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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May 20. 2024

메릴 스트립 영화 추천 TOP 12

Meryl Streep Performances

영화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배우 중 한 사람으로 1976년 26세의 나이로 예일 대학교 석사과정을 수료한 후 지금까지 베를린 영화제 명예 황금곰상, 칸 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2회, 여우조연상 1회를 수상했다. 아카데미상 노미네이트 21회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개인적으론 캐서린 헵번, 이자벨 위페르 정도가 그녀의 연기에 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77회 칸 영화제(2024) 명예 황금종려상
제62회 베를린 영화제(2012) 명예황금곰상

더 설명할 필요가 없으므로 이제 순위를 매길 시간이다. 이 랭킹은 스트립의 최고작을 뽑는 것이 아니라 영화 속 연기를 평가한 것이다. 그럼 역사상 최고의 여배우를 만나보자! 





#12 : 캐서린 그레이엄/더 포스트 (The Post, 2017)

워싱턴 포스트에서 첫 여성 발행인을 지닌 캐서린 그레이엄 역을 맡았다. 그녀는 죽은 남편으로 인한 충격을 채 가시기도 전에 닉슨 행정부에 맞서 팬타곤 페이퍼를 공개할 것인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임을 맡았다. 그레이엄은 스스로를 강단 있는 저널리스트로 여기지 않지만, 주변의 남성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용기를 내어 일을 배워나간다. 스트립은 종종 과시적인 기교가 엿보이지만, 독백을 처리할 때 말투에서 인간미를 발견할 수 있다. 


스트립은 지도자들이 자신의 결정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권력자들을 견제해야할 언론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녀는 언론인으로 자각해나가는 의식의 변화를 전달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이 위업은 어떤 배우와도 비교를 불허한다. 스필버그의 경제적인 연출과 톰 행크스의 능청스러운 리액션에 발맞춰 그녀는 조용히 강인함을 드러낸다. 그레이엄은 독자들에 대한 책임의식을 저울질하고 정권에 눈치 보지 않고 발간하는 용기를 발휘한다




#11 : 도나 카마이클 / 맘마미아 (Mamma Mia!2008

스트립은 항상 진지한 정극 배우로 여겨지지만, 그래미 어워드 노미네이트 6회 경력이 허투루 얻은 것이 아님을 증명한다. 예순에 가까운 연세에도 불구하고 40대 미혼모를 연기하며 군중을 기쁘게 하기 몸을 사라지 않는다. 도나 역을 맡아 스트립의 춤과 노래솜씨에 순식간에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딸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의 결혼식을 앞두고 과거의 남자 세 명을 초대하여 친부가 누구인지 알아가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에게 해의 태양 아래서 "Mamma Mia"부터 "Dancing Queen"을 열창하는 스트립은 당신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10 : 줄리아 차일드/줄리 & 줄리아 (Julie & Julia, 2009)

노라 에프런 감독은 미국에 블란서 요리를 소개한 '줄리아 차일드(메릴 스트립)'가 쓴 요리책의 레시피를 1년 안에 요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 뉴욕의 블로거 '줄리 파웰(에이미 아담스)'의 삶을 대조하는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줄리 부분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줄리아가 등장하는 장면은 사랑스럽다.    

  

스트립은 실제 차일드를 만나 뵙고 그녀의 다정다감함을 옮겨오면서 본인의 개성을 캐릭터에 입혔다. 실존 인물의 목소리를 정교하게 성대 묘사하며 실존인물보다 훨씬 불안하고 예민한 구석을 심는다. 유쾌한 성격의 실존 인물과 그녀의 남편은 불임이라는 것에 좌절했다는 것에서 착안한 설정이다. 그 미묘한 아픔을 짚으며 과장된 제스처와 억양, 안면 경련 등 다양한 곡예를 부리며 뭉클하게 만든다. 입체적인 인물 해석을 통해 유명 요리학교인 꼬르동 블루에서 실력이 부족하다는 평을 들었던 차일드의 의지를 관객에게 차근차근 공감시킨다.  




