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 QWER 팬 콘서트 후기: 마무리
바위게(QWER 팬덤명)들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든 두 곡을 마치고 멤버들은 다시 무대를 내려갔다. 그리고 잠시 후 스크린에는 콘서트를 연 첫 번째 영상의 뒷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마젠타가 화분에 퍼즐 조각을 심었던 그 영상이다. 대놓고 '퍼즐 조각'이 나오기에, 공연의 메시지를 담은 영상임이 분명해 보였다.
영상 내내 나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건 퍼즐을 맞추는 쵸단 옆에 놓인 책이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The Best Is Yet to Come'이라는 의미심장한 글귀가 적혀 있었다. 직역하자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미 공연 내내 여러 번 팬들을 울리고 웃겨 놓고 '최고의 순간'이 아직 오지 않았다니.
하지만 이게 사실이라는 걸 금방 알게 됐다. 이어지는 무대들이야말로 이번 공연 '최고의 순간', 콘서트의 클라이맥스였기 때문이다.
영상이 끝나고 멤버들이 다시 무대 위로 올라왔다. 이번 착장은 바위게들에게 너무도 익숙한 '체육복'이었다. 뜨거웠던 여름, 한창 대학 축제와 페스티벌을 휩쓸고 다닐 때 하도 입어서 '또육복'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 복장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체육복을 입은 멤버들의 모습을 보니 그저 예쁘고 반가웠다. 그러면서도 여름 내 QWER의 전투복 같았던 복장이기에, 왠지 모르게 전의를 다지게 되기도 했다. 아, 이제 막판 스퍼트구나.
체육복을 입고 선보인 첫 곡은 <내 이름 맑음>이었다. 9월 23일(월)에 정식 발매된 곡이기에, 9월 초 <가짜 아이돌> 이후 자취를 감췄던 여름 체육복을 입고 하는 '내 이름 맑음' 무대는 특별했다.
오늘의 '내 이름 맑음'은 복장뿐 아니라 편곡도 특별했다. 원래는 시연의 목소리로 시작하는 곡이지만, 이번엔 달랐다. AAA(Asia Artist Award)에서 드럼, 베이스, 기타 연주와 함께 처음 선보였던 <겨울왕국> 느낌의 오케스트라 버전 전주로 시작한 것이다. 여름옷을 입고, 가을에 발매된 봄 감성의 노래를, 겨울 느낌이 나는 전주와 함께 시작했다. 한 곡 안에 사계절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QWER의 지난 1년을 담아내고 싶었던 걸까?
<내 이름 맑음>은 멜론 TOP 100 2위, 음악 방송 1위와 같은 엄청난 업적을 QWER에게 선물한 감사한 곡이다. 하지만 이지 리스닝 성격의 곡 특성상, 바위게들이 오프에서 함께 하기 쉬운 곡은 아니었다. 다른 타이틀 곡들은 자연스레 생긴 응원법이 있는데 '내 이름 맑음'은 떼창 할 구간도, 마땅한 응원법도 없었다.
이런 고충을 알고 있던 QWER의 팬 매니저 율매니저(통칭 '율율')는 콘서트 며칠 전에 팬카페에 타이틀 곡들의 응원법을 올려줬다. 그리고 공연 직전에는 멤버들이 직접 응원법을 보여주는 영상도 올라왔다. 바위게들은 급하게 응원법을 공부해 갔고, 현장에서 멤버들의 노래와 연주에 맞춰 단합된 응원을 보냈다. "홍지혜! 이아희! 장나영! 이시연!"으로 시작하는 아이돌 식 응원과, 시연의 마지막 기타 리프에 맞춰 "어이! 어이!"를 외치는 J팝 록밴드 식 응원과 함께 관객석의 분위기는 금방 달아올랐다.
'이제 마지막 곡들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코멘트와 함께 이어진 다음 곡은 <가짜 아이돌>이었다. '가짜 아이돌' 역시 인트로부터 달랐다. 기존의 라인보다 더 펑키하게 편곡된 기타즈의 연주로 시작하며 무대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다. 이번 팬 콘서트는 어떻게든 기존에 본 적 없던 특별한 무대를 보여주려는 멤버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이 엿보이는 편곡과 변신의 연속이었다.
