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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RU Feb 11. 2019

기묘한 가족 리뷰, 과유불급

THE ODD FAMILY : ZOMBIE ON SALE, 2018

[줄거리] 쫑비로 돈 벌 궁리를 한다.


이거 혹시….. 우리 때문이야?


조용하고 평화로운 시골에 '기묘한 가족'이 살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 앞에 금쪽같은 좀비가 나타났답니다.

망해버린 주유소의 트러블메이커 가장 '만덕'은 우연히 만난 좀비를 집안에 들인다. 

여타 좀비와 달리 반반한 외모, 말귀 알아듣는 ‘쫑비’를 보며 

저마다의 속셈으로 패밀리 비즈니스를 꿈꾸는 가족.

리더인 맏며느리 '남주'를 중심으로 행동대장 장남 '준걸'과 브레인 차남 '민걸', 

에너지 담당 막내 '해걸'에 물리면 죽기는커녕 더 젊어지는 좀비 '쫑비'까지!

이들의 기막힌 비즈니스는 조용했던 동네를 별안간 혈기 왕성한 마을로 만들어버리는데...





《기묘한 가족 (THE ODD FAMILY : ZOMBIE ON SALE, 2018)》NO스포일러 후기·리뷰 _과유불급 

좀비 코미디는 <바탈리언,  1985>, <좀비오, 1985>, <데드 얼라이브, 1992>, <새벽의 황당한 저주, 2004>, <좀비랜드, 2009>등 생각보다 꽤 역사가 깊은 장르다.  12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기묘한 가족>도 좀비 코미디를 표방하며, 기존 좀비물에 대한 공식을 죄다 부정한다. 이민재 감독은 "좀비가 거기서 거기겠지 싶지만 절대 보통이 아닌 좀비. <기묘한 가족>은 이처럼 모든 게 조금씩 “꺾여 있다” 라며 패러디 코미디를 의도한 것 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초반부는 '좀비물에 대한 모든 발상을 뒤집는다' 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지만, 후반부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재앙이 시작된다는) 좀비물의 공식을 고스란히 따라가서 아쉬웠다"혹시 참고한 좀비 영화가 있나?"는 질문에 이민재 감독은 "따로 좀비 영화들을 챙겨 보진 않았다.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좋아하긴 하지만 <기묘한 가족>과 비슷한 코드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스태프들과 소통할 때도 오히려 좀비 영화가 아닌 다른 영화 얘기를 많이 했다. 예를 들면 <고령화 가족(2013)>이나 <괴물(2006)> 같은 영화들이다. 그럴 때마다 스태프들은 ‘이 영화를 참고하라고요?’하는 표정이었지만 (웃음) 내 머릿속에는 분명한 그림이 있었다"는 인터뷰처럼 사투리개그, 조폭 코미디, 농촌 가족드라마, <주유소 습격 사건(1999)>등 국내문화를 패러디한다, 반면에 <웜 바디스(2013)>, <새벽의 황당한 저주 (2004)>, <워킹데드(2010)>, <고스트버스터즈(1984)> 에서 고민없이 가져도 왔다. 이런 모순이 가장 안타까웠다. 영화초반은 신선한 아이디어로 시작되기에 더 그랬다.


<기묘한 가족> 속 좀비 캐릭터 '쫑비(정가람)'는 케첩과 양배추를 좋아하는 채식주의자다. 그저 인간보다 창백한 안색을 가지고, 사람을 깨무는 이상한 버릇을 지녔는데, 물리면 혈기를 왕성하게 해주는 신선한 발상은 재밌다. 좀비 '쫑비(정가람)'는 시골에서 망해버린 주유소를 운영하는 가족과 맞닥뜨린다. 


가장인 만덕(박인환)은 가부장적인 아버지다, 무사안일주의의 장남 준걸(정재영)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마라’는 게 삶의 모토다. 권고사직으로 고향에 내려온 트러블 메이커 차남 민걸(김남길)은 원래 서울로 유학을 갔을 만큼 나름 가족 중 인텔리다. 늦둥이 막내 해걸(이수경)은 엄마가 자신 때문에 돌아가셨다고 생각하는 결핍을 가졌고, 준걸의 부인 남주를 엄마처럼 따른다. 그리고, 준걸과 결혼한 카리스마 살림꾼 남주(엄지원)는 태어날 2세를 위해 '쫑비'로 돈 벌 궁리를 한다. 



등장인물과 줄거리만 봐도 <기묘한 가족>은 '가족 코미디'을 표방함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이민재 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이 서로를 죽이는 액션은 없다. 기존의 좀비 영화들을 보면서 못마땅했던 것 중 하나가 좀비로 변하면 제 부모도 죽인다는 거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다. 적어도 나는 그 누구도 죽이고 싶지 않았다. 이 영화는 좀비 영화가 아니라고 말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좀비 영화라고 했을 때 관객이 기대하는 영화적 통렬함과 쾌감이 있는데, <기묘한 가족>은 그런 유의 영화는 아니다. 죽이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게 중요하고, 그러려면 가족끼리 힘을 합쳐야 한다. 영화적 통쾌함은 다른 방식으로 대체하려 했다."라고 말했다.

과연 감독의 의도대로 전세대를 아우르는 위트를 구사하고 있는가? 좀비 장르적인 통렬함과 쾌감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된 데에는 '인간의 탐욕'을 그리고 있지만, 감독 스스로가 조바심이 나서 '하나만 걸려라' 식이다. 좀비와의 로맨스, 반전, 소동극, 복고풍 B급 정서, 장르비틀기, 뭉클한 감동, 풍자와 해학을 엮기에는 시간과 연출이 부족했다. 불친절할뿐더러 그 어느 것하나 완성도가 높지 않고, 급하다.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는 강박관념마저 엿보였다.종국에 가서는 컬트적인 과감함도 모자르다. 이처럼 <기묘한 가족>은 관객들의 이해와 공감을 얻기도 힘들어보이고, 결정적인 한방도 보이질 않았다. 조금만 더 정돈된 모습을 보였다면 괜찮은 패러디 코미디가 나왔을텐데 정녕 안타깝고 아쉬웠다.


★  (1.0/5.0) 


Good : 어쨌든 웃긴다. 특히 '좀비 클럽 장면'은 빵빵 터진다

Caution : 10년 전 감독이 기획한 시나리오가 늦게 빛을 봐서일까?



●정가람은 "촬영하며 양배추를 너무 많이 먹었다. 그래서 한동안 양배추를 안 먹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A> 그렇다면 왜 좀비인 쫑비가 다른 야채도 아닌 양배추를 먹는 것일까. 영화를 연출한 이민재 감독은 아내가 다이어트를 위해 먹던 양배추를 잘라놓은 모습을 보고 사람의 뇌 같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양배추 먹는 좀비인 쫑비를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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