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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ffer Sep 14. 2023

언제나 즐거운 출근

Desk

* 더 많은 아티클은 <differ>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7년 차 마케터 고졔의 책상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노트북만 펼치면 어떤 도시에 있는 공간이든 나만의 사무실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근무 환경만 바뀌어도 업무 효율이 올라가는 건 물론이고 행복의 폭이 넓어진다고 말한다. 얼마 전 퇴사하며 노마드 워커로 거듭난 그는 오늘도 새로운 공간을 찾으며 즐거운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책상을 선택하는 기준
높이와 눈앞에 펼쳐진 풍경. 의자와 높이가 잘 맞고, 일하다가 고개를 들어 앞을 바라봤을 때 자연 풍광이 보이면 좋다. 적당한 높이의 파티션이 있으면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책상과의 시간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코어 타임으로 정해 두고 웬만하면 책상 앞에 앉아 있는다.

책상 앞 루틴
업무 시작 전에 눈앞의 풍경과 노트북이 함께 나오도록 사진을 찍는다. 그리고 노트북 메모장을 켜고 해야 할 일을 나열한 뒤 우선순위를 정해 투 두 리스트를 적는다.

몰입하는 주제
스스로는 물론이고 클라이언트인 여행 브랜드를 위해서도 콘텐츠를 만든다. 어떤 여행지를 더 매력적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가장 많이 고민한다.

성장의 원동력
프리 워커로서 다양한 도전을 하면서 나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 작은 변화들이 촘촘하게 쌓여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매일 업무를 시작하기 전 책상 위에 놓인 노트북과 그 주변 풍경을 사진으로 남겨요. 오늘도 새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표현하는 의식이에요.” 마케터 고졔는 지난 1년 6개월간 하나둘 모인 사진을 콘텐츠로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그저 좋아서 시작한 일이 직장에서 독립해 프리 워커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천 배다리마을에 자리 잡은 카페 ‘동양가배관’은 그가 몰입이 필요할 때 종종 찾는 장소다. “느리고 차분한 동네 분위기가 이 카페에도 묻어나요. 특히 2층 공간은 아지트처럼 아늑해 사색하며 영감을 얻기 좋아요.” 업무를 위해 다양한 공간을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기준도 생겼다. “공간을 찾을 때 기본적으로 와이파이와 콘센트가 잘 갖춰져 있는지 체크해요. 인테리어가 독특하거나 아름다운 뷰 포인트가 있다면 금상첨화죠. 창의성을 요하거나 단순한 업무를 할 땐 카페로, 집중이 필요한 일을 할 땐 코워킹 스페이스로 향해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책상과 의자도 까다롭게 살핀다. “맹그로브 고성에서 여러 종류의 책상을 사용해 봤는데, 적당한 높이의 파티션이 있는 책상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프라이빗하면서도 답답하지 않더라고요. 의자는 반드시 등받이가 있는 것이어야 해요. 없으면 오래 앉아 있기에 힘들거든요.”




첫 회사를 다닐 때만 해도 그는 지금과 같은 삶을 상상하지 못했다. 수직적이고 보수적인 문화를 지닌 탓에 사무실을 벗어날 기회가 없었다. “평일을 괴로워하며 매일 주말만 기다리는 삶이 이어졌어요. 어느 날, 이렇게 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는 좀 더 자유로운 출퇴근 문화를 지닌 회사로 이직해 워케이션(worcation: 원격 근무의 한 형태로, 휴가지에서 휴가와 업무를 병행하는 일)을 떠나기 시작했다. 워케이션이란 말이 쓰이지 않을 때였다. “제주도에서 버스를 타고 출근하는데 푸른 바다가 창밖으로 펼쳐졌죠. 출근길도 즐겁더라고요. 제가 근무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입이라는 걸 그때 처음 깨달았어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그간 쌓아온 원격 근무 경력이 빛을 발했다. 재택근무 시 도저히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직장 동료들에게 일하기 좋은 공간을 추천했다. “다들 일하는 환경을 바꿨을 뿐인데 월요병이 사라졌다거나 능률이 올랐다며 고마워하더라고요. 좀 더 많은 사람의 평일을 즐겁게 해주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취미 삼아 자신이 방문한 공간을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고, 6개월 만에 뜻밖의 제안과 협업 요청이 들어왔다. 오랜 고민 끝에 4개월 전 퇴사를 결심하고 노마드 워커의 삶을 시작했다. 이제 그는 자신만의 책상을 선택해 주체적으로 일한다.





출근길도 즐거울 수 있다.



그는 아주 먼 곳으로 장기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제주도, 일본 교토, 태국 치앙마이에 이어 최근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한 달간 워케이션을 했다. “한 도시에 오래 머물며 로컬에서처럼 일상을 살아보는 여행을 좋아해요. 대신 물가가 싸고 시차가 적은 곳으로 떠나야 부담 없이 일할 수 있어요.” 처음엔 시행착오도 있었다. 업무와 여행 두 가지를 균형 있게 해내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오전에는 운동을 하고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업무에 집중하는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어요. 평일에 계획을 잘 지키면 주말에는 근교 여행도 가능해요. 휴식을 보상 받을 수 있으니 동기 부여가 되더라고요.”



그는 자신의 경험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해 충청남도 공주에서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혼자 0에서 1을 만들었다는 성취감도 얻고, 스스로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다행히 참가자분들의 반응도 좋았고요.” 프리 워커로서 자율적으로 재밌는 일들을 벌이며 그는 만족감만큼이나 책임감도 크게 느낀다. “때로 불안할 때도 있지만 스스로를 몰아붙이지 않으려 해요. 작은 변화들이 쌓이면 결국 성장할 테니까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기 위해 매일 새로운 책상을 찾는 그와 늘 함께하는 아이템 세 가지를 소개한다.





[on the DESK]


1. 애플 맥북. 아이폰, 에어팟 등 애플 기기와 연동되어 편리하다. 해외에서 워케이션을 할 때 디지털 노마드 상당수가 맥북을 사용한다. 그들 사이에서 일하면 프로페셔널해지는 느낌이 든다.


2. 노마드잇 노트북 거치대. 가볍고 부피가 작아 휴대하기 좋고, 한 번에 쫙 펼쳐져 사용법도 간편하다. 작년 ‘바다공룡’ 워케이션에서 웰컴 선물로 받은 이후로 쭉 사용하고 있다.


3. 로지텍 블루투스 키보드&마우스. 노트북 거치대를 사용할 때 손목을 보호하기 위해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몇 년 동안 써도 고장 한 번 나지 않았을 정도로 튼튼하다.








Editor Yang Seulah

Photographer Lee Woo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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