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WER 팬 콘서트, 즐길 준비되셨나요?

#22-1. QWER 팬 콘서트 후기 #1 의미+오프닝

by 디깅업

지난 주말 QWER의 첫 번째 팬 콘서트를 다녀온 후 여전히 감상에 젖어 있다. 많은 바위게들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그날의 감동을 되새기는 후기들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Be my last piece'라는 콘서트 주제에 맞춰, 바위게들은 지난 1년간 QWER과 함께 달려온 여정을 돌아보며 각자의 마지막 한 조각을 맞추고 있다. 나도 그 감동과 기억이 아직 생생할 때, 늦게나마 글로 남겨두고자 한다.


첫 번째 팬 콘서트의 의미


#양일 콘서트 직관의 의미


QWER 팬 콘서트는 1월 25일 토요일과 26일 일요일, 이틀간 진행됐다. 티켓팅 하수라 어렵겠지만, 나는 최대한 두 번의 공연을 다 보고 싶었다. 세트리스트나 전체 공연의 구성은 동일하겠지만, 첫공과 막공 각각의 특별함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공연이라는 것은 '순간의 예술'이기 때문에, 첫공과 막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영화랑 비교를 해보자.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철저한 기획과 준비가 들어간다는 점은 공연이나 영화나 같다. 하지만 영화는 모든 연기와 촬영, 편집이 완벽히 끝난 상태로 관객을 만난다. '잘 짜인 과거의 순간'인 셈이다. 관객의 마음 상태에 따라 감상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영화 자체는 어제 본 것과 오늘 본 것에 차이가 없다.

그에 반해 공연은 '새로 빚어가는 현재의 순간'이다. 공연은 그날의 아티스트의 컨디션이나 관객의 반응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캐스트가 동일한 뮤지컬 공연을 예로 들어보자. 첫공은 잔실수도 보이는 한편 시작인 만큼 관객들로부터 공연에 대한 설렘이 전해지고, 무대 위의 배우들은 이에 반응해 관객을 압도하는 에너지를 내뿜는다. 그에 반해 같은 공연이 마지막 즈음으로 가면, 배우 개개인의 호흡도, 배우들 간의 케미도 보다 안정되고 잘 짜인 애드리브도 생기며 완성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좋아하는 공연은 첫 공과 막공 둘 다 보면 좋다.



QWER은 심지어 성장형 밴드다. 하루 사이에 엄청난 변화가 있지는 않겠지만, 무언가 차이가 있을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첫공 예매는 성공하고 막공은 실패했던 나는, 보름 정도 틈만 나면 예매 사이트를 기웃 거리며 취켓팅을 시도했다. 느린 손 탓에 여러 번 눈앞에서 기회를 놓치다, 1월 중순이 돼서야 한 은혜로운 바위게의 도움으로 겨우 취소표를 구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잔뜩 설레는 마음으로, 콘서트까지의 며칠을 기다리게 되었다.


#바위게로서의 의미


하지만 이 기다림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다. 이번 팬 콘서트 전까지 약 두 달간, 바위게들은 심각한 '큐손실'을 겪어야 했기 때문이다. 11월 27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후아유 콘서트 이후로는, 당첨이 돼야 갈 수 있는 MMA, 학생 및 교직원만 참석 가능한 와락 콘서트, 그리고 태국까지 가야 볼 수 있는 AAA 시상식 외에 공연을 볼 기회가 없었다. 다행히도 매주 일요일 우리들의 '빙빙'께서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라이엇게임즈 TFT 콜라보와 <덕통사고> 같은 외부 컨텐츠 덕분에 대기근을 견뎌낼 수는 있었다. 하지만 두 달간 밴드 QWER의 공연을 직접 볼 수 없다는 사실은 팬들에게 엄청난 갈증을 남겼다.

나는 결국 그 갈증을 참지 못하고, 비행기 표와 시상식 티켓을 구해 태국으로 향했다. AAA 직관은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운 선택이었고, 그 덕분에 한 달은 무사히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경험은 오히려 첫 번째 팬 콘서트에 대한 열망을 더 크게 만들었다.




버기카 퍼레이드를 하는 멤버들과 눈을 맞추고 응원을 보내는 특별한 경험을 한 덕에 잊을 수 없는 AAA였다. 하지만 정작 무대를 할 때는 아쉬움이 컸다. 무대 자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멤버들이 각 잡고 준비한 AAA 무대는, 여름밖에 없는 나라에 겨울을 선물하듯 마법 같고 특별했다. 그렇지만 그런 무대를 함께 감탄하면서 보고 응원할 바위게가 주변에 없어 영 허전했다. <고민중독> 오프닝의 '원! 투! QWER!'이나 시요밍의 치어리딩 댄스 때 '어이! 어이!'를 혼자 외치는 것은 정말이지 외로운 일이었다. 그간의 오프 공연에서는 너무 당연하게 여겼는데, 그 자리에서는 동료 바위게들이 사무치게 그리웠다.


