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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인석 Dec 13. 2019

도쿄여행 3.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2011.02.02 17:54

오전에 신주쿠를 둘러보고 오모테산도로 향했는데
이왕 그쪽으로 가는김에 하라주쿠를 거쳐서 가기로 했다.
하라주쿠는 개성이 넘치는 젊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하라주쿠의 거리는 명동처럼 좁은거리 양쪽에 쭉 상점들이 들어서있는 모습이다.
젊은 층이 타겟인만큼 가벼운 음식점, 디저트 가게가 많고
발랄한 옷가게들이 많이 들어서있다.

특별히 흥미롭지는 않아서 서둘러 거리를 지나서 오모테산도 쪽으로 향했다.

오모테산도 거리는 훨씬 넓은데 그만큼 사람들도 앞쪽부터 참 많았다.

여긴 어떤 맛집인것 같았다.
사람들이 정말 줄을 길게 서있었다.
가이드북에서 본것같은 곳 같은데 유명한곳은 정말 일본도 줄을 서서라도 기다리는 것 같다.

드디어 명품로드샵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오모테산도 거리는 고급스러운 브랜드들이 많이 입점해있는 지역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압구정 지역이라고 보면 된다.

조금만 가다보면 '오모테산도 힐즈'가 나온다.
사실 가이드북을 쭉 훑어보면서 제일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고급스러운 거리에있는 쇼핑몰이라 상당히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오모테산도힐즈 입구

오모테산도에 들어가자마자 깜짝 놀랐다.
쇼핑몰이라기 보다는 예술적인 박물관, 갤러리 같은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각 브랜드의 매장들은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에 맞게 상당히 감각적으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한 매장 한 매장이 미술관의 작품들 같이 느껴졌고
건물의 독특한 구조가 미술관의 역할을 해주었다.

사실 실제로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저렇게 천장에는 조명들이 달려있고 계속 천천히 움직이면서 조명을 바꿔준다.
그 조명들이 반짝이는 전구들에도 비치고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복도에도 비치면서 참 분위기 있는 느낌을 형성한다.

이렇게 조명들이 천장에 많다.
계속 조명들이 움직이면서 다른 조명을 만들어낸다.

매장들을 하나하나 다 찍지는 못했지만
모두 감각적으로 잘 디자인되어있다.
외관만 보는 것만드로도 정말 훌륭한 경험이 되었다.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렇게 디자인이 잘 된 매장의 디자인을 보는것만드로도 좋은 감각 살리기 경험이 될 것이다.

맨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중심부에 있는 계단을 올라갈 수 있다.
여기서 위를 쳐다보면 상당히 아름답다.
건물 전체적으로 물이 흐르는듯한 신비스러운 잔잔한 배경음악이 들리고
천창의 조명들이 비춰지면서 상당히 아름답다.

그 계단 바닥에는 은은한 무지개 빛이 비춰진다.

나는 이러한 예술적인 쇼핑몰 '오모테산도 힐즈'를 보고 심각한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오모테산도힐즈는 내가 느낀 일본의 능력을 상징하기도 했다.
매우 감각적인 외관과 들어차있는 고급브랜드 상점들.
외강내유, 외유내강도 아닌 '외강내강'이었다.
일본에서는 하나를 만들더라도 감각적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눈에 보였다.
이렇게 거대한 쇼핑몰을 만들때에도 감각적인 디자인을 하기위해 애쓰고 투자하였으며
그 쇼핑몰에 입점한 브랜드들도 매장을 감각적으로 꾸미기 위해 애쓰고 투자했다.
그러니 사람들은 이 공간에 와서 쇼핑 외의 정신적인 만족을 느끼게 되고
그 안의 브랜드들은 그만큼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 거대 쇼핑몰들에
브랜드 입점조차 100%가 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수입도 적자여서 버겁다곤 하는데 그런 이유가 다 따로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막연하게 '현대적'인 것만 추구한다.
만들 당시에는 정말 현대적이고 깨끗하고 기능이 최고다.
즉, 항상 '최신형'을 고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신형이란 만들어진 순간부터 구형이된다.
금방 또 더 현대적인 디자인, 좋은 재료가 생겨난다.
그래서 몇년이 지나버리면 그냥 '구형'이 되어서 리모델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만들어진 당시에만 잠깐 반짝 인기를 끌고
시간이 조금 지나면 '그저 그런곳'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같은 경우에는 건축과 내부 디자인에 '감성과 감각'을 담았다.
오모테산도힐즈와 같은 경우에는 예술적인 모습이 담기면서 무형의 가치가 더해졌고
다른 길거리의 많은 로드샵들 또한 
단순하게 구성되어있는 우리나라 로드샵들과는 달리 
겉모습, 매장 구조, 상품 배치 등이 상당히 감각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괜히 일본에 명품 브랜드들이 더 많이 진출하는 것이 아닌 것이었다. 
예전에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구매양이 훨씬 많은데 
왜 일본에만 많은 명품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좋은 라인만 런칭되는지 이상했는데
막상 실제로 가보니 명품브랜드들이 입점하기에 최적합한 지역이었기 때문이었다.
고급스러운 거리,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쇼핑몰과 백화점, 사람들의 소비력
어느것도 빠지지 않았다.
한국같은 경우에는 소비력은 가지고 있지만
그 명품 브랜드들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여줄만한 지역이 거의 없다.
그래서 겨우 압구정 주변 쪽에만 명품 로드샵이 드문드문 보이는 것이다.
명동, 대학로, 강남역 같은 곳에 명품브랜드들이 로드샵을 낸다면
브랜드가치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좀더 감각을 키울 필요가 있고
문화적인 요소를 모든 것에 접목시켜 감성적인 무언가를 창출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

명품샵들 가운데 일본전통물건들을 파는 샵도 자리잡고 있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오모테산도힐즈.
일본에는 육교가 많아서 중심가의 경치를 높이서 바라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거리에 벚꽃이 피는 봄이 오면 오모테산도힐즈는 엄청나게 아름다운 거리가 될 것 같다.

오모테산도 거리를 쭉 걸어오면 큰 4거리가 나온다.
우회전해서 쭉가면 시부야로 연결된다.

직진을 하면 분위기 좋은 거리가 끝난 것 같은데 가보면 아니다.
사람들이 없어서 거리는 상당히 조용한데
프라다, 까르띠에 등의 명품매장들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다.

조용한 거리를 조금 둘러보고 다시 사거리로 가면 명품거리는 다 구경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사거리에서 시부야 방향으로 우회전해서 걸어가면 된다.
일본의 지하철은 비싸니 차라리 커피한잔 사들고 걸어가는 것이 보람찬 여행이 될 것 같다.
오모테산도힐즈 사진이 많아서 글이 길어졌기 때문에
우회전한 이후의 오모테산도는 다음글에서 이어가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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