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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Sep 28. 2023

도박 영화추천 TOP 30

Best Gambling Movies

도박(賭博)의 매력은 확실하다. 확률론과 통계학의 기원이자 대박과 쪽박이 모두 도박에서 나온 용어인 만큼 운이 좋으면 인생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 인간은 기원전 300년, 인더스 문명 때부터 주사위를 이용한 도박을 해왔다. 우리가 도박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내재된 탐욕스러운 충동을 주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 카지노의 판돈은 이미 본질적으로 높기 때문에 도박 영화는 관객에게 놀라울 정도로 긴장감이 내재됐다. 모든 것을 걸고 상대를 노려보며 도박꾼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영화제작자들이 수 십 년 동안 스릴러, 드라마, 액션으로 가득 찬 모험의 영감으로 카지노를 선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인생을 바꾸고자 하는 이러한 타고난 욕구 때문에 최고의 도박 영화는 도박 자체보다는 도박꾼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주인공이 큰돈과 목숨을 걸고 빚이나 중독에 빠지거나 시스템과 게임을 시도하는 등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을 이어나간다.    

  

카지노를 비롯한 도박장은 겉으로 50:50으로 보일지라도 결국 하우스(도박장 주인)에게 돈을 잃게 될 수밖에 없다. 도박장이 지정한 변종률 혹은 각종 수수료로 인해 고객의 기대수익(EV)은 음수이기 때문에 시행이 늘어날수록 기대수익은 -∞로 발산하게 된다. 만약 고객에게 돌아가는 환수율이 양수라면 카지노가 100% 파산하기 때문에 무조건 고객이 돈을 잃은 구조가 정상적이다. 카지노가 괜히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거나 ATM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거나 리무진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 제작된 다양한 도박 소재 영화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전부터 유명 프랜차이즈까지, 각양각색의 도박 영화 29편을 소개한다. 

       



#30 : 러브 인 카지노 (The Cooler·2003) 웨인 크라머

결혼에 실패하고 도박으로 빚만 가득한 버니 루츠(윌리암 H. 머시)는 친구 쉘리 캐플로우(알렉 볼드윈)의 도움으로 카지노에서 일하게 된다. 카지노에서 플레이어의 연승 행진을 망치는 ‘쿨러’로 일하던 버니는 그곳에서 만난 나탈리 벨리사리오(마리아 벨로)와 함께 앞으로 꿈에 그리던 인생을 살겠다고 결심한다. 영화는 설정을 뒷받침하지 못하지만, 메이시는 징크스를 걸고 불행을 퍼트리는 역할을 연기하기 위해 태어났다. 재수 없는 놈에서 행운아로 거듭나는 인생 역전이 제법 짜릿하다.




#29 : 21 (21·2008) 로버트 루케틱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의 천재들은 보통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수학 교수 미키 로사(케빈 스페이시)와 6명의 학생들은 그들의 재능을 카드 카운팅에 사용하기로 결정한다. 수학을 이용해 블랙잭으로 카지노를 이긴 MIT 블랙잭 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로는 동양계 미국인이었으나 백인 배우로 바꾸어 캐스팅하는 ‘화이트 워싱’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30만 달러의 등록금을 갚기 위해 벤 캠벨(짐 스터게스)이 자신의 두뇌를 이용해 부자가 되고픈 욕망에 중독되면서 도박의 부패한 본질을 은막에 담아냈다.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가장 멍청한 짓을 하는 것을 관람하는 것만으로 도박에서 멀어질 수 있다. 왜냐하면 더 많이 원할수록 더 많이 잃기 때문이다. 사랑과 우정, 정상적인 삶에서 멀어지는 타락상은 많은 교훈을 남긴다.   




