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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Nov 06. 2024

어프렌티스*트럼프주의의 본질

《The Apprentice·2024》영화 후기

트럼프를 미국에 각인시킨 리얼리티쇼 '어프랜티스'

제목인 'The Apprentice'는 견습생이란 뜻의 단어로 로이 콘을 만나 성장하는 도널드 트럼프를 가리키기도 하지만, 트럼프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동명의 리얼리티쇼 제목에서 따온 중의적 의미다. 《어프렌티스》는 집세나 받으러 다니던 부동산 업자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세바스찬 스탠)’이 어느 날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변호하며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는 변호사 ‘로이 콘(제레미 스트롱)’을 만나게 되면서 우리가 아는 그 트럼프로 타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알리 아바시 감독은 촬영 감독 카스퍼 턱센과 팀을 이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문제작을 발표한다. 저널리스트 가브리엘 셔먼이 쓴 각본은 트럼프의 일대기에 충실하지만, 대화는 허구의 산물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삶에서 논란이 되는 순간을 재현하고 있어서 일종의 탐사보도처럼 객관적인 태도로 문제적 인물의 삶을 다루고 있다. 세바스찬 스탠은 어눌한 청년에서 후안무치의 속물로 전락한 트럼프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제스처와 억양, 말투까지 완벽하게 복제한다. 그리고 제레미 스트롱은 오스카 남우조연상의 강력한 후보가 될만한 명연기를 펼친다. 


그가 맡은 로이 콘은 별명이 ‘악마의 변호사(Devil's advocate)’인 거물 정치브로커였다. 조지프 맥카시 상원의원 밑에서 공안검사로 공산주의자들을 검거하며 명성을 얻는다. 그 후 변호사로 트럼프는 물론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틀 오나시스, 뉴욕 양키스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 예술가 리처드 듀퐁, 가톨릭 뉴욕 대교구, 마피아 보스 앤서니 살레르노와 존 고티, 대통령 리처드 닉슨과 로널드 레이건의 비공식 고문 역할을 하면서 낸시 레이건 여사와 윌리엄 케이시 CIA국장 자주 통화하던 사이였다.


①미국에서 볼 사람이 아무도 없는 영화

영화는 트럼프 대통령을 인간적인 인물로 그려서 놀랐다. 논쟁적 주제를 공정하게 다룸으로써 영화적 완성도가 올라갔다. 감독의 말을 빌리면 “28살의 트럼프는 오바마와 다르지 않았다. 로이 콘을 만나면서 트럼프의 태도, 가치관, 행동거지가 우리가 아는 것처럼 달라졌다.”라고 한다. 


《어프렌티스》는 정치적이지 않지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루기에 정치적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비판하는 영화라고 판단하고 보러 갈 일이 없을 테고, 반트럼프 진영은 트럼프 꼴보기가 싫어서 관람하지 않을 테니 말이다. 


②트럼프주의의 실체

로이 킨의 가르침은 1987년에 발표한 도널드 트럼프의 회고록 《트럼프: 거래의 기술》과 닮아있다.  세상은 거래(손익게임)로 이뤄져 있다.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 오직 승리를 추구한다. 킬러로서 상대를 쓰러뜨릴 때까지 공격하라고 가르친다. 불리하면 무조건 인정하지 말라고도 조언한다. 즉 트럼프는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타인(타 집단)에게 있다고 여기는 후안무치함을 배운 셈이다.


그 결과, 민주주의의 근간인 ‘상호주의’가 결여된 괴물(트럼프주의자)을 목도하게 된다. 백인, 남성, 가장, 기독교도들이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은 자신들이 본래부터 ‘킬러’로 태어났고, 이민자, 유색인종, 여성, 비기독교도에게 경제적·사회적으로 밀려나 ‘패자’로 취급받는 것을 심리적으로 용납하지 못한다. 본인들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며 타 집단에 대한 피해의식 표현, 권위행사, 혐오와 차별을 옹호하는 것은 상호존중이 기본인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 (3.5/5.0) 


Good : 트럼프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봐야 전기 영화

Caution : 공정하게 다뤄 트럼프 빠와 까 모두 만족 못함


■알리 아바시 감독은 트럼프를 인간적으로 그려낸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싫은 캐릭터를 묘사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1970년대 젊은 트럼프가 가진 추진력, 누군가가 되고 싶어 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모습은 흥미롭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이유는 인물이 복잡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 복잡성은 그의 무죄와 같은 말은 아니다. 영화 속 트럼프는 오늘날 대선에 출마해 헛소리하는 사람과는 다른 인물이다”며 영화와 현실 속 인물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또한 “우리는 슈퍼빌런 영화를 만든 것이 아니다. 트럼프가 28살일 때 말하는 것을 보면 놀랍게도 오바마와 비슷했다. 하지만 50대가 되자 교통 체증에 소리를 지르는 사람처럼 변했다. 수십 년 동안 미디어와 사회에 상호작용을 하며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이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90년대의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 가치관, 몸짓, 심지어 얼굴까지”라며 영화가 ‘오늘날의 트럼프를 만든 것은 무엇일까’에 대한 답을 향해 가고 있음을 전했다. 


●감독은 《어프렌티스》의 배급을 거절한 것에 대해 “글로벌 OTT 플랫폼이 ‘어프렌티스’를 외면한 것, 사업적으로는 이해한다. 이유는 미국에는 수백만 명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지지자가 있기 때문!”라고 쿨한 반응을 보였다.


●《어프렌티스》의 실제 등장인물들의 관계자들은, 트럼프 보다도 로이 콘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낸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정치공작으로 리처드 닉슨과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에 크게 기여한 로저 스톤은 친구였던 콘을 정확하게 그려냈다고 X (구 트위터)를 통해 평했고, 로이의 사촌인 데이비드 마커스는 트럼프와 콘과의 안 좋은 추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는 칼럼을 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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