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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ul 18. 2023

주윤발(周潤發)영화 추천 TOP 10

Chow Yun Fat Performance

주윤발(周潤發)은 홍콩의 전설적인 대배우로, 그는 역대 액션 스타 중 가장 다정다감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영원한 따거·대인배·의리남으로 대표되는 서민적인 친근함을 갖고 있다. 8090년대 대표적인 흥행배우로 중화권 연예계에서는 성룡, 주윤발, 주성치를 묶어 '쌍주일성(雙周一成)'이라고 지칭되기도 한다. 출중하고 선이 굵은 잘생긴 외모와 카리스마 넘치는 멋진 액션, 특유의 우수가 담긴 눈빛, 풍부한 표정과 유머러스한 입담을 가진 연기파 배우이기도 하다. 


1955년 5월 18일, 주윤발은 홍콩 라마섬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청소부이자 채소 농부였고 아버지는 유조선 선원이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작은 마을에서 어머니와 함께 부지런히 농사를 짓고 노점상을 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벨보이, 택시 운전사, 우체부, 카메라 판매원 등 온갖 잡일을 전전하던 그의 인생은 홍콩 텔레비전 방송국 TVB의 신문 광고에 응해 3년간의 배우 훈련 프로그램에 지원한 후 인생이 바뀌었다. TVB 연예인 훈련반 3기 출신으로 임영동, 오맹달, 노해붕 등과 동기였다. 


졸업하자마자 드라마 〈상해탄(上海灘, 1980〉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오우삼의  영웅본색〉에서 마크 역을 맡은 이후 주윤발은 세계적인 액션 슈퍼스타가 되었으며, 그 후로 지금까지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생활에서 주윤발은 소탈하기로 유명하다. 재산이 대략 13억 홍콩 달러(한화 2천여억 원) 정도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현지 노점상을 자주 찾고, 할인 옷을 입고, 공원에서 하이킹과 조깅을 하고, 아내와 극장 데이트를 하고, 자선활동을 하고, 홍콩 거리를 청소하고, 마주치는 팬들과 셀카를 찍고, 아내 진회련에게 받는 한달 용돈 100홍콩달러(약 14만 5~6천 원)로 소박하게 생활한다. 죽은 뒤 재산 99%를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며, 자신의 정확한 수입은 아내만 알고 있다고 한다. 오직 연기만으로 평가한 ‘大哥(형님)'의 대표작을 알아보자! 





[번외] 무쌍 (Project Gutenberg·2018) 장문강

일부 이해가 되지 않은 반전이 많은 풀롯에도 불구하고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스토리텔링을 보인다. 특히 주윤발은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황후花>, <양자탄비>에서도 연기 변신을 시도했으나 이번만큼 선역과 악역을 종횡무진 아우르는 연기의 폭에 감탄하게 하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를 비틀어 관객에게 건재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안겨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10 : 와호장룡 (Crouching Tiger, Hidden Dragon·2000) 이안

신진고수 옥교룡(장쯔이)은 유명한 검객 이무백(주윤발)이 사용하던 전설의 검을 훔치는 과정은 의외의 방향으로 진행된다. 제도의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질풍노도의 사춘기 소녀의 심리와, 전통관습에 얽매여 오랜 세월 서로 마음을 감춰온 중년 커플의 미묘한 관계 속에서 싹트는 감정의 변화를 쫓는다.


무술에 문외한인 주윤발은 견자단의 어머니이자 무술가인 맥보선(麥寶嬋)의 지도아래 뒷짐을 지고 한손으로 검을 다룸으로써 도리어 작중 최고수다운 포스를 내뿜게 된다. 주윤발과 장쯔이의 우아한 의지가 충돌하는 역동적인 장면에서 규범에 가로막힌 인간의 사랑과 고통이 애달프게 다가온다. 중력을 벗어난 초현실적인 무예로도 인간의 도리를 초월할 수 없는 모순 말이다.




#9 : 대장부일기 (大丈夫日記·1988) 초원

홍콩 금상장 주제가상 (주윤발-《大丈夫日記》)

〈대장부일기〉는 두기봉의 〈팔성보희, 1988〉, 왕종의 〈장단각지연, 1988〉 등과 함께 주윤발의 대표적인 코미디 영화다. 〈대장부일기〉는 주윤발의 원맨쇼 같은 영화다. 상당히 양식화된 광동식 코미디와 뮤지컬 연기를 모두 소화하는 주윤발이라는 배우의 넓은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초원 감독은 1930-40년대 유행하던 스크루볼 코미디나 MGM뮤지컬을 홍콩식으로 재해석했다. 주인공 ‘주정발(주윤발)’은 엽청문의 몸매와 왕조현의 얼굴을 가진 여인을 기다리느라 노총각 신세를 면하지 못하게 된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주아(왕조현)’와 ‘사리(엽청문)‘ 그녀 둘과 사귀게 되고 혼례를 올리게 된다.


