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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Jan 25. 2019

뺑반_소재보다 이야기 그 자체를!!

《뺑반 (Hit-And-Run Squad, 2018)》리뷰


[줄거리]  Hit And Run 상황 발생, 순마 출동합니다!

경찰 내 최고 엘리트 조직 내사과 소속 경위 ‘은시연’(공효진).

조직에서 유일하게 믿고 따르는 ‘윤과장’(염정아)과 함께

F1 레이서 출신의 사업가 ‘정재철’(조정석)을 잡기 위해 수사망을 조여가던 시연은

무리한 강압 수사를 벌였다는 오명을 쓰고 뺑소니 전담반으로 좌천된다. 


알고 보면 경찰대 수석 출신, 만삭의 리더 ‘우계장’(전혜진)과 

차에 대한 천부적 감각을 지닌 에이스 순경 ‘서민재’(류준열). 

팀원은 고작 단 두 명, 매뉴얼도 인력도 시간도 없지만 뺑소니 잡는 실력만큼은 최고인 ‘뺑반’. 계속해서 재철을 예의주시하던 시연은 뺑반이 수사 중인 미해결 뺑소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재철임을 알게 된다.  


뺑소니 친 놈은 끝까지 쫓는 뺑반 에이스 민재와 

온갖 비리를 일삼는 재철을 잡기 위해 모든 것을 건 시연. 

하나의 목표를 향해 힘을 합친 그들의 팀플레이가 시작되는 가운데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사망을 빠져 나가려는 통제불능 스피드광 재철의 반격 역시 점점 과감해지는데…!






《뺑반 (Hit-And-Run Squad, 2018)》후기·리뷰 _소재보다 이야기 그 자체를!!

영화 <뺑반>은 속도에 미친 사업가 정재철(조정석)과 뺑소니 전담반이 대립하는 수사극이다. 이에 한준희 감독은  "<차이나타운>도 출발은 사채업이라는 직업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뺑반>은 형사물이 아니라 경찰에 대한 영화다. 장르는 부차적인 문제다. 기존 카체이싱이나 형사물에서 익히 봤던 장면이나 설정도 있을 거다. 하지만 그런 건 인물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한 장치에 불과하다. 핵심은 인물 한명 한명의 얼굴을 놓치지 않고 그 다양한 표정들 안에서 앙상블을 만들어내는 거였다. 말하자면 이건 경찰이라는 직업과 경찰관이라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라고 <뺑반>을 소개한다. 이말은 즉슨, 장르적 쾌감보다 경찰관과 경찰조직에 대한 드라마가 연출목표였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는 성공적이다.  


은시연(공효진)이 뺑소니 전담반으로 좌천되어 동료 서민재(류준열)를 만나 각자 정재철을 쫓는 과정은 무난하다. 그런데  남녀주인공 뿐 아니라 악당까지 여러 인물들마다 과거와 사연을 넣었다. 중반부터 이야기를 둘로 쪼개서 진행하면서 은시연 쪽은 경찰 조직의 생리를 그리고 있으며, 서민재는 정체성에 대한 고뇌와 더불어 "돌아온 탕아" 이야길 펼친다.  중반부터 감독 스스로가 서사진행 자체를 벅차해한다.  영화가 진행될수록 기어가 내려가고, 영화는 정체구간에 접어든다. 괴랄한 인물(회장)과 쓸데없는 캐릭터(뺑반의 정보원)들이 마구 끼어들면서 이야기는 산만해지고, 개연성을 깍아먹는다.



그다음, 카체이싱을 살펴보자, 한준희 감독은 "<분노의 질주>시리즈보다는 <베이비 드라이버>(2017)처럼 클래식하고 사실적인 카체이싱에 가깝다. (중략), 한국의 도로에서 가능할 법한 상황들을 그렸고, 컷을 잘게 쪼개 속도감을 높이는 대신 롱테이크로 전체적인 동선과 움직임을 보여주는 데 공을 들였다. 무조건 스피드를 올리는 것보다는 완급 조절과 리듬이 중요했다. 왜냐하면 이건 다양한 목표와 사연을 가지고 충돌하는, 서로 다른 속도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라고 소개했고, 조정석은 “카체이싱은 단순히 차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아니라 자동차에 타 있는 사람의 감정까지 자동차의 움직임으로 표현해야 한다라고 했지만, 단도직입적으로 <뺑반>은 이 부분에서 명백히 실패했다. 첫 악역에 도전한 조정석은 "악역이지만 '이상한 놈'으로 접근했다"며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해석했다"고 전했다. 주인공도 착하지않고, 정재철도 악인이 아니게 만들려고 하다보니 설명이 장황하다. 그가 내뱉는 대사들도 늘어진다. 이러다보니 그의 말처럼 '이상한 악당' 같다. 그러다보니 결말이 개운하지 않다. 


 감독의 전작 <차이나타운(2015)>처럼 아이디어만 좋다. 이야기에 빈틈이 많아지고, 물음표가 늘어나면서 관객들이 어리둥절할즈음에 감독은 "요건 몰랐지?"라며 반전을 터트린다. 두 가지 서사를 한 소재(뺑소니)로 묶으려는 낯선 전개는 관객들에겐 뺑소니를 당한거 처럼 받아들여진다. 감독 자신도 떳떳하게 설명할 자신이 없으니까 타이어 교환하듯 주인공을 바꾸고, 주유하듯 새로운 이야기를 들이붓는다. 후반부에 민재의 아버지(이성민)가 각 캐릭터의 연결고리로 쓰이면서 수사도, 시원한 결말도 포기하고 감정에 호소한다. 


중도포기같은 반전에 지친 관객들을 위해 감독은 재철의 ‘버스터’를 비롯해 스포츠카, 순마(순찰차) 등 다양한 카체이싱을 펼친다. 신선한 소재와 아이디어에만 의존한채 133분동안 구성하려하니 속빈강정이 될 수 밖에 없다.  괜히 경찰조직 시스템의 민낯을 조명하고, 반전 꾸민다가 스릴을 홀라당 날려먹다니 배우들이 90% 직접 스턴트를 하면 뭘 하나요? 저 배우들이 왜 저기서 구르고 있나? 왜 악을 쓰며 잡으려하나? 등 관객들의 뇌리에는 물음표만 계속 스트리밍된다.



한국영화님, 반전은 양날의 검입니다. 진실은 숨겨야 하지만, 힌트를 계속 줘야 하는 딜레마를 줘요. 최대한 숨기면서 이야기하기 탓에 흥미를 끝까지 유지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서스펜스를 치밀하게 기어 변속하지 않으면, 시동 자체가 꺼질 수 있어요. 이번처럼요.


★☆ (1.5/5.0) 


Good : 뺑소니 전담반은 배워가요.

Caution : 반전 운행은 세심히 해주세요!


●'뺑반'은 뺑소니 전담반의 줄임말.


●손석구 배우를 주목하시길!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횡령 혐의로 조사받은 이후 쇼박스 영화들이 부진하다. 

마약왕도 망하고, 곤지암과 암수 살인 외에 흥행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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