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 메아리 첫 라이브의 여운

#22-3. QWER 팬 콘서트 후기: 메아리&사랑하자+안나슬&대관람차

by 디깅업

’QWER은 올멋이다‘를 보여준 <달리기>와 댄스 브레이크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스크린으로 또 한 편의 VCR이 재생 됐다. 화면에는 <청춘록> 컨셉으로 교복을 입고 같은 반 친구가 된 멤버들의 모습이 나왔다. 멋진 무대 후에 다시 커여운 연기 영상이라…. 단짠단짠 마냥 번갈아 가며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는 공연 구성이었다. 멤버들 뿐 아니라 함께 준비한 스태프들까지, 이틀간 QWER의 모든 것을 보여주려고 작정한 모양이었다.


영상 속에서 멤버들은 다음에 할 노래를 고르고 있었다. 헤비메탈 밴드 슬립낫(Slipknot)의 노래, <메아리>, <Halftime>, <배고파 송>을 놓고 멤버들 간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공은 객석으로 돌아갔다.

사실 이 중 바위게들이 가장 보고 싶은 무대가 무엇인지는 이미 정해져 있었다. 아마 많은 바위게들이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기대했던 곡이었을 것이다. 콘서트 며칠 전에 마젠타가 올린 <아희의 오답노트> ‘기타즈의 기본기’ 영상 말미에 히나가 갑자기 솔로로 연주해 ‘방종핑’ 마젠타가 당황하며 급방종하게 만든 노래. 25일(토) 공연 당일 공개된 자체 컨텐츠에서 잠깐 스포 된 것만으로도 바위게들의 심장을 뛰게 만든 노래. 아직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아 모두가 기다렸던 <Algorithm’s Blossom>의 마지막 곡, <메아리>였다.

현장 투표에서는 <메아리>가 1등이었지만, VCR 속 멤버들은 끝내 결론을 내지 못했다. 결국 물병을 돌려서 나온 곡을 하기로 하고 물병이 돌아가다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영상이 끝났다.


VCR이 끝나고, 환복을 마친 멤버들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자세를 잡고 선 멤버들을 보며 잠시 정적이 이어졌다. 그리고 들리는 익숙한 종소리. <메아리>였다.


메아리는 신이야… #메아리 #사랑하자


고백하자면 ‘메아리’를 음원으로 들었을 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많은 바위게들이 <Algorithm’s Blossom> 앨범에서 최애로 꼽는 곡 중 하나지만 나는 아니었다. 비슷한 케이스로 QWER의 근본곡으로 사랑받는 <별의 하모니>도 처음에는 좋아하지 않았었다. 두 곡 모두, 이유는 가사 때문이었다. 팬송다운 아름다운 노랫말 때문에 사랑받는 두 곡이기에 의외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직관적인 가사를 선호하는 편이라, 이 곡들의 시적인 표현이 어렵게 느껴져 잘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메아리>는 라이브로 보니 완전히 달랐다. 각각의 악기 사운드와 가사가 어우러져, 비로소 노랫말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별의 하모니> 역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엔딩곡으로 들었을 때에서야 와닿았었다. 라이브 사운드와 현장감이 더해지면 노래 자체가 새롭게 들리는 마력이 있다. 역시, 밴드 QWER의 음악은 라이브로 들어야 한다.


'악기 사운드와 가사가 어우러진다'는 느낌을 준 건 리더 쵸단의 드럼 연주였다. '메아리' 가사는 1절까지는 '내적 갈등', 2절은 '용기', 그리고 브리지 이후 '확신'으로 꿈을 향한 감정이 점진적으로 발전되는 구조를 띤다. 이에 따라 1절의 '멈춰 선 단어들이 / 입술을 톡 두드리면 / 한순간 두려운 감정이 앞서'(음원 기준 00:35부터) 구간과 2절 '모습을 탓한대도 / 다시 한번 말할 거야 / 이젠 멈추는 게 어려운 걸'(음원 기준 01:40부터)은 가사만으로도 감정의 차이가 잘 느껴진다. 하지만 사운드와 함께 해야 비로소 가사가 완성된다.


1절의 해당 파트에서 쵸단의 드럼은 행진을 앞둔 군악대처럼, 나아갈 듯 말 듯 망설이는 것처럼 연주된다. 음원으로는 잘 느끼지 못했던 사운드다. 하지만 2절로 가면 해당 파트의 멜로디와 다른 악기는 모두 동일한데, 드럼 소리는 한층 커지고 쿵쿵 뛰는 심장 소리처럼 울려 퍼진다. 드럼 비트 만으로 '용기'라는 감정이 표현되는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 후렴구로 들어가기 직전 '세상에 들리게 좀 더 말하고 싶어 / 이 맘을 가득 모아서'(음원 기준 02:55) 파트에서는 쵸단이 일어나 드럼 스틱을 맞대며 박수를 유도한다. 이 파트는 음원 상 강력한 킥과 박수가 번갈아가며 나오는 파트다. 개인적으로 노래 마지막이 꿈에 대한 확신과 팬들과의 연대를 의미하는 가사인 만큼, 나중에 바위게들이 쵸단의 지휘 아래 함께 발을 구르고 박수를 치며 노래를 완성하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보게 됐다.