#28 : 라운더스 (Rounders·1998) 존 달

풋풋한 맷 데이먼의 영악한 표정을 만나볼 수 있는 영화로 〈굿 윌 헌팅〉과 더불어 그의 스마트한 이미지를 구축해 준 작품이다. 명문대에 재학 중인 마이크(맷 데이먼)는 친구의 도박 빚을 갚아주려다가 러시아 마피아 테디 "KGB"(존 말코비치)에게 그만 전 재산을 탕진하고 이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 〈라운더스〉는 머리는 비상하지만, 세상 물정 모랐던 소년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는 성장담인 동시에 ‘텍사스 홀덤’ 규칙에 대한 상세한 설명, 블러핑(높은 패인 척 연기하는 전략) 등 프로 포커 플레이어의 허풍스럽고 도취된 남성성을 잘 표현했다.      




#27 : 미시시피 그라인드 (Mississippi Grind·2015) 애나 보든, 라이언 플렉

상습적인 도박꾼이자 부동산 중개인인 제리(벤 멘델슨)은 우연히 카지노에서 커티스(레이놀즈)를 만나고 돈을 따게 된다. 제리는 커티스를 빚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행운의 부적으로 여기며 미시시피강을 따라 도박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로버트 올트먼의 〈캘리포니아 스플릿〉에 영향을 받아 A24가 제작한 드라마 영화다. 캐릭터 중심의 영화로 도박 중독을 현실적으로 다뤘다. 레이놀즈는 깐죽이 캐릭터가 아닌 사연이 복잡한 인물을 맡아 색달랐다. 




#26 : 신시내티의 도박사 (The Cincinnati Kid·1965) 노먼 주이슨

당시 〈허슬러〉의 모조폼으로 여겨졌던 이 영화는, 드라마틱한 클래식 포커 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언더핸드 플레이, 배신과 여자, 총과 액션이 담겨 있어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스릴을 선사한다.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신시내티 키드(스티브 맥퀸)'가 도박꾼들의 왕 '에드워드 G. 로빈슨'를 상대한다. 포커에서 희귀한 퀸-하이 스트레이트 플러시, 풀 하우스 등 진귀한 플레이를 감상할 수 있으며, 도박의 세계를 하나씩 풀어내며 빠르게 진행되는 스릴러다. 결말에서 자신이 생각만큼 대단하지 않다는 깨닫는 반성과 성찰까지 진지한 포커 영화를 찾는 분에게 안성맞춤이다.     




#25 : 매버릭 (Maverick·1994) 리처드 도너

직업도박사 '매버릭(멜 깁슨)'은 도둑인 ‘애나벨 브랜스포드(조디 포스터)’와 엮이면서 전국 포커대회 '루크러 챔피언 쉽'에 참가한다. 무려 참가비만 1인당 2만5,000달러나 된다. 꾼과 꾼들의 경쟁과 음모가 전개된다. 50년대 TV드라마를 각색한 코믹 서부극으로 촬영장 분위기가 워낙 좋아서 모두 즐겁게 찍었다고 한다.




#24 : 럭키 넘버 슬레븐 (Lucky Number Slevin·2006) 폴 맥기건

이 범죄느와르는 슬레빈 켈레브라(조쉬 하트넷)가 친구 닉 피셔(샘 예거)로 오인된 후 마피아 보스와 랍비에게 거액의 도박 빚을 변제하라고 강요당하지만, 상황을 뒤집는 복수극이다. 〈나비효과〉의 타일러 미첼이 제작한지라 이야기를 위한 반전이 아닌 반전을 위한 이야기가 소모된다. 그렇지만 도박 빚에 대한 경고로 손색이 없다.



#23 : 도성 (賭聖·1990) 원규, 유진위

주성치와 오맹달은 진지한 연기파 조연배우로 시작했지만, 〈도성〉으로 완벽한 희극 연기를 선보여 수많은 코미디 명작을 낳았다. 주성치는 왕정의 〈도신〉을 절묘하게 패러디 코미디로 탈바꿈시킨다. 오맹달과 기가 막힌 콤비 플레이와 이후 속편에서 계속된 주성치식 코미디 스타일, 원규와 유진위의 안정된 연출력이 뒷받침되어 홍콩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초로 4천만불을 돌파하며 연간 흥행 1위를 차지했다.     





