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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22. 2023

서울의 봄*반란군은 역사에서 왜 패배했는가

《12.12: The Day·2023》

돌이켜보면 12·12 군사 반란을 다룬 작품이 왜 이리 늦게 제작되었을까? 다큐멘터리와 영화 사이에서 절묘하게 줄타기하며 국군과 반란군 사이의 9시간을 실감 나게 중계한다. 역사에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했다고 한 줄로 짧게 나오지만, 제5공화국은 우리나라에 큰 폐해를 남겼다.


1979년 12월 12일 서울에서 전두환과 노태우 등을 중심으로 한 하나회 세력이 최규하 대통령의 승인 없이 계엄사령관인 정승화 대한민국 육군 참모총장, 정병주 특수전사령부 사령관, 장태완 수도경비 사령부 사령관, 김진기 육군 헌병감 등을 체포하는 군사 반란이 일어났다. 영화는 진압에 나선 국군과 반란군 간의 치열한 대치 상황을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특히 군중 장면(몹신)이 역사적 사건을 직접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반란군의 내란 과정을 중계하면서도 전두광(황정민) 보안사령관과 노태건(박해준) 제9사단장의 관계, 이태신(정우성) 수도경비 사령관의 심리묘사를 통해 영화적인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캐릭터에 입체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관객이 이입할 여지를 열어놓는다. 다만, 이태신의 내적 갈등이 영화의 건조한 다큐멘터리성을 해친다. 


역사가 스포한 대로 전두광(황정민)은 ‘쿠데타’를 성공시키지만, 그가 역사의 패배자로 남을 수밖에 없음을 명시한다. 그것은 바로 '··'으로, 하나회가 법정에서 내란죄, 반란죄로 판결받은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독재는 북한과 중국,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처럼 ‘이익의 사유화, 피해의 사회화”를 낳는다. 소수의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 내린 결정에 따라 다수의 시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는 위험한 정치체제다. 독재자들은 소수의 특권층을 양성하고 이들에게 권한을 몰아줘서 체제 안정을 취한다. 무소불위의 측근, 친인척의 부정부패와 비리가 끊임없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 (3.9/5.0) 


Good : 독재의 겨울은 언제 가려나?

Caution : 극장의 봄은 언제 오려나?


 제5공화국의 유산

간첩조작 (진도 가족 간첩단 사건,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 학림 사건과 부림 사건, 전두환의 김대중 내란 음모 조작 사건, 아람회 사건, 금강회 사건, 서울대학교 민주화 추진 위원회 사건, 수지 김 간첩조작 사건, 신호수 의문사 사건), 국민 탄압 (5.18 민주화운동,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삼청교육대, 인천 5.3 운동, 10.28 건 대 항쟁,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6월 항쟁, 사북사건, 10.27 법난, 대불련 사원화 운동, 언론 통폐합, 보도지침, K-공작 계획, 언론인 대규모 해직, 땡전뉴스), 우민화 정책(3S정책, 사회 정화 운동, 폭력성 만화영화 금지 정책, 한수산 필화사건, 무림파천황 사건, 정치깡패 동원), 부정부패(대규모 비자금 조성, 전경환 횡령 사건, 노량진 수산시장 강탈 사건, 장영자·이철희 금융사기 사건, 평화의 댐 사기극, 범양상선 금융부정 사건, 명성그룹 사건, 국가원로자문회의 설립), 정적 탄압(유성환 국시론 파동, 제헌의회그룹 사건), 국방·사회·문화발전 저해(미사일 개발 능력 지연, 팔당호 탱크 수몰사건, 한라산 군수송기 추락사건, 범죄율 증가, 여성 인신매매 기승, 7.30 교육개혁조치, 불법 과외, 환경오염, 국회 국방위원회 회식 난투극 사건)를 남겼다.


경제적으로 물가안정과 3저 호황으로 표면화되지 않았지만, 단기적인 안목에서 추진된 ‘산아제한 정책’은 오늘날 저출산 현상의 시발점이다. 국제그룹 해체 사건은 수도권으로 재벌이 몰리는 현상을 초래하여 지방 소멸을 불러왔다. 또 자동차산업 통합 조치로 인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 경쟁이 사라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물론 제4 공화국 때 무리하게 추진된 경제계획을 구조조정한 점은 높이 평가받아야 하겠지만 말이다. 이때도 일본에서 차관을 들어와서 경제 불황을 안정시키는 바람에 가마우지 경제(일본에 만성적인 적자를 보는 무역구조)가 더 심화시켰지만 말이다. 


●김성수 감독은 모든 배우들의 연기력을 높이 사면서도 특히 황정민에 대해서 ‘연기의 마술사’라고 극찬했다 “황정민 씨처럼 색깔이 강하고 개성이 넘치는 배우는 뛰어난 악기가 제 악보를 연주하는 느낌을 줘요. 다른 곳에선 들을 수 없는, 그 악기에서만 나오는 연주죠. 정민 씨는 마음 안에 꺼지지 않는 뜨거운 난로가 있는 듯한 훌륭한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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