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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죽음'을 소재로 아름다운 사랑을 표현한 영화

2010.12.26 22:05

'그때는 그에게 안부를 전해줘 (

そのときは彼によろしく, 2007

)
오늘은 내 능력을 발전시키고 더 멋진 사람, 꿈을 이루는 사람이 되는 주제를 벗어나서
영화를 감상한 느낌을 토대로 감정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누구에게나 때때로 정말 슬픈 이야기를 듣고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단지 슬픈 이야기를 좋아할 수도 있고
내가 힘드니까 슬픈 이야기를 들으며 참았던 눈물을 흘리고 싶어서일 수도 있으며
나보다 더 슬픈 이야기를 들어서 위안을 삼고자 할 수도.
이유가 어찌되었건 나는 슬픈 이야기를 접하고 싶을 때엔 소설책이나 영화를 찾는다.
나에겐 오늘이 그런 날이었는데
자고 일어나 서점에 가서 소설책을 한 번 찾아볼까 싶었지만
딱히 나가고 싶은 의지도 없고 특히 바깥이 너무 추웠기에 영화를 한 번 살펴보았는데
한 눈에 들어오는 영화를 찾게 되었다.
제목은 '그때는 그에게 안부를 전해줘 (

そのときは彼によろしく, 2007

)'.
사랑을 주제로한 일본영화였다.
나는 사실 일본이라는 나라와 문화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배척한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랑을 소재로 다루는 소설과 영화'분야 만큼은 정말 좋아한다.
우리에게도 유명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드라마 봄날의 원작 '별의 금화' 등등
많은 소설이 우리 한국의 독자들마저 눈물을 글썽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작품들이 '영화화'되어 스크린으로도 많이 보여진다.
위에서 언급한 작품들 뿐만아니라 서점의 일본소설 코너를 돌다보면
무슨 영화의 원작소설, 무슨 드라마 제작 예정 등등
다양한 타이들을 많이 언급하는 것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영화나 드라마는 배우들이 목소리, 표정, 몸짓 등을 통해 연기를 하고
우리는 그것을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기에 감정을 자극하기에 더 좋다.
때문에 나는 영화를 먼저 접하고 원작소설을 나중에 접하는 편이다.
오늘 본 '그때는 그에게 안부를 전해줘'라는 영화를 보기로 한 이유는
슬프다, 눈물난다는 소감평을 보기도 했고
항상 내 마음을 감동시키는 작품에 출연해왔던 '나가사와 마사미'가 출연했기 때문이다.
사실 뚜렷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나서 알았지만 이 영화 또한 '원작소설'이 있었다.
'지금 만나러갑니다.'로 정말 유명한 '이치카와 다쿠치'의 작품이라고 한다.
이 사실을 알게되니 자연스럽게 '역시'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만나러갑니다'도 너무 좋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제부터 영화소개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
내용을 세세하게 다 말하면 볼 때 재미가 덜하고 감동도 덜할테니
큰 흐름만 소개할 것이다.

동네에서 작은 수초가게를 열심히 운영하고 있는 '사토시'.
어느날 어떤 예쁜 여성이 찾아와 잠잘자리만 필요하고 월급은 필요없으니 알바를 하겠다고 한다.
사토시는 이를 허락하고 그 여성은 사토시네 가게에서 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그녀는 알고보니 일본의 전직 '톱모델'이었다.
사람들은 모두 알아보고 좋아했으나 그런 쪽에 관심이 없던 사토시는 그냥 그려려니한다.

그녀는 도대체 무엇때문에 뜬금없이 수초가게 알바를 하겠다고 사토시를 찾아온 것일까.
사실 그녀와 사토시는 '유지'라는 친구와 정말 친했던 소꿉친구였다.
그들은 산속의 버려진 버스를 그들만의 아지트로 만들어서 수많은 추억을 공유했다.
그녀의 당시 이름은 '카린'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이름을 쓰고 있었고 너무 예뻐졌기에 사토시는 못알아본 것이다.
카린은 부모가 모두 없었지만 사토시와 유지라는 좋은 친구들이 형제역할을 해주었고
사토시의 부모님도 카린을 친딸처럼 잘 대해주셨다.

얼마 뒤 사토시는 드디어 그녀가 카린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정말 기분좋은 일로 받아들이고 잘 지내게 되지만
유망한 톱모델이었던 그녀가 어째서 모든 것을 버리고 이렇게 찾아왔는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사토시는 이를 스치는 생각으로 넘긴다.

그러나 그녀에겐 가슴아픈 사정이 있었다.
카린은 자신을 진찰해 주었던 의사이자 친딸처럼 대해주셨던 사토시의 아버지에게 고백한다.
예전의 그 병이 아직 낫지 않았고 이젠 한계에 이르렀다고.
그녀는 '죽는병'에 걸린 것이다.
실제로 있는 병인지는 모르겠지만 
수면을 깊게 취하게 되면 영영 못깨어날 수 있는 병이기에 억지로 약으로 깊은 잠을 방해하며 살아왔다.
이젠 그 약이 한계에 이르렀기에 그 헤어나오지 못할 잠에 빠져 죽을 날이 머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에게 사토시에겐 비밀로 해달라고 할 것을 부탁한다.
조만간 떠난다고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얼마뒤 예전의 소꿉친구 중 하나였던 '유지'의 소식이 전해진다.
안타깝게도 그는 충격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상태였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유명해져서 떠나간 엄마를 찾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훗날 개인전을 준비하던 그에게 그 엄마가 그의 마음을 미끼로 그에게 사기를치고 사라진 것이다.

