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ERU Jun 18. 2023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스팟의 역습

Spider-Man: Across The Spider-Verse 후기

2018년에 개봉한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은 애니메이션과 슈퍼히어로의 판도를 바꾼 혁명을 일으켰다. 애니메이션을 대담하게 재정의하며 새로운 영상혁명와 서사를 도입했으며 '다중우주(멀티버스)'를 역동적인 형식으로 영화에 담아냈다. 당연히 우리 모두는 궁금했다. 속편은 전편에 뒤지지 않을까?하고.   

메인 빌런 '스팟'

어크로스 더 스파이더버스은 전편보다 더 크고 야심차고 엄청난 수의 카메오들과 이스터에그들, 팬서비스로 가득 찬 모범적인 속편이다. 이 영화는 마일즈 모랄레스(Miles Morales)를 중심으로 코믹스, TVA, 게임, 영화에서 소개되었던 모든 스파이더 맨의 역사를 집대성한다. 이 박물관에는 뛰어난 액션, 다양한 스타일, 풍부한 유머, 감정적 무게가 전부 전시되어 있다. 각 프레임마다 디테일이 가득하며, 만화책을 훑어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코믹스를 진정으로 스크린에 가져온다. 



액션 동작마다 2D 셀 애니메이션, 르네상스(고전주의), 신고전주의, 입체파, 추상파, 신미래주의, 힙합문화의 그래피티까지 지금까지 인류가 이룩한 미술사조를 총망라하여 애니메이팅 했다. 대신에 음악은 전작에 비해 효과적이지 못하다. 사운드트랙은 메트로 부민은 메트로 부민했을 뿐, 평작에 가깝다. 감독들이 놀라운 비주얼을 별똥별처럼 연이어 쏟아져 내는 것에 신경쓰느라 음악을 효과적으로 배치하지 않았다. 


다중우주에서 온 수 십 명의 스파이더 피플은 이제껏 보지 못한 시각적 충격을 가져다준다. 아찔하고 눈부신 몽타주가 여기저기서 빅뱅을 일으키며, 천문학적으로 방대한 백스토리(배경)을 정리하기 급급하기 때문에, 빌런 ‘스팟(제이슨 슈워츠먼)’의 위협은 가다 서다 반복하며 덜컹거린다. 


제작진은 '마일즈(샤메이크 무어)'와 '그웬(헤일리 스테인펠드)'을 중심축으로 일정궤도로 자전하도록 일관된 스토리를 구성하려고 애썼다. 두 사람에게 이입할 수 있으므로 위의 단점은 크지 않다. 진짜 아쉬운 점은 한창 감정을 끌어올린 다음에 곧바로 3편으로 이어지는 '클리프행어(다음화에 계속)'로 마무리되므로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을 모델로 제이미 휴렛의 그림체로 그린 스파이더 펑크 '호비 브라운'

총평하자면 짜릿하고 감동적이며 창의적이며 즐겁다. 드디어 애니메이션계에도 <제국의 역습>이나 <대부 2>, <다크 나이트>에 비견될 속편을 갖게 되었다.



★★★★☆ (4.7/5.0)      


Good : 영화 그 이상의 예술품

Caution : 내년의 3편을 못 기다리겠다.  

   

다소 성급한 예측이지만, 내년 아카데미 작품상 부분에 후보를 오를 것 같다.      


■그웬 스테이시는 스파이더맨과 사랑에 빠지지만 항상 안 좋은 결말을 맞는다. 그런데 영화는 그런 불문율을 가볍게 어긴다. 그녀가 고민이 있을지언정 행복해보여서 좋았다. 


■사운드트랙에 수록되지 않았지만 라킴의 “Guess Who's Back"와 바비 블랜드의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이 본편에 흐른다.     


■제작 스태프 중에 박태현 모델링 슈퍼바이저, 벤 최 스토리보드 아티스트, 이승희 수석 애니메이터, 지나 윤 VFX 라이팅·컴포지팅 아티스트 등 한국인이 다수 참여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By 輝· 

이전 09화 이니셰린의 밴시^금이 간 우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