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iffer Jan 23. 2024

나의 힘은 내 이야기

Desk


* 더 많은 아티클은 <differ>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유튜브 채널 ‘원의 독백’은 임승원이 자신을 기록하기 위해 시작했다. 보통의 날들을 살아가며 떠오른 생각과 고민을 진솔하게 담아 한 편의 영상으로 만든다. 그렇게 4년 동안 만들어온 60여 편의 이야기는 하나의 중심축이 되어,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어준다. 그래서 오늘도 그는 책상 앞에서 독백을 한다.



구입 시기

2023년 2월. 공유 오피스 무신사스튜디오 한남점에 입주하며 구입했다. 3개월 전 신당점으로 옮겨 왔다. 한남점보다 창이 크고 공간이 더 넓은 편이다. 


책상과의 시간

평일에는 일정이 있어 보통 주말에 출근한다.


책상 앞 루틴 

출근하자마자 룸 스프레이를 뿌린다. 최근에는 이솝 올루스 아로마틱 룸 스프레이를 쓴다. 책상에 앉자마자 작업을 시작하지 않는다. 소위 ‘멍 때리기’를 하는데, 밖에서 하던 생각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몰입하는 주제 

책을 쓰고 있다. 영상에 미처 담지 못했던 내 이야기를 담아낼 예정이다. 글쓰기는 처음이라 속도가 더뎌 걱정이다. 


성장의 원동력

지금까지 만들어둔 영상들. 주변의 이야기나 트렌드에 흔들리지 않고 내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그랬더니 ‘원의 독백’만의 색깔이 만들어졌다. 브랜드가 하나의 철학을 꾸준히 이야기해 브랜드 파워를 만드는 것처럼, 일관된 톤을 유지한 영상들이 모여 내 힘이 길러졌다.




경영학을 공부하던 대학생 임승원은 마지막 학기에 이력서 대신 카메라를 들었다. 취업 면접은 자신의 재능과 감성을 온전히 설명하기에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취준생으로서 떠오른 막막함, 어려움, 고민 등을 영상에 진솔하게 담아 유튜브에 올렸다. 채널명은 ‘원의 독백’. 2분 30초에서 4분 정도 되는 짧은 영상은 올리자마자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다. “저를 포장해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말주변이 좋지 않아 면접이 항상 어려웠어요. 제 명함 역할을 해줄 게 필요했죠. 기회를 빨아들일 수단으로요.” 그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기보단 기회가 자신을 찾아오도록 했다. 실로 유튜브 덕분에 전시도 열고, 무신사에 들어갔다. 


“지난 2년 동안 무신사에 다니면서 많은 걸 배웠어요. 하지만 지금은 내 브랜드를 키워봐야 할 때란 판단이 들었어요. 더 나이가 들면 못 할 수도 있으니까요.” 지난해 겨울, 그는 회사에서 나왔다. ‘퇴사’, ‘퇴사하지 마세요’란 영상을 연이어 올리며 자신의 고민을 여과 없이 보여준 그는 ‘나는 내 삶의 사장님’이란 콘텐츠를 만들었다. 한남동의 무신사스튜디오에 얻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찍은 영상은 새로운 출발선에 놓인 그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 “원룸에 살기에 공간 분리가 필요했어요. 대학생 때부터 그때까지, 한 공간에서 일과 공부, 생활이 뒤섞였는데 작업실이 생기고 나서 확실히 능률이 좋아졌죠.” 




‘원의 독백’이란 이름으로 사업자를 등록하고 틈날 때마다 사무실에 출근했다. 사무실에 들어오기 직전까지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책상 앞에 앉으면, 그는 잠시 숨 고르기를 한다. 밖에서 들었던 온갖 생각을 내려놓고 텅 빈 상태로 자신을 만든다. “성인 ADHD라 집중을 잘 못하는 편이에요. 온전히 몰입하기 위해 제법 긴 시간이 필요한데, 룸 스프레이를 뿌리면 새로운 공간에 들어왔다는 감각이 확실히 들어 도움이 되어요.” 텅 빈 공간에 향기로운 냄새가 채워지고 나면 그는 노트를 꺼내 자신의 생각을 쓰기 시작한다. 최근 본 오스틴 클레온의 책 <훔쳐라, 아티스트처럼>에서 추천한 작업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노트에 자유롭게 쓴 뒤에 노트북에 옮기며 정리한다. 