무대 위 아티스트는 관객의 호응에 에너지를 받는다. 규모가 크더라도 노래를 처음 듣는 사람들로 가득 찬 자리보다는, 규모가 작아도 응원법을 아는 관객들로 채워진 공연장이 더 큰 에너지를 만든다. QWER은 4만 석이 넘는 규모의 초대형 공연장에서 진행된 AAA 무대를 멋지게 소화했지만, 현장 바위게의 수가 한 줌에 불과해 그에 합당한 만큼의 응원을 보내주지는 못했다.

그러니 2천 명의 바위게가 함께 모여 무대를 보는 이번 팬 콘서트는 QWER과 바위게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될 수밖에 없었다. AAA에서 혼자 응원한 경험이 마지막이었던 나로서는, 2천 명의 바위게들과 함께 떼창 하며 응원할 순간이 더욱 기다려졌다.


드디어! 첫 번째 팬 콘서트!


1월 25일과 26일, 대망의 팬 콘서트를 보게 되었다. 세트리스트와 VCR은 두 공연이 동일했지만 토크 세션은 조금 달랐다. 공연 중간중간 멘트도 첫공과 막공이 확실히 달랐다. 공연 후기는 첫공의 시점을 기준으로, 막공에서 인상 깊었던 차이점이나 에피소드를 중간에 곁들여 기록해두고자 한다.


이게 락이다! #디스코드 #지구정복 #자유선언


입장 후 대기 시간 동안 수록곡들의 inst. 버전이 흘러나오다, 6시 즈음 <고민중독>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공연의 시작을 직감한 바위게들은 연주곡임에도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나 역시 그토록 그리웠던 떼창과 응원을 함께하며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른 후, 무대 위 스크린에 VCR이 재생됐다. <수수께끼 다이어리>를 연상시키는 통통 튀는 멜로디의 BGM에 멤버들의 모습이 한 명씩 나오는 영상이었다. 영상에서 마젠타는 화분에 무언가를 심고 있고, 영상 말미에 화분에 심긴 것이 꽃이 그려진 퍼즐 조각이었다는 것이 나온다. 이번 공연의 메시지인 'Be my last piece'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영상이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영상에는 멤버들의 얼빡샷과 멤버들이 한 데 누워 오이팩을 하며 꽁냥 대는 모습도 나왔다. QWER의 아이돌스러운 매력을 강조해서 보여주려는 목적도 있는 듯했다. 이렇게 카와이하게 시작하면, 첫 곡부터 수소다 콤보인 걸까? 한껏 기대를 품고 첫 곡을 기다리게 됐다.




암전 된 무대 위에서 강렬한 레이저 조명이 쏘아지며 EDM 음악이 깔리기 시작했다. 다시 켜진 스크린에는 영화 <매트릭스>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의 영상이 나왔다. 음악이 고조되며 영상에는 'Discord'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에러 연출이 더해졌다.

곧 스크린이 올라가며, 그 아래에 핑크색의 응원단 같은 복장을 한 네 명의 멤버들이 멋진 포즈로 선 채 등장했다. 이런 식으로 등장한 건 춘천 '대한민국상생 K팝 콘서트'의 기뉴 특공대 등장 이후로 처음이었기에, 그 격차가 상당했다. 같은 핑크색 착장인데 그땐 귀여웠고, 오늘은 그때보다 1018배쯤 멋있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1fSTOiPV3Oc


팬 콘서트의 첫 번째 곡은 역시 QWER의 데뷔곡인 <Discord>였다. '누군가 나를 보고 수군대겠지만, 그런 무례함은 도로 넣어둬요'라는 당당한 가사로 늘 편견에 맞서 정면돌파 하는 QWER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곡이다. 그렇기 때문에 MMA 무대에서도 후렴구만 차용해서 인트로로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날의 관객들 중에는 QWER을 향해 수군댈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바깥에서 들려오는 수군거림에 함께 맞서며, 가장 먼저 달려가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줄 바위게들 뿐이었다. 그렇기에 무언가 증명하는 곡이 아니라, QWER과 바위게들의 축제를 여는 오프닝곡으로 준비한 느낌이었다. 첫 곡인만큼 강렬한 첫인상을 남기면서도, 관객들의 도파민을 폭발시키려는 의도가 보였다.


스트리밍 하면서 수 천 번, 무대 아래 관객으로서도 십 수법도 넘게 들어본 곡이지만 이 날의 '디스코드'는 달랐다. 편곡, 애드리브, 제스처까지 모든 것이 "이게 락이다!"를 보여주려는 듯 강렬하고 화려했다. 첫 공연인만큼 멤버들도 잔뜩 힘을 준 모습이었는데, 위태로워 보이기는커녕 그 에너지에 압도되고 말았다.