'가짜 아이돌'은 음원으로는 그 매력이 드러나지 않다가 라이브를 하면서 재평가된 곡이었다. 마젠타의 쫄깃한 5현 베이스와 후렴 내 반복되는 히나의 기타 리프, 쵸단의 심벌 쥐어패기와 밝은 에너지를 뿜어내는 시연의 안무까지 어우러져 '가짜 아이돌' 라이브는 음원으로 있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날의 무대는 이에 대한 완벽한 이해를 바탕으로 즐길 포인트를 추가해서 넣은 느낌이었다. 편곡된 기타즈의 새로운 인트로를 시작으로, 곡의 마지막 부분에 떼창 구간이 새롭게 들어갔다. 이 구간에서 시연은 넓은 무대를 좌우로 휘젓고 다니면서 열심히 '배고파 송'의 떼창을 진두지휘 했다. 그리고 기존 곡에는 없는 구간이다 보니 기타, 베이스, 드럼 모두 새로운 연주를 선보였다. 기존에도 좋았던 라이브 버전보다도 몇 배는 더 업그레이드된 편곡으로 바위게들을 열광시킨 후, 공연은 이제 진짜 절정을 향해 갔다.
디즈니 오프닝처럼 편곡된 인트로가 끝날 즈음 멤버들이 일제히 오른손을 하늘 높이 들어 올렸다. 지금의 QWER을 있게 한 일등공신이자, 2024년 유튜브 한국 최고 인기곡에 빛나는 <고민중독> 차례였다. 이 자리의 모두가 기다렸던 콘서트의 클라이맥스가 드디어 시작됐다.
"원! 투! 큐떱이알!". <고민중독>은 명불허전 QWER의 대표곡으로, 수 십 번의 공연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그래서 나는 때로는 현장에서, 때로는 모니터 앞에서 무대 영상을 보며 곡을 여는 이 구호를 수도 없이 외쳐왔다. 하지만 2천 명의 바위게들과 함께 공연장이 떠나가라 외친 '원! 투! 큐떱이알!'은, 새로운 차원의 벅찬 감정이 들게 했다. 공연의 절정으로 들어가는 가장 완벽한 주문이었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은 마젠타였다. 원래도 '고민중독' 무대에서 브리지 구간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 속이 왈칵 뒤집히고'는 마젠타의 파트다. 이 구간에서 젠타는 시연의 보컬에 맞춰 베이스를 들고 관객석을 향해 총 처럼 쏘는 퍼포먼스를 한다. 그래서 이 파트가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시선이 마젠타로 향한다.
하지만 이 날의 무대에서는 브리지 구간 직전, 마젠타가 무대 중앙으로 오면서 갑자기 무대가 암전 됐다. 이내 처음으로 무대 중앙에 선 마젠타를 향해 핀 조명이 떨어졌다. 관객석을 한 번 쓱 본 후, 젠타는 처음 들어본 초고난도의 베이스 솔로를 선보였다.
공연 후 위버스 라이브에서 밝히기를, 젠타의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라인이 아니었다고 한다. 애초에 젠타가 직접 연주하는 게 아니라, 무대 중앙으로 이동하는 과정에 BGM처럼 쓸 목적으로 만들어진 라인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노력의 악마' 마젠타 답게 편곡이 완성된 그 시점부터 두 달 내내, 공연 당일에도 새벽까지 연습해 가며 준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펜타킬'을 멋지게 성공해 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베이스 솔로 직후 마젠타는 앞에 놓인 스탠드 마이크를 잡고 브리지 구간을 직접 부르기 시작했다. <고민중독> 뮤직 비디오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 속이 왈칵 뒤집히고 / 이쯤 왔으면 눈치 챙겨야지 / 날 봐달라구요' 하는 브리지 파트를 원래 젠타가 부른다. 하지만 실제 무대에서는 시연이 혼자 전곡을 부르기 때문에 젠타는 그 구간을 '베이스 총' 퍼포먼스로 대신했었다. 그 덕분에 외부 컨텐츠 코없코에 마젠타가 시연과 함께 출연해 브리지 구간을 불렀을 때 바위게들은 흡족했고, 팬이 아닌 일반인들은 깜짝 놀랐었다. 그리고 이날, 그때 보다도 훨씬 안정되고 탄탄해진 보컬을 라이브로 선보였다. 개인적으로 너무도 보고 싶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멋진 장면이었다.