#9 : 린다 / 디어 헌터 (The Deer Hunter, 1978)

로버트 드니로의 눈에 띄어 캐스팅된 신인 배우는 작은 역할에도 반짝반짝 빛난다. 베트남 참전 군인의 트라우마를 그린 영화에서 그녀는 '남성들이 보는 수동적인 여성상'을 감정적인 울림을 주는 역할로 업그레이드시킨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 전쟁에서 실종된 약혼자 '닉(크리스토퍼 워켄)', 고향으로 무사히 돌아온 소꿉친구 '마이크(드니로)' 사이에서 남성성이 갖는 취약성을 부각시킨다. 특히 영화 마지막에 그녀가 부른 "신이시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는 그녀의 커리어에서 최고의 명장면으로 남아있다. 


 



#8 : 클라리사 본/ 디 아워스 (The Hours, 2002)

베를린 영화제 여우주연상

버지니아 울프의 1925년 소설 <댈러웨이 부인> 통해 세 여성의 삶이 서로 연결되는 영화에 출연했다. 니콜 키드만은 울프 역을, 줄리안 뭐는 소설에서 위안을 얻는 50대 주부 역을, 스트립은 소설의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뉴요커 역을 맡았다. 스트립은 감정을 조금씩 터트리며 기막힌 완급조절을 보여준다.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통재할 수 없는 캐릭터가 처한 고통을 매우 우아하게 노출시킨다.




#7 : 조안나 크레이머/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Kramer vs. Kramer, 1979)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디어 헌터》로 인정받은 잠재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이 가족 드라마는 워커홀릭 남편에 지친 아내가 이혼 소송 중에 양육권 본쟁을 다루고 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혼 생활을 뒤로 하고 아들을 키우고 싶은 여성의 딜레마를 절절히 그려냈고, 쓰라린 이혼의 후유증을 매우 현실적으로 담아냈다. 아카데미 5개 부분 수상의 영예를 얻었으나 촬영 과정은 험난했다. 상대역이자 선배인 더스틴 호프만이 메소드 연기를 가장해 그녀의 빰을 몇 대 때리고, 촬영감독에게만 알려준 채로 와인잔을 던지는 애드립을 시전해 모두를 당황시켰다.




#6 : 카렌 실크우드 / 실크우드 (Silkwood, 1983)

스트립은 괴짜 내부 고발자 역할로 변신해 다시 한 번 우리 시대 최고의 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다. 실존 인물 카렌 실크우드는 원자력 발전소 내의 불안전한 노동관행을 공개하려다가 교통사고를 당한다. 방사능 누출을 의미하는 ‘실크우드 샤워’는 이제 널리 알려진 일화지만, 그녀는 자신의 대의를 위해 그녀를 침묵시키려고 매수하려는 청탁을 거절한다.   

    

영화는 부패한 시스템에 대항하는 천사인 여주인공과 함께 하는 도덕적 놀이터가 아니다. 카렌은 종종 까칠하고 강박적이다. 단점 투성이인 평범한 여성으로 상황을 바로잡기를 원할 뿐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저항정신을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5 : 수잔 올리언/ 어댑테이션 (Adaptation, 2002)

각본가 찰리 카우프만은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의 양면성을 독창적으로 풀어냈다. 대본을 받아본 메릴 스트립은 출연료를 삭감했고, 그 결과 굉장히 재밌는 연기를 선보였다. 니콜라스 케이지가 스트립 스타일에 반하는 연기로 그녀를 당황시킴에도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스트립의 역할은 연기하지 쉽지 않았고, 아이러니하게도 <어댑테이션>은 그녀의 출연작 중에 가장 앙상블이 두드러지지 않는 작품일지 모르겠다. 50대 여성들이 평상시에 잊고 지내기 쉬운 욕망을 매우 자연스럽게 표출한다. 예술의 가치와 목적을 다루는 주제에 비춰볼 때, 그녀는 100% 맡은 소임을 다했다. 원작자 수잔 올리언도 처음에는 캐스팅에 걱정했지만, 결국에는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스트립 연기로 꼽았다.