#22 : 오닝 마호니 (Owning Mahowny·2003) 리차드 퀴에트니오우스키

공손하고 예의 바른 댄 마호니(필립 세이모어 호프만)은 숫자에 밝은 두뇌, 결단력, 지독한 도박에의 흥미를 갖고 있는 부은행장이다. 덕분에 2천만불을 자유롭게 굴릴 수 있는 그는 내기의 스릴을 위해 카지노와 은행을 속이는 교묘함과 끈기를 발휘하게 된다. 캐나다의 한 은행의 실화를 옮겨와 도박중독자가 실제로 어떤 것인지에 대한 공포에 가장 근접한 영화일 것이다. 




#21 : 위험한 도박 (House Of Games·1987) 데이빗 마멧

〈위험한 도박〉은 도박 영화의 클리셰를 여럿 발명한 선구자 중 하나다. '마가렛 포드(린지 크루스)'라는 정신과 의사가 도박중독자를 치료하게 된다. 이 환자는 마권업자로 일하는 '마이크(조 멘테그나)'라는 남자다. 마이크는 마가렛에게 도박의 세계를 보여주고 그녀 내부의 일탈에 대한 동경을 읽는다. 마가렛은 타인의 언행을 통해 사람을 분석할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자기 능력에 대한 과잉 믿음이 그녀를 더욱 곤경에 처하게 한다.




#20 : 몰리스 게임 (Molly’s Game·2017) 아론 소킨

단 하룻밤에 판돈 400만 불(44억 원)이 오가는 도박판을 그리고 있지만, 영화는 한 여성의 실패기다. 전미 스키 유망주였던 ‘몰리 블룸(제시카 채스테인)’는 끔찍한 사고 이후 직업을 바꾸며, 베벌리힐스 포커판으로 관심을 돌리게 된다. 할리우드 스타, 유명 선수, 재계 거물, 러시아 마피아를 대상으로 국제 지하 포커 토너먼트를 운영하는 그녀를 따라 이 게임의 생태계를 안내한다. FBI가 대규모 불법 운영을 조사하는 동안 그녀의 실패기를 다각도로 검토한다.     

 



#19 : 벅시 (Bugsy·1991) 배리 레빈슨

아카데미 미술·의상상

사랑하는 여인을 위하여 사막 한가운데 거대한 도박과 환락의 도시 라스베이거스(Las Vegas)를 건설한 전설적인 갱 ‘벅시’ 시걸(Bugsy Siegel)의 야망과 몰락을 그린 작품이다. 라스베이거스를 카지노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엉뚱해 보이는 시겔의 꿈을 따라가며, 〈벅시〉는 씬 시티의 역사가 아닌 로맨스로 이야기한다. 시걸(워렌 비티)은 냉혹한 마피아였음에도 부드럽고 매력적이며, 심지어 사랑스러운 남자로 묘사된다. 영화는 버지니아 힐(아네트 베닝)은 정말로 벅시를 사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돈을 사랑하는 것일까에 관한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18 : 겜블러 (The Gambler·1974) 카렐 라이즈

극심한 도박 중독의 실화를 바탕으로 시나리오 작가 제임스 토백은 자신의 문제 행동, 분노, 전반적인 절망감을 소재로 〈겜블러〉을 집필한다. 2014년 마크 월버그의 리메이크보다 1974년 제임스 칸의 오리지널이 더 위대한 이유는, 주인공이 도박에 집착하기보다는 위험, 심지어 자멸에 더 집착한다는 점이다. 아마 도박을 가장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 아닐까. 지루한 삶에 찌들어 열정 따위는 잃어버린 문학 교수 엑셀 프리드는 유복한 집안에 여유도 있지만 빚까지 지며 도박을 강행한다. 심지어 도박의 재미는 지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에게 도박은 삶을 지탱하는 원천. 인생 권태기를 겪고 있는 짐은 스스로 위기를 만들고 이를 극복하면서 삶의 목적을 찾았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들은 자기 파괴에 가까워 보였다. 도박 영화를 위장한 일종의 심리스릴러로 처음에는 서스펜스로 그다음에는 인물의 내면으로 우리를 설득한다.