받기만 할 수는 없으니 이제는 바위게들이 줄 차례. 1월 25일(토) 공연에서는 팬 커뮤니티에서 준비한 이벤트가 있었다. '지난 발자국에 핀 서투른 꽃, 바위게와 함께 더 예쁘게 키워가자'라는 문구가 새겨진 슬로건을 브리지 구간 직후에 들어 올려 멤버들에게 보여주는 이벤트였다. 마젠타의 펜타킬로 감동이 최고조에 오른 바위게들은 이어진 구간에 약속대로 슬로건을 높이 들어 올리고, 그 어느 때보다 우렁찬 '좋아해!'를 외치며 클리아맥스의 마지막을 소리 높여 응원했다.
'고민중독'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 구간. 바위게들의 '좋아해!' 응원 이후 시연의 '너를 많이 많이 좋아한단 말이야'와 치어리딩 댄스 파트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첫 팬 콘서트에서 QWER이 준비한 '고민중독' 무대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감동적이었다.
확성기를 오른손 높이 치켜든 시연의 '좋!아!한!단!말!'에 맞춰 폭죽이 터지는 연출은 공간 전체를 뮤직 비디오의 한 장면으로 만들었다. 순간 너무 벅차오른 나는 노래를 따라 부르지 못하고 그저 환호성만 내질렀다. 이어진 마지막 치어리딩 파트 직전 쵸단의 짧은 드럼 비트가 추가되었고, 시연은 확성기를 내려놓고 치어리딩 수술을 양손에 들었다. 수술을 흔들며 마지막 댄스를 하는 시연의 모습도 북받쳐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많은 바위게들이 이 장면을 보며 시연의 서사를 다시 한번 떠올린 듯했다. 숱한 좌절에도 아이돌의 꿈을 포기하지 않은 시연이 QWER의 R이 되었다. 이유 없는 모진 말들과 근거 없는 의심에도, 꿋꿋이 멤버들과 함께 이 순간까지 달려왔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2천 명의 팬들, 화면 너머로 보고 있는 더 많은 팬들 앞에서 QWER의 프런트맨으로서 가장 빛나는 무대의 하이라이트를 팬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 속에 장식했다. 그렇게 이번 공연의 클라이맥스가 모두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며 마무리되었다.
<고민중독>은 원래 대부분의 무대에서 앵콜곡으로 쓰인다. 누구나 아는 곡이기에, 이게 나오지 않는 이상 공연이 끝나지 않았다는 걸 모두가 안다. 그래서 다른 곡으로 공연을 끝내는 척 내려가면 앵콜을 외치고, (누구나 볼 수 있게) 숨어있던 멤버들이 다시 나와 '고민중독'으로 마무리하는 게 QWER과 바위게들 사이의 약속이었다. 하지만 이 팬 콘서트에서는 '고민중독'이 앵콜곡일 수 없었다. 모두가 기다리는 엔딩곡이 있었기에, 무대를 내려간 멤버들을 향해 바위게들은 큰 소리로 앵콜을 외쳤다.
잠시 후 <마니또>의 전주와 함께 VCR이 재생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멤버들이 한 글자 한 글자 소중하게 써 내려간 손 편지가 나왔다. 바위게들 덕분에 무대공포증을 이겨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함께 하자는 쵸단, 초장문으로(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영상 속도가 갑자기 1.5배가 되게 만든 젠타, '바위게 믿어. 정말 사랑해. 많이 보고 싶어.'라는 세로 드립 속에서도 진심을 전한 히나, 매일을, 그리고 이 날의 편지 속에서도 항상 바위게만 찾는 시연의 편지까지 보며 그 자리의 많은 바위게들이 눈물을 훔쳤다. 바위게들이 한창 촉촉하게 젖어있을 때, 콘서트 MD를 입은 멤버들이 다시 무대 위에 올랐다.
