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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ffer Dec 20. 2022

우리에겐 커뮤니티가 필요해

differ Interview

* 더 많은 아티클은 <differ>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전남 목포의 ‘괜찮아마을’ 사람들은 함께 밥을 먹고 여행하며 산다. 쉼을 통해 여유를 되찾은 커뮤니티 구성원은 창업을 하거나 새로운 프로젝트에 도전한다. 이 도전을 통해 얻은 성취감은 미래에 주체적인 삶을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TIMELINE]

[00:00-00:31] 함께 모이는 이유?
[00:32-00:49] 나만의 길을 찾는 커뮤니티
[00:50-01:07] 고향 같은 커뮤니티
[01:08-01:55] 함께 성장하는 커뮤니티
[01:56-02:28] 커뮤니티의 룰
[02:29-02:54] 좋은 커뮤니티란?



다 큰 청년을 위한 둥지


영화 〈리틀 포레스트〉 속 주인공처럼 쉼이 필요할 때 돌아갈 고향이 있는가? 영화에서 고향은 단순히 태어난 곳이나 부모님이 사는 곳이 아닌 심리적인 안정을 되찾고 다시 살아갈 힘을 주는 공간을 말한다. 20대 시절, 서울에서 전국 일주 여행사를 운영하며 다양한 청년들을 만난 홍동우는 자신과 비슷한 또래 친구들에게 그러한 마음의 고향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서 그는 2017년, 전라남도 목포에 청년들을 위한 쉼터가 되어줄 ‘괜찮아마을'을 만들었다. 이곳은 청년들이 함께 모여 쉬고 여행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커뮤니티다.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우리는 서로 경쟁하는 문화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가 우리를 성장시켰을지는 모르겠지만 청년들 개개인은 그 안에서 상처받고 있어요. 이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 커뮤니티라고 생각했어요.” 홍동우는 취향이 맞는 사람끼리 어울리는 모임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청년들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부담인데,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생활을 공유하며 비용을 줄이는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부담에서 벗어나 쉬면서 청년들은 안정감을 되찾고, 그 속에서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또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책이나 영화를 제작하고 창업을 하는 등 혼자 도전하기에는 어려운 활동도 함께 해내고 있다.

“2박 3일, 4박 5일, 6박 7일 등 목포에서 살아보는 여행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게 시작이에요. 여행 프로그램은 단순히 관광지를 여행하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요. 88세 할머니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카페, 오래된 적산 가옥을 개조해 만든 숙소, 지역 청년들이 운영하는 햄버거나 채식 식당 등을 다니며 목포 현지인의 삶을 경험해 보는 거죠.” 현재까지 괜찮아마을을 거쳐 간 청년들은 약 220명이다. 그중 대부분은 서울과 목포를 오가며 생활하고 있고, 몇 명은 목포로 이주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로컬의 삶을 경험한 후 목포살이의 가능성을 몸소 깨닫고 터전을 옮긴 것이다.

“처음 목포에 내려와 사는 사람들은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집을 공유하는 생활 공동체를 꾸려요. 그 안에서 각자가 가진 기술이나 능력을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하는데, 이걸 저희는 교육 공동체라고 불러요. 이렇게 각자의 능력과 기술이 모여 수익을 만드는 경제 공동체까지 이루게 되죠.” 그의 말처럼 괜찮아마을은 청년들을 위한 안전한 둥지 같은 역할을 하며 궁극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에너지를 더해 준다. 그것은 곧 커뮤니티의 힘이기도 하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괜찮아마을이 목포에 만들어진 건 국내 섬을 유랑하며 시를 쓰는 강제윤 시인의 제안 덕분이었다. 그가 자신이 소유한 목포의 오래된 여관을 괜찮아마을을 위해 20년 무상으로 빌려주었다. “서울, 제주도, 치앙마이 등 다양한 지역에서 시도를 했어요. 하지만 비싼 월세 때문에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어려웠죠. 강 시인님의 지원이 있었기에 괜찮아마을을 시작할 수 있었어요.” 생활에 있어 첫 번째로 중요한 주거 공간은 오래된 여관을 비롯해 지역의 게스트하우스들과 협력해 해결할 수 있었다. 집세만 줄어도 서울에서 살 때보다 생활비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삶은 한층 여유로워졌다.

“주거 공간 다음으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만든 게 코워킹 스페이스, ‘반짝반짝1번지’입니다. 서울에서 하던 일을 그대로 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이기도 해요.” 괜찮아마을의 코워킹 스페이스는 루프톱을 포함해 총 3층 규모의 공간으로 최대 100명까지 수용 가능한데, 홍동우는 이곳의 자랑으로 주방을 꼽았다. “괜찮아마을에는 함께 시장에서 장을 보고, 요리를 만들어 먹는 문화가 있어요. 식사라는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행위를 같이하다 보면 서로 굉장히 끈끈해져요.”

괜찮아마을에서는 함께 밥을 먹는 것 외에 몇 가지 규칙이 더 있다. 눈 마주치면 인사하기, 상호 수평어 사용하기 등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에 관한 것들이다. “처음 괜찮아마을에 합류하면 성별, 지역, 경력, 직업 등 편견을 갖지 말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합니다. 만약 규칙을 어길 경우에는 강력하게 경고하고요.”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 공간인 만큼 최소한의 규칙을 마련해 구성원이 안전하다고 느끼는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하기 위한 것이다.



커뮤니티의 완성은 구성원



“세상에 다양한 커뮤니티가 있는 것처럼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다양해요. 각기 다른 생각, 꿈을 가진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존중받을 수 있어야 좋은 커뮤니티가 될 수 있어요.” 리더는 명확한 규칙과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일 뿐이며 커뮤니티를 완성하는 건 결국 구성원의 몫이라는 사실을, 그는 강조했다.



“이곳을 채우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의 괜찮아마을도 없겠죠. 사람들만 있다면 지구상 어디에도 괜찮아마을을 만들 수 있어요.” 홍동우는 또 다른 도시에도 괜찮아마을이 생겨나기를 꿈꾼다. 누구에게나 마음 편히 돌아갈 수 있는 고향, 마을 같은 커뮤니티가 필요한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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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을 위한 질문


첫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까? 서로를 탐색하기 좋은 5가지 키워드를 꼽아 각각의 질문을 제안한다. 스스로를 점검하고 정리해 볼 수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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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Kwon Areum

Film Hi Studio

Designer Kang Das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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