#17 : 카드 카운터 (The Card Counter·2021) 폴 슈레이더

과거의 죄책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카드 도박꾼 ‘윌리엄 텔(오스카 아이작)’은 카지노를 전전한다. 군교도소에서 카드 카운팅을 연습하여 자신을 복역케 한 어두운 충동에 굴복하지 않는 인내심과 절제력을 갈고닦는다. 주인공은 영화 전반에 걸쳐 도박의 핵심인 자기 결정에 대한 통제력을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는 ‘커트 바우포트(타이 쉐리던)‘에게 심어주려고 노력한다. 이 멘토링은 도박을 잘하는 것과 인간으로서 도리 사이의 심리적 연관성을 밝혀내어 죄의식에서 구원으로 희구하는 가르침으로 승화된다.     




#16 : 도신-정전자 (賭神·1989) 왕정

홍콩 카지노 영화의 원조인 <지존무상>을 제작한 왕정은, 연이어 <도신>으로 대박쳤다. 도박의 신이라 불리는 ‘고진(주윤발)’이 기억상실증을 극복하고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게임을 이기는 모습이 짜릿하다. 옛날 무협 영웅과 비슷한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도박꾼을 등장시킨다. 특히 기억상실증이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순진무구함과 전지전능한 능력 사이의 갭모에가 일품이다. 카리스마와 귀여움을 오가는 주윤발의 면모에 웃음을 선사한다.     


홍콩 영화 제작자 중 가장 상업적이고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왕정 감독은 속편과 모방작을 쏟아냈다. 주성치의 패러디 코미디물 <도성> 시리즈와 제자인 도자이(유덕화)와 주성치가 함께 등장하는 <도협> 시리즈, 21세기의 <도성풍운> 시리즈 등은 도박 도(睹) 자를 공유하는 확장세계관을 가진 거대 프랜차이즈로 성장시켰다.   




#15 : 붉은 모란 시리즈 (Red Peony Gambler·1968-1972) 카토 타이 外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야노 구미의 2대 조장 야노 ‘오류’ 료코(후지 스미코)는 홀몸으로 이곳저곳 도박판을 다니는 노름꾼이자 여협객이다. 붉은 모란 시리즈는 여성에 대한 대우, 남성 위주의 일본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나을 수 있음을 증명한다. 절세미인인 후지 스미코가 결혼과 동시에 은퇴하는 바람에 8편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영화가 흥행 1위에 오르자, ‘관객을 부르는 유일한 대여배우’라며, 그녀를 다카쿠라 켄, 스루타 고지와 더불어 도에이 3대 스타로 불리었다. 




#14 : 컬러 오브 머니 (The Color Of Money·1986) 마틴 스콜세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폴 뉴먼은 1961년 <허슬러>에서 연기한 에디 펠슨 역을 25년 만에 맡아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쥔다. 한때 세상을 주름잡던 당구의 대가가 이제 젊은 선수를 발굴하여 육성하는 지도자로 복귀한다. 그 유망주는 ‘빈센트 로리아(톰 크루즈)’로 그는 에디에게서 당구 기술과 도박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운다. 하지만 에디와 빈센트의 사제지간은 무너지면서 둘은 결국 쿵후영화처럼 서로 반대편에 서게 되고 둘 다 즐기는 게임에서 서로 맞붙게 된다. 스콜세지의 열광적인 연출, 뉴먼과 크루즈의 브로맨스, 배신과 사기, 도박 여부와 상관없이 꼭 봐야 할 클래식이다.    




#13 : 오션스11 (Ocean’s Eleven·2001) 스티븐 소더버그

전통적인 도박 영화는 아니지만, 〈오션스 시리즈〉는 대중들이 좋아하는 카지노 영화다. 라스베이거스의 퇴폐적인 정신을 앞세워 실제 도박꾼들이 바라는 Swag를 뽐낸다. 소더버그 감독은 도박기술에 관심이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카지노 3곳 MGM 그랜드, 미라지, 벨라지오의 거대 금고에서 수백만 달러를 탈취하는 것으로 게임의 묘미를 표방하고 있다.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12 :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 (Lock, Stock, And Two Smoking Barrels·1998) 가이 리치 

길거리 타짜 ‘에디(닉 모란)’와 '베이컨(제이슨 스타뎀)', '톰(제이슨 플레밍)', '소프(덱스터 플레처)'는 1인당 2만 5천 파운드씩 총 10만 파운드를 모아 불법도박에 참가하게 된다. 에디는 손도끼 해리(P.H. 모리어티)의 도박장에서 속임수에 속아 50만 파운드를 잃는다. 해리의 보복이 두려운 4인방은 일련의 범행에 참여한다. 