그렇게 병문안을 마치고 돌아가던 중 카린은 따라가지 않고 유지의 곁에 남겠다고 말한다.
사토시에게서 떠날 구실을 찾게된 것이다.
그렇게 그 둘은 원치않게 서로 떨어져 지내게 된다.
사실 카린은 어렸을 때부터 사토시를 마음속으로 좋아했다.
죽기전에 그를 만나고 싶었고 
어렸을 때 '사토시가 수초가게를 열면 수초가게아가씨를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고자 그를 찾아온 것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 그를 좋아했던 모습들이 하나도 변하지 않은 그의 모습을 보고
너무 행복했고 그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지만 그를 떠나야만 했기에 너무 슬펐다.
그래도 눈물을 숨기고 그에게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사토시의 마음도 아팠다.
그도 카린을 진심으로 많이 좋아하게 되었지만
유지곁에 남겠다는 그녀의 말에 자신의 마음을 억누르고 그녀를 붙잡지 못한다.
마음을 전달한 뒤에 벌어질 일들이 두렵고 자신이 없어서 
바보같이 그의 진심을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그 둘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는 그의 아버지는
사토시에게 그녀가 걸린 병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왜 그를 떠났는지 솔직하게 전해주신다.
이에 그동안 갖고 있던 의문이 한번에 풀렸고 진실을 모두 알게된 사토시는
당장 그녀가 있는 유지의 병원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추억이 있는 아지트에서
영영 깨어나지 못할 잠에 빠지게 된다.
사토시를 사랑하지만 마음껏 사랑하지 못하고 그를 떠나야만 했던 카린.
카린을 사랑했지만 제대로 마음을 전달하지도 못하고 그녀를 붙잡지 못했었지만
그녀가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 사토시.
잠에 들어버린 카린과 그녀를 향해 달려간 사토시가
어떻게 사랑을 이어나갈지는 직접 영화를 보면서 함께 지켜보길 바란다.
이 영화는 애절한 사랑 장르에서 최고의 영화가 아닐까 싶다.
스토리 한 요소, 한 요소가 모두 자연스럽게 연결이되고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친구들의 우정, 어린날의 추억, 풋풋한 사랑, 바보같은 사랑, 슬픈 사랑, 아름다운 사랑
모든 감정을 자극시키고 감동시켰다.
때문에 몇 개의 스틸컷과 단순 내용 소개로 이 영화에서 느낀 감정을 전달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본다.
또,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대부분 '반전' 요소로 사용되어서 시청자로 하여금 허무함을 느끼게하는
'죽음'을 소재로 했다고해서
"또 죽어? 뻔하네 뻔해"라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큰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슬픈 영화'를 보고 싶어서 보게된 이 영화는
나에게 많은 감동과 생각을 전해주었다.
특히 이 영화의 주된 소재였던 '죽음'.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끔 내가 죽을병에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내가 자신감이 없어서 하지 못했던 일을 모두 해버릴 수 있는 용기가 생기지 않을까싶은 마음에서.
단순히 미루고 있던 해야할 일들을 바로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복잡한 머리의 계산없이 내 마음에게 솔직해질 수 있을 것만 같다.
카린과 사토시처럼.
카린이 만약 그런 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옛친구이자 옛사랑인 사토시를 찾아가지 않았을 수도 있고
찾았다고 하더라도 '잘나가는 톱모델'인생에 빠져 그에게 진실된 마음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다.
사토시도 카린이 죽을병에 걸렸다는 것을 계속 몰랐다면
그는 그저 아픈 마음을 억누르며 그녀를 지워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
훗날 그녀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쓸쓸한 죽음을 택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면
정말 큰 후회를 하며 살아가게 되었을 것이다.
사토시는 그녀가 죽어서 잠시뒤 세상에서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되자
비로소 '더 이상 아무것도 미룰 수 없고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전해야 한다.'고
마음이 시키는데로 바로 행동하게 된 것이다.
또, 가끔은 내가 얼마뒤에 죽으면 어떻게 될까라고 생각해보기도 한다.
여러분도 이 생각을 떠올린 후에
내가 이 세상에서 사라져서 진심으로 아파하며 눈물 흘려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그렇게 해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있는지,
있다면 그 사람이 과연 그렇게 해줄지를 자신에게 물어본다면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얼마나 있는지
과연 그들도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을지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마음이 아파올수도 있을 것이다.
이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난다면
애절하고 아름다운 사람에 감동할 뿐만아니라
'죽음'이라는 것이 '끝'이 아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될 것이다.
꼭 모두가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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