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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18. 2019

글래스 영화 리뷰, 또 다른 기원담

GLASS, 2019 노 스포일러

[줄거리] 24개의 인격 · 강철 같은 신체 · 천재적 두뇌! 마침내 그들이 만났다!

통제 불가한 24번째 인격 비스트를 깨운 케빈, 강철 같은 신체 능력을 지닌 의문의 남자 던, 천재적 두뇌를 지닌 미스터리한 설계자 미스터 글래스, 마침내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고 이들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데……


[관람 가이드]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 그리고 등장인물 소개

만약 <글래스>를 관람하시려면, 꼭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을 보셔야 합니다.

스토리 요약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글래스>는 전작들과 연계성이 강합니다. 안 보시면 관람하지 않으시는 편이 낫습니다. 


M. 나이트 샤말란이 19년에 걸쳐 만든 3부작이다. <언브레이커블(2001)>에서 131명이 숨진 열차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데이빗 던(브루스 윌리스)이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지지만 천재적 두뇌를 지닌 미스터 글래스(사무엘 L.잭슨)를 만나 자신의 능력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담아 슈퍼히어로 탄생을 알리는 독창적인 스릴러를 그려냈다.  16년이 지나 <23 아이덴티티’(2017)>이라는 속편에서 새로운 악당의 탄생을 담았다.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소녀들을 납치하고 24번째 인격, 비스트를 완전히 깨어난다. 각각 히어로와 빌런 오리진 스토리다. 드디어 세 명의 인물들이 한 자리에 만났다. <글래스>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데이비드 던(브루스 윌리스)은 평범한 소시민이라 생각하지만, 수년 전 131명이 숨진 필라델피아 열차 사고에서 상처 하나 입지 않고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 생존자다.  그 일을 계기로 던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고, 경찰이 잡지 못하는 범죄자들을 응징하며 살아간다. 다만, 어린 시절 물에 빠진 경험 탓에 물을 두려워한다.


케빈(제임스 매커보이)은 어린 시절 어머니 학대로 24개 다중인격을 지니게 된 인물이다. 각 인격들은 서로  '불빛'이라고 불리는 자아를 차지하려고 욕심냅니다. 하지만, 그들 중 으뜸은 괴물 같은 신체능력을 가진 '비스트'입니다. 그를 지지하는 인격도, 그를 배격하는 인격도 있지만, 공통적으로 그를 두려워한다. 던은 케빈이 납치·감금한 소녀들을 찾아내 풀어주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경찰에 붙잡혀 정신병원에 격리된다. 


그곳에서 이미 오랫동안 감금된 엘리야/미스터 글래스(사무엘 L. 잭슨)와 조우한다. 글래스는 사소한 충격에도 유리처럼 뼈가 잘 부러지는 희소병을 앓는다. 정작 엘리야 본인은 코믹스 세계에 나오는 초인으로 인식한다. 정신과 의사 엘리 스테이플 박사(세라 폴슨)는 3명이 과대망상증 환자임을 증명하고 치료하려 한다. 





《글래스, GLASS, 2019》노 스포 리뷰, 또 다른 기원담

M. 나이트 샤말란에 따르면 이번 영화야말로 "진짜 현실적인 최초의 코믹북 영화"라고 한다. 그래서 M.나이트 샤말란 감독은 영화 ‘언브레이커블’과 ‘23 아이덴티티’에 이어 완결편 ‘글래스’를 통해 웨스 크레이븐의 <스크림>처럼  코믹스 세계를 탐방한다. 중요한 것은 샤말란이 애초부터 이스트레일 177 트릴로지를 기획한 의도는"히어로의 탄생→자경활동 시작→빌런과의 사투" 중에 탄생 부분에 흥미를 갖고 있어서다. 결국 <글래스>는 넓게 보면 "빌런과의 대결"이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기원담이다. 


세 명 다 스스로 세상을 구원할 슈퍼히어로라고 생각하지만, 현실 속에서 그들은 범죄자이자 과대망상증 환자일 뿐이다. 영화는 '범아일여(梵我一如)'처럼 세상과 자아의 관계에 주목한다. 쉽게 말하면, 코믹스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현실로 옮겨놓으면서, [서프라이즈]에 나오는 음모론처럼 다룬다. 마블 영화에서 간과되기 쉬운 '슈퍼히어로에 대한 인식론'과 '정체성에 관련된 존재론'을 파고든다. 세상은 히어로들을 어떻게 바라볼까? 혹은 슈퍼히어로는 실제 존재하는가? 같은 질문에 답하려고 애쓴다. 아쉽게도 전작과의 연계에 더 힘을 실었지만 말이다.


데이빗 던이 활약하는 초반 부분은 현실적인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는 것 같아서 정말 신났다. 그러다 정신병동에서 던→패거리(케빈)→글래스 순으로 인물들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 대목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다. 