글로 아무리 풀어내도, 직접 보는 감동을 따라갈 수 없다. 노랫말을 완성하는 쵸단의 연주를, 은혜로운 직캠 영상으로 확인해 보시길.

출처: 유튜브 <나른> 채널 / [선공개] QWER 쵸단-메아리 직캠 @250125 팬콘서트

쵸단의 드럼은 음원 상으로는 예상을 못했던 감동이라면, 음원 상으로 이 곡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은 히나의 솔로였다.


'메아리'의 기타는 어렵다. 기타를 못 치는 일반인이 들어도 어렵다. 한 음씩 연주되는 리프가 많은 데다가 속주도 많다. 곡의 시작도 기타고, 곡 전반에 걸쳐 기타 사운드가 유독 두드러진다. 게다가 곡의 하이라이트인 기타 솔로는 그 난이도가 상당하다. 그래서 바라보는 팬의 입장에서 처음부터 내 일처럼 긴장이 됐다.

하지만 히나는 인트로의 기타 리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간단하게 해치웠다. 그리고 자신의 솔로 차례가 되자 성큼성큼 무대 앞으로 나왔다. 이내 앰프에 멋지게 한쪽 다리를 올리고는 음원에서 들었던 그대로의 고난도 솔로를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몇 달을 얼마나 준비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연주를 마친 히나의 뿌듯한 미소에 바위게들은 또 한 번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다. 마치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지구정복> 솔로를 다시 보는 것 같은 감동이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때보다 연주의 난이도가 훨씬 많이 올라갔다는 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나는 훨씬 편하게 연주를 마쳤다는 점이었다.

혹시 언짢은 일이 있었는가? 그럼 아래 영상의 2:22부터 보자.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미소다.

출처: 유튜브 <사악키> 채널 / [4K] QWER 히나 직캠 메아리 HINA REBOUND 팬콘서트 250126




이어지는 곡은 시연과 마젠타의 듀엣곡인 <사랑하자>였다. '메아리'가 기타가 돋보이는 곡이라면, '사랑하자'는 베이스가 두드러지는 곡이다. 곡을 시작하는 중독성 있는 베이스 리프가 곡 전체에 걸쳐 반복되며 전반적인 분위기를 형성한다. 저절로 몸이 들썩이는 비트에 맞춰, 바위게들은 특별한 응원법도 없는 이 곡의 적재적소에 단합된 '어이! 어이!'를 외치며 곡을 완성했다. 무대를 즐기는 마젠타의 카리스마 있는 표정과 그루브와 함께 하니 곡의 매력이 더욱 살아났다. 게다가 '사랑하자'에는 마젠타의 보컬 분량도 많다. QWER은 시연 뿐 아니라 나머지 세 멤버의 보컬도 각자 개성이 뚜렷한데, 마젠타의 톤은 '사랑하자'에 찰떡이다. 평소에는 '커(귀엽다)'지만 오늘만큼은 <달리기>부터 해서 '떽(섹시하다)'의 모습을 많이 보이는 마젠타다.


공연 중반을 앞두고 벌써 7곡 째 소화 중인 시연은 지치는 기색도 없다. 직전 곡인 '메아리'는 기타만큼이나 보컬의 난이도도 상당하다. 이전에 인스타 라이브에서 잠깐 보여주며 시연이 '너무 높아 제일 오래 걸렸다'라고 언급할 정도의 곡이다. 하지만 시연은 숨 가쁠 정도로 몰아치는 멜로디를 CD를 삼킨 듯 완벽하게 불러냈다. 거기에 곡의 마지막 '함께란 이유가 되어줄 테니'에서는 원곡의 떨어지며 마무리되는 느낌 대신 오히려 높여 부르며 메아리가 무한히 뻗어나가는 느낌까지 구현해 냈다. 그러고 이어진 '사랑하자'에서도 마젠타와 호흡하며 멋진 무대를 선보이고, 2절에서는 능숙하게 바위게들과 파트를 주고받으며 곡을 끌어갔다.