위태로운 1부2처제(一夫二妻制)은 중국과 대만 사이에 낀 홍콩의 처지를 떠올리게 한다. 홍콩은 사회주의 중국에 반환이 예정되어 있으나 자본주의 진영에 속한 대만과도 척을 지고 싶지 않은 속내를 누가 보더라도 위험한 그 ‘불안한 동거’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의 처지에 빗대고 있다. 또한 대장부로 포장된 마초 문화를 조롱하고 있다.




#8 : 감옥풍운 (Prison On Fire·1987) 임영동

풍운 3부작의 두 번째 영화인 〈감옥풍운〉은 우여곡절이 많은 작품이다. 신인시절 양가휘는 중국 대륙영화에 멋모르고 출연했다가 대만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게 된다. 슈퍼스타인 주윤발이 대만 관료들과의 만찬에 참석해, 양가휘는 자신의 동생(小弟)이며 회사 동료(同公司)라고 말하며 관료들을 직접 설득했다고 한다. 제작 기한이 3주였는데, 임영동의 동생 예남의 옥중 경험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는 단 일주일만에 완성했다고 한다. 실제 감옥에서 촬영했고, 엑스트라 상당수는 예남이 알고 지내는 재소자들을 통해 섭외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르포르타주(reportage) 같은 리얼리즘이 강렬하게 반영되어 있다.


감시 및 견제 목적으로 특정 집단 내에 내통자, 밀고자를 심어놓는 것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널리 사용되던 통제수단이었듯이, 교도소도 마찬가지로 간수들이 손쉽게 관리하기 위해 프락치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능청스러운 성격의 아정 역을 맡은 주윤발은 주연인 양가휘를 보조하는 조연이면서도 극에 활기를 불어넣고, 선량한 이에게 누명을 씌워 희생양을 삼는 비열한 폭력문화에 대항하는 구심점으로 역할 한다. 화자 옆에서 주제를 강조하는 빙점으로 활약한다.




#7 : 타이거맨 (伴我闖天涯·1989) 임영동

형사가 수사목적으로 방문한 시골마을에서 만난 여인과 사랑에 빠진다는 줄거리가 <위트니스>를 연상시킨다. 임영동은 도시인과 시골사람 간의 교류에서 1997년으로 예정된 홍콩 반환을 예고한다. 이념이 달라도 ‘중국인’이라는 동질감으로 극복하고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극화했다고 할 수 있다.


등려군의 <월광대표아적심(月亮代表我的心)>이 흐르는 가운데, 묘묘(주윤발)과 치와(종초홍)의 밀고 당기기를 적당히 거리를 두며 진행시킨다. 2% 부족한 이들끼리 소통하면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해가는 것을 지켜보는 동안 가슴 한 켠이 따뜻해진다.




#6 : 용호풍운 (City On Fire·1987) 임영동

홍콩 금상장 남우주연상

쿠엔틴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의 영감을 받은 영화로 널리 알려진 ‘풍운 3부작’의 첫 작품이다. 유흥가에 삼류 건달로 위장한 경관인 주윤발이 은행 강도단의 행동대장(이수현)과의 감정적인 교류 그리고 갱단과 경찰 조직 내의 부패에 대한 비판의식은 이후의 잠복 경찰 영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2년 후에 나온 <첩혈쌍웅>과 대칭되는 구도로도 유명하다.


잠복수사에 충실해야하는 경관의 아이덴티티, 평범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시민의 아이텐티티, 조직원으로서의 아이덴티티 사이에서 고뇌하는 주윤발의 처절한 연기는 슈퍼스타이기 이전에 배우로써 입지를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게 했다.




#5 : 우견아랑 (All About Ah-Long·1989) 두기봉

홍콩 금상장 남우주연상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와 〈와일드 엔젤〉의 만남이라 할 수 있는 두기봉식 멜로드라마다. 한때 잘 나갔던 모터사이클 경주선수였던 ‘아랑(주윤발)’은 홀로 아들 ‘포키(황곤현)’을 키우는 싱글파파다. 어느 날 포키가 광고모델로 선정되면서 10년 전에 헤어진 여자친구 ‘포포(실비아 창)’과 재회한다. 그렇게 되면서 아랑의 과거사가 밝혀지고 아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 오토바이 레이싱 대회에 참가한다. 무모한 청년이 인생의 굴곡을 이겨내고 헌신적인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역할을 맡은 주윤발은 가슴을 울리는 연기로 감동적인 변신을 이뤄냈다.




#4 : 도신 I, II, 도성풍운 시리즈 (God Of Gamblers·1989-2016) 왕정

고진은 주윤발의 상징적인 캐릭터다. 전설적인 도박사로, 초콜릿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가진 마음씨 좋은 신사다. 〈도신〉은 홍콩 카지노 영화 붐을 일으키며 주성치를 필두로 한 패러디(지만 실제로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도성〉 시리즈, 제자였던 도자이(유덕화)와 주성치가 함께 등장하는 〈도협〉 시리즈, 2000년대 제작된 〈도성풍운〉 시리즈 등 무수히 많은 속편, 아류작들이 배출했다.


