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는 이루라고 있는 것이다
매일 퇴근 후 10분이 채 안 되는 시간을 투자한 지 134일이 됩니다.
수많은 목표들이 마음속에서 들락날락했지만 영어 공부만큼은 꼭 붙들어 매고 있습니다.
총 1,340분, 계산해 보니 134일 중 거의 하루에 해당되는 22시간을 투자한 셈입니다.
학창 시절 우연히 만난 대학생 과외 선생님께 반해 영어의 흥미를 가진 후 꽤 오랜만에 가져본 의지입니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에 한두 번 이용했다가 이젠 저의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쉽게 따라 하고 빈칸을 채우고 순서를 나열하면서 가물가물했던 단어들도 눈에 익히고 엉성하지만 입 밖으로 소리 내어도 봅니다.
덕분에 10년 전쯤 제 버킷 리스트를 작성할 때 적어놓았던 바람들을 다시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40대 초반 좀 더 넓은 세상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적어놓았지만 빛을 못 본 리스트로만 존재했었던 꿈 들입니다.
"영어 회화 공부하기/기본적 의사소통 가능", "세계 여행하기/3개월", "외국에서 살아보기/뉴질랜드"
다시 적어놓고 보니 영어를 하지 못한다고 이루지 못할 꿈은 아니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면 더 의미 있는 시간들과 경험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이제 막 시작이라 원하는 수준까지 도달하기엔 한참이지만 멈추지 않고 몸에 새기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익숙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영어 공부를 시작해 보니 제가 영어를 얼마나 못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 어렴풋이 안다고 나름 생각했었지만 막상 실전에 돌입하니 어렴풋이라는 것은 모른다는 말과 같았습니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저의 바람 속에만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버킷리스트라며 꿈을 적어놓은 리스트를 보면서도 그것을 이루기 위한 마음만 재확인했습니다.
그 마음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지금 내가 어느 단계에 있는지조차 잊게 만드는 묘함이 있습니다.
제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무엇보다 이상적이며 시간의 유한함도 잊게 만듭니다.
분명 10년 전에는 10년 후라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느껴졌을 텐데 10년이 지나고 지금 보니 어떤 것들은 더 이상 잡을 수 없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위안을 삼는 것은 그중에 몇몇 개는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나이와 환경 탓을 하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하나의 일을 끝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점점 더 길어짐을 느낍니다.
그 사이에 우리가 갖고 있던 마음가짐은 한낱 바람처럼 왔다가 사라지기 일쑤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인가 진득하니 한 가지를 잘 마무리하면 그 경험은 고스란히 성공이라는 단어로 내게 저장됩니다.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원하는 꿈들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관심 속에서 그 꿈을 향한 행보를 조금씩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이루면 좋게 아니면 말고 인 버킷리스트로 남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지금의 현실에서 당장 이룰 수 없지만 멀지 않아 만날 수 있는 현실의 리스트로 가깝게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영어 공부처럼 하루의 10분이라도 쪼개서 작은 단위에서부터 찾아서 시작해 보면 가능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