바위게들을 열광시킨 두 곡의 노래 후 다시 토크 세션이 이어졌다. <4, 5, QWER!>이라는 제목으로 4 명의 멤버와 '마지막 1 조각' 바위게를 합쳐 5가 된다는 뜻과, 2024년을 보내주고 2025년을 맞자는 의미를 동시에 노린 듯했다. 그래서 2024년 QWER과 바위게들이 함께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고 2025년에 임하는 포부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2024년 4월에 입덕한 팬으로서, 2024년의 축제와 수상 기록 등에 대한 멤버들의 소감을 들으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바위게들이 QWER의 지난 발자국을 현장에서 함께 했던, 혹은 방구석 1열에서 함께 했던 기억들을 떠올렸으리라. 새삼 1년 만에 (사실은 거의 9개월 만에) 이런 성장과 기록이 가능한 일인가 싶은 2024년을 보낸 QWER이었다는 걸 실감하게 됐다. 그리고 그 기록들을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고,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2025년을 바라보며 멤버들은 양일 간 자작곡과 OST 참여, 전국 버스킹과 해외 콘서트 투어를 목표로 내걸었다. 밴드 QWER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와 바위게들을 위한 목표였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장세를 보면, 이 네 가지 목표 모두 2025년 안에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아니, 아마 그 이상도 가능할 것이다. 각 멤버들은 어제보다 오늘 더 이 밴드에 진심이니까. 그리고 항상 편견과 예상을 깨부수는 QWER이니까.


의외의 먹먹함 #안녕, 나의 슬픔 #대관람차


<4,5, QWER!> 세션 끝에 쵸리다의 '2024년 슬펐던 일들 모두 보내주고 행복한 일만 가득한 2025년을 보내자'는 멘트와 함께 다음 곡으로 넘어갔다. 많은 바위게들의 눈물 버튼, 쇼케이스 현장을 거의 울음바다로 만들었던 <안녕, 나의 슬픔>이었다.


<안녕, 나의 슬픔>('안나슬') 시작과 함께 멤버들은 각자 자신들의 옆에 놓인 스툴에 앉았다. QWER의 공연을 많이 봤지만 어떤 노래든 항상 서서 불렀었다. 하지만 차분하게 앉아서 몸을 살랑살랑 흔들면서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이 '안나슬'의 분위기와는 참 잘 어울렸다.

이 날의 <안녕, 나의 슬픔>은 여느 때처럼 마음이 촉촉해지기는 했지만 슬프지는 않았다. 그 현장에는 기대감과 벅참만이 가득할 뿐 슬픔은 한 조각도 없었기 때문이다. 처음 들었을 때, 그리고 작년 마지막 분기에 수많은 업적을 세우기 전까지의 '안나슬'은 QWER이 슬픔을 애써 떼어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는 슬픔은 이미 훌훌 털어냈고, 자신들을 성장시켜 준 슬픔에 고맙다고 작별 인사를 건네며 추억하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래서 이 날의 '안나슬'은 슬프기보다는 따뜻했다.




의외의 눈물 버튼은 <대관람차>였다. '대관람차'는 저녁노을이 생각나는 사운드와 아름다운 가사가 돋보이는 곡이다. '언제나 네 곁에 있어 어떤 날이 와도'라는 가사로 팬들을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곡에 맞춰 뒤에 비친 스크린의 비주얼은 감동을 더했다. 텅 빈 놀이동산 같은 화면에는 데뷔 직전 공개한 QWER의 <별의 하모니> 스페셜 클립이 떠오르는 회전목마와 <대관람차> 라이브 클립이 생각나는 대관람차의 모습이 비쳤다. 이 영상을 뒤에 두고 멤버들은 객석을 바라보고 팬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노래와 연주를 이어갔다. 나는 다행히(?) 눈이 마주치지 않았는데, 눈을 마주쳤다면 그 자리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똑똑 흘렸을지도 모른다. 특히나 곡의 마지막 부분에 기타즈가 시연에게 다가가서 얼굴을 맞대고 코러스를 부르는 게 보기 좋았다. 그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는 쵸단의 모습까지, 바위게로서 울컥할 정도로 흐뭇한 그림이었다.




이번 공연은 QWER의 첫 팬 콘서트다. 어쩔 수 없이 '팬송'이 가장 빛나는 날이었다. <메아리>는 '첫 공개'라는 의미를 떠나서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을 선사했다. <대관람차> 역시 '언제라도 함께해 줘 / 이 시간들 위로 / 수백 번의 오늘이 와도 / 마주 보며 웃을 수 있게'라는 가사가 이 날만큼 와닿은 적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QWER이 바위게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이 날 만큼은 서로에게 하는 듯한 노랫말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엔딩곡으로 <별의 하모니>를 들었을 때와 같은 감동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중반을 넘긴 공연은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 '별의 하모니'를 포함해 안 들려준 곡들이 많았다. 타이틀 곡 세 곡 중 아직 어떤 것도 보여주지 않았다. 이미 충격적일 정도로 좋고, 팬들을 울리고 웃기는 무대의 연속이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아직도 공연은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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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1: 의미 + 오프닝

후기 #2: 소수다 + 달리기&댄스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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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4: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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