감동에 젖어 저마다의 한마디를 건네는 바위게들의 외침 뒤로 <불꽃놀이>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폭죽이 터지는 연출의 화면 앞에서 멤버들은 이 순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곡을 행복한 표정으로 연주하고 노래했다. 후렴구를 알려주는 정훈교육이 따로 필요 없는 바위게들은 'Make our highlight!', 'You're my highlight!'라는 구간을 열정적으로 따라 불렀다. 곡의 브리지 구간의 '불꽃들은 / 타오르고 사라져도 / 기억해 줘 / 오늘 우리는 / 가장 화려한 장면이 되어 / 언제라도 빛날 거야'라는 노랫말이 너무도 와닿는 밤이었다.
<불꽃놀이> 무대 후 멤버들은 공연 준비와, 공연을 마무리하는 소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첫공 때는 잘 참았지만, 막공 때는 그간의 노력과 이 순간의 감동이 밀려왔는지 젠타와 쵸단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그간의 고생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달래주는 멤버들의 가족 같은 모습을 팬들은 흐뭇하게 바라봤다.
그리고 이어서 마지막 곡, QWER의 근본곡이자 언제든 엔딩곡으로 손색없는 <별의 하모니>가 시작됐다. 밤하늘을 표현한 화면 앞으로 이번에는 별처럼 보이는 조명이 천장에서 내려와 무대 위쪽을 가득 채웠다. 무대를 완성하기 위해 바위게들은 각자의 폰 조명과 응원 팔찌를 높이 들어 흔들며 함께 했다. QWER의 결성부터 성장 과정을 담은 <최애의 아이들>의 테마곡이자 멤버 소개 티저에도 쓰인 QWER의 근본곡을, QWER을 사랑하는 2천 명의 바위게들 앞에서 함께 부르는 순간이었다. 곡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무대 위 멤버들의 표정도 뭉클해 보였다.
이로써 QWER은 지금까지 발매한 3개의 앨범에 수록된 가창이 가능한 16개의 곡들 중, <마니또> 한 곡을 제외하고 모두 선보인 첫 번째 팬 콘서트가 마무리되었다. 엔딩곡 후 멤버들은 벅찬 감동과 서로에 대한 믿음과 고마움으로 포옹을 하다가, 곧 바위게들을 향해 섰다. 그리고 무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관객들에게 90도 인사를 하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양일 간의 콘서트 후, 연휴 내내 그 감동에 젖어 있었다. 후기로 그 추억들을 정리하면서 콘서트의 부제목 'Be My Last Piece'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봤다. 클라이맥스 직전에 보여준 VCR에 힌트가 있을 것 같아 그 내용을 떠올렸다.
VCR은 리더인 쵸단이 책상 위에서 퍼즐을 맞추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혼자 열심히 퍼즐을 맞췄는데 완성을 위해 필요한 마지막 한 조각이 안 보인다. 퍼즐을 완성하지 못한 쵸단이 속상해한다. 그때 다른 멤버들이 다가와 쵸단을 위로해 주고, 함께 마지막 한 조각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퍼즐 조각은 안 보인다.
침울해하던 쵸단은 퍼즐을 다시 살피더니 표정이 밝아진다. 그리고는 비어 있는 칸에 꽃을 그려 넣어 퍼즐을 완성한다. 곧 다른 멤버들이 다시 합류한다. 그리고 완성된 퍼즐을 보여주며 뿌듯해하는 쵸단을 바라보면서 흐뭇해한다. 완성한 퍼즐을 함께 보려고 일어난 쵸단의 자리 밑에, 그들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마지막 조각이 놓여있었다는 게 밝혀지면서 영상이 끝난다.