  

아마도 가장 큰 교훈은 도박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포커 동료를 고를 때 신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11 : 지존무상 (至尊無上·1989) 왕정, 향화승

홍콩 카지노무비의 원조, 우리는 종종 장르를 구분함에 있어 하위 장르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존무상>은 표면적으로 도박 영화의 하위 장르에 속하지만, 네오누아르의 흔적과 함께 영웅적인 유혈극의 요소가 섞여 있다. 진아해(유덕화)와 아삼(알란 탐)의 의리를 중심이 된 형제애가 메인이다. 두 사람 모두 친구를 구하기 위해 큰 희생을 치르고, 이 장르의 운명론에 따라 그들의 선택지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권법 대신 도박기술을 쓰는 무협 영화로 낭만적인 영웅담을 들려준다. 예를 들어 아해가 ‘아시아 제일의 신의 손’이라는 타이틀을 잃는 것은 쿵후 영화에서 무술가가 능력을 잃어가는 것과 같다.      




#10 : 레인맨 (Rain Man·1988) 배리 레빈슨

베를린 황금곰상, 아카데미 작품·감독·남우주연·각본상

자동차 딜러 찰리 배빗(톰 크루즈)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장례식에 참석한다. 찰리는 자폐증에 걸린 형 레이먼드 배빗(더스틴 호프먼)에게 거액의 유산을 물려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떻게든 형에게서 그 돈을 모두 빼내겠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더 올린다. 형을 정신병원에서 유괴한 뒤에 형제는 인생을 바꿀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동안 찰리는 형의 놀라운 연산능력에 의지해 라스베이거스에 들리며 모든 게임 테이블에서 큰돈을 따게 된다. 찰리는 전혀 몰랐던 형에 대해 차츰 이해하게 되고 영화는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진정한 눈물샘을 자극한다.   

      

  


#9 : 언컷 젬스 (Uncut Gems·2019) 사프디 형제

도박 중독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는 조슈아와 베니 사프디는 타락한 도박꾼의 정서적 불안을 본능적으로 반영한다. 조증과 편집증을 불러일으키는 편집부터 어지럽다. 뉴욕의 보석상 하워드 래트너(아담 샌들러)는 마피아, 마권업자, 시계 판매원, 처남, 케빈 가넷 등 동네 아는 사람마다 돈을 빌려 스포츠도박에 베팅한다. <언컷 젬스>는 도박이 도박꾼의 삶과 그와 접촉하는 거의 모든 사람의 일상을 파괴할 수 있는 질병이라는 것을 타협하지 않고 보여준다. 이젠 밈이 된 대사 "이것이 내가 이기는 방법이다"를 외치는 하워드가 겪는 모든 위기는 스스로 자초한 것임을 참으로 이율배반적이다.     




#8 : 007 카지노 로얄 (Casino Royale·2006) 마틴 캠블

여러 우려를 일축시키고, 다니엘 크레이그를 제임스 본드로 만든 이 영화를 빠질 수 없다. 제임스 본드의 매력 중 하나인 오만하다 여길 정도의 여유로운 허세가 속마음을 숨겨야 하는 포커의 특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사례다. 텍사스 홀덤 포커 토너먼트를 통해 테러조직의 자금을 확보하려는 '르 쉬프(매즈 미켈슨)'를 저지하기 위해 몸소 도박판에 뛰어든다. 타들어가는 속내를 숨기고, 게임에 임하는 본드와 모호한 미소로 그를 혼란스럽게 블러핑 하는 르쉬프의 대결이 영화의 백미다.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하는 007 시리즈 특유의 액션과 그들을 둘러싼 여러 이해관계가 충동하면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7 : 리노의 도박사 (Hard Eight·1996) 폴 토마스 앤더슨

