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진심 人
우리는 흔히 "결국 인간은 혼자다"라고 말한다. 마치 관계가 무너졌을 때, 배신당했을 때, 그제야 깨닫는 슬픈 진실처럼. 하지만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다.
태어날 때도 혼자였고, 죽을 때도 혼자일 것이다. 이건 비극이 아니라 그냥 사실이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인간은 그 자체로 독립된 존재로 태어났다.
그런데 우리는 이 단순한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친구라는 이름으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누군가와 연결되려 한다. 마치 혼자라는 사실을 지우려는 듯이.
역사를 보면 흥미롭다. 권력자들은 죽음조차 혼자 맞이하지 못했다. 순장이라는 이름으로 산 사람을 데리고 갔다. 혼자 가기가 무서워서. 아이러니하게도, 그 절대적 권력으로도 혼자라는 숙명은 바꿀 수 없었다는 증거다. 우리는 그들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본질은 비슷하다.
"가족이니까 당연히..."
"친구 사이에..."
"우리는 하나야..."
이런 말들 뒤에는 불안이 숨어 있다. 혼자가 되면 안 된다는, 혼자이면 안 된다는.
인간은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는다. 이 말이 냉정하게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이걸 인정할 때 제대로 된 관계가 시작된다.
"관계는 아름답다"는 순진한 믿음은 기대를 낳고, 기대는 실망을 낳는다. 하지만 "관계는 본질적으로 위험하지만, 그럼에도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진실을 받아들이면, 비로소 건강한 거리가 생긴다.
의존하지 않으면서도 함께할 수 있는 거리.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나눌 수 있는 여유.
진지하게 물어보자.
나는 혼자의 시간을 즐길 수 있는가?
더 이상 아쉬울 것이 없는가?
그래서 그 누구에게도 기댈 필요가 없는가?
이 질문에 "예"라고 답할 수 있을 때, 역설적이게도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혼자 설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삶의 답은 '분별하는 힘'에 달렸다.
언제 혼자여야 하는지.
언제 함께해야 하는지.
누구와 연결되어야 하는지.
어떤 관계를 끊어야 하는지.
혼자라는 진실을 받아들인 후에야, 비로소 이런 분별이 가능해진다. 두려움에서가 아니라 자유에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은 혼자다.
그게 불행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그곳에서 시작하면, 모든 관계는 선물이 된다.
당연함이 아니라 선택이 되고,
의무가 아니라 자유가 된다.
혼자 설 수 있는 사람만이
진정으로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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