이번 'Discord'의 하이라이트는 후반부 편곡이었다. 'Discord'는 마지막에 '이것도 나야 나야 나 (위아! 위아!) / 뭘 해도 나야 나야 나 (위아! 위아!) / 들어줘 나의 Discord' 하며 끝나는 곡이다. 근데 이 날은 두 번째 '위아! 위아!' 후, 곡 전체를 아주 쫄깃하게 당겨주는 히나의 기타 리프가 추가되었다. 그리고 이에 맞춰 시연은 있는 힘껏 몸을 뒤로 젖혔다가 폭발하는 사운드에 맞춰 헤드뱅잉과 함께 마이크 앞으로 터져 나오는 듯한 제스처를 선보였다. 그리고 다시 '이것도 나야 나야 나!'가 이어졌고, 그 쫄깃한 편곡에 아드레날린이 폭발한 바위게들은 어느 때보다 큰 '위아! 위아!'로 호응할 수밖에 없었다.

백문이 불여일견. 은혜로운 대포존 직캠러 선생님의 영상으로 그 순간을 다시 경험해 보자. (05:54 부근)

출처: 유튜브 채널 <box Cam> / [8K FULL] QWER 1st Fan Concert [1, 2, QWER!] 직캠 | 250125




혼이 쏙 빠질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지만, 정신 차릴 새도 없이 다음 곡이 이어졌다. 암전 된 무대, 곧 히나에게만 핀 조명이 떨어지며 <지구정복>이 시작됐다. 여기서 나는 이번 오프닝이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대한 오마쥬라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무대에서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히나가 멋지게 기타 솔로를 성공시킨 후 잔뜩 긴장한 상태로 지판만 바라본 채 '지구정복'을 시작했다면, 이 날은 곡을 완전히 마스터해서 여유롭게 관객들과 아이 컨택을 하며 무대를 시작했다는 점이었다. 정말, 이들의 성장 속도는 매일 같이 보면서도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다.


이 날의 '지구정복'이 좋았던 이유가 또 하나 있었다. 나는 원래 <MANITO> 활동 당시, <고민중독> 다음으로 좋아하는 곡이 '지구정복'이었다. 밴드스러운 사운드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지구! (지구!) / 정복! (정복!)' 떼창 파트도 물론 좋지만, 가장 좋은 건 처음으로 모든 멤버들이 함께 부르는 곡이라는 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동안의 무대에서 악기 멤버들은 연주에만 집중할 뿐 각자의 파트를 부르지는 않았었다.

이 날은 '이 템포를 기억해 둬, 우리가 가는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쵸단 파트부터 히나와 젠타도 각자의 파트를 불렀다. 사소한 부분일 수도 있지만, 오래도록 기다려왔던 만큼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미리 이야기하자면, 이번 콘서트는 '팬 콘서트'인 만큼, 수많은 바위게들을 성불시킬 다양한 무대로 가득했다.




그렇게 끝난 '지구정복', 마찬가지로 쉴 새도 없이 암전 후 이번에는 쵸단에게 조명이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번에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자유선언' 전 인터루드를 연상시키는 쵸단의 드럼 솔로가 시작됐다. 당일 12시에 공개된 팬 콘서트 준비 자체 컨텐츠를 통해 쵸단이 무릎 부상으로 고생해 왔다는 게 밝혀졌지만, 이를 전혀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연주였다. <가짜 아이돌>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쵸단의 시그니쳐 '심벌 쥐어패기'를 끝으로 무대는 자연스럽게 <자유선언>으로 이어졌다.

'자유선언' 역시도 각 악기의 매력이 잘 살아나는 곡에 '외쳐, 자유선언!' 혹은 '1324897, 순서가 뭐 어때' 같이 따라 부르기에 재밌는 파트들이 있어 많은 바위게들이 좋아하는 곡이다.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때 첫 라이브를 선보여 나름의 의미가 있는 곡이기도 하다. 이 곡도 '지구정복'과 마찬가지로, 펜타포트 때와 달리 멤버들의 너무도 편해진 연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첫 팬 콘서트의 오프닝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연상시키는 세트리스트 구성과 연출로 시작됐다. 펜타포트는 QWER이 Show and Prove에 성공한, 정말 의미가 큰 공연이었다. '5층편집실'의 직캠을 다시 봐도 벅차오르는 감동적인 무대였다. 땀나영 히나가 비로소 락스타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기도 했다.



여태까지 무대 위에서 선보여온 곡들 중 가장 락밴드스러운 곡들이었다. QWER은 폭발하듯 강렬한 에너지를 내뿜으면서 세 곡을 연속으로 휘몰아치며 관객석을 뜨겁게 달궜다.

공연 이전부터 공채에서, 팬카페 편지에서, 자컨에서도 자신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 이야기하며 기대해도 좋다고 당당히 말해온 멤버들이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시 이들이 약속한 대로였다. 그렇게 단 세 곡만에, 이번 팬 콘서트는 나의 오프 경험 중, '최고의 무대' 자리를 단 번에 꿰차게 됐다. 화려한 오프닝 덕에 바위게들은 그 어느 때보다 완벽하게,


즐길 준비가 되어 있었다.



<다음 글>


후기 #2: 소수다 + 달리기&댄스 브레이크

후기 #3: 메아리&사랑하자+안나슬&대관람차

후기 #4: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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