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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부터 지옥까지*세대 간 대결

Highest 2 Lowest·2025 영화 후기

by TERU

스파이크 리가 구로사와 아키라의 영화 《천국과 지옥》를 각색하는 건 용감한 일이다. 마틴 스콜세지를 비롯한 수많은 감독이 거절한 프로젝트를 “덴젤 워싱턴이 알란 폭스의 각색본을 보내왔을 때, ‘이건 내가 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원작을 존중하면서도 뒤집어버리는 작업, 그것이 재즈의 정신이기도 합니다. 기존의 스탠더드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소스를 얹은 겁니다.”라며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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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의 차이


1963년 스릴러는 에드 맥베인의 소설 《킹의 몸값》을 원작으로 박찬욱 감독이 《천국과 지옥》을 본 이후 '아, 이 영화 이후로 이제 유괴에 관한 영화는 못 만들겠구나'라고 탄식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구로사와는 딥 포커스와 롱 테이크를 기막히게 조율해 거의 모든 장면의 구성에 감탄하면서도 숨이 막힐 정도로 긴박하다. 선역과 악역 모두가 직면하는 도덕적, 궁극적으로 철학적 질문에 사로잡힌다.


스파이크 리는 "거장 구로사와 아키라에게서 영감을 받았다"라고 자막으로 존경심을 표하고 있다. 그러나 《천국부터 지옥까지》은 원작과는 거리를 둔 리메이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스릴러로서의 서스펜스는 후반부에 몰려있고, 거의 음악 영화에 가까운 분위기다. 1979년 디스코 “Ain't No Stoppin' Us Now” 같은 스파이크 리의 취향이 반영되어 있다. 음악 감독 하워드 드로신의 재즈 피아노 연주곡은 산만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독특한 리듬감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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