 칼리지의 고고학 교수로 밝혀지면서 캐릭터를 더욱 구체화된다. 일단 '보면 다 이해되는' 명쾌함이 통쾌한 오락영화다.


인디가 거대한 바위를 피해 도망치고, 말을 타다가 트럭으로 점프하고, U보트에 매달리고, 수많은 죽음의 함정과 위기를 겨우겨우 극복하는 폭풍과도 같은 전개. 실제로 “롤러코스터 영화”라는 말은 이 <레이더스>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입이 떡 벌어지는 스턴트워크, 아날로그 특수효과 및 시각적 야망에서 장인정신이 느껴진다. 의외로 러닝 타임의 대부분은 폭발이나 세트 피스가 아닌 인간 상호 간의 작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스필버그는 관객에게 아드레날린을 분출하는 액션 장면을 연달아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다.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하고, 흠잡을 데 없이 활기찬, 그러면서도 인물의 매력에 영혼을 불어넣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디를 독특한 액션 히어로로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인디는 어떤 위기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서 훨씬 재밌게 즐길 수 있다. 항상 아슬아슬한 순간에 그의 기지와 판단력, 행운을 집중해서 보여줌으로써 액션의 화려함보다 주인공의 영리함과 용기가 더 빛날 수 있었다. 또 73일간의 짧은 촬영기간 동안 해리슨 포드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식중독에 시달리면서 현장에서 대본을 즉흥적으로 수정했기 때문에 영화는 훨씬 예측하기 힘들어졌다. 더욱이 해리슨 포드가 가장 잘하는 연기인 '인간적인 결점'을 찰지게 표현함으로써 오래도록 사랑받는 걸작이 탄생할 수 있었다.





#1 : 2편 마궁의 사원 (The Temple Of Doom·1984) 스티븐 스필버그

아카데미 시각효과상

스필버그와 루카스는 1편이 성공을 거둔 직후부터 2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기획단계부터 첫 번째 모험과는 매우 다른, 더 어둡고 색다른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루카스는 스타워즈 3부작 중 가장 다크한 <제국의 역습>에서 이러한 아이디어를 얻었지만, 2편은 본질적으로 흑마법과 비밀 종교의식을 그린 공포영화에 가까워져 버렸다. 그리고 루카스는 나치가 다시 악당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프리퀄(1935년)로 기획됐다.


1막에서 버스비 버클리 풍의 뮤지컬 넘버로 시작하고, 곧바로 인디와 라오 체의 스릴 넘치는 대결이 이어지면서 2편은 밝고 경쾌하게 출발한다. 인디 걸 '윌리 스콧(케이트 캡쇼)'은 1편의 마리온 레이븐우드와 정반대의 캐릭터로 만들었다.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그녀와 인디와의 스크루볼 코미디에 비경 탐험과의 결합으로 흥미롭다. 또한 문화적으로 둔감한 연회 장면은 매우 과장되어 인종차별적인 묘사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나마 포드와 '쇼티 라운드(키호이콴)'의 케미와 유머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어두워지는 것을 막는다.


3막에서 스필버그는 충격요법과 폭력성을 통해 호러 장르와 B급 영화의 개성을 수용하여, 창의적인 액션을 연쇄적으로 심어놨다. '고난이 끝나도 또다시 위기가 찾아오는' 전개인 것이다. 마치 '유령의 집' 같은 칼리 신전으로 향하는 부비트랩 시퀀스는 스필버그 영화 중 가장 효과적인 세트피스이며, 광산 차량 추격전은 스릴이 넘친다. 절벽의 줄다리 장면은 지금 봐도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하다. 존 윌리암스의 과감한 스코어는 음악적 흥분과 위협을 더하고, 불길한 시각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붉은 조명 역시 인상적이다. 확실히 결함이 있는 작품이지만, 거대한 활력과 가차 없는 에너지는 영화 역사상 찾기 힘든 오락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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