  

가뜩이나 액션도 적은 데다 인물 간의 연계와 세계관을 공유하느라 글래스(사무엘 잭슨) 차례쯤 되면 템포가 느슨해진다. 그럼에도 세 사람 중 가장 도드라진 인물이 '케빈'이다. 한 장면 안에서 초단위로 다른 인물이 돼버린 순간 제임스 맥어보이를 찬양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신들린 열연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호불호를 낳는 이유가 2가지 더 있다, 첫째가 캐릭터 분량의 불균형이다. 기본적으로 <언브레이커블>, <23 아이덴티티>는 기원담이였던 만큼 캐릭터 무비이지만, <글래스>는 여러모로 미흡하다. 레이븐 힐 병원에서 '현실 속에서 겪는 초인'을 집중 조명하기 위해서 엘리 스테이플 박사( 세라 폴슨)에게 역할을 몰아줬는데, 출연 분량이 몰리면서 <언브레이커블> 캐릭터들이 손해를 봤다. 솔직히 그녀의 독백보다 짧게 나온 코믹스에 대한 논평이 더 재밌었다. 


둘째, 샤말란 특유의 헛다리 짚기가 여기서 반복된다. 샤밀란이 호불호 타는 이유가 그의 반전이 정수리를 탁 치는 게 아니라 이상한 곳을 때리기 때문이다. 치킨을 주문했는데 음반이 배송됐다랄까? 관객의 기대를 배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래스]는 슈퍼히어로 트릴로지로써 제법 성공적으로 완결을 고하는 답을 내놓았다. 총평하자면, <23 아이덴티티>의 분위기에다 '언브레이커블'의 세계관을 이식하려는 시도는 굉장히 예상을 빗나가서 흥미롭다. 그 와중에 샤말란은 세계관을 확장시키려는 욕심을 부리면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묘사가 치밀하지 못하다, 이를 샤말란답게 반전 하나로 영화 내 설정 구멍이 메워보려 하지만, 반대급부로 빌드업 과정은 꽤 답답해져버렸다.


★★★  (3.0/5.0) 


Good : 그럭저럭 매듭을 잘 지었다.

Caution : 결정판이라기엔 소박하다.



●케이시 쿡은 피터 파커 (Peter Parker), 브루스 배너 (Bruce Banner), 수 스톰 (Sue Storm) 또는 

심지어 같은 세계관의 데이비드 던 (David Dunn)처럼 전형적인 코믹스 히어로 네임을 지녔다. 


●'원더보이'라고 번역되었는데, 이는 로빈의 별칭, BOY WONDER인 거 같다. 


● 엘리야를 연기한 사무엘 L. 잭슨은 엘리야의 어머니 역을 맡은 샬라인 우다드보다 다섯 살이 더 많다. 


● 제임스 맥어보이는 23개의 인격 중 하나를 어린 시얼샤 로넌을 기반으로 연기했다. 두 사람은 [어톤먼트(2007)]에서 같이 연기한 적이 있다. 


● 샤말란은 "캐릭터들은 본인을 코믹북 세계 안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원색들이 이번 영화에서 더 지배적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그들이 믿음을 멈추면서 무채색의 세상으로 바뀐다. 그들이 치료를 받는 방은 분홍색인데, 분홍색은 원색인 붉은색이 무채색인 흰색으로 변하는 과정에 있는 것, 바로 그들의 믿음이 멈추는 장소이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 사무엘 L. 잭슨은 이번 영화에서 제임스 맥어보이와 함께 작업하게 된 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내 두 눈 앞에서 누군가 캐릭터를 변화시키는 걸 보는 건 나, 그리고 내가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할 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좋았고 네 명의 다른 사람으로서 언쟁을 벌이는 모습은 꽤나 놀라웠다."


● 무기력한 상태로 입원해 있던 '엘리야 프라이스/미스터 글래스'가 '데이비드 던'을 보고 각성하는 장면은, 프랭크 밀러의 "다크 나이트 리턴즈"에서 무기력하던 조커가 고담시티로 돌아온 배트맨을 보고 깨어나던 모습과 매우 유사하다.  두 이야기 모두, 빌런이 목적을 다시 쟁취함으로써 오랜 적의 자리로 복귀하게 된다.


● Saga, Forbidden Brides of the Faceless Slaves in the Secret House of the Night of Dread Desire, Sand Castle, Paper Girls, Daytripper, Last Look. 샤말란은 이번 영화의 영감을 다음과 같은 코믹북들에서 얻었다고 한다. 


● [언브레이커블]의 오리지널 각본에서는 데이비드가 빌런인 케빈을 마주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샤말란은 이 이야기를 한 편의 작품에서 구현하기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그렇게 케빈은 단독 작품을 통해 소개되었고,  이번 영화를 통해 오리지널 각본 속 아이디어가 이루어지는 셈이다.


● 창작자인 샤말란은 영화에서 색깔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난 데이비드 던에게 녹색을 부여했는데 심리학적으로 이는 생명을 주는 성질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황토 or 머스터드 색을 비스트에게 부여한 것은 이 색깔이 종교의식과 관련이 있어서이다. 힌두교와 불교. 수도승의 도포. 난 비스트를 일종의 전도사로 생각했다. 상처 받은 이를 구원받도록 도와주는 전도사." "마지막으로 미스터 글래스의 보라색, 이 색은 고귀함과 관련이 있다. 고귀한 것. 엘리야는 그 자신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 코믹스의 메인 캐릭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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