#4 : 미란다 프리슬리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The Devil Wears Prada, 2006)

"어느새 얼음여왕(ice queen)이라는 수식어가 라벨처럼 따라붙게 되었다”로 자조 섞인 인터뷰를 남겼다. 스트립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패션 잡지 런웨이 매거진의 편집장 미란다 프리슬리 역을 맡아 교묘하고 무시무시한 인물으로 분한다.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지만, 원작소설은 '보그'의 안나 윈투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스트립은 권위주의로 가득차 있는 악덕 상사들을 연구했고, 최소한의 몸짓으로 직원들을 공포에 질리게 한다. 그러면서 양면성을 부여한다. 이토록 업계에서는 성공했지만, 가정에 소홀하다는 이유로 남편에 이혼당하는 커리어 우먼의 딜레마를 실감나게 표현했다. 또한 상대역인 앤 해서웨이와의 찰떡 케미로 많은 찬사를 받았다.




#3 : 알로이시스 보비에 수녀/ 다우트 (Doubt, 2008)

스트립은 뉴욕 가톨릭 학교의 교장이자 권위적이고 엄격한 수녀 역할로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에이미 아담스, 비올라 데이비스를 사정없이 몰아세운다. 플린 신부는 진보적이고 개혁적이고 자상하다. 보수적인 알로이시스 수녀는 이것이 영 못마땅하다. 그가 학생과 모호한 관계에 의문을 품는다


엄격하고 단호하며 절제된 방식으로 상대역의 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을 공격하면서 안경 너머로 무시무시한 강압을 싸늘하게 던진다. 단순한 설정에 엄청난 힘을 불어넣는 스트립과 호프만의 역동적인 연기가 이 영화를 특별한 작품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




#2 : 프란체스카 존슨/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1995)

그녀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니 '연기 기계'라고 밖에 수식할 수 없었다. 스트립은 처연한 눈빛, 설명하기 복잡한 표정 그리고 말하지 않은 모든 것을 통해 수많은 것을 전달한다. 상대역이자 감독인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자화자찬하지 않으며 묵묵하게 스트립의 퍼포먼스를 뒷받침한다.


평범한 주부인 그녀는 뒤늦게 운명을 만났고, 자신의 열정을 재발견하는 중년 여성에게 관능을 부여한다. 남자에게 여자이고 싶은 그 마음을 소녀처럼 연기하면서도 가정을 지켜야하는 양심을 외면하지 않는 어른스러움을 오간다. 단순한 멜로드라마를 뛰어넘어 미묘하고도 내밀한 희생과 사랑이야기로 승화시킨다.





#1 : 소피 자위스토스키/ 소피의 선택 (Sophie’s Choice, 1982)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33살의 나이에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연기 중 하나를 펼쳐보이며 단숨에 ‘최고의 여배우’로 등극하게 된다. 앨런 J. 파쿨라 감독은 처음 소피 역에 메릴 스트립을 선정했으나, 워낙에 신중하게 고르는 스트립은 대본을 본 후 대답하겠다고 했다. 그 사이에 역할은 다른 여배우에게 돌아갔으나 대본이 마음에 들었던 스트립은 이 역을 하고 싶어 감독에게 간청을 해 결국 얻어냈다. 스트립은 그 역할을 위해 폴란드어와 독일어를 모두 배웠고, 그녀의 폴란드계 미국인 억양에 관객은 설득됐다.


젊은 작가 '스팅고(피터 맥니콜)'는 새로 이사한 아파트에서 미모의 폴란드 여인 소피와 그녀의 연인 네이선(케빈 클라인)을 만난다. 스팅고는 소피에게 첫눈에 반하고, 그녀가 아우슈비츠 생존자라는 사실을 듣고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스트립은 유쾌하면서도 슬프고, 유령에 사로잡힌 듯한 감정적 혼란을 고도의 감정 연기로 선보인다. 흠잡을 데 없는 억양과 차분한 태도로 고통의 심연을 응시하고 그 헤아릴 수 없는 공포를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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