주윤발은 도박의 신이라는 제목답게 상대의 몇 수 앞을 내다보며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게임을 이긴다.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통해 "제임스 본드"의 여유로움과 “레인맨”의 천진난만함을 오가는 다중인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트레이드 마크인 쌍권총 솜씨도 빼놓지 않는다.




#3 : 가을날의 동화 (An Autumn’s Tale·1987) 장완정

대만 금마장 남우주연상

남자친구를 찾아 뉴욕에 온 홍콩 여성 ‘제니퍼(종초홍)‘와 ’아메리칸 드림‘을 쫓아 미국에 왔지만, 초라한 빈민가에 사는 홍콩 남성의 사랑을 통해 앞 다퉈 미국으로, 캐나다로 이주했던 당시 홍콩의 모습과 불안감을 그려내고 있다. 이민 생활에 힘겨워하는 그녀를 돌보다가 점차 사랑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섬세한 터치로 그려냈다. 주윤발은 옛 남자를 못 잊는 종초홍 곁에서 서성이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거친 말투와 투박한 몸짓 속에 묻어나는 그녀에 대한 순정,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쑥스러운 듯 불쑥 내미는 손길 속에 속 깊은 배려가 묻어난다.


장완정 감독은 뉴욕의 아름다운 풍광과 서정적인 재즈의 선율 속에 너무 가까이 있어 사랑이라는 것조차 뒤늦게 깨달은 그리움의 정서를 마치 단풍처럼 필름 곳곳에 물들이고 있다.




#2 : 영웅본색 I, II (A Better Tomorrow·1986-7) 오우삼

홍콩 금상장 남우주연상

영화사에서 총격전은 〈영웅본색〉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데빌 메이 크라이〉, 〈맥스 페인〉, 〈타임 크라이시스〉, 〈존 윅〉, 〈매트릭스〉의 청사진이 되었다. 바바리코트를 입고 쌍권총을 들고 성냥개비를 문 주윤발은 장르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오우삼은 주윤발과의 첫 대면에서 "따뜻한 마음씨와 현대에 잃어버린 의협과 기사도의 풍모가 느껴지는 사람이다."라고 느껴 캐스팅하게 됐다고 한다.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진 시대’라는 홍콩의 한탕주의를 배신자 ‘아성(이자성)’으로 상징한다. 의리 같은 전통적인 가치를 수호하는 ‘아호(적룡)’와 대비시킨다. 아호은 동생이자 형사인 ‘아걸(장국영)’을 통해 홍콩의 긍정적인 미래를 꿈꾼다. 그러나 아걸이 형을 미워하는 까닭은 홍콩은 더 이상 그런 곳이 아니라 여기기 때문이다.


‘소마(주윤발)’는 아성처럼 공권력을 대신해 어렵거나 억울한 사람들의 일을 무력으로 돕는 협객이지만,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그는 자본주의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며 사회주의 중국에 편입될 미래를 한탄하는 비감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오우삼은 ‘다른 사람을 돕는다면 모두가 영웅입니다’라며, 강한 것을 꺾고 약한 것을 돕는다는 임협을 내세운, 동양 전통의 무법자 개념이자 영웅상을 칭송한다. 서구개념으로 자경단인 아성이 동생의 수갑을 스스로 차고 자수하는 결말은 영문제목처럼 홍콩의 ‘더 나은 내일’에 대한 감독의 의지로 읽힌다.



#1 : 첩혈쌍웅 (The Killer·1989) 오우삼

오우삼과 주윤발은 ‘홍콩 누아르’이라는 장대한 오페라를 완성한다. 오우삼은 마틴 스콜세지와 장 피에르 멜빌에게 바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이시오 테루오의 〈무뢰한(1964)〉을 빌려왔다.


청부살인업자는 오발로 인해 시력을 잃은 가수를 가엾이 여겨 안구 이식 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위험한 임무에 투입된다. 무자비한 경찰은 이 가슴 아픈 사연을 알게 되고 결국 의기투합하면서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영화는 주인공의 심적 갈등과 윤리적 고민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주윤발은 신을 믿지 않지만 그리스도의 평온함에 위안을 얻는 것처럼 말이다.


대한민국에 끼친 머릿속에 고정되어 있는 ‘브로맨스’의 이미지는 대부분 〈첩혈쌍웅〉에서 나온 것이다. 이전에도 버디 무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자본에 잠식되지 않은 인간다움을 강조하는 방식은 한국영화의 DNA에 깊이 각인되었다. 또 경찰과 범죄자가 거악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서로에게서 동질감을 얻게 되는 스토리도 꾸준히 모방되고 있다.


국내에 속편으로 소개된 〈첩혈속집 (Hard Boiled·1992)〉이 북미에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며 오우삼과 주윤발은 할리우드로 진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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