“영상을 만드는 첫 번째 과정은 글쓰기예요. 무슨 이야기를 할지 쓰고, 그것을 어떻게 장면화할지 정리하죠.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데 2~3일이면 충분한 데 반해 글을 쓰는 과정은 빨라야 일주일, 오래 걸리면 한 달도 걸려요.” 7시간 이상 앉아 있어도 글이 써지지 않는 날도 있다. 평소 아이폰 메모장에 정리해 둔 생각들을 꺼내어 보고, 무작정 인터넷 서핑을 하며 글이 나올 때까지 기다린다. 그러다 한번 불이 붙으면 와르르 생각이 나온다. 비효율적인 작업 방식이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남들과 비슷한 하루를 살아가기에 그 안에서 떠오른 생각은 굉장히 평범해요. 하지만 그 순간은 제 개인에게 굉장히 특별하잖아요. 그 순간을 극적으로 장면화해요.” 어금니 신경 치료를 받은 일, 좁은 길에서 누군가와 부딪쳤을 때, 배달 음식을 시킬 때 등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보통의 날’이 그의 이야기에 소재가 된다. 덕분에 그의 영상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글도 최대한 간결하게 써요. 영상을 보고 이해하는 데 시간을 쏟기보단 보고 난 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길었으면 해요.”





나 정도면 괜찮지



영상을 통해 그가 전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모든 사람이 창작자가 되는 것. “살면서 참 다양한 것을 소비하면서도 생산의 주체가 되지 못하잖아요. 누군가의 피드백에 깎여 나가지 않고 온전히 내 것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서 스스로가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원의 독백’을 통해 얻은 것이기도 하고요.” 4년 동안 60여 편을 만든 그는 ‘원의 독백’이 자신을 기록하고 스스로를 더 잘 알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고 한다. 이제는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게 된 것이다. 


“유튜브는 유행에 굉장히 민감한 플랫폼이기도 한데요. 그런 것에 흔들리기보단 제가 하고 싶은 말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렇게 만들어 쌓인 콘텐츠가 제 중심축이 되어 가장 나답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있어요.” 물론 그에게도 흔들리는 날이 찾아온다. 그럴 때 그는 마음속으로 세 문장을 되뇐다. ‘그럴 수도 있지.’, ‘이만하면 됐지.’, ‘나 정도면 괜찮지.’를 말하며 스스로를 다독인다. 자기 위로에 가까운 말이지만, 그 말이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앞으로 갈 힘을 준다.


“책상 위에 작업할 것만 딱 놓아요. 마치 책상과 나, 단둘만이 이 세상에 남은 것 같아요. 눈앞에 해야 할 게 명확하게 놓여 있으니 그땐 고민할 게 없죠.” 책상에서 보내는 시간이 가장 기분 좋다는 그가 작업 할 때 항상 곁에 두는 물건 4가지를 꼽았다. 그를 앞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는 친구들이다.





[on the DESK] 


1. 노트.
 몰스킨에서 나온 가장 큰 사이즈의 노트를 사용한다. 칸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생각을 마음껏 뻗어갈 수 있다. 


2. 구글 타이머. 집중할 만큼의 시간을 맞춰 놓으면 알람이 울리는 타이머다. 나처럼 일할 때 산만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3. 램프. 백색 형광등 특유의 눈부심을 잘 견디지 못하기에 책상 위에는 램프가 꼭 필요하다. 이 제품은 이케아에서 구입했는데 빛이 부드럽게 발산되는 편이다. 


4. 노트북.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인 애플의 제품이다. 내 모든 작업과 결과물이 이 안에 담긴다.








Editor  Kwon Areum

Photographer  Lee Woojeong

작가의 이전글 마음의 근력 되찾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