영상 속에서 완성하려는 퍼즐이 쵸단의 '음악에 대한 꿈'이라고 생각했다. 10살 때부터 드러머를 꿈꿨던 쵸단은 열심히 달려 실용음악 전공까지 하지만, 무대 공포증이라는 벽에 부딪혀 꿈을 이루지 못했다. 혼자 열심히 맞춰보지만 끝내 퍼즐을 완성하지 못한 영상 속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 하지만 그때, 퍼즐 조각을 함께 맞춰줄 멤버들이 다가온다. 위로해 주고, 힘을 주고, 마지막 한 조각을 함께 찾아 나선다. 그럼에도 끝내 마지막 조각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쵸단은 거기서 포기하지 않는다. 빈 공간에 자기만의 꽃을 그려 넣어 퍼즐을 완성한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해 가는 QWER의 모습과 닮았다. 다른 멤버들이 함께 있어줬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멤버들이 그토록 찾았던 마지막 '꿈의 조각'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Q는 WER이 있어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꿈을 그려낼 수 있었다. 퍼즐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넣듯, 정해진 길과는 다른 형태로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꿈을 완성하려면 무대를 봐줄 팬들이 있어야 한다. 허공에 대고 부르는 노래는 울려 퍼지지 않고 흩어진다. QWER의 팬인 바위게들은, 쵸단의 꿈을 완성하는 마지막 '꿈의 조각'이다. QWER이 무대에 서기 전까지는 안 보였지만, 항상 거기 있었고 비로소 이들의 꿈을 완성해 주는, 말 그대로 ‘마지막 조각(Last piece)’이다.
하지만 이건 Q 쵸단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느꼈다. 쵸단의 자리에 젠타가, 히나가, 시연이 앉아 있었어도 가능한 이야기였다. 다른 멤버들이 있었기 때문에 무대에 설 수 있었고, 마지막 '꿈의 조각'인 바위게들이 있기에 꿈을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 젠타는 뒤늦게 찾은 창작자로서의 꿈을, 히나는 어릴 때부터 간직했던 음악의 꿈을, 시연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지켜낸 아이돌의 꿈을.
영상을 떠올리며 마젠타의 편지가 생각났다. 편지 속에서 가장 울림이 컸던 아래의 내용이다.
불완전한 유리 조각이던 서로가 만나 밴드가 되고 바위게들을 만나 드디어 QWER이 되었어요. 오늘 이 무대마저도 지혜가 음감 잡는 법을, 나영이가 제스처를, 시연이가 발성을, 그리고 바위게가 자신감을 알려줘서 완성되었어요. 서로를 만나 아름다운 모자이크로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해요. 우리는 2인 3각이니까!
무대의 시작부터 끝까지, 멤버들이 서로 얼마나 위하고 소중해하는지가 느껴지는 콘서트였다. 그리고 그런 QWER의 ‘마지막 조각'으로 꿈을 완성시켜 줄 수 있는 바위게가 되어 행복한 이틀이었다. 이들의 열정과 노력, 성장하는 과정을 보면서 감사하고 벅찬 기억밖에 없는데, 이들은 늘 팬들에게 같은 말을 해준다.
QWER의 2024년은 정말 화려했다. 하지만 우리는 모진 말들과 의심에도 포기하지 않고 그 마음마저 돌리고 국민 밴드가 되겠다는 보컬리스트, 스스로를 증명하는 100미터 달리기를 마치고 '돔 공연'을 향한 마라톤에 대비해 건강을 챙기기 시작한 기타리스트, 수술을 받아야 하는 무릎도 내색하지 않고 않고 무대를 받쳐주는 드러머, 가장 노력하면서도 남의 노력을 더 소중히 하는 베이스시스트가 있기에, 훨씬 더 멋진 2025년이 될 거라는 데에 의심이 없다. 2025년에는 더 많은 꿈의 조각들이 나타나 이들의 꿈을 키워줄 수 있기를 바라며, 길었던 여운만큼이나 길었던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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