폴 토마스 앤더슨의 데뷔작은 그가 만든 단편영화 <커피와 담배>를 확장한 작품이다. 프로도박사 ‘시드니(필립 베이커 홀)’은 그의 새로운 제자 ‘존(존 C. 라일리)’를 거둬드리며 도박 세계에서 진정으로 성공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젊은 도박사는 ‘클레멘타인(귀네스 팰트로)’과 사랑에 빠지면서 모든 것이 바뀌고, 그는 멘토의 규칙을 어겨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6 : 말라버린 꽃 (乾いた花·1964) 시노다 마사히로

이시하라 신타로의 원작을 각색한 영화로, 시노다 마사히로의 양식적인 비주얼과 니힐리즘적인 연출이 일품이다. 살인죄로 수감되었다 3년 만에 출소한 무라키(이케베 료)는 도박장에서 만난 사에코(카가 마리코)라는 여성에게 끌리는데, 그녀의 곁에는 죽음의 신과도 같은 남자가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반사회적인 색채가 문제가 되어 개봉이 연기되기도 했으나, 흥행에서 크게 성공한 문제작. 프랜시스 포드 코플라와 마틴 스콜세지를 매료시켰다. 특히 마틴 스콜세지는 이 영화를 30번이나 봤다고 한다.



     

#5 : 타짜 (The War Of Flower·2006) 최동훈

여타의 도박 소재 영화들과 달리 ‘캐릭터’에 집중한 <타짜>는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심리전을 내세웠다. 영화의 관심은 누가 '판돈'을 거머쥐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왜 화투패를 버리지 못하는가를 분석한다. 승부욕이 강한 고니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소유해야하고 자신을 떠나간 것은 필히 파멸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정마담, 기술을 부리는 것보다 기술을 잡는 것에 더 쾌락을 느끼는 아귀와의 대결을 통해 도박판을 떠나는 해탈을 그리고 있다.




#4 : 스팅 (The Sting·1973) 조지 로이 힐

아카데미 작품·감독·각본·미술·편집·의상·주제가상 

사기꾼과 도박꾼 사이에 경계는 명확하지 않고, 아카데미 작품상에 빛나는 <스팅>은 양쪽의 장르에서 모두 승리한다. 사기꾼 헨리 "쇼" 곤도르프(폴 뉴먼)와 사기꾼 조니 "켈리" 후커(로버트 레드포드)는 친구를 살해한 마피아보스 ‘도일 로네건(로버트 쇼)’을 속이기로 마음먹는다.     

 

영화는 끝날 때까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사기 속의 사기로 변해간다. 재능 있는 제자, 그를 도와주는 스승, 뒤틀리는 계획 등의 수많은 클리셰들이 여기서 탄생했다. 아마 영화를 본 이라면 오션스 시리즈, 최동훈 감독의 작품들이 자동으로 연상될 것이다. 퍼즐이 맞춰지는 듯한 반전이 재기 발랄한 <스팅>은 제작비의 29배가 넘는 수익을 올리고, 아카데미 8개 부문을 석권하며 도박영화의 기준이 되었다.          


   


#3 : 도박사 봅 (Bob Le Flambeur·1956) 장 피에르 멜빌

많은 비평가들은 이 영화를 1960년대의 새로운 사조였던 프랑스 뉴웨이브의 시작으로 꼽는다. 도박사 봅(로제 뒤쉔)은 은행을 턴 경력이 있는 전과자이지만, 르드뤼 형사과장과 우정을 쌓은 전문 도박사다. 그러나 그의 삶에 행운이 사라지자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던 도박사 폴로(다니엘 코쉬)마저 그를 버리기로 결심한다. 부유한 지위를 되찾기 위해 밥은 카지노를 털 계획을 세우지만 실행은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렵다.    

 

멜빌 특유의 긴장감과 서스펜스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작품으로, 경찰과 범죄자 사이의 단순한 선악 구분을 거부하는 멜빌의 도덕관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멘토와 멘티 혹은 유사 부자관계를 통해 유머와 위트를 가미해서 이완시키는 특징을 지녔다. 이러한 모호한 도덕적 입장은 전통적인 범죄느와르보다 훨씬 더 큰 극적, 감정적 충격을 자아내며, 플롯의 전개를 더욱더 예측하기 어렵게 서스펜스가 매우 효과적으로 조성된다. 인상적인 야간장면을 앙리 드카예의 물 흐르듯 역동적인 촬영으로 포착한다.   

  

<오션스 일레븐(1960)> 같은 하이스트 영화와 프랑스 누벨바그에 깊은 인상을 남긴 이 작품은 특히 폴 토머스 앤더슨은 자신의 데뷔작 <리노의 도박사>의 DVD코멘터리에서 “장 피에르 멜빌의 것을 훔치기 위해 돈을 많이 빌렸다”라고 인정했다. 주사위를 던지는 장면의 촬영방식이 매우 흡사하고, 봅과 폴로의 관계는 <리노의 도박사>의 노신사 시드니와 그를 아버지처럼 따르는 존의 관계와 닮았다.     




#2 : 허슬러 (The Hustler·1961) 로버트 로센

아카데미 촬영·미술상

최동훈의 <타짜>를 포함한 이후에 나온 스포츠물과 범죄영화들에 영향을 끼쳤다. 별명이 ‘날쌘’인 에디 펠슨(폴 뉴먼)’은 내기 당구로 생계를 책임지는 전문 도박꾼으로, 영화 역사상 가장 쿨하고 대담한 승부사 캐릭터 중 하나다. 중개인 버트 ‘고든(조지 C. 스코트)’은 그의 재능을 발견하고 비법을 전수한다. 이 동업은 이기는 동안에만 유효할 뿐, 오직 당구대와 이기고자 하는 상대 이외의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성취할 수 있다. 그 고통을 포함한 인간의 본성을 신랄하고 냉소적으로 그리며 승리와 패배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승부의 세계를 냉담하게 중계한다. 

    



#1 : 카지노 (Casino·1995) 마틴 스콜세지

만약 마피아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조직폭력배를 발명해야 했을 것이다. 라스베이거스도 마찬가지다. 합법적인 시장 밖에 존재하는 보편적인 욕망이 있다. 규칙이 유예되는 곳, 낮과 밤이 없는 곳, 운이 좋으면 백만장자가 되는 곳이 필요하다. 물론 라스베이거스에 가는 사람들은 돈을 잃고, 직간접적으로 마피아를 만난 것을 후회한다. 그러나 인생대박을 꿈꾸는 기대심리가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낙관주의자가 아니었다면 마피아도, 라스베이거스도 존재할 수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카지노>는 미국 마피아와 라스베이거스의 관계를 다룬 영화 중 가장 유명하고 위대한 작품이다. 라스베이거스는 1931년에 네바다 주가 도박을 합법화하면서 ‘벅시 시겔’이라는 마피아가 세웠다. 21세기 마피아의 위세가 꺾였다고는 하나 그들은 도시 내 주요 노조를 관리하고 치안을 담당하는 보안업체들과 깊은 관련이 있고, 급전을 융통하는 고리대금업에 종사한다.     


실존 인물 프랭크 로젠탈(Frank Rosenthal)을 모티브로 한 주인공 샘 "에이스" 로스스타인(로버트 드니로)은 시카고 마피아의 지시에 따라 라스베이거스의 탕헤르 카지노를 비공식적으로 운영하며 이들의 유착관계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마피아에 대한 뇌물제공, 네바다 게임 위원회와의 정치적인 다툼, 딜러와 쇼걸 관리 등 라스베이거스 도박 세계의 운영원리를 묘사한다. ‘일확천금을 위해 사람들의 꿈을 파는 것“에 비유하며 도박의 환상을 간략하게 요약한다.    

 


@임준규 님에게 이 글을 추석 선물로 헌정합니다. 